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책갈피

장애인도 사랑하고 싶어요...

홍혜윤 |2011.02.17 17:48
조회 1,432 |추천 16

톡여러분 안녕하세요~^^

 

방학이라서 요 몇달을 톡톡에 흠뻑 빠져 살고있어요 ㅋㅋㅋㅋ

 

재미있는 이야기, 안타까운 이야기, 슬픈 이야기, 또 뚜껑열리는 이야기까지...

 

톡들을 읽고 있으면 세상에는 진짜 다양한 사람들과 별의별 이야기가

 

있다는 걸 새삼 느꼈어요.

 

이제 개강하고 나면 당분간은 못 볼것 같아서 아쉬운데요.

 

그동안 쓸까 말까를 고민했었는데 최근에 악몽을(저한텐 아주 끔찍한 악몽...)

 

꿔서 도저히 마음이 심란하고 싱숭생숭해서 이렇게 쓰고 있어요.

 

하다못해 입술이 찢어지기까지 했으니까요.

 

톡을 보기만 했지 쓰는 건 처음이라서 어떻게 써야될 지 모르겠어요. 두서없고 앞뒤가 안 맞더라도 너그럽게 이해해주세요..(재미없으실 거예요.. 죄송해요. 그래도 인내심 있게 끝까지 봐주시길......^^)

 

 

 

 

 

 

 

 

 

 

 

 

저는 평범하지만 남들이 보기에는 결코 평범하지만은 않은 스무셋, 여대학생이에요.

 

왜 남들이 볼 때 평범하지 않냐면 저는 장애인이거든요.

 

그래서인지 전 지극히 평범하게 하는 것들인데 사람들의 눈엔 놀라움과 대단함이 설어있고 몸도 이런데 어떻게 대학에 다니냐는 물어보곤 해요. 여는 수험생들처럼 피터지게 공부하고 똑같이 수능보고 대학에 입학했는데요.

 

그리고 또 다른 동기들보다 리포트를 잘해온다더나 교수님이 동기들에게 뭐 물어보면 제가 대답한다거나 화장하고 예쁘게 옷을(물론 엄마의 도움이 있어야 하지만.....)입고 간다던지 카페에서 커피를 마신다던지 등등.....

 

23살인 저한테는 당연한 거고 한창 하고 싶은 나이인데 주위에서 그런 따가운? 시선과 얘기를 하니까 평소에는 즐기는데ㅋㅋㅋㅋ 어떤 때는 속상하기도 해요.

 

단지 못 걷고 밥을 스스로 못 먹고 말을 잘 못하는것뿐인데(이렇게 말하지만 저 완전 중증장애인이에요.) 사람들이 자꾸 절 다르게 보니까.....

 

저는 장애를 가져서 좌절한 적도 걸림돌 된다는 생각도(순간순간은 했겠죠..) 그렇다고 해서 특별하다고 생각한 적 없었어요.

 

그냥 나는 남들보다 외적 기능이 좀 많이 떨어진다고 생각했어요. 하지만 내적 기능을 누구보다 뒤쳐지지 않다고 믿으며 살았어요.

 

그래서 그 시선이 때론 뿌듯하고 기분 좋은것도 사실이지만 다가와 지나치게 그런 얘기하는 사람들을 만날 때면 제가 남들과 다르다는 걸 느끼니까 기분도 안 좋고 맥이 탁 풀려요..

 

하지만 아마 그 시선과 그 이야기는 제 뒤를 쫓아다닐지도 몰라요. 아무것도 안 하는 이상은.... 그런데 전 이제껏 그래왔듯이 학교생활도 잘 하고 제 꿈도 이루고 싶어요. 뭐 제 꿈을 이루려면 반드시 치뤄야될 대가라면 즐겨야죠. 뭐... 근데 너무 지나치면.....^^;

 

저는 그래서 '평범'이란 단어를 좋아하지만 아마 평생동안 저와 상관없는 단어일 것 같아서 씁쓸해요..

 

어쩌면 20대 초반에는 하고싶은 일, 경험해보고 싶은 일이 많다는 건 지극히 평법한건데 그 하고싶은 일과 경험해보고 싶은 일이 한 가지씩 늘어나면 늘어갈수록 제 마음은 지옥과 같았어요. 할 수가 없으니까......

 

그런데 다른 건 참을 수 있는데 그건 공부도 하고 잠도 하루종일 자기도 해보고 복지관 선생님들과 놀러도 가는데도 제 머릿속에서 한시도 떠나지 않았어요...

 

제가 그토록 절실하게 하고 싶었던 건 바로 사랑, 연애를 하고싶었어요. 설레임을 느껴보고 싶었어요. 사랑하는 사람을 만나 이야기하고 싶고 같이 영화도 밥도 먹고싶고 커플 폰고리도 하고싶고 밤새도록 문자나 전화하고싶고 싸이 홈피에 커플사진으로 도배하고싶고 "애기"라고 듣고싶고 "니가 있어서 다행이야"라는 말도 듣고싶고 놀러도 가고싶고 손도 잡고 안기고 싶고..... 이 외에도 정말 하고싶은 게 많은데 상상으로만 할 수 없다는 게 슬퍼요..

 

그래서 학교에 입학하기 전에 인터넷으로 남친을 구한다는 글을 올렸는데 그마저도 오래 못 가더라구요. 못 만나니까.... 저는 저 스스로 밖에 못 나가거든요..

 

근데 대학에 입학하면 뭔가 달라지겠지 기대하고 갔는데 남자 동기가 저한테 말을 걸었는데 긴장해서 손도 올라가고 말도 안 나오고 그나마 말을 하려고 했다치면 인상을 있는대로 쓰며 말했어요. 저는 긴장만 하면 손과 발이 제 뜻과 상관없이 자기 멋대로 움직이고 말도 잘 안 나오고 그런데 시간이 지나고 어느정도 익숙한 사람한테는 말도 잘 하고 상대방도 제 말을 잘 알아들어요.

 

그 적응 기간만 지나면 되는데 상대방이 그 기회를 안 주고 다시는 저한테 말을 안 걸었어요. 그리고 제가 무슨 말하면 소리가 너무 작아서 그런지 몰라도 무시하고 그냥 지나쳤어요.. 매번 그래왔어요. 호기심에 그리고 도와주고 싶은 마음에 잘해주다가 제가 그 사람이 좋이지려고 하면 다 갔어요. 결국 작년 1년 동안 짝사랑만 하다 다른 여자랑 사귀는 걸 보고 가슴앓이 했어요..

 

나도 사랑하고 싶고 사랑받고 싶은데........ 나도 내 남자 품에 안기고 싶은데..... 나도... 나도......

 

대학에 입학하니까 더 하고 싶었어요. 사방에 커플들 천지니까...

 

그래서 밤이면 밤마다 울었어요. 너무 힘들고 저 자신이 비참해서......

 

그렇게 작년을 보내고 그런 마음도 점점 누그려졌어요. 제 풀에 포기한거죠..

 

그러다 방학하고 커플들을 안 보고 그리고 장애인은 연애를 한다는 건 불가능한 일이라고 스스로 자연스럽게 여귀게 되더라구요. 차라리 이렇게 생각하니까 마음도 훨씬 편하고 좋았어요. 연애하고 싶다는 생각도 차츰 없어지고....

 

그런데 그 악몽을..... 꾸고 난 뒤 가슴에 구멍이 뚫은 것마냥 너무 아팠어요. 전 도저히 그 꿈을 왜 꿨는지 모르겠어요. 그토록 끔찍한 꿈을........

 

이거는 제 다이어리에 쓴 글이에요. 쓰고 싶지 않았지만 너무 생생해서.....

 

아침에 눈을 뜨자마자 마치 마음 한 가운데에 100톤이 넘는 바위가 있는 것처럼 뻐근하고 답답했다. 그러다가 곧 마음이 갈기갈기 찢겨나가 듯 아프고 슬퍼서 눈물이 후두둑 나왔고 내 몸은 땅 속 깊숙히 꺼지고 싶다고 온몸으로 나한테 말하고 있었다. 어제 밤에 잠이 안 와서 억지로 눈 감고 자기 위해 애썼는데 미친 짓이었다. 그런 꿈을 꾸는 줄 알았더라면 난, 아무리 눈꺼플이 무거워도 절대로 안 잤을 것이다. 어떻게 그런 꿈을 꿨을까? 지금 내 기분은 비참 그 자체다. 꿈 내용은 쓰지도 않고 싶고 내 기억에서 영원히 추방하고 싶지만 진짜 있었던 일인양 생동감이 넘친다. 그래서 더 비참하다.

꿈의 시작은 내가 어떤 남자하고 난 휠체어를 타고 그 남자는 휠체어를 밀며 어디론가 가고 있다. 횡단보도를 건너 걸어가고 있는데 내가 많이 긴장했나보다. 몸에 힘이 잔뜩 들어가고 오른 손은 보드판 밑에다 넣는데도 자기멋대로 밖으로 나와 올라갔다. 휠체어에서 미끄어져 내려오고... 한마디로 최악의 상태였다. 그런데 그 남자가 다 해줬다. 똑바로 앉혀주고 손도 다시 휠체어 안으로 넣어주고 나를 잘 아는 남자인 것 같아 보였다. 그렇게 날 진정시키고 다시 어디론가로 향해 걸어갔다. 어느덧 그 남자는 날 데리고 법원같이 생긴 큰 건물로 들어가려고 했다. 그러자 내가 그 남자한테 여기는 왜 오냐고 물어봤는데(꿈 속에서는 말은 똑바로 하는 것 같았다.) 그 남자가 혼인 신고를 하러 왔다고 대답했다. 나는 그 말에 깜짝 놀라면서 기분은 좋은 것 같아 보였다. 근데 웃긴 건 내가 "아직 결혼도 안 했는데 혼인 신고부터 해?" 이런 생각을 했다는 거다. 심지어 그 남자한테도 물었다. 그러자 남자가 결혼 안 하면 뭐 어떠냐고 나도 너 사랑하고 너도 나 사랑하는데 무슨 문제냐는 식으로 말했다. 나는 그 남자하고 그런 식의 얘기를 하면서 건물 안으로 들어가려고 옆으로 난 길로 가는데 뜬금없이 정말 뜬금없었다. 거기에 여섯째 이모할머니가 있는 게 아닌가. 근데 할머니는 나를 본 척도 안 하고 남자에게 할 얘길 있다며 남자를 데리고 내 뒤로 몇 걸음 가 얘기했다. 근데 내 꿈이라서 그런지 몰라도 무슨 얘기를 하는지 다 들렸다. 할머니가 여긴 뭐하러 왔냐고 묻자 남자가 혼인 신고를 하러 왔다고 대답했고 그 말을 들은 이모할머니가 어이없다는 표정(아마)으로  지금 제 정신이냐고 했고(이상하다. 아무리 그 남자하고 친분이 있다고 해도 내 이모할머니이다. 어떻게 저럴 수 있을까...;) 남자는 혜윤이를 사랑한다고.... 평생 혜윤이하고 같이 있고 싶고 내가 지키고 싶다고 하며 할머니한테 가시라는 듯 등을 밀었다. 그렇게 할머니는 가고 남자는 나한테 왔는데 내가 또 몸에 힘이 들어가고 손들은 그야말로 날으려고 준비를 하고 있었고 내 몸은 각목이 돼 휠체어에서 내려오고 있었다. 그걸 보고 남자는 아까처럼 날 휠체어에 똑바로 앉히고 손도 휠체어 안으로 넣으려고 했다. 그치만 내가 하도 힘을 줘서 곧 원상태로 돌아갔다. 나도 왜 그런지 이유조차도 몰랐다. 그 남자는 몇 번을 날 진정시키려고 노력했지만 소용이 없었다. 그러다 갑자기 그 남자가 사라지더니 덩그러니 나 혼자 있었다. 내가 주위를 살피는데 그 남자가 저만치에 있는 의자에 앉아 누구와 통화하고 있었다. 아까도 그렇듯 멀리 있는데 남자가 하는 말들이 다 들렸다.... 남자는 전화기에 대고 더이상 뻗치고 흔들리는 모습 못 보겠다고, 막상 혼인 신고를 하려고 하니까 자신이 없고 두렵다고.... 나는 정신이 아득해졌다. 꿈인데도....... 간신히 정신을 차리고보니 자동차 안이었다. 나는 조수석에서 누워 있었고 뒷자석엔 그 남자와 이모가 앉아 있었다. 나는 고개를 돌려 눈물만 흘렸다. 그런데 갑자기 뒤에서 남자하고 이모랑 얘기하기 시작했다. 이모가 먼저 너무 섣부른 판단이었다고 하니까 그 남자가 "그러게요."라고 했는데 그 한마디가 칼로 찔리는 것 보다 더 아팠다. 차는 어느덧 어떤 집 앞에서 멈춰서고 그 남자는 아무말 없이 차에서 내려 집으로 들어갔다. 그리고 난 이모한테 울면서 드라이브 하자고 했고 이모는 드라이브 하면 기분이 났겠냐고 물었다. 그리곤 꿈에서 깼다...

나는 어제 지금 나에게 가장 필요한 건 자극이라고 다이어리에 썼다. 하지만 난 이런 자극은 원하지 않았다. 악몽중에 악몽, 참담하기 그지없는 꿈이다. 난 이 꿈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될까? 꿈은 반대라고 웃고 그냥 넘어가야할 지, 아니면 남자 만날 생각은 말 그대로 꿈도 꾸지 말라는 경고로 받아들여야할 지......

 

이 꿈을 꾸고 어떻게해야할 지 몰랐어요. 그래서 저하고 친한 선생님한테 이야기했더니 지금 너의 마음인것 같다고, 무의식 중에 남자를 만나고 싶고 결혼도 하고 싶은데... 이런생각들로 만들어진 일 인것 같다고... 하지만 넌 과연 남자가 나한테 올까? 라는 생각을 많이 하지 않냐고...

 

저는 깜짝 놀라면서도 한편으로는 가슴이 뻐근해왔어요... 아무리 사랑을 안 하면 뭐 어떠냐고 세상에는 사랑말고도 행복한 일은 많다고 제 스스로를 달랬지만 소용이 없었나봐요. 그리고 어쩔 수 없나봐요...

 

사람이라면 누구든 사랑을 하고 싶으니까............

추천수16
반대수0

공감많은 뉴스 시사

더보기

뉴스 플러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