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의 친정엄마는 7남매중 막내세요... 그것도 늦둥이.
외할아버지와 외할머니, 가족들의 무조건적인 관심과 사랑을 받으면서 자라셨다죠...
결혼했을때까지 손에 물한방울 묻힌 적이 없다고 하니까요.
그래서인지 성격이 좀... 특이하세요...
몹시 자기중심적이신데다가 자기가 좋아하는 사람(특히 자식)한테는 헌신적이거든요..
헌신적인 만큼 상대가 그렇게 해주지 않으면 화내시고...잘 삐치고...
그리고 한번 맘상하는 일이 있음 절대 먼저 고개를 숙이거나 사과하는 일이 없어요.
인정을 하지 않죠. 자기 잘못을...
저는 그런 엄마의 맏딸로 태어났습니다.
손에 물한방울 묻히지 않고 곱게만 자란 엄마는 6남매의 맏아들이자 3대 장손인
개룡남인 아버지와 결혼을 했구요
아마 많이 힘드셨겠죠...
그런데 그 스트레스에 대한 화풀이를 다 제게 하셨다는...ㅠㅠ
어릴적 정말 많이 맞고 자랐어요.
제가 호기심도 많고 활발한 성격이라 힘드셨겠죠...
그런데 제가 결혼하고 아이들을 낳아 길러보니 알겠더라구요
네다섯살 어린 아이들이 일부러 밥그릇을 엎진 않쟎아요.
그런데 실수로 밥그릇을 엎어도 맞았답니다...ㅠㅠ
어린 저도 그런 엄마와의 생활이 너무 힘겨웠는지
극도의 편식...거의 밥을 못먹었어요. 뼈밖에 없었죠.
일곱살 무렵 글씨를 깨친 후론 스케치북에 빨간 크레파스로
"엄마가 죽어버렸으면 좋겠다" "엄마가 밉다" 이런 걸 써놓거나
엄마가 사주신(생일선물로) 잠옷을 가위로 난도질한 적도 있었어요.
초등학교에 들어가서는 적응도 잘 하지 못했구요...
굉장히 소극적이고 자신감이 없는 아이가 되어버렸죠..
시험을 봐서 하나만 틀려도 빗자루로 맞거나 눈을 부라리며 고함을 지르는 엄마...
중학교땐 제가 시험을 많이 못본적이 있었는데
엄마가 제 카세트라디오를 뽑아서는 그 전선줄을 당신 목에 칭칭감고 죽는시늉도 하셨고
제 책가방을 쓰레기장에 갖다 던져버려서
제가 밤중에 그거 찾으러 쓰레기장을 뒤진적도 있었다는...
일일이 나열하기도 힘들만큼 제 가슴속에 생채기를 낸 사건들이 쌓일수록
저는 점점 엄마가 원망스럽고 미워져만 갔습니다.
잔소리와 감시 통제... 그리고 늘 입에 달고다니는 시댁 험담.
일기장엔 언제쯤이면 이 지옥같은 엄마그늘을 벗어날 수 있을까...
저는 힘이 없었으니까요. 그런 상상만 하며 세월가기만 기다렸어요.
대학도 직장도 저는 이상하게 친정 가까이에만 되는지라
결혼 말고는 집을 떠날 기회가 없었어요.
그러다...드디어 기회가 왔죠... 결혼이요.
그런데... 결혼해서 신혼집을 구할때도 엄마는 당신집 바로 앞에 집을 구하길 종용하셨죠.
결국 시댁에서 싫어하셔서 제 직장 가까이에 집을 구했는데
결혼후 제 짐이 나가고 나서는 엄마가 극도의 우울증이 오셨어요.
밥도 안드시고 멍하게 앉아계시고 말라가시는...
그러다 매일 우리집에 반찬배달을 하시기 시작...
(당신의 꼭둑각시 인형을 다시 조종할 기회를 찾은거죠 )
그때 제가 말렸어야 하는데... 지금에서야 후회가 막급인데요
그게 시작이었어요.
엄마가 우리집에 김치에 반찬에 심지어는 식혜까지 다 만들어서 매일 갖다주시면서
우울증도 좀 나아지시고 하길래 아무 소리 안하고 받았더니
결혼10년째인 지금까지도 저희집에 수시로 들락거리십니다.
갑자기 문이 벌컥 열린다든가 씻고있는데 엄마가 서계시면 깜짝깜짝 놀랍니다.
사실... 아무리 친정엄마라도 참 싫습니다.
보통의 엄마도 아니고...
워낙에 히스테릭하신 분인데다 저는 엄마에 대한 마음의 상처가 너무나 깊기 때문에
부모자식간의 정이 있기야 하겠지만 문득 문득 참 싫거든요.
아버지도 지금 은퇴하셔서 집에 계시니
두분이서 하루종일 우리집을 수시로 들락날락...
물론 애들 돌보는걸 도와주신다고 오시는거지만
저도 제 시간이 있었으면 좋겠고 내 집에 내 맘대로 좀 편하게 있고 싶은데
오시면 애는 봐주시지만 엄마친구 흉부터 남의 집 가정사까지 다 들어주고 대꾸하고
점심차려드려야 하고 차라도 한잔 드려야 하고
아기 자면 나혼자 컴터라도 하고 싶은데 그러지도 못하고...
그 잔소리 하는 버릇은 어디 갔겠어요
잔소리도 끝이 없지요.
아이들 병원가는 문제부터 학원보내는 문제, 심지어는 애들 돌잔치 문제까지...
무엇이든 엄마 맘대로 하고싶어하시니
정말 미칠 것만 같아요.
엄마의 꼭둑각시 인형노릇을 아직까지 해야 하는건지...
내 맘대로 하면 잔소리 잔소리...
저도 인간인지라 참다 참다 한번씩 폭발하면
제가 좀 다혈질이거든요.
가슴속에 쌓인 것도 너무나 큰지라 저도모르게 버럭 화를 내게 되는데
그럼 또 엄청 삐치셔서 한달이고 두달이고 안오시고 전화도 안받으시고
공식적인 행사같은거 있어도 안보시고 그래요.
울 신랑 표현으로 어른이 어른답지 못하시고 유치찬란하시다고...ㅠㅠ
불편한 관계가 지속되면 사실 사람이 맘이 편치 않쟎아요...
결국 울신랑이 물질적으로 뭘 해드린다든지
식당같은데 모시고 가서 식사대접을 하며 싹싹 빈다든지 해서 몇번 풀어드리긴 했는데
그것도 자꾸하려니 신랑보기도 미안하고...이젠 저도 짜증납니다.
얼마전에 또 사소한 일을 갖고 간섭하시다가
-- 제가 아이들 일로 무슨 기념품같은걸 맞췄는데요 마침 그게 도착했을때 친구가 놀러와있어서
먼저 하나 줬더니만, 난리가 났어요. 밥도 어른 먼저 드리는게 도리인데 엄마 먼저 안주고
남 먼저 줬다구요. 완전 어이상실..밥이나 음식이고 함께 그자리에 계셨다면 당근 엄마 먼저 드렸겠죠.
아니 살다살다 별 욕심을 다 부리시는것 같아서 어찌나 화가 나는지.---
그래도 첨에는 제가 먼저 한번 참고 죄송하다 했는데
저녁에 또다시 그러면서 나무라시길래 갑자기 저도 감정이 폭발해버렸어요.
너무 화가 나서 도대체 왜그러냐고 몹시 화를 냈더니
며칠째 전화도 안받으시고
아버지까지 저한테 자식이 어찌 부모한테 화내고 대들수가 있냐며 야단이에요.
자식은 부모에게 무조건 참고 인내하고 고개를 숙여야 하는게
미덕인가요?
자식도 사람입니다...
참나...
정말이지 바로 집팔고 다른지방으로 이사가고 싶은데
신랑 직장땜에 그럴수도 없고.
이 도시에 사는 한은 이렇게 삐치셔서 화내시지 않으면 간섭받고 살아야 하고
이 나이에 참 이런 넋두리나 해야하는 제 처지가 한심하고 속상합니다.
천륜을 끊을 수도 없고
온갖 간섭을 받으면서 살자니 너무 괴롭고...
이번 기회에 맘 독하게 먹고 스스로 연락하실때까지 그냥 있어볼까해요...
곧 우리큰애 졸업식이랑 입학식도 있고 막내 돌잔치도 있어
시댁어른들 뵙기도 참 고역이긴 하지만 (왜 안오시냐고 하실거 아니에요)
이러다 나이 오십줄 넘어서까지 친정부모님 꼭둑각시 인형노릇을 해야 할 것 같아서
독하게 맘먹을래요.
다음생에는 제발 우리엄마같은 사람의 딸로 태어나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평생.... 너무 괴로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