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휴가때 시댁가는게 예의인줄 알았죠.
결혼하면서 금방 애 둘 낳았고, 신랑은 일요일마저 상납하는 직장에 출근하는 터라 놀러간다고 가본 곳이 시립박물관, 대형마트, 동네 수영장 그 정도죠. 남편이 토요일에도 10시나 되야 집에 오니 1박 2일 그런거 생각도 못하고 살았죠.
그나마 휴가라고 3박 4일, 날짜 임박해서 알려주는 직장이니...1박 2일 야외라도 가려면 딱 여름휴가 그때 뿐인데, 작년까지 휴가 때는 시댁가는 걸 당연한 건가 깊이 생각 안하고 갔다 왔었죠.
큰놈 4살, 둘째 3살 임신 9개월째입니다.
담달에 애 나오는데, 애 둘 봐줄 사람이 없습니다. 친정엄마 신세 안지려 산후조리원 예약했건만, 큰애들은 신랑이 알아서 하기로 해놓고는 싸게 애 봐주는 사람 찾는 눈치...시누가 세명에 시어머님 시아버님 다 계신데 아무도 도와줄 생각이 없는 건지, 신랑한테 어떻게 되었냐 물으면 지가 사표쓰고 애들 본다는...ㅋㅋ...대답이 가관입니다.
좀 전에 시어머니 전화하셔서 둘째 시누네랑 휴가 맞춰서 내려 오라 하십니다.
저 맞벌이 하고 있습니다. 늦게 오는 신랑 대신으로 배불뚝이가 애들 놀이터 데리고 나가 2시간씩 놀아주고, 밤에는 옆으로 못 돌아누울 정도로 아플 때가 많습니다.
이번 휴가때는 셋째 낳으면 당분간 못 움직이니 천천히 동네 구경도 하고 신랑한테 애들 맡기고 쉴 생각이었습니다.
울 엄마도 애들 데리고 친정 가자 하셨다가, 저 힘들 것 같다며 그냥 집에 있어라 하시더군요.
근데, 시모는 애들 보고 싶다며 금쪽 같은 휴가때 또또또 그 먼 시댁으로 오라 하십니다.
가봐야 볼 것도 없는 동네, 아님 슬라브지붕 밑에서 더워 쓰려져 자다와야 하고, 차 안에서 난리치는 두 아들 얌전히 시키며...큰놈 멀미나 안하면 다행이네요.
에라이~ 욕 나옵니다.
신랑이랑 두놈 고속버스표 끊어서 시댁으로 보내야겠습니다. 아님 택배로.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