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등학교때 풋사랑이 처음이자 마지막이었던 나
이후로 8-9년을 솔로로 지내오던 중
스마트폰으로 바꾸게 되었고, 추천을 통해 받게 된 어플
그 어플을 통해 같은 동네사는 널 알게 되었고
이름과 직업만 아는 상태로 바로 이튿날 우리의 첫 만남이 시작됐지.
큰 키에 차가워보이는 이미지인지라 다가오는 사람도 흔치 않았지만
다가오더라도 싫은티가 확 나거나, 아님 너무 서툴어서 놓쳐버리는게 다반사였던 나.
역시나 첫만남에 긴장한 티는 역력하고 말도 행동도 쭈삣쭈삣..
첫 인상이 나쁘지 않은데다 내 위주로 대화를 이끌어줘서 호감을 갖게 되었어.
니가 연락을 안하는 날엔 내가 먼저 연락하기도 했고, 그렇게 나름 마음을 비추며 노력했어.
비록 연락하는 스킬이나 만나서 하는 과한 친절이 없이 자연스러운 행동들은
아 이사람 선수인가? 싶을 정도였지만
이미 계속 더 만나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고있었어.
그렇게 만남을 이어가며 미미하지만 나의 어색병이 조금씩 나아지고 있을 무렵
여느때처럼 커피숍에서 대화 후 헤어졌고
잘 들어갔냐는 간단한 안부만 묻던 니가
센치한 밤이라며, 농담 반 진담 반으로 꺼낸 말들...
무뚝뚝한 자기앞에서 어떻게든 말을 이어가려고 노력하는 모습이 고마웠다고,
나도 내중심으로 대화를 이끌어줘서 고마웠다고,
일부러 그렇게 대화를 풀어나가고 싶었지만 끝까지 그런 대화만 하게 되었다며
앞으론 남녀가 나누는 대화를 해보자고,
그저 오빠동생으로만 생각하고 있는건 아닐까 걱정하던 내 마음을 꿰뚫기라도 한 듯
앞으로 더 만나보자 어떻게 생각하냐는 그 날 이후
처음으로 환한 대낮에 또 한번의 만남.
남녀간의 대화는 무슨.. 서로 말도 제대로 잇지 못하고 공황상태로 커피만 마시다
집에 돌아와선
연애는 어때야 하냐고 묻던 너
내 마음을 당최 모르겠다며 지켜보고있는것만 같다고 말하던 너
조심스럽게 표현을 했고
그 다음 만나 정식으로 우리가 안 지 한달만에 사귀게 되었지.
내가 3교대여서였을까, 집이 가까워서였을까, 계속된 너의 야근탓이었을까...
출근 전 갑자기 보자고 해서 집앞에서 잠깐, 퇴근후 늦은밤에 잠깐.
혹시라도 오늘 보자고 하지 않을까 기대하는 날엔 넌 친구와 약속이 있거나 야근.
쉬는 날 딱 한번 세시간 바람쐬고 온 게 다였고..
그런 생각이 들었어. 넌 그냥 일상속에서 틈틈히 날 만나는데
난 퇴근후나 쉬는날엔 혹시 널 만날까 기대하고 있고 내 일상을 너에게 맞추려하고 있는..
다음에 만났을 때 얘기해야지. 내 근무표 주면서 하고 싶은거 얘기하면서 미리 약속잡아서 보자구
그냥 집앞에서 잠깐 보는것도 물론 좋지만 그게 전부가 되고싶지는 않은 마음이었어.
다음주면 쉬는날도 많구 근무도 조금 편해지니까 조금만 여유를 갖자
니 말대로 앞으로 볼 날이 더 많으니까 속상해 말자. 생각했어
그런데 갑자기 보자던 니가 연락이 안되다 결국 내가 자고 있을때 미안하다 연락이 왔고
화가 났다기 보다는 연애초반에 좀 무심하구나 날 어떤 마음으로 만나는 걸까 하는 마음이 들었달까
전화나 만나서 대화를 해야했는데
다음날 늦은 오후까지 연락없던 날 신경도 안쓰고 있구나 하는 마음에 오빤 나를 어떤 마음으로
만나는지 모르겠다는 문자를 보냈어. 투정이었는데 내가 너무 생각을 짧게 하고 보냈지.
할말이 없었을까.
몇시간 뒤 전화를 걸었어. 안받더라.
다음날 정오에 전화를 한번 더 했어. 안받더라.
그리곤 문자를 남겼지. 화났냐구, 오빠가 맞춰주고있는거 모르는거 아닌데
내가 길게보지못하고 성급했다구 투정식의 표현을 한다는 게 생각이 짧았다구.
반성했다구, 용서해달라구. 오늘 봤음하니 연락달라구 기다린다구.
나름 진지하면서도 애교있게 보냈는데 그 후로 일주일. 우린 이제 정말 끝난거지.
그날 발렌타인데이라고 예쁘게 편지도 쓰고, 초콜렛도 만들고. 꼭 전해주고 싶었는데..
이렇게 말없이 끝낼 사람이라고 믿어지지가 않아서
정말 오랜만에 나하고 맞는, 내가 좋아하는 사람을 만났다는 생각때문에
가식없고 처음보단 만날수록 좋은사람이라 믿었기에
비록 인연의 시작은 허술했지만 신중하게 오래만나려는 마음이었기에
내가 해주려고 했던것들, 하고싶었던것들을 하지 못한 아쉬움에
계속 머리로는 버림받았다는걸 알면서도 마음이 인정하지 못하고 기다리고만 있었어.
인연의 끈이 짧아서 끝내기도 쉬웠을까?
무슨생각인지는 내가 니가 아닌이상 모르는거지만 정말 안해본생각없이 다 해본거 같아.
후회뿐이야
너는 다 잘해준것만 같고 내가 다 이해못하고 그 짧은시간 너무 초조해만 했던거 같고
기다리지만 말고 오늘 쉬는날인데 머하냐구 물어보기도 하구,
미리 나 일찍끝난다 말이라도 하구
연락이 없음 전화를 했으면 되는데.....
그랬음 그날도 그렇게 지나지 않았을 텐데...
그 이튿날도 문자를 그렇게 보내지 말았어야 했고...
다 후회뿐이지만
결론은 니 마음이 진심이었다면 내가 마지막 문자를 보냈을 때 연락이 왔겠지.
노래방가서불러줄노래도생각했구, 사진찍으러가고싶은곳도생각했구, 당구도배우고싶었구,
야구도보러가구, 같이사진도찍구, 먹으러갈거 하기로한거 하고싶은게 참 많았는데
난 너무 오랜만의 연애라 기대한것도 그만큼 허전함도 큰가 봐
오빠는 나같은거 다 지웠을텐데..
무슨 말이라도 해줬음 기대하지 않았을텐데... 마음이 덜 아팠을텐데,
너는 다 좋았는데 끝이 아쉬웠어. 그래서 내가 더는 널 잡지 않은 이유고
널 알았던 시간은 고작 한달반뿐인데 왜이렇게 힘들까.
널 몰랐던 시간에도 난 잘 살아왔는데,
이제 미련은 그만 떨고 정리해야지.
내가 그리운건 니가 아니라 나와의 추억속의 너이니까.
짧지만 좋은 추억을 만들어준건 참 고마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