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격 하바나 관광 모드 돌입!
하려는데 날씨가 돕지 않는다.
아침부터 추저억 추저억 비가 오길래 역시 우산 챙겨오길 잘했다며 역시, 난 된 여자라며 뿌듯함 상승
근데 라민은 우산이 없다. 그 큰배낭에 우산하나 안넣어오다니. 여긴 쿠반데..
어쩔소냐 좁아터진 우산 하나에 두 어깨를 나란히 밀어넣는 수 밖에.
그래도 비가 별로 안와서 걸을만 했다.
오늘은 올드하바나까지 무비무비! 고고고싱. 우리 사전에 택시란 없다. 걸어서!!!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라민한테 진짜 지도한장 달랑 들고 걸어다니는 법 하나는 제대로 배웠다.
지리력(?) 폭발 상승
올드하바나의 어디쯤의 공원이었다.
갑자기 우리에게 어떤 흙인 커플이 유창한 영어로 말을 걸어왔다.
영어를 못하는 쿠바 사람들이었기에, 더욱이 그는 매주 라이브 클럽에서 연주를 하는 드러머 였기에 라민이 충분히 흥미를 가졌을 법 했다. 하지만 나는 느낌이 왔다. 무언가 너무 말이 번지르하다는 것을,,,,
그는 자기 클럽에 살사춤 추러 오라고 초대하며 우리를 한 바에 데려갔다.
근데 이 커플이 전혀 주문할 기미가 없다.
종업원은 자꾸 닥달한다. 도대체 뭐 시키실거에요? 우리는 그들을 쳐다봤지만 이건 마치.. 그들 귀에는 종업원 말이 전혀 안들린다는 듯한 태도다. 딴데 쳐다보기도 하고~ 갑자기 다른 말 하기도 하고~~
답답해서 내가 물었다. 뭐 안마실거냐고. 그들이 자기들은 됬댄다. 그래서 그냥 나는 모히토를 라민은 부카네로를 주문했다. 계속 난 그들이 뭔가 미덥잖아 대화에 적극 참여하지 않았다. 한 십분뒤 갑자기 내게 아까 뭐마실거냐고 묻지 않았냐며 니가 그렇게 묻는다면 자기들도 모히토를 마시겟다며 두잔 주문,,,,,,,,,
결과는 안봐도 비디오인거죠?! 지들 모히토까지 우리가 계산했다.
자기 집이 이 근천데 잠깐 집에가서 뭐좀 가지고 나오겟다며 십분만 기다리라고 자리를 뜨는데
이건 뭐 너무뻔하자나............? 그냥 웃으며 보내줬다. 에유 그럴줄 알았다! 알고있었어!!!
라민이 미안하다며 자기가 그 커플 몫까지 계산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니가 너무 흥미있어하긴 했어 이것아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리곤 막시모 고메즈 동상을 보러 궈궈싱
너무....막상 동상밖에 없어서 둘다 뻘쭘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동상앞에 도착하자마자
자 동상봤으니 이제 뭐하지?하는 기분?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런데 때마침 비가 후두두두둑 굵어지더니 억수로 쏟아지기 시작한다.
우산 챙겨온 여자라는 뿌듯함도 이 장대비 앞에선 '시발 이게 뭥미...'
우산이 우산 역할을 못할 뿌니고..
이건 진짜 비폭풍이었다.
오분만에 전신 침수
이미 젖을대로 젖어서 돈주고 택시타고 싶지도 않았고 대충 비만 피하고 싶었다.
그런데 막시모 고메즈 앞에는 휑한 말레콘만이...
하아.................
말레콘을 죽 따라 뭐가 있나 보니 중간에 무슨 유적지로 추정되는 건물의 출입문이 보였다.
저기다!!!!!!!!!
이미 다 젖어서 여유돋게 걸어간다.
비폭풍 베이스+말레콘의 바닷바람
이미 혼수상태
들어갔는데 비를 피할 공간은 된다.
말하자면 한국의 남대문, 동대문 같은 문의 아치 밑이었다.
거기엔 세명의 쿠바여인이 각 구석마다 앉아 담소를 나누고 있었다.
갑자기 뛰어들어 온 우리에게 세여인의 시선이 집중됨을 느낀다..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영어로 여기서 비좀 피해도 되냐고 물어본다. 물론 손짓발짓 해가며.
그들이 알아들었는지 긍정의 표시를 한다.
우리때문에 그들의 담소도 끊기고, 우리도 휴지로 몸에 빗물 닦고, 숨고르느라 말이 없다.
아치 밑에 정적이 흐른다.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한 십분뒤
그들의 작은 질문들이 이어지기 시작했다.
물론 첫 질문은 뻔할 뻔자. 어디서 왔니???
이정도 스페인어는 알아듣는다.ㅋㅋㅋㅋㅋㅋㅋㅋ
라민이 나는 독일, 얘는 한국에서 왔어요.
아~~ 그러면 두번째 질문도 뻔하다...
남한이야 북한이야??
난 sud(남한) 라고 시크하게 대답한다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문제는 점점 질문의 수준이 스패니쉬 쌩초급의 수준을 넘어서가고 있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단지 언제 쿠바를 떠나냐는 단순한 질문을 이해하는 데만 수많은 바디랭귀지와 노력이 필요했다.
그리고 2월4일 이라고 대답하는 데만도 무려 종이와 펜을 이용해 일월 달력을 다 그리고, 이월달력을 다그리고서, 이월사일에 동그라미를 쳐서 이해시키는 아주 원초적이고도! 부단한 노력을 필요로 했다.
그런데 이게 너무 웃긴거다 허허허ㅓ헝허ㅓㅇ허허더히히히호호호호ㅗㄱㅎ홓
한 질문을 세명이서 돌아가며 각자 다른 방식으로 설명한다.
마치 무슨 가족오락관에서 스피드퀴즈같은 게임을 하는 듯한 그런 기분?!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설명하면서도 자기들도 웃긴지 웃음이 그냥 터져나온다 푸하하
그러면 우리도 웃겨 미치겟는거시다
처음으로 라민 등짝을 때리며 웃어쌌다..허
알고보니 이곳은 한 뮤지엄이었고, 그들은 이 입구를 관리하는 직원들이었다.
이 셋중 가장 몸집이 크고 빅마마 포스를 풍겼던 글라디스는 잊지못할 유행어를 만들어 냈다.
'TU(너)!!!'
이것이 그것이다.
여기서 포인트는 눈을 부릎뜨고 말하기 전에 숨을 크게 들이쉬다가 상대방의 눈을 마주보고 검지손가락으로 상대방을 가리키며 '뚜!!!'라고 외치는 것이다. 그럼 우리는 고개를 끄덕인다.
그리고는 한음절 한음절 스페인어를 내 뱉는다.
그러나..........뚜까지는 분명히 이해하겠슴니다마는.......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무리 천천히 힘줘서 말해도 우린 아예 그 뒤의 단어와 동사를 모르는 걸요....ㅠㅠㅠㅠㅠㅠㅋㅋㅋㅋㅋㅋㅋㅋㅋ
뚜까지는 늘 의사소통 원활.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글라디스도 뚜!!!!!!!!!!!를 외쳐놓고 피식웃다 말하다 웃다 말하다..
서로 말한마디 하기 힘들어도 웃느라 힘들었다.하..................
이놈의 비가 쉬이 그칠줄 모르고 아는 스페인어도 떨어져 가고,
갑자기 라민이 내게 살사 스텝을 알려주겠단다.
서로어깨를 잡고 원투쓰리 발을 뺏다 당겼다 어설프게 춰본다.
그러자 우리의 글라디스 또 좋아라 보더니 다음차례에 라민을 낚아 간다ㅋㅋㅋㅋㅋㅋㅋ
그녀에게 한수 전수받는 라민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 모습이 너무 인상적이라 난 바로 디카를 들어 동영상까지 찍는데 성공했지만..
그 영상을 이젠 볼 수 없다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
왜냐, 나중에 더 자세히 쓰겠지만 결론 부터 말하자면 바로 이로부터 이틀뒤 디카를 도둑맞는 지경에 이르기때문이다. 후헤히히히홓핳
단 한장의 폴라로이드 사진으로만 남은 그 순간!
라민의 얼굴은 왠지 미안하니까 스마일ㅋㅋㅋㅋㅋㅋㅋ
살사스텝을 밟다보니 어느새 비가 그쳤다!!!!!!
타이밍을 놓치면 안될 것 같아 아쉬운 마음을 뒤로하고 그곳을 빠져나왔다.
물론 나의 폴라로이드 카메라는 그곳에서 빛을 발했다.
소중한 추억을 담은 사진을 모두에게 한장씩 주고, 이 뮤지엄의 주소도 받고,
나에게 한국 코스메틱을 사서 보내라고 신신당부한다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정말 사서 보내볼까 싶다.
그렇게 엔돌핀 충만한 상태로 뮤지엄을 빠져나와 집으로 갔다.
(집에 가는 도중에 또다시 퍼붓기 시작한 비. 이날은 정말 그냥 모든걸 포기하고 비를 맞기로 했다.)
비도, 랭귀지 배리어도 그냥 있는 그대로 즐기니 즐거웠다.
푸하항항핳 잊지못할 글라디스의 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