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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완동물 의료사고에 관하여...

이미경 |2010.12.21 09:15
조회 607 |추천 4

 

제가 키우고 있는 애완토끼 콩이 사진입니다. 이제 고작 6개월이된 여자 토끼예요.

 

지난 여름에 토끼를 키우기 시작하면서부터 내내 집에서 가장 가까운 토끼병원인 홍제동의 HS 동물병원에 다녔어요.

 

그동안 수많은 검사비와 꼭 해야된다는 예방접종을 의사가 하라는대로 다 맞추고 비싸도 동물이 보험적용이 안되서 그러려니 했었거든요.

 

그런데 12월 11일에 우리 토끼가 다리가 아파서 검사를 하러 갔는데 가자마자 바로 큰일 났다면서 당장 수술해야된다고 겁을 주더라구요. 일단 엑스레이를 찍고 오른쪽 다리가 아프다고 열심히 대화를 하고나서 입원을 시켜놓고 왔습니다. 저녁에 수술이 끝났다길래 확인하러 방문했더니 쪼그만 토끼 다리에 파란 붕대가 감겨있더라구요.

 

그때까지도 저는 상황을 몰랐어요. 바보같이.

 

그날 시할머님이 갑자기 돌아가시는 바람에 저녁에 급히 지방에 내려가야해서 정신도 없었구요. 마취에서 덜깬 우리 토끼 얼굴만 잠깐 보고 바로 나왔거든요. 그날 저에게 그 의사가 혈액검사 한 프린트물을 가르키면서 토끼 건강상태가 굉장히 않좋다고 간수치가 굉장히 높다고 겁을 잔뜩 주더라구요.

 

월요일저녁에 토끼를 다시 찾아왔는데 제 남편이 토끼를 보더니 왜 왼쪽 다리에 붕대가 있냐고 깜짝 놀라더라구요. 그제서야 보니 ㅜㅜ...

병원에 전화를 해서 침착하게 물어봤더니 의사가 하는 말이 아픈 다리가 왼쪽 다리가 맞다고 저희더라 착각한거라고 둘러대더군요. 일단 저희도 정신이 없었기때문에..그리고 동물에 대해 잘 모르니까 알겠다고 하고 전화를 끊었어요.

 

그런데 토끼를 바닥에 내려놓았는데 토끼가 수술한 왼쪽 다리는 멀쩡히 딛고 오른쪽 다리를 이상하게 질질 끌면서 다니더라구요 ㅜㅜ 너무 놀라고 무섭고.

 

마침 저희 아주버님 친구분이 일산에서 동물병원을 하긴다기에 우선 토요일에 그 병원에 진료를 보러 가기로 하고 화요일 저녁 퇴근길에 HS동물병원에 다시 들러서 진료기록이랑 엑스레이 사진을 달라고 정중히..죄송스러워하면서 부탁 드렸어요. 

그랬더니 그 의사가 굉장히 화를 내더군요. 원래 법적으로 안주는거라면서요..

간신히 부탁해서 열핵검사 기록 복사본을 받고 엑스레이사진은 줄 수 없다고 해서 휴대폰으로 촬영해왔어요.

 

그런데 이상한게 엑스레이 사진을 가장자리를 다 가위로 이쁘게 오려내 놨더라구요. 엑스레이 찍으면 보통 날짜라던지 넘버같은게 가장자리에 찍히는걸로 알고 있는데요..오른쪽 왼쪽 구분과 함께요. 근데 그런 표시 없이 싹 오려놓고 네임 펜으로 토끼 다리에 오른쪽 왼쪽 메모를 해뒀더군요.

 

비싼건 둘째 치고..동물에 대한 애정은 눈꼽만큼도 없는 사람입니다. 거기 원장이란 사람.

제가 수술하기 전에 수술하면 좋아지나요? 아직 어린 토끼인데 전신마취하고 수술하는게 걱정이 되어서 잘못되지는 않는건지 물었더니

그 의사가 한다는 말이 수술하고 토끼가 죽어도 자기 책임이 절대 아니라더군요.

토끼가 죽을만 해서 죽는거지..자기는 절대 책임 지지 않을 거라고 못을 박더라구요.

돈만 밝힌다는걸 왜 이제야 알게됐는지..우리 콩이한테 미안해 죽겠네요.

 

12월 11일 토요일에 있었던 콩이의 슬계골 탈구 수술 관련 상담차 15일 수요일에 퇴근 후 급히 HS동물병원으로 달려갔습니다.

비전문가인 제가 봐도 콩이는 여전히 붕대를 감은 왼발로 지탱을 하고 오른발은 점점 마치 소아마비 환자처럼 안쪽으로 돌아가고 있는 상황이였어요.

 

수요일에 방문을 한 목적은

일산에서 동물병원을 하고 계시는 아주버님의 친구분께서 HS동물병원 의사의 소견서와 검사기록과 엑스레이 사진을 가지고 오면 진료에 도움이 될 것 같다고 하여 부탁드리고자 갔던겁니다.

방문 전에 미리 전화를 드려 시간 약속을 하고 갔구요. 아! 오전에는 병원측에서 먼저 전화가 왔었네요. 제가 화요일 저녁에 간호사 언니에게 문자로 콩이 상태가 아무리봐도 이상해서 그러니 원장 선생님 연락처를 좀 알수 있을까요..하고 문자를 보냈었고 간호사언니에게 답장도 받았었거든요. 그런데 시간이 너무 늦어서 전화를 드리는게 아무래도 실례가 되겠다고 판단해서 전화를 드리지 않았구요. 그래서 수요일 아침에 저에게 간호사언니가 콩이 상태를 묻는 전화를 하셨었네요.

 

어쨋든.

저는 도착하여 다른 환자분들이 모두 진료를 마치고 나가신 후에 원장님께 모든 자초지종을 설명드리고 아는 분이 하시는 병원을 가보려하니 진료기록과 검사기록, 그리고 엑스레이 사진을 주십사 부탁을 드렸습니다. 사람 병원 의사든 동물 병원 의사든 직업에 대한 프라이드가 굉장하다는 것을 잘 알고 있기에 너무너무 죄송스러워하며 죄송합니다 죄송합니다 하며 거의 빌다시피 했네요.

역시나 불같이 화를 내시더라구요. 그러면서 진료 기록은 줄 수 없다고 딱 잘라 말하더군요. 검사기록은 프린트하여 던지다시피 주더군요. 

 

진료기록을 줄 수 없는 이유는 말하지 않았습니다.

엑스레이 사진도 줄 수 없다고 하더군요. 정 가져가고 싶으면 제 휴대폰으로라도 사진을 찍어가는 것을 허락해 주겠다고 했습니다. 저는 너무 당황하여 덜덜 떨리는 손으로 휴대폰 사진을 찍었네요. 그것도 감사하다고 죄송하다고 하면서요 ㅠㅠ

 

그런데 엑스레이 사진이 조금 이상했습니다.

제가 처음에 봤던 엑스레이 사진 사이즈가 아니더군요. 훨씬 작은 사이즈로 가장자리가 동그랗게 오려져 있었고, 오른쪽/왼쪽 표시가 네임펜으로 메모가 되어 있는 사진을 보여주셨습니다.

 

저희 아주버님이 3차 종합병원에서 방사선사로 근무를 하십니다.

일단 아주버님께 이 사진을 보여드렸더니 하시는 말씀이...이상하답니다.

 

1. 네임태그(환자명 등) 없이 엑스레이 촬영을 한 것.

2. 좌/우 구분을 할 수 있도록 해주는 표식 없이 촬영을 한 후 좌/우를 펜으로 메모한 것.

3. 원본 필름 사이즈가 아닌 것.

4. 첫번째 사진의 우측 가장자리의 라인이 보이는 것은 복사 본일 가능성이 있다는 것.

 

단지 휴대폰으로 찍어간 사진만 보시고 이렇게 말씀을 하시더군요.

 

아무래도 이상하여 저는 네이버에서 검색을 하기 시작했습니다. 검색을 통하여 토사모 카페에도 가입을 했구요. 그러면서 주말만 기다렸습니다. 아주버님 친구분이 하시는 일산의 동물병원에 가는 날만요.

 

월요일부터 목요일 저녁까지 관찰했습니다. 수술한 다리에 무리가 갈까봐 최대한 케이지안에만 있도록 가둬두었습니다. 가끔 건초를 줄때 케이지 문이 열리면 이녀석이 불편한 다리로 나오려고 하더군요. 아무리 봐도 수술을 한 왼쪽 다리로 지탱을 하고 의사가 멀쩡하다고 말하는 오른쪽 다리는 마비가 온것마냥 안쪽으로 꼬여있었습니다.

 

그런데 목요일 저녁에 퇴근하고 저녁식사 준비를 하는 중에 아주버님께 전화가 왔습니다.

수의사 친구에게 엑스레이 사진 이야기를 했더니 신림동에 있는 큰 대학병원을 가서 검사를 하는 것이 자신에게 진료를 받는 것보다 더 나을 것 같다고 하더랍니다. 그곳에 저명한 수의사가 있을테니 그 편이 훨씬 낫다면서요.

그 얘길 듣고 전 다시 병원을 검색했죠. 그 병원은 3차 병원인지라 주말에는 진료가 없더라구요. 토요일 낮시간에 가든 당장 가든 응급실로 가게 되는것이죠.

신랑이랑 의논한 끝에 어차피 응급실로 가는건데 아픈 토끼를 주말까지 방치할 수 없다는 결론을 내리고 밤 11시가 넘은 시간에 신림동으로 달려갔습니다.



 

퇴근해서 들어온 신랑과 밥을 먹으며 열심히 의논을 했습니다. 밤 11시가 넘어서야 결론을 내린 긴 회의였네요.

결론은 지금 당장 응급실로 가자는 것이었습니다.

부랴부랴 아픈 콩이를 챙겨서 출발했습니다. 눈발을 헤치고 달려갔습니다. ㅎㅎ

 

대학동물병원 응급실은 한산했습니다.

카운터의 벨을 누르자 두군데의 방에서 응급의료진 두분이 나오셨습니다.

한 분은 정형외과, 한 분은 방사선과 였습니다.

콩이의 상태를 간단히 말씀드리고 오른쪽 다리가 현재 어떤 상태인지 알고싶으니

엑스레이 촬영해줄 것을 요청했습니다.

촬영 사진은 다음과 같습니다. 이 사진을 보며 HS동물병원의 사진도 보여드렸습니다.

 

 

 

대학병원 응급의료진의 소견입니다.



 

1. 엑스레이 결과 오른쪽 슬개골 탈구 4기로 판단.

2. HS동물병원 엑스레이 사진에 대해서는 노코멘트하겠다.

3. 토끼는 특수동물에 속하여 야생동물과 선생님이 좀더 확실하게 아시지만 토끼의 슬개골 탈구는 토끼에게 자주 나타나는 증상이 아니라고 알고 있다.

4. 본대학병원에서는 토끼가 슬개골 탈구가 되어 응급실에 왔던 기록이 전무하다. 오래전에 한건이 있었던것 같기도 하다. 실제로 슬개골 탈구가 된 토끼는 처음 본다. 놀랍다는 반응.

5. 어떤 동물이든 아픈 다리를 절지, 아프지 않은 다리를 절지는 않는다.

6. 엑스레이만으로는 왼쪽다리에 어떠한 시술을 했는지 알 수 없으며, 수술 부위를 다시 열어서 본다면 수술을 하긴 했는지와 어떠한 시술을 하였는지를 알 수는 있다. 하지만 살아있는 토끼에게는 부검에 해당하는 행위는 하지 않는 것이 좋다고 생각한다.

7. 자신들은 야생동물과 전문의가 아니기때문에 정확한 진단을 내려줄 수 없으니 인근의  H동물병원이나 다음날 야생동물과 전문의 교수에게 정식 진료를 받기를 권고한다.

 

여기까지가 16일 밤 응급진료 내용입니다.

다음날 오전에 콩이를 다시 데리고 오는 것이 좋겠다고 말씀하더군요.

저희가 맏벌이 부부이기때문에 평일에 시간을 내기가 쉽지 않습니다. 더더군다니 이렇게 갑자기 말이죠. 그래서 사정 얘기를 했더니 정형외과 선생님이 아침 8시까지 콩이를 다시 데리고 오면 하루종일 맡아 돌보며 검사를 진행해 주시겠다고 호의를 베풀어 주시더군요.

일단 집으로 다시 돌아와 콩이를 데려갈 준비를 했습니다.

대학 병원에는 콩이를 보호할 만한 시설이 없다고 하셔서 작은 케이지를 닦아놓고 콩이 물통과 건초며 펠렛을 챙겨놨습니다.

 

다음날 새벽같이 일어났습니다. 집이 가파른 산쪽이라 눈이 꽤 많이 쌓여 걱정이었지만 콩이 생각을 하니 포기할 수 없었습니다. 신랑보다는 제 출근 시간이 더 여유가 있었고 회사 방향도 더 유리했기에 제가 움직였습니다.

 

8시가 조금 넘어 도착하여 카운터 벨을 누르니 어제 밤과 마찬가지로 두 의사분이 나오셨습니다. 피곤한 모습이었는데 어찌나 감사했던지요. 콩이를 급히 맡겨두고 일단 저는 출근했습니다.

 

오전에 한번 정형외과의 다른 의사분께서 전화를 주셨습니다. 엑스레이 사진을 추가로 더 찍으신다고 말씀하셨습니다.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다 해주십사 부탁드렸습니다. 오후에 다시 전화를 주시겠다고 하시며 끊었습니다.

일하는 내내 걱정은 되었지만 방해가 될까 싶어 퇴근시간만 조용히 기다렸습니다.

4시가 넘어서도 병원에서 별다른 연락이 없어 조바심에 전화를 걸었었는데 다른 여자분이 받으셔서 지금 응급 수술 중이니 끝나면 담당의사분께서 연락을 드리도록 하겠다고 했습니다.

5시쯤 전화를 받았습니다. 감사하게도 담당의사분이 제가 퇴근해서 올때까지 기다려주신다고 했습니다. 제 퇴근시간이 빨라야 6시 정도라 부랴부랴 퇴근하여 7시경에 도착했습니다.

진료시간이 끝난 병원은 어제와 마찬가지로 한산했습니다. 카운터 안쪽에 계시는 분에게 정형외과에 기별을 부탁드렸습니다. 잠시 후 2층에서 의사 한 분이 내려오셨고 저는 2층의 정형외과 진료실로 들어갔습니다. 진료실 안에는 총 4장의 엑스레이 사진이 걸려있었습니다. 그 중 3장은 17일 새로 찍은 사진이었고 한 장은 16일 밤 사진이었습니다.

 

 

 

 

17일의 정형외과의사분의 소견은 다음과 같습니다.



 

1. 엑스레이 결과 오른쪽 슬개골 탈구 4기로 판단.

2. HS동물병원 엑스레이 사진에 대해서는 노코멘트하겠다.

3. HS동물병원 엑스레이 사진에 아무런 태그가 없었던 것에 대해서는 가끔 지역병원에서 보내져오는 엑스레이가 굉장히 드물게 태그가 없었던 적이 있었다고 한다.

4. 토끼의 슬개골 탈구는 유전병이 아니다. 외부 충격에 의하여 발생한다.

5. 토끼의 슬개골 탈구는 토끼에게 자주 나타나는 증상이 아니라고 알고 있다.

6. 슬개골 탈구가 된 토끼는 처음 본다. 놀랍다는 반응.

7. 엑스레이만으로는 왼쪽다리에 어떠한 시술을 했는지 알 수 없으며, 수술 부위를 다시 열어서 본다면 수술을 하긴 했는지와 어떠한 시술을 하였는지를 알 수는 있다. 하지만 살아있는 토끼에게는 부검에 해당하는 행위는 하지 않는 것이 좋다고 생각한다.

8. 오른쪽 슬개골 탈구 수술이 시급해보이나 자신들은 야생동물과 전공의가 아니라 수술이 가능할지 여부를 판단해 줄 수 없다.

9. 월요일이 되어 야생동물과 전문의과 회의를 통하여 수술여부를 결정 할 수 있을 것 같다.

10. 야생동물과와 회의를 통하여 수술을 결정하게 되더라도 결국 수술진행은 정형외과에서 진행하게 된다. 하지만 현재 본대학교 수의학과 병원에는 토끼의 슬개골 탈구 수술을 해본 의사는 없다. 그러므로 수술후 결과를 장담할 수 없다.

11. 본대학교 수의학과 병원에 토끼가 진료를 보는 경우는 드물다. (실제로 자신들 역시 토끼 진료를 처음 봤다고 하더군요.)

12. 보호자분 심경은 충분히 알고 상황이 딱하다는 것은 알겠지만 절대 환자보호자에게 유리한 상황이 되지는 않을 것이고 우리 쪽에서도 어떠한 도움도 줄 수 없다. 우리 입장을 이해해 달라. 미안하다.



 

수술을 할지 말지, 수술 후 결과도 장담할수 없다고 하는 상황에서 저는 계속 콩이를 대학교 병원에서 치료를 받도록 할 이유가 없다고 판단하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제가 인근의 H동물병원으로 가겠다고 말씀드렸습니다. 그 쪽 병원으로 여기에 있는 엑스레이 사진과 의사소견서를 모두 보내달라고 요청드렸습니다.

진료시간이 끝나고 주말에는 엑스레이 카피를 해줄 수 없다고 했습니다.

사진을 찍어 이메일로는 보내줄 수 있다고 하여 H동물병원 원장님 이메일주소를 알고자

혹시나 싶어 H동물병원으로 그 자리에서 바로 전화를 걸었습니다.

원장님이 계신다며 전화연결을 해주시기에 간단한 상황을 말씀드리고 대학병원 의사분께 전화를 바꿔드렸습니다.

전화를 바꾸자 마자 대학병원의 의사분께서 하신 첫 마디는

"네 선생님, ㅇㅇ대 정형외과 ooo입니다. 아까 그 콩이요...토끼요..."

였습니다. 순간 머리가 띵- 하더군요. ㅎㅎ

아닐 수도 있겠지만 '아까 그 콩이요...'라니...? 하는 생각이 드는 겁니다.

 

대학병원 정형외과 의사분이 H병원 원장님께 월요일 사진을 이메일로 보내드리겠다고 하고 저에게 다시 전화를 바꿔주셨습니다.

전화를 다시 바꿔 제가 진료시간을 물었더니 8시 까지라셨습니다. 그때 시간이 7시 20분을 지나고 있었구요. 대학교에서 H동물병원까지의 거리를 물으니 차로 5분 10분 거리라고 하셨습니다. 다른 것 생각 할 필요가 없다 판단되더군요. H병원 원장님께 지금 출발하겠습니다. 기다려주십시오. 여기 엑스레이 사진은 제 휴대폰으로라도 찍어가겠습니다 하고 끊었습니다.

제가 H병원으로 가겠다고 하니 대학병원의 의사 대여섯 분이 나서서 콩이를 저에게 데려와주셨습니다. 짐이 많다고 한 분이 직접 콩이 케이지를 옮겨주시겠다고 하셔서 제 차까지 콩이를 옮겨주셨습니다. 참 감사하네요. 감사드린다고 인사를 하고 다시 급하게 저는 H동물병원으로 출발했습니다.



 

17일 저녁 ㅇㅇ대에서 출발하여 10여분 만에 신림동의 H동물 병원에 도착하였습니다. 그 시간이 7시 40분 경으로 기억이 됩니다. 원장선생님이 진료실에서 다른 환자를 진료하고 계셔서 의자에 앉아 콩이를 안고 대기하였습니다. 아무것도 모르는 우리 콩이 제가 반갑다고 제 품에 안겨서 제 손을 또 열심히 핥아대고 있더군요. 저도 모르게 눈물이 막 쏟아졌습니다.

 

진료실에서 여자분 한분이 귀가 검은색 털로 된 흰 토끼 한마리를 품에 안고 나오시다가 우리 콩이를 보시고는 반가운 눈빛을 보내셨는데 제가 그 순간 엉엉 울어버려서 조금 당황하신듯이 그냥 가셨습니다. 

 

진료실로 콩이를 데리고 들어갔습니다.

처음부터 자초지종을 모두 원장선생님께 말씀드렸습니다. 지금까지 있었던 모든 상황을요. 하지만 HS동물병원이라고는 말씀드리지는 않았습니다. 곤란하게 해드리고 싶지는 않았습니다. H동물병원 원장님께서 제 얘기를 처음부터 끝까지 묵묵히 들어주셨습니다. 제가 울면서 얘길 해서 아마 적잖히 당황하셨을 겁니다. 그런데도 가끔 고개를 끄덕이시 끝까지 다 들으시고는 넌지시 그 동네 병원 이름을 말해 줄수 있나요? 하고 저에게 물어보셨습니다. 저는 말씀드리고 싶지 않습니다. 지금은요. 라고 대답했습니다. 제 대답에 고개를 조용히 끄덕이셨습니다.

 

ㅇㅇ대에서 찍어온 엑스레이 사진과 HS동물병원에서 찍은 엑스레이 사진을 휴대폰으로 보여드렸습니다.

사진을 보고 손으로 진찰을 하신 후 소견을 말씀해주셨습니다.

 

17일 저녁 H동물병원 원장님의 소견은 다음과 같습니다.



 

1. 토끼의 슬개골 탈구는 유전병이 아니다. 외부 충격에 의하여 발생한다.

2. ㅇㅇ대학교의 엑스레이 사진 판독 결과 오른쪽 슬개골 탈구 3기 이상으로 판단.

3. HS동물병원 엑스레이 사진에 대해서는 엑스레이만으로는 판단할 수 없다.

4. 왼쪽수술부위는 다시 수술부위를 열어서 확인하지 않는 이상 어떤 수술을 시행했는지는 알 수 없으며, 왼쪽을 다시 여는 행위는 부검에 해당하는 행위이며 살아있는 토끼에게는 인도적인 차원에서 해줄 수 없다. 엑스레이만으로는 어떠한 시술을 하였는지 알 수 없다.

만일 시간이 많이 지나서 언젠가 콩이가 죽게된다면 그때라도 부검을 통하여는 확인 가능하다.

5. 오른쪽 탈구가 너무 심한 상황이라 수술이 시급하다. 십여가지가 넘는 수술 방법 중에 어떤 방법으로 시술할지는 절개하여 열어봐서 결정하겠다. 어쩌면 뼈를 깎아내는 수술을 할지도 모르겠다.

 

다음 날인 18일. 오늘 오전 10시로 수술 시간을 잡아주셨습니다. 수술시간은 한시간이며 마취가 깨면 12시 경이니 12시에 와서 확인하고 상담을 하자고 하셨습니다. 

콩이를 다시 H동물병원에 입원시키고 빈 케이지만 차에 싣고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18일 오늘 12시가 조금 넘은 시간에 신랑과 함께 H동물병원에 도착하였습니다.

저희 앞의 환자 진료가 끝난 후 진료실에 들어가 원장님의 설명을 들었습니다.

HS동물병원과 달리 H동물병원의 원장님은 수술전 콩이 다리 털을 밀어 놓은 사진과 함께 수술을 하시며 찍어놓은 사진을 보여주시면서 어떤 부분을 어떻게 수술하였는지 아주 상세하게 설명을 해주시더군요. 다행히 전날 설명 들었던 뼈를 깎아내는 위험한 수술은 아니였습니다.

 

 

 

18일 H동물병원 원장님의 소견입니다.

 

1. 토끼의 슬개골 탈구는 유전병이 아니다. 외부 충격에 의하여 발생한다.

2. ㅇㅇ대학교의 엑스레이 사진 판독 결과 오른쪽 슬개골 탈구 3기 이상으로 판단.

3. 콩이의 오른쪽 다리의 타박상 및 부종, 수술시 관절낭 상태로 봤을때  몇일 사이에 다친 것은 아닌것으로 보이며 뛰어내렸을 때의 외부충격으로 좀 더 전에 입은 타박상으로 보인다는 소견.(실제로 콩이가 제 어깨위로 기어올라왔다가 제가 움직이는 바람에 뛰어내렸던 시기는 12월 둘째주였습니다.)

4. 반면 왼쪽 다리의 경우 수술자국은 잘 아물고 있으며 외관으로 봐서는 타박상 및 외부 충격의 흔적은 찾을 수 없다는 소견.

5. HS동물병원 엑스레이 사진에 대해서는 엑스레이만으로는 판단할 수 없지만 아무런 태그가 없다는 점에 대해서는 병원측 과실이 있었을 수 있다고 공감.

6. HS동물병원 엑스레이 사진이 변형 또는 훼손되었을 가능성에 대하여 공감, 병원측의 과실 공감.(실제로 사람 병원의 경우 엑스레이 사진을 가위로 오리는 행위는 불법이라고 합니다.)

7. 왼쪽수술부위는 다시 수술부위를 열어서 확인하지 않는 이상 어떤 수술을 시행했는지는 알 수 없으며, 왼쪽을 다시 여는 행위는 부검에 해당하는 행위이며 살아있는 토끼에게는 인도적인 차원에서 해줄 수 없다. 엑스레이만으로는 어떠한 시술을 하였는지 알 수 없다.

만일 시간이 많이 지나서 언젠가 콩이가 죽게된다면 그때라도 부검을 통하여는 확인 가능하다.

8. HS동물병원 원장이 판단착오를 일으켜 멀쩡했던 왼쪽 다리를 수술하는 의료사고를 냈을 가능성에 대한 질문에 대하여는 '심정적으로는 그럴 가능성이 "높다"라고 생각은 들지만 내가 그것에 대해 왈가왈부 할 수 있는 입장은 아니다.'라는 답변. (최대한 양심것 답해주셔서 굉장히 감사했습니다.)

9. HS동물병원의 과실여부를 따지는 부분에 대해서는 도와주기는 곤란하다는 입장표명.

 

오늘은 저희 신랑이 같이 가서 제가 어제보다는 좀더 차분하게 조목조목 말씀 드릴 수 있었습니다. H동물병원 원장님께 오늘은 HS동물병원이라는 것과 그 병원 원장 이름, ㅇㅇ대학교 출신이라는 것까지 모두 말씀드렸습니다.

그 당시에는 H동물병원 원장님은 HS 원장님을 아는 척을 하시지는 않았습니다. 그렇게 하시는 것이 아무래도 곤란하셨겠지요. 자신이 가르친 제자지만요.(이건 HS동물병원 원장이 밝힌 사실입니다.)

H 원장님께 조용조용 저의 입장을 말씀드려보았습니다. 어제와 마찬가지로 조용히 들어주시더군요. 정말 감사했습니다. H병원 원장님의 입장은 변함없이 특별한 도움을 줄 수는 없다. 였지만요. 그래도 의사로서의 양심껏 답변해 주실 수 있는 만큼 충분히 말씀을 해주셨습니다.



 



전날 밤 저는 검색을 통하여 H동물병원의 원장님이 ㅇㅇ대학교에 출강하신다는 것과 한국동물병원협회의 장을 맡으셨다는 것을 모두 알고 갔습니다.

저는 그것을 다 알고 의도적으로 조목조목 여쭤보았던 겁니다. 제가 원하는 것은 최소한의 사과라는 것과. 동물학대를 하는 병원을 그냥 두고 볼수는 없다는 것. 두가지라고 말씀 드렸습니다. 제가 절대로 이기기 힘든 싸움인것을 안다고도 말씀드렸습니다. 하지만 저는 제가 할 수 있는 모든 방법을 통하여 이번 일을 사회적인 이슈화 할 생각도 가지고 있다고도 말씀드렸습니다. 매스컴을 통할 방법도 찾을 거라고도요. 

 

18일 토요일 오후 5시 30분에 HS동물병원에 다시 방문하였습니다.

방문일정은 17일 금요일 오후에 전화를 통하여 미리 말씀을 드렸었구요.

방문하겠다고 했더니 HS 원장이 이른 아침에 왔으면 좋겠다고 하더군요.

왜 그러시냐 했더니 오후에는 진료가 많아서 그렇다고 합니다. 저는 진료가 많으시면 저는 시간이 많으니 기다릴 수 있다고 그 부분은 신경 쓰지 마시라고 하고 방문 약속을 했었네요.

오후 5시 반에 가게 된 이유는 저희 아주버님이 그날 방사선과 응급근무로 5시에 퇴근하셨기 때문입니다. 저와 제 신랑, 아주버님 이렇게 셋이서 같이 갔습니다.

병원에는 다른 환자의 보호자들이 있었습니다. 그래서 저희 셋은 조용히 진료가 다 끝나고 다른 손님들이 다 가기만을 한쪽에서 기다렸습니다. 소란피울 이유는 없으니까요.

 

ㅇㅇ대학 병원과 H동물병원의 소견을 HS동물병원 의사에게 차분히 말씀드렸습니다. 저는 말주변도 별로 없고 얘기를 하다보면 감정이 복받치기때문에 저희 신랑이 주로 얘기를 했구요. 아주버님은 저희 뒤편의 의자에 앉아서 묵묵히 듣고만 있었습니다.

 

HS동물병원 원장의 입장은

1. 콩이는 왼쪽 슬개골 탈구였다는 것을 의사 양심을 걸고 맹세한다.

2. 왼쪽 탈구였는데 오른쪽 다리를 더 많이 써서 오른쪽 다리를 저는 것 처럼 보일 수도 있다. 그래서 보호자가 착각을 일으킨 것이다.(거짓말입니다.)

3. 콩이는 슬개골 탈구가 되는 유전병이 있어 왼쪽 탈구 수술 후 오른쪽 슬개골 마저 탈구가 된것이다. (거짓말입니다.)

4. 왼쪽에는 타박상이 없고 오른쪽에만 심각한 타박상과 부종이 있다는 한성동물병원 원장님의 소견에 대하여는 사진 자료를 자기 눈으로 확인하지 않는 이상은 믿을 수 없다. 확인해 봐야겠다.

5. 엑스레이 사진은 오늘 기분이 나빠서 보여주기 싫다. 챠트를 찾는 것도 시간이 걸리는 일이므로 귀찮아서 찾기 싫다. 수요일에 왔을 때 보여줬으므로 오늘은 보여주기 싫다.

6. 엑스레이 사진은 보관이 용이하도록 원장이 직접 가위로 오린 것이다.

7. 엑스레이 사진에 태그가 없는 이유는 태그가 있는 엑스레이 기계가 있고 없는 기계가 있는데 우리 병원에 있는 엑스레이 기계는 태그가 없는 기계다.(거짓말입니다.)

8. 진료기록 역시 보여주기 싫다.

9. 왜 자신에게 먼저 콩이를 다시 데려오지 않고 ㅇㅇ대학병원과 H동물병원으로 데려가서 이 난리를 치느냐.

10. 왼쪽 다리 수술이 성공적이므로 HS동물병원은 아무런 과실책임이 없다.

 

지금 오른쪽 다리가 어떤 상황인지 자기가 직접 확인을 해봐야겠다고 하길래

그 자리에서 H동물병원에 전화를 걸어드렸습니다. 바꾸기 전에 H병원 원장님께 사정 설명을 드렸더니 그 분께서 굉장히 주저하시더군요. 이 상황에 끼어들기를 극도로 조심스러워 하시는 눈치였습니다. 그래서 제가 다른 말씀은 하나도 하지마시라. 지금 현재 콩이의 오른쪽 다리 슬개골 수술 상황 및 소견만 설명해주시면 됩니다. 제발 부탁드립니다. 사정사정했더니 오케이 하셨습니다.

전화를 바꾼 HS병원 원장님이 아는 사람인냥 편안하게 자기가 누구인지를 밝히더군요. 그러더니 갑자기 목소리가 작아집니다. 예. 예. 대답만 한참 하더군요. 오분정도 통화했으려나 통화가 끝났다며 다시 저에게 전화기를 건내주어 제가 다시 H병원 원장님께 거듭 감사하다고 인사드린 후 통화를 종료했습니다. 어떤 말씀을 하셨는지는 모르겠습니다만

확실한 것은 그 통화 후 HS동물병원 의사의 목소리가 조금 작아지더군요.

 

저희가 오늘 HS동물병원에 찾아간 이유는 콩이를 빌미로 돈을 뜯어낼 생각을 가지고 간 것이 아니라 단지 사과를 받고 싶었습니다.

백번 양보하여 왼쪽 다리 슬개골 탈구가 되어 수술한것이 맞다고 쳐도.

저희가 사과 받고 싶었던 부분은

1. 오른쪽 다리 탈구 수술을 의뢰하고 수술 및 입원치료를 계약하였는데 아무런 상의도 없이 왼쪽 탈구 수술를 한 것.

2. 엑스레이 사진을 변형 또는 훼손한 것.

3. 저에게 끊임없이 거짓말로 둘러댔던 것.

딱 이 세가지였습니다.

 

왼쪽 탈구가 맞다면 수술 후 입원해 있던 3일이라는 시간 동안 병원에서 콩이를 어떻게 관리를 했길래 오른쪽에 심각한 타박상을 입고 탈구가 되었던 것인지에 대한 얘기를 해보자고 하였습니다. 대답을 못하더군요.

 

같이 오신 저희 아주버님이 사람 병원 방사선사입니다. 엑스레이 사진을 다시 한번 보여주십시오. 요청했습니다. 이 때부터 이 의사가 흥분을 하기 시작합니다.

저희 아주버님더러 나가라고 소리치더군요. 태도가 불손하고 아무 관계 없는 사람이라면서요. 아무런 관계가 없는 사람이 아니라 가족이며 방사선과의 전문가로서 함께 왔다고 대답하였습니다. 그랬더니 자리에서 일어나 저희 아주버님을 끌어내려 하더군요. '당신 따라나와! 밖에서 얘기 좀 해야겠어!' 하면서요. 아주버님은 그냥 안에서 얘기하지 왜 밖에서 얘기를 하느냐며 나가지 않겠다고 합니다. 소란을 피울 생각은 추어도 없었으므로 싸움이 일어날 상황은 최대한 피하기 위함이었습니다. 병원 문을 열고 나갔던 의사가 다시 들어왔습니다.

엑스레이 사진을 보여주는 문제로 실갱이가 시작되었습니다.

 

도대체 왜 보여주지 않습니까? 했더니 어제 보여줬고 사진도 다 찍어갔으니 보여주기 싫다는 대답을 하더라구요. 저희는 휴대폰 촬영 사진이 아닌 원본 필름을 확인하고자 방문 했던 겁니다. 그러니 방사선 전문가인 아주버님까지 어렵게 함께 가주신 것이구요.

 

엑스레이 필름이라는 것이 앞뒤 구분 테그가 없으면 뒤집어서 볼 경우 어느쪽이 왼쪽인지 오른쪽인지 구분하기 힘듭니다. 더더군다나 훼손되어 가위로 오려져 상부의 장기까지 보이지 않고 다리쪽만 덜렁 보이는 경우에는 말이죠.

 

기분이 나빠서 오늘은 보여주기 싫답니다. 영업시간이 끝났으니 찾아주는 수고도 하고 싶지 않다고 합니다. 간호사언니에게 셔터 내리고 불 다 끄라고 소리치고 저희들에게도 나가라고 소리치더군요.

침착하게 얘기하던 저희 신랑이 안되겠다 싶었는지 경찰관 입회 하에 보자며 112에 전화를 걸었습니다. 이 의사는 이러한 경우가 익숙한 듯이 경찰 불를테면 불러라. 어차피 민사사건이므로 경찰이 와도 아무 소용이 없다고 하더군요.

저희들에게 지금 다 녹취중이니 말조심 하라고도 했습니다. 말실수는 의사분이 계속 하고 계셨는데요..ㅎㅎ '저도 다 기록하고 있습니다.'라고 대답 했더니 지금 협박하는 거냐고 소리치더군요. 그래서 절대 협박이 아니라 미리 말씀드리는 겁니다. 라고 대답하였습니다.

진료실의 커튼을 치며 그 안쪽은 의사 공간이니 기다릴려면 나가서 기다리라고 했습니다.

저희는 시키는대로 커튼 밖으로 나와있었습니다. 커튼이 짧아 완벽하게 공간을 분리하지는 못하여 카운터쪽에 서있던 저희 신랑이 거슬렸던지 또 소리치더군요. 나가라고. 자기가 멀 해야하는데 왜 보고 있느냐며 화내더군요. 노트북으로 먼가를 작성하려는 것 같았습니다.

 

5분여 경과 후 경찰관 두분이 오셨습니다. '엑스레이 사진을 보여주지 않겠다고 하여서 신고를 했다'고 간단히 말씀드렸더니 경찰관 한분이 커튼 안쪽의 원장실에 들어가셨습니다. 저희더러도 들어오라고 하시는데 저희가 의사가 들어오지 말라셨다고 들어가길 주저하니 괜찮다며 들어오라고 하셨네요.

 

의사는 경찰관도 본채만채하고 자기 혼자 화를 내고 있더군요. 병원을 개똥으로 만들었다는 둥. 사람을 한순간에 개똥으로 만들었다는둥. 하면서요. 그러더니 안쪽의 작은 문을 열고 창고처럼 생긴 공간으로 들어가 버리더군요. 경찰관이 당황하여 나오시라고 하니 됐다고 해버리더군요. 잠시 후 다시 나와서 자리에 앉은 의사에게 경찰관이 물었습니다.

엑스레이 사진을 왜 보여주지 않느냐구요.

어제(수요일을 계속해서 어제라고 하더군요) 보여주고 사진찍어 갔으므로 오늘은 보여주기 싫다. 지금은 영업시간도 아니니 보여주지 않고 퇴근을 하겠다 합니다. 막무가내입니다.

 

경찰관 두분이 저희를 따로 커튼 밖 대기공간으로 부르더니 민사사건으로 처리해버리라고 말합니다. 여기에선 경찰도 어떻게 해 줄 방법은 없다구요. 두 분 중 젊은 경찰관분은 경찰이라는 신분이라 어느 한쪽 편은 들어 줄 수 없지만 민사사건으로 처리하여 대응할 방법이 있으니 알아보라고 따로 조언해주셨습니다. 제 전화번호도 따로 적어 가셨습니다.

 

나이가 지긋하긴신 경찰관분이 의사에 묻더군요. 오늘은 영업시간이 끝나서 못보여준다면

언제 엑스레이사진을 보여줄수 있느냐구요. 그랬더니 의사가 자기가 기분이 내키면 전화로 연락을 하겠다고 대답합니다. 저에게 저 혼자 와서 보여달라고 하면 보여주겠다고도 얘기하더군요. 그 말 뜻은 조목조목 차분하게 얘기하는 제 신랑과 방사선과 전문가를 함께 데려오면 보여주지 않겠다는 뜻 아니겠습니까?ㅎㅎ 의사 기분이 내키지 않으면 저희는 저희 돈을 주고 찍은 우리 콩이의 최초 엑스레이 사진을 영원히 볼 수 없게 되는 겁니다. 병원의 모든 진료기록은 법적으로 3년간 무조건 보관하도록 되어 있는것을 아시느냐고 물었더니 안다고 하며 법대로 하라고 소리치더라구요.

 

그러면서 갑자기 욕지거리를 합디다. '강아지^들. 다 죽여버리겠다'라구요.

차분했던 저희 신랑이 그 시점에서 화가 났습니다. 머라고 했느냐며 진료실 커튼을 재치고 다시 들어갔습니다. 머라고 했느냐고 재차 물으니 별안간에 그 의사가 뛰어나와 의자를 집어들더군요. 경찰관 두분이 달려들어 뭐하는 짓이냐며 제지했습니다. 저희 신랑에게도 이런상황이 되면 양 쪽 모두 형사사건으로 입건될 수 있으니 오늘은 그만 돌아가는 것이 좋겠다고 상황정리를 해주셨습니다.

저도 저희 신랑을 설득하여 병원 밖으로 다 같이 나왔습니다. 경찰관 두분께 바쁘신데 죄송하다고 인사드렸습니다.

엑스레이 사진을 안보여 주는 이유에 대하여 먼가 있으니 보여주지 않는 것일 거라고 결론 내렸습니다. 두분 말씀이 어느 병원이라고는 말할 수 없지만 이런 일이 빈번합니다. 말씀하시네요. 저희에게는 민사로 꼭 처리해버리라고도 조언해주시구요.

 



제가 당한 일인지라 굉장히 주관적일 수 있다는 점을 밝힙니다. 하지만 최대한 사실만을 서술하고자 노력하였습니다. 제가 이렇게까지 글을 올리는 이유는 저처럼 또 다른 피해가 없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입니다. 사람 병원의 의료사고의 경우와 마찬가지로 동물 병원의 의료사고 역시 계란으로 바위치기라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이번 일을 겪으며 이것 저것 검색을 하다가 알게 된 것인데요.

HS동물병원 원장이 ㅇㅇ대학교 수의학과 출신입니다.

ㅇㅇ대학교 수의학과 응급실에 갔을때 그곳에서 어느 동네 병원인지를 묻더군요. 대답하지 않았습니다. 우리쪽이나 상대쪽이나 알려져봤자 좋을게 없다는 순진한 판단때문이었죠.

하지만 보호자기록에 저의 거주지 주소를 적어냈기때문에 어느정도는 짐작했겠지요.

H동물병원 원장님은 ㅇㅇ대학교에 출강하시는 교수님이십니다. 어느 병원인지 처음 물으셨을때는 같은 이유로 제가 말씀드리고 싶지 않습니다라고 대답했습니다.

오늘 두 병원의 원장님끼리 전화 연결을 해드렸더니 역시나 두분이 잘 아는 사이더군요.

HS 원장이 직접 자기가 잘 아는 분이라며 그분께 배웠다고까지 말하더군요. ㅎㅎ

저도 일을 하며 제 주변의 동기들, 선후배들에게 많은 조언과 도움을 주고 받으며 일을 합니다.

의사들도 마찬가지겠지요. 동종업계에서 서로 모른다는 것이 더 이상한 일입니다.

더군다나 교수와 제자이며 같은 학회에 속해 있고 한 분은 한국동물병원협회의 장을 맡으신 분이니까요.

HS-ㅇㅇ대병원-H 이 세 병원이 사전에 직접적인 연락이 오고 갔는지 여부는 제가 지금 알 수는 없습니다.

같은 업계에게 일을 하며 지켜야 하는 룰이 있겠죠. 그 민감한 부분에 대하여는 서로 노코멘트하려고 회피할 수 밖에 없나봅니다.

오늘 방문으로 제가 얻은 것은 아무것도 없었습니다. 단지 사실 여부를 가리고 최소한의 사과라도 받고 싶어서 갔었는데 말이죠.

저는 이제 제가 할 수 있는 모든 방법을 동원하기로 결심했습니다.

병원의 이름을 직접 거론하거나 수의사의 실명을 밝히는 것이 불법이 될 소지가 있어 이니셜로만 썼습니다.

 



사실 저는 대단한 동물애호가도 아닙니다.

결혼 전까지만해도 단 한번도 제대로 애완동물을 길러본 경험도 없었습니다.

동물을 좋아하는 편이긴 했지만 애완동물을 사람인냥 대접하며 기르는 사람들을 이상하다고 생각하는, 그런 것을 이해 못하는 사람 중에 한 명이었습니다.

 

지방출장이 잦은 신랑때문에 퇴근 후 썰렁한 집에 들어오는 것이 싫어서 별 다른 고민 없이 개나 고양이 보다는 손이 덜간다는 이유로. 아파트에서 키우기에 조용해서 좋다는 그런 이유로 이마트에서 만오천원에 토끼 한마리를 사와서 기르기 시작했던 겁니다.

 

토끼를 키우면서도 큰 신경을 쓰지 않았습니다. 아침 저녁으로만 최소한의 케어를 해주며 날씨가 추워지기 전까지는 베란다에서 키우면서 집안으로 들이는 일도 거의 없었습니다. 토끼는 토끼고 저는 사람이니까요. ㅎㅎ

 

한달에 두세번꼴로 동물병원에 다니며 귀염증 검사를 매번 하고 예방접종을 하면서도 왜 이리 돈들어갈 일이 자꾸 생기나 싶었지만 저와 함께 지내려면 건강해야 하니까. 단순 무식한 생각으로 아무 생각없이 병원에서 시키는대로만 했습니다.

 

그러던 제가 양쪽 다리를 모두 수술한 콩이를 보면서 매일 같이 눈물을 쏟고 있습니다.

정이란게 이렇게 무서운 거란걸. 한 생명을 책임진다는 것이 어떤 것인가 하는 것을 이번 기회에 뼈져리게 느끼게 되었습니다. 

첫번째 수술 후부터 콩이는 부쩍 저에게서 떨어지지 않으려는 듯이 제 품에 파고듭니다. 제 손을 열심히 핥아줍니다. 평소에는 제가 머리를 두번 쓰다듬어주면 두번 핥아주고 세번 쓰다듬어주면 세번 핥아주고 안쓰다듬어주면 지 머리를 제 손밑으로 밀어넣던 도도한 토끼였는데 말이죠. 그런 모습을 보면 마음이 찢어집니다. 눈물이 저절로 막 납니다.  

혹시 도움을 주실 수 있는 분이 계시거나 그런 분을 연결해 주실 수 있는 분이 계시다면 말씀해주세요.

우리 콩이 같이 피해를 당하는 동물이 없기만을 바랍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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