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책갈피

난 이런 남자가 좋더라

황상원 |2011.01.27 17:34
조회 258 |추천 0

여자들이 ‘시크릿 가든’의 김주원에게 열광하는 건 단지 그가 전세기를 띄울 만큼 엄청난 부자이기 때문만이 아니다. 여자가 사랑에 빠지는 기준을 매도하는 센스 없는 남자들에게 보내는, 그 남자의 그 결정적 매력 이야기.

    강승윤의 ‘잘난 척’
그런 남자를 본 적 있나. 앳된 소년의 성정을 하고는, 째려보듯 미소를 날리며 기타 줄을 반항적으로 튕기면서 온몸으로 잘난척하는 남자. 또 이런 남자를 본 적 있나. 탈락하고 나서야 그 ‘몰락’의 모습에서 아이러니컬하게도 화려하게 부활하는 남자. ‘박수칠 때 떠나라’의 미덕을 아는 남자. 더군다나 떠나는 그 순간에 눈물 한 방울 흘리지 않고 씩, 하며 상큼한 웃음까지 날리는 남자. 나는 그런 강승윤을 보면서 ‘도대체 저 녀석은 어떤 깡을 가지고 있는 걸까’ 하고 가슴을 쓸어내렸다. 선생님, 엄마, 기획사 사장님까지 기성 세대와 맞서 싸울 어떤 강력한 ‘깡’을 나는 강승윤에게서 본 것 같다. 말하자면 그건 “됐어, 됐어, 그런 가르침은 됐어”를 불렀던 문화 대통령 서태지에게서도, ‘말 달리자’를 불렀던 펑크 로커 크라잉넛에게서도 찾아볼 수 없는 강력한 ‘되바라짐’이었으니까. 물론 그건 자신감이 실력과 결부됐을 때 일어나는 효과다. 강승윤이 ‘본능적으로’를 불렀을 때, 그의 모든 안티들은 이 녀석의 진짜 매력 앞에서 혼란을 느꼈을거다. 나 역시 ‘너같이 시건방진 녀석은 세상 맛 좀 더 봐야해’라고 벼르던 안티 팬이었으니까. 하지만 나는 순순히 손을 들었다. 온몸으로 잘난 척하는데, 정말 잘난 남자 앞에서는 심장이 쿵쿵 뛸 수밖에 없다는 것을. 자신에 대한 사랑이 깊으면 이토록 섹시할 수도 있다는 걸 나는 이 남자에게서 배웠다. 칼럼니스트 김후추

다미르 도마의 ‘수줍은 눈빛’
일명 ‘동태 안구’에 어쩔 줄 몰라 한다. 공인 중에 찾자면 배우 김갑수의 눈동자가 가장 가깝다. 초등 시절 푸른 유리 구슬 사이에서 유독 튀는 갈색 마블링 구슬 같은 눈동자 말이다. 그런 눈빛 하나로 나를 사로잡은 이가 있었으니 바로 디자이너 다미르도마다. 실생활 속 개량 한복 룩을 실천하는 내게 그의 컬렉션은 통째로 집에 옮겨놓고 싶은 옷들이었다. 그런 옷을 만든 다미르도마가 궁금하던 차에 그를 인터뷰할 기회가 생겼다. 그리고 사전조사에서 알게 된 크로아티아 출신이란 단서 때문에 그가 까맣고 화려한 언변의 소유자일 거라고 상상했다. 하지만 인터뷰 자리에서 마주한 다미르 도마는 햇빛이 뭔지 모르는 듯한 창백한 얼굴에 겁을 잔뜩 집어먹은 표정이었다. 게다가 내뱉는 말은 진실성이 묻어난 ‘예쁜’ 단어들로만 구성되어 있었다. 1시간의 만남 후 작은 방을 나온 내 얼굴은 붉게 상기돼 있었다. 왠지 모르게 그 사람 뺨을 쓰다듬고 나온 듯한 착각과 함께 그의 흐릿한 눈동자에 모든 것을 스캔당한 느낌이었다고나 할까? 요즘 나는 트위터를 통해 다미르 도마와의 일방적인 교감을 나누고 있다. 반듯하게 사실만 짧게 전달하는 건조한 문체, 물론 이모티콘이나 쓸데없는 의성어는 철저히 배제된 글이다. 글을 통해 자신을 상상하게 하는 능력자, 다미르 도마. 당신의 눈빛을 또 한 번 마주할 날이 다시 올까? 스타일리스트 안정희

브라이언 페리의 ‘신사다움’
브라이언 페리의 팬이다. 1971년 글램 록의 반열에 합류해 브라이언 이노와 함께 실로 독보적인 음악을 선보였던, 록시 뮤직의 간판스타. 그러고 보니 어느덧 30년째, 브라이언 페리도 늙었다. 그런데 오랜 시간 그를 지켜보며 참으로 신기한 것은, 비록 이제는 초로의 사내가 되었을지언정, 그는 늘 한결같다는 것이다. 브라이언 페리는 언제나 신사였다. 비록 지난 가을 <판타스틱 맨> 표지에서 유르겐 텔러의 카메라를 마주한 그가 그만 헤벌쭉 늙수그레한 미소를 짓기는 했지만, 팬의 입장에서는 이 또한 세월의 무상함을 비웃는 듯 히죽이는 브라이언 페리고유의 시니컬한 미소라고 여기고 있는 중이다. 중요한 것은, 이제는 객관적으로 늙어버린 육체 가운데 아직도 그가 청춘의 리비도를 고스란히 품고 있다는 사실이다. 또한 더욱 중요한 것은 그가 그 특유의 ‘색기’를 역시 특유의 신사다움으로 다스릴 줄 안다는 사실이다. 30년 전 성적인 에너지가 철철 흘러 넘치던 무대에서도 그는 어딘지 모르게 점잖은 로커였고, 과연 틈틈이 옛클래식 넘버들을 노래하며 정통 신사로서의 면모를 뽐내 왔다. 독보적인 식견과 감각으로 버무려진 잡지 <판타스틱 맨>에서 그를 그 이름 자체로 ‘전설’, ‘신사의 정수’라 명명한 까닭 또한 같은 맥락일 것임을 믿어 의심치 않는다. 마지막으로 알리는 브라이언페리의 신보 소식. 새 음반 가 출시되었다. 이번 커버걸은 케이트 모스. 뻔하되 뻔하지 않은 선택을 응원한다. 그리고 여전히 ‘남자’로 건재한 그에게서 남다른 신사의 초상을 본다. 열린책들 볼라뇨, 심농 편집자 김뉘연

유세윤의 ‘뻔뻔한 엉덩이’
요즘 남자 중의 남자는 단연 ‘뼈그맨’ 유세윤이다. ‘무릎팍도사’에서 건방진 표정을 짓다가 슬쩍 강호동의 눈치를 볼 때, 토크쇼에 나와 옹달샘 친구들과의 끈끈한 우정을 과시할 때의 ‘정상인 같은’ 유세윤을 말하는 게 아니다. 패션 잡지화보에서까지 바닥에 납작 엎드려 개코 원숭이 흉내를 낼 때, 쟁쟁한 인터뷰이들 앞에서 천방지축 ‘칼라 파워’를 발사할 때의 유세윤을 말하는 거다. 특히 그 순간 요염하게 하늘을 향해 치솟는 엉덩이는 그 몸짓이 계산된 유머가 아니라 뼛속에서 우러나 저자신도 주체 못하는 ‘똘기’의 발로임을 증명해준다. 숙련된 춤꾼과 아마추어의 차이가 고난도 헤드스핀이 아니라 손가락 끝의 미세한 각도에서 판명 나는 것과 같은 이치다. 개코 원숭이 흉내나 칼라 파워 쏘기는 누구나 할 수 있지만 타인의 코끝에 그토록 과감하게 자신의 엉덩이를 들이미는 행위는 아무나 할 수 없다. 그의 유연하고 뻔뻔한 엉덩이는 기성의 권위와 엄숙주의를 단숨에 허물어놓는 해학적 저항의 상징이다,라고 하면 너무 거창해지고, 쉽게 말하면 그는 똑똑하거나 잘생기거나 그럭저럭 웃기다는 이유로 뻐기며 살아가는 범상한 남자들을 엉덩이 하나로 평정해버린다. 여자 친구와 방귀 하나 트는 데 몇 달씩 걸리는 쩨쩨한 남자들과는 격이 다른 것이다. 유세윤의 그 뻔뻔한 엉덩이를 보고 있노라면, ‘저 남자와 함께라면 무슨 짓이든 할 수 있겠다’는 기분이 든다. 패션지에다 이런 저속한 취향을 고백할 수 있는 용기도, 그 ‘짓’들 중 하나다. 남자 품평가 이숙명

파울로 누티니의 ‘반항과 방황’
1987년생으로 두 장의 음반을 발표한 파울로 누티니는 로큰롤과 블루스, 컨트리와 포크를 아우르는 숙련된 뮤지션이다. 창조적인 능력에 이끌리는 현상은 피곤한 남녀 관계의 시작이란 걸 뻔히 알면서도 재능 뒤에 숨겨진 열정과 불안, 그리고 그 가파른 기복을 재능 없는 사람이 읽고 대처하기란 몹시 어려운 일이다. 그런데 아름답기까지 하다면? 이건 더욱 곤란하다. 한마디로 그는 이탈리안(아버지)과 스코티시(어머니)의 피가 이상적으로 결합한 이기적인 피조물이다. 세상 모든 것을 집어삼킬 듯한 깊은 눈망울, 노숙한 음악은 사기가 아닐까 생각될 만큼 희고 빛나는 피부모두가 그의 것이다. 이게 끝이 아니다. 파울로 누티니는 제도에 반항적이다. 식당을 운영하는 아버지는 아이에게 가업을 이을 것을 기대했지만, 일찍 학교를 그만두고 길에서 노래하다가 메이저 음반사와 계약해 유랑의 라이브를 18세에 마감하며 주류에 입성했어도 반항과 방황으로 점철된 태생의 기질을 숨기지 못하는 음악을 완성했다. 게다가 그는 자주 술에 취한다. 글래스톤베리 같은 대형 무대를 앞두고 긴장과 두려움을 약과 술로 잊고, 쓰러질 듯 노래하면서 결핍과 번민이라는 위험한 매혹을 선사한다. 그리하여 이 재능 있고 아름답고 반항적이고 불안한 젊은 남자로부터, 나는 문득 리버 피닉스의 짧았던 세월을 떠올린다. 음악 칼럼니스트 이민희

카세 료의 ‘부조화 속의 조화’
이상형을 꼽으라면, 주저 없이 <글리>의 근육질 훈남 ‘핀’을 외치면서도 도무지 ‘마른’ 카세 료에게만은 어쩔 수 없다. 아무래도 그의 마른 몸을 더욱 돋보이게 하는 셔츠 차림에 마음을 빼앗긴 듯하다. 남들 티셔츠 입듯 헐렁하게 셔츠를 소화해내는 료에게 셔츠는 애초부터 격식과는 다른 언어다. 제멋대로 소화하는 그의 셔츠를 보고 있노라면, 평소 그의 생활이 어떨지 사뭇 짐작이 간다. 그는 유년 시절을 아버지의 일 때문에 고향 요코하마를 떠나 워싱턴에서 보내야 했다. 덕분에 그가 틀에 박힌 사고나 일본인 특유의 정신 따위에는 영 무관심하다는 건 이미 알려진 사실. 중, 고등학교 시절 가정교사를 두고 명문 츄오대학에 입학할 정도로 나름 엘리트 코스를 밟았지만, 오히려 그런 안전한 생활엔 영 무관심하다. 그저 영화를 많이 볼 수 있겠지, 하는 순진한 생각에 비디오 대여점 아르바이트를 했다든가, 연기가하고 싶어 무작정 아사노 타다노부를 찾아가 매니저를 자청했다는 무대포 성격이 그의 진짜 모습이다. 최근 <산의 사랑하는 당신>을 함께한 이시이 카츠히토 감독의 증언에 따르면, 카세 료는 ‘수다쟁이’다. 현장 분위기를 위해서라면 제 한 몸 희생하는 쾌활한 스타일이라는 것. 그런데 그 재미있는 말재주는 어디에 써먹는 걸까? 지금껏 연애 문제로 스캔들 한 번 난 적이 없을 정도로 밍숭맹숭한 생활을 고수하고 있으니 말이다. 오죽하면 드라마 ‘스펙’에서 함께 연기한 토다 에리카는 “현장에 있을 때 하루에 한 번이라도 눈이 마주치면 큰일 나는 줄 알 정도로 쑥맥”이었다는 말로 그를 설명한다. 치밀함과 엉성함의 경계, 카세 료의 진심이 궁금할 뿐이다. <씨네 21> 기자 이화정

애쉬 스티미스트의 ‘막장 자세’
애쉬 스티미스트는 어리고, 마르고, 예쁜 런던 남자다. 2008년에 <보그 옴므> 재팬 커버에서 애쉬를 처음 발견했을 때, 나는 에디슬리먼이 ‘런던 길바닥’에서 줍는 애들은 역시 차원이 다르다며 감사의 기도를 한 바 있다. 1991년생 애쉬는 온몸으로 자신에게 ‘내일은 없다’고 외치는 녀석이다. 그건 몸이 도화지라도 되는 양 그려 넣은 수많은 타투, 가끔 담배를 꽂아두는 용도로 사용하는 왼쪽 귀의 커다란 피어싱만 봐도 알 수 있다. 안전 장비 하나 없이 스케이트보드를 타는 모습이나 그가 드러머로 있는 밴드 마네퀸(Manne Queins)의 때려 부수는 음악은 더욱 결정적인 증거다. 또한 그는 자신보다 훨씬 힘세게 생긴 여자 친구 엘리자 커밍스와 헤어질지도 모르는 미래 따위는 생각하지 않고 낯 뜨거운 패션 화보들을 여러 차례 찍으며(사실 양으로 따지자면 백스테이지에서 찍은 남자 모델들과의 키스 사진이 훨씬 더 많다)팬들을 경악시킨 바 있는 ‘고삐 풀린’ 녀석이다. 그런데 애쉬는 모델닷컴에서 세계 남자 모델 28위에 올라 있던 지난해 봄, 갑자기 더 이상 모델 일을 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그리고 평소 트레이드마크였던 산만하고 정신 나간 말재주를 200% 발휘하며 영국 MTV에서 ‘MTV Bang’이란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허스키한 목소리로 샤이아라보프만큼이나 쉴 새 없이 떠드는 애쉬는 기분이 좋거나, 나쁘거나, 또는 날씨가 화창하거나, 갑자기 비가 오거나, 늘 ‘빌어먹을!’이란 감탄사를 사용한다. 하지만 애쉬가 여전히 매력적인 이유는 이 방송조차 언제까지 계속될지, 절대 앞날을 알 수 없다는 데 있다. <보그 걸> 피처 에디터 김가혜

저스틴 팀버레이크의 ‘익살스러움’
저스틴 팀버레이크는 ‘Sexy Back’보다 ‘My Love’를 공연할 때 훨씬 근사하다. 특히 뉴욕 투어 라이브 공연은 꼭 봐야 한다. 그는 수트에 운동화를 신은 남자 중 라포 엘칸, 스테파노 필라티 다음으로 제일 멋지다. 저스틴이 세 번째인 이유는 바짓단을 ‘아주 조금’ 길게 입기 때문인데, 아마도 화려한 댄스를 펼치며 바짓단이 약간 오르락내리락할 것을 감안했을 거라 생각한다. 무대위에서의 완벽한 라이브와 퍼포먼스에 능한 모습은 증권가에서 웬만한 프로젝트를 통과시킨 어떤 능력자만큼이나 섹시하고, 어쩌다 한 번 ‘씨익’ 웃을 때는 악동처럼 귀엽다. 그건 자연스럽고 여유로운 자신감이 바탕이 된 저스틴 틴버레이크만의 미소다. 하지만 그의 결정타는 ‘새터데이 나잇 라이브’에서 비욘세의 ‘Single Lady’ 뮤직비디오의 백댄서로 등장하는 에피소드였다. 비욘세처럼 까만 보디수트를 입고, 엉덩이를 실쭉샐쭉거리며 춤을 추는데, 그 태연한 척하는 연기란! 저스틴의 잘 빠진 각선미를 보는 것도 즐거웠지만 그의 유머와 깊은 내공, 그리고 자신감에 반할 수밖에 없었다. 저스틴처럼 되고 싶은 국내 남자 가수들이 쓰리피스 수트와 운동화를 따라 좇아할 순 있어도 절대 따라 할 수 없는 게 있다. 진짜 즐길 줄 알고 놀 줄 아는 그의 가식적이지 않은 유머와 끝내주는 미소 말이다. [GQ] 패션 에디터

 

 

 

http://club.cyworld.com/Qoocobb

추천수0
반대수0

공감많은 뉴스 시사

더보기

뉴스 플러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