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은 참 웃깁니다. 어쩌면 만나지 말아야 할 사람을 만나게 만드니...장난꾸러기 같은 운명때문에 그날 그녀를 만났나 봅니다.
아직 추위가 가시지 않은 초봄, 오랫만에 친구들과 함께한 온천에서 열심히 때를 밀며 새로 시작할 대학생활에 대한 얘기꽃을 피웠습니다.
옷을 갈아입으면서 본 핸드폰엔 새내기과대 모임이 있으므로 단대 학생회실로 오라는 문자가 남아있었습니다.
이미 늦은 시간이었기때문에 전력질주로 학교까지 뛰어갔습니다. 근처 목욕탕에서 씻었던거라 학교까지는 멀지 않았고, 학생회실에 도착했을땐 각 과대들로 보이는 사람들이 모두 앉아있었습니다.
뻘쭘하게 인사를 하고 빈자리에 앉아 주위를 둘러 봅니다. 새터때 봤던 애들도 있고...처음 본애들도 있고..
그리고 바로 옆에 앉아서 싱긋 웃는 그녀를 봅니다.
긴 생머리를 뒤로 묶고 귀에는 작은 크라운모양이 귀걸이가 반짝이는, 턱선이 아름다운 그녀를
자꾸 시선이 가서 회의라는 생각도 못한채 계속 그녀를 힐끔힐끔 보기만 했습니다.
하지만 곧 정신차리고 회의 주제였던 새내기 체육대회에 대한 여러가지 사항을 조율하였습니다.
다들 과를 대표하여 모인지라, 체육대회에서 각자 좋은 성적을 거둘거라며 자신감을 표출하면서
서로 티격태격대고, 금세 친해질 수 있었습니다.
그녀와 전 자존심이 좀더 셌는지, 둘이서 발끈하면서 더욱 열변을 토하기도 했습니다.
2시간여의 회의가 끝나고 다같이 학교를 내려가면서 그녀와 얘기를 나누었습니다.
우리 잘 맞는거 같은데?ㅎ
그녀의 말에 얼굴이 붉어집니다.
체육대회 전에 우리과랑 농구시합추진하자 어때??
어 그래ㅎ 하지만 우리과가 이길거야ㅋㅋ
아냐!! 우리과가 이길거라고!!
이렇게 둘이서 또다시 티격태격대면서 학교 문까지 내려오고선
약속이 있다며 그녀는 총총히 사라졌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