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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했던 순간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라는 것,

멍청이 |2011.03.05 23:08
조회 465 |추천 1

사랑했던 순간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라는 것, 그건 바로 얼굴보고 하는 이별 통보!!!...일까요,...?/

 

 

저는 23살이고요, 남자친구는... 남자 친구였던 사람은 저보다 4살 많은 오빠였어요.

제가 너무너무 좋아해서 고백했고 사귀게 됐고 같이 있는 순간순간이 너무너무 행복했어요.

그러다가 오빠가 졸업을 하고 공부를 하기 위해 서울로 떠났습니다.

원거리 연애가 시작된 거죠. 저희는 약속을 했어요.

“하루에 꼭 5분 이상 씩 통화하자”

공부하는 오빠한테 방해가 될까봐, 5분도 조심스레 .....

500일이 가까운 연애 기간 동안 우리는 매일 자기 전에 통화를 했고

자기 전에 꼭 하는 말 “사랑해”


오빠를 만나는 동안 저에게 조금 안 좋은 일이 있었습니다.

알바 끝나고 집에 가는 길에...... 1년이라는 시간이 가까워져도 지워지지 않는 끔찍한 기억,

밤마다 꿈에 악몽으로 나타나고 너무너무 무서웠던 일이 있었습니다.



뭐든지 불안하고, 무섭고, 가만히 있다가도 갑자기 몸이 부들부들 떨리고

심리적상태가 많이 안 좋았던 것 같아요.


그런데 그러다가도 오빠가 “괜찮아...” 하고 말해주면 정말로 괜찮아 지는 것 같고

마음이 포근해 지면서 마음의 안정을 찾았어요.


그래서 악몽을 꿀 때면, 무서워 질 때면 불안해 질 때면 오빠에게 전화를 걸었습니다.


그런데, 언제부턴가 전화를 잘 받지 않는 오빠. 귀찮아 하는 오빠가 너무 절실히 느껴져서

저는 점점 지쳐갔어요. 내가 그런 일을 당했다는 건 부모님도 모르고 친한 친구에게 조차도

말 못했는데. 알고 있는 건 오빠 뿐이었는데 내가 기대고 의지 할 수 있는 유일한 사람에게서

그런 기분을 느끼니까 너무 힘들었어요.


내가 너무 무서워서 울고 있을 때. 무서워서 떨고 있을 때. 전화 안 받고

게임 했대요........

전화가 오는 걸 알면서도 게임을 했대요... 아니면 티비를 보고 있어서

전화 온줄 몰랐다거나. 아님 가족들이랑 같이 있어서 못 받았다거나 (가족들에게는 난 알려지지 않은 존재??)


그래서 연락하는 걸로 자주 싸웠습니다.

한번은 연락 하는 것 때문에 싸워서 한 달 가까이 연락을 안 한 적이 있었어요.

제가 보고 싶은걸 못 견뎌서 전화했는데 안 받더라고요..

계속 여러 번 전화 하니까 그제서야 전화를 받더니 저에게 하는 말,

이제 그만만나자고 얘기 하려고 전화를 받았대요

청천벽력같은 소리에 울며 불며 매달렸어요.



또 한번은

좋아했었던 언니, 나한테 말 안하고 만났으면서. 내 문자 씹으면서

그 언니랑 영화보고 있었으면서

“좋아 했다던 사람 그 언니지?” 하고 물었는데

거짓말 하는 거 다 티나게 대답하면서 아니래요

믿고 싶어서 믿는 척 했는데 역시나 아니였어요.

너무 슬퍼서 화를 냈는데. 미안하다는 말은 커녕 당분간 만나지 말재요


만나면서도 그런 말을 했었어요.

“나는 니가 나를 좋아하는 것 만큼 널 좋아 하지 않아”


가장 마음이 아팠던 말, 후벼팠던 말. 그런 말을 듣고서도 난 너무 좋아했으니까

내가 화가 나고 실망했어도 다 참고 노력하면 내가 좋아하는 것 만큼 좋아 해 줄거야!

하면서 기다렸어요.

그런데 그말이 너무 상처로 가슴이 남아 있었나봐요.

그 말 때문에 더 집착하고 안달내고 했었던 것 같아요.

 

사랑받고 있다는 느낌이었으면 나, 좀 덜 집착했을 텐데..


항상 잘못은 오빠가 했으면서도 결국에는 내가 미안하다고. 잘못했다고 빌고있는 상황이와도

그 자존심 세던 내가 자존심이고 뭐고 다 버리고 빌빌 기어도

너무너무 사랑하는 내 마음을 언젠가는 알아 줄 거라고 생각했어요.


내 마음을 알아달라고 편지도 자주썼었고, 용돈 차곡차곡 모아서 기념일에 선물 사주고, 없는 솜씨로 도시락도 싸고 난 너무너무 좋아해서 하나도 안 숨기고 다 표현했는데


오빠에게는 귀찮게 느껴졌었나봐요.


내가 무서운 일을 당한 거 알면서도 자꾸 이상한 데 만지고 싫다고 하면 사랑하니까 그런거라고 사탕발린 말 하고.

나도 너무 좋아하니까 오빠가 나를 더 좋아하게 하려면 싫어도 무서워도 노력해야 된다고

생각했어요.


그런데 헤어지고 보니까 아니에요.

내가 그 일을 더 못 잊고 아직까지 불안에 허덕이고 있었던 거는

잊고 이겨낼 틈을 주지 않고 자꾸 그 일이 생각나게 해서...

계속 너무 스트레스라고 말했는데.

“사랑해”라고 내가 요구하기 전에 말해주는 건 그때 뿐 이었으니까.

나는 또 휩쓸려 버리고.............



최근에는 같이 있어주는 날도 드물었고

생일 날 오빠를 보러가겠다는 나에게는 친구들이랑 만날 수도 있으니까

나랑은 만날 수가 없대요.


오빠 생일날 오후 늦게서야 오지 않겠냐는 연락 받고 있던 일정 다 취소하고

급하게 달려갔는데 둘만의 시간은 없고 오빠 친구들 틈에 불편한 자리에서

입 주위 근육에 경련 나게 억지로 웃고 있었어요.

오빠가 친구들 만나지 말고 둘만 있을까? 하고 물어봐 주기도 했지만

내가 “나는 아무렇게나 해도 상관없어” 라고 말했거든요

당연히 같이 둘만 있어줄지 알았는데.......


헤어진 날은 오빠 생일 다음날

헤어지기 일주일 전부터 상담치료 받으러 다녔었어요.

정신과 치료는 기록이 남는 다는 말을 들어서

가정의원에 다니면서 치료 받으러 다녔는데

상담이라는 게 그 기억을 다시 상기시키게 하는 거라서 치료 받으면서

힘들었어요. 사건이 있은 지 1년 가까이 됐지만 여전히 힘들었어요.

오빠가 귀찮아 할 거 알아서 아무에게도 말 못하고

혼자 병원 다녔는데 일주일에 한번 가는 병원,

제가 학교 다니는 지역으로 와서 두 번째 치료를 받고 병원에를 다녀온 날이었어요.


서러워져서 같이 병원 다녀줄 수 없냐고 부탁하려고 했었거든요

일주일에 한번이니깐, 안되면 이주일에 한번이라도. 한주는 나 혼자 갈테니까.

그런데 전화를 안 받아요.

방금 전까지 문자 보내고 답장 했었는데 전화를 안 받아요.

이미 울고 있던 기분에 전화를 안 받으니까 또 막 눈물이 나오고

고집이 생겨서 전화 받을 때 까지 계속 전화를 했어요.


한 시간도 넘은 후에 전화를 받더니 태연한 목소리로 무슨 일 있녜요..

형이랑 메신저로 통화하면서 게임을 하고 있었대요,

그러면서 하는 말이


“새해부터 다시 또 그러기로 했어?” 이러더라구요. 전화 계속 했다고.

안 받으면 기다리라고 오빠가 받을 때 까지 계속 전화하는 거 싫다고 했었거든요.

근데 어떡해, 서러워져서 나도 모르게 오빠 목소리를 찾게 되는데.

위로받는 소리가 듣고 싶었는데

그래서 그랬어요 “오빠 나 힘들어” 라고.....

난 치료 받는 거 얘기하려고 힘드니까 같이 가줄 수 없겠냐고 부탁하려고 했었는데

지금 생각하면 정황상 헤어짐을 암시하는 표현이 된 것 같기도 해요

오빠가 힘들다는 말에 대뜸 “알았어!” 이러는 거에요.

그리고는 “끊을게” ....내가 울면서 끊지 말라고 계속 했는데 뚝 끊어버린거에요.

다시 전화를 걸었는데 받지 않는 그, 거부 누른 안내음 있잖아요. 그게 계속 나오는 거에요.

계속 거니까 결국에는 전원을 꺼버리더라고요,


그날 새벽녘까지 계속 생각했어요.

오빠가 나한테 이렇게나 질려 있었구나.

이렇게 감정표현을 확실하게 해주는데.

이렇게 계속 있다가는 다시 예전처럼, 나는 연락을 기다리면서 매일 힘든데

오빠는 혼자 정리해 버리는 상황이 올 것 같았어요.

그렇게 확실하게 표현해 주는데 내가 어떻게 헤어지자는 말을 안 할 수가 있어요.


(사랑한다는 말도. 오빠가 없으면 못 산다고 했던 말도. 결혼하겠다는 말도

매일매일 보고 싶다는 말도. ...................... )

한번도, 한순간도 진심이 아니었던 적 없었다고. 어딜가도 사랑받고 잘 지내라고

안녕. 하고 인사를 했어요. 그리고 미안하다는 말보다는 고마웠다고....


문자에도 대답없는 오빠.

대답 할 가치조차 없어질 만큼 나에게 많이 지쳐있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리고는 3일 뒤 번호를 바꿨어요.

어차피 오빠는 연락 안 올텐데.... 오빠는 날 별로 안 좋아 했으니까

헤어져도 슬프지 않을 거고 아쉬울게 없으니까 연락 안 할 거니까

지금까지 계속 그랬듯이...

오지 않을 연락을 기다릴 내가 싫어서 오빠 번호가 뜨는 걸 기다릴 내가 싫어서

번호를 바꿨어요.


그러고 나니 허무하더라고요. 친구들과의 유대관계 마저도 언젠가는

끊어질 관계라는 생각에 아무도 만나고 싶지 않았어요.

바뀐 번호를 아무에게도 알려주지 않고


혼자서,,, 계속 혼자서,, 외롭지 않은 척. 혼자라서 자유로운 척 하고 살고 있네요.


헤어지고 힘들었어요.

죽고 싶었어. 진짜로 거짓말 아니라고 했잖아. 진심이 아니었던 적 없었다고.

오빠 없이 못산다고. 세상에 아무도 없는데. 혼자 버려진 느낌.

타이레놀 30알을 먹었는데 아무렇지도 않은거에요.

그래서 20알을 더 먹었는데 삼키는 순간 목에 약이 걸려서..... 그런데

그 순간에 숨이 턱 막히는 순간에 난 너무 간사하게도 살고 싶다는 생각을 간절하게 했어요.

그렇게 한바탕 소란을 피우고 난 용기도 없어서 죽지도 못하나보다.

죽지 못해서 사는 지금, 부모님에게 너무너무 미안해지는 순간들


이제는 잊어야 겠죠. 우리 엄마가 남자 하나에 훽 갖다버리라고 내 소중한 생명

죽을힘을 다해 낳아 준거 아니니까.


엄마가 죽을 힘을 다해 낳아 줬으니까. 난 죽을힘을 다해 살아가야할 의무가 있다고.


그런데 아직도 너무 보고 싶어요.

그리고 계속 마음에 걸려요.

문자로 통보했었고 오빠에게 대답을 듣지 못했어요.

사귀는 동안 했던 말이 있거든요.

자주 싸우고 헤어질 위기까지 갔다가 다시 화해 했을 때.

“우리는 만약에 아주아주 만약에 헤어지게 되면 꼭 만나서 얘기 하자고

얼굴보고 이별통보 하는게 마음이 아프겠지만 그게 사랑했던 순간에 대한 예의니까“

라고 오글 거리게 제가 얘기 했던 적이 있었어요.


그래서 너무너무 보고 싶어 질 때 마다 그 마을 되새겨보면서

연락해서 정리할까 하다가도 그렇게 확실하게 나한테 질려 있었다는 표현을 했는데...

자신이 없네요.

 

사랑받고 있다는 느낌이었으면 진짜로, 좀 덜 집착했을 텐데..

자주 표현해 줬으면 안 그랬을 텐데

 

 

서로 표현하는 방식 받아들이는 통로가 달라서 힘들었는데

그래도 너무너무 순수하고 착하고 좋은 사람이었어요.

여자관계 안 복잡하고, 술, 담배 안하고. 그러면서도 노는거 좋아하는 어린이 같은 사람.

앞으로 평생,, 이 사람만큼 좋아할 사람은 없을 것 같아요.

 

 

 

생각하는 방식이 조금 다른 사람하고 달라서 내가 이렇게 생각하고 있다는 걸 몰랐을 수도 있고.

진지한 대화 하는 걸 싫어해서

많이 대화 나누고 했었다면 조금은 달라졌을까?


연락해서, 얼굴보고, 대화 .................. .. 뭐, 헤어졌는데 예의고 뭐고

이미 끝인데 그냥 이대로 영원히 끝인 거겠죠?


횡설수설.. 긴 넋두리 읽어주셔서 감사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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