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다른 내용도 없던 글에 칭찬해주셨던분들, 몸 둘 바를 모르겠어요. -_-;;;;
저번에 쓴 글을 보니, 거의 3년 만의 추억 더듬기-_- 였더군요.
암튼, 보내주신 성원에 감사드림... (--)(_ _)
그래서 이번엔 짧은 글 하나 올려볼까 하구요.
(실은 항상 단편으로 생각했는데, 쓰다 보니 길어지더라구요. 대체 톡톡에 올라 올려면 몇 개를 써야 함?... -_-)
지난 번 처럼 무겁진 않구요. 가벼운 내용입니다.
그리고, 굉장히 최근입니다.
- 그래 봐야 앞서의 로트렉보단 최근이라는...한 2년 쯤 전?...
(글고 저, 지금 솔로예요. 집에서 죽여버린대요... -_-)
역시나 므흣*-_-*한 내용은 기대하지 마시구요.
굳이 여기에 올리는 이유는!!
저번에 말씀드린 것과 마찬가지로 절대!!
그녀가 볼 일이 없기 때문이죠.
그럼 갑니다~ ㄱ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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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요일에 입찰할 제안서, 준비를 하던 사람이 갑자기 퇴사를 했습니다.
화살이 저에게 돌아와, 발등에 불이 떨어진 금요일...
총무팀에 ppt 파일 작성을 위한 협조요청을 했습니다.(우리팀장인 이사가...)
회의실에 호젓하게 pt를 준비하던 중,
누가 노크를 하더군요.
안녕하세요. 별과장님.
총무팀 막내, 작년에 새로 들어온 여직원입니다.
젊은이답게 키도 좀 크고(167~8쯤?... 힐 신으면 우러러보는 정도-_-) 늘씬한 스탈입니다.
젋은 남 직원들의 추파도 좀 받은 걸로 알고 있습니다.
-회식 때 항상 빠지지 않는 주제 중 하나.
나이차이도 좀 있고... (한 10살 쯤?...) 회식이나 기타 야유회 떄 몇 번 얘기해본 게 다지만,
그냥 편하게 대했습니다. (삼촌의 마음으로...-_-)
옆 자리에 앉히고 대충 내용을 설명해줬습니다. 하다가 모르면 물어봐... 하면서...
팀장(아까 이사)이 대략 그려준 초안에 약간의 살을 붙여 내용을 매끄렇게 만들고,
그 연관 그림을 그리는 그다지 어렵지 않은, 그러나 양이 좀 많은 작업이었습니다.
지민(가명)씨, 오늘 저녁에 약속 없지?...
- 있으면 빨랑 취소시켜라. 이거 다 해야 간다...
모니터에 시선을 고정시킨 채 물어봤습니다.
그렇다고 하는군요.
저녁에 뭐 먹을래? 맛있는 거 사줄께.
- 아무튼, 야근 시켜서 미안...
계속 모티터에 시선을 고정시킨 채 물어봤습니다.
뭐 먹을거냐니까?
답변이 없는, 그녀를 돌아보며 다시 물었습니다.
뾰로퉁한 얼굴을 한 그녀.
과장님, 저 지금 과장님하고 데이트 하려고 남은 거 아니거든요!!
쟤 뭐래... -_-
그래서 뭐. 안 먹겠다고?
과장님이나 맛있는 거 많이 드세요!!
다른 팀에 업무지원 나와서, 야근시킨다니깐 화났나?...
암튼, 시간 관계상 그녀의 잔소리에 일일이 신경쓸 겨를이 없었습니다.
저녁 7시 반.
간짜장을 시켰습니다.
후루룩~ 후루룩~
쩝쩝 거리며 저녁을 후다닥 해치우고 식후 담배빵 한 대 떄리고 다시 회의실로 들어왔습니다.
들어오면서, 배 안 고프냐고 물어보려다...
지가 안 먹겠다고 했으니깐 뭐. -_-
그렇게 또 한 두 시간 지났나?...
지민씨, 어디까지 했어? 한 번 줘볼래?
이제 좀 만 더 하면 끝이 보이겠구나... 안도감에, 잘 하고 있나 체크해 볼 겸 그녀를 쳐다보며 물었습니다.
...
울고 있더군요...
뭐야. 야근 한게 그렇게 억울했나?
아까와 마찬가지로 시간관계 상, 그런 데 일일이 신경 쓸 여유가 없었기 때문에,
우는 그녀에게
저리 좀 비켜봐봐... 하고 그녀 컴퓨터의 마우스를 잡아서 열심히 스크롤을 했습니다.
와...
이거 장난 아니더군요. 뭐 MOS 라고...MS에서 주는 오피스 사용자격증 같은 건가보던데,
그런 거 아무짝에도 쓸모없다고 다시 한 번 느꼈습니다.
아니, 이거 이럴 거면 중간에 어떻게 하는 건지 물어봤어야지!
지민, 고개만 푹 숙이고 있습니다.
지금 이거 내일 아침에 바로 입찰서에 첨부해야 하는데, 그 전에 이사님 드려야 한 번 리뷰할 거 아니야!
역시 말이 없습니다.
휴...
한 숨 한 번 크게 쉬고, 답답함에 회의실을 나왔습니다.
어떡하지...
담배를 두 대 피우고, 다시 사무실에 들어오며 모범택시에 전화했습니다.
잠시 후, 회사 앞에 도착했다고 전화가 오는 군요.
택시 불렀으니까, 집에 가라고 했습니다.
땅만 보고있는 그녀.
택시 왔으니까 빨리 가라고!!!
야마-_-의 담배를 물면서, 나지막하지만, 약간 히스테리컬 한 음성으로 채근했습니다.
지금 막 들어온 신입사원의 눈물따위 안중에 둘 만한 상황이 아니었습니다.
그래서 준비가 덜 되면 이사에게
'어제 같이 작업 한 사람이 쳐 울어서 완성을 못 했어요...'(무덤덤...)
뭐 이럴수는 없지 않겠습니까?
그녀가 가고, 멀쩡히 다니던 회사 때려치고 대학원 다니는 후배넘에게 전화했습니다.
30분 만에 오더군요.
그리고 2시 조금 넘어서 다행히 일찍 작업이 끝났습니다.
그녀가 작업 한 거 지우고 새로 했죠. 그래봐야 몇 장 안 됐지만...
지하세계에 가서 거하게 함 쏘고,
- 으악, 내 돈!!!
새벽 6시 쯤?... 사우나에 가서 잠깐 눈 붙이고 9시에 출근했습니다.
이사가 고생했다고 하더군요.
-나갈 때는 문만 잠그고, 지하세계 갔다가 다시 회사와서 세큼 잠금장치 하고 감 -_-
나머지 교정은 다른 직원 시킨다고, 어제 같이 작업한 직원하고 일찍 퇴근해서 쉬라고 합니다.
잠시 어제의 일이 생각나 짜증이 올라오려 했으나,
그냥 어린애 하나 구제해주는 셈 치고 총무팀에 갔습니다.
지민씨, 어디 갔어요?
아... 오늘 몸이 안 좋아서 못 나오겠다고 전화왔어요. 대체 몇시까지 야근을 시킨거예욧! -_-=
나이가 비슷한, 총무팀 여자 팀장이 투덜대더군요.
엄청, 황당했습니다.
암튼 괘씸함을 뒤로하고, 그래도 회사 연락망을 뒤져 문자 한 통 넣어줬습니다.
우리 어제 새벽6시 까지 작업한 거다. 회사에 그렇게 얘기했어.
나, 넘 착한 거 같습니다. s(-_-)z
총무팀은 저희 팀과 다른 층이라서 출퇴근, 점심 외에는 특별히 서로가 부딫힐 일이 없습니다.
가끔 다른 팀들이 총무팀과 같이 조인트로 회식을 하는 일이 있는데,
아무래도 돈 줄을 쥐고 있는 부서인데다, 여성비(比)가 가장 높은 부서인 이유도 있습니다.
- 모... 그중... 지민때문이라는 설도...
총무팀과 회식했습니다.
저희 팀엔 여직원이 달랑 한 명 있었는데, 총무팀장이 여자라 그런지 모든 여직원들은
총무팀 산하에 있는 듯한 느낌이 들 정도로 결속이 잘 됩니다.
암튼 그날도 여직원들끼리 오손도손, 그 곁으로 넉살좋은 젊은 남직원들,
먹찍이 늙그수레한 저와 우리팀 차장...
대충 그런 자리 배치하에서,
늘 그렇듯 1차가 끝나고 우리팀 차장과 저는 무리에서 이탈했습니다.
차장은 대리를 불러서 가고, 저는 근처에서 한 잔 더 할까... 집 근처로 갈까... 망설이던 중.
총무팀장이 저를 부르더군요.
나이는 제 또래입니다. 한 한 두살 많던가? 장난으로 가끔 누나누나-_-하기도 하는...
별과장님. 오랜만에 같이 한 잔 안 하실래요?
총무팀장이 결혼 전에는 나이도 비슷하고 해서 가끔씩 편하게 한 잔 하던 사이입니다.
팀장님도 벌써 애들한테 따당할 처진가봐요? ㅎㅎ
무슨 소리! 내가 별과장이랑 마실려고 일부러 떨어져 나온거거든.
허름한 실내포차 같은 곳에 자리를 잡았습니다.
(드럼통 엎은... 저 일관되죠?... -_-)
호젓하게, 오랜만이네...
뭐 이런 소리 함서 소주 반 병 정도 마셨을 즈음.
팀장이 전화를 받더니,
장소를 설명합니다. 그래에... 빨리와... 하면서,
서비스로 나온 홍합탕 국물을 뜨다말고, 누군데요? 물어봤습니다.
응. 지민이. 전에 별과장이 혹사시킨애 있잖아.
-_-
잠시 그때 일이 떠올라 살짝 인상이 찌뿌려졌으나,
팀장님 총애를 받나봐요? 이렇게 따로 부르는 거 보니.
그런 거 아니라고, 자기랑 같이 한 잔 마시고 싶다고 전화온거랍니다.
저랑 같이 있다고 안 했어요?...
뭐 어때, 더 좋지. 다른 젊은 애들은 얘한테 관심 좀 있나보던데, 별과장은 아닌가보지?
뭐... 넘 어리잖아요? 내가 연예인도 아니고 10살은 차이날텐데. -_-
뭐야 그럼. 나이 차이 뺴면 맘에 든다는 거야?
그런 쓸데 없는 얘기 하는데, 지민
약간 발그스레해진 얼굴을 하고, 저 왔어요. 하며 힘차게 들어옵니다.
저를 보고 별로 놀라는 기색도 없군요.
지민씨, 팀장님이랑 할 얘기 있는 거지? 내가 자리 배워줄께...
그렇다고 갈려고 하냐며 잡는 팀장, 그리고...
저한테도 할 말이 있다고 하는 지민...
그때 일에 대한 원망이라면... 난 별로 사과 할 맘 없는데...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술잔을 주녀... 지민씨, 취한 거 아니지? 묻는 팀장의 말에,
저 조금 취했어요...
하면서 배시시 웃습니다.
그럼, 저 담배 한 대 피우고...
핑계를 대고 망설임과 함께, 잠시 밖으로 나왔습니다.
그냥 집에 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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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장광설=-_-이 되어버리나요...
잛게 쓰려고 했는데 암튼 길어졌습니다.
오늘은 다시 못 올릴 거 같구요.
낼 시간봐서... -_-;;;;;;
'그들의 모습을 보지 않으려고 내가 눈을 감으면,
어떤 사람들은 내가 그들에게 윙크를 한다고 생각한다...'
- 칼릴 지브란 <아홉가지 슬픔에 관한 명상>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