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을 자주 보는데 글은 처음써서 어떡게 시작해야할지 모르겠어요.
전 일찍 시집가 26살에 두아이의 엄마가된 딸입니다..^^
저희 아버지이야기를 해볼까합니다.
아버지는 13남매중 막내로 살림이 그리 좋지 못했었다합니다.
할아버지께서 아버지를보시고 얼마안되 돌아가셔서
할머니 혼자 아버지를 키우셨는데 제일큰 큰아버지아들 (제겐 사촌오빠..)
가 아버지랑 2살차이가 나요..
그당시엔 초등학교들어가는것조차 아버지껜 과분한일이었었다고 아버지께서 얘기하시더라구요.
지금으로부터 약 30년전.. (아버지께서 63년생이시니까... 계산이;;)
아버지는 초등학교 졸업할때쯔음되서야 책가방이라는것을 처음 매봤다고 하시네요.
큰어머니께서 아버지를 거의 업어키우셨다 하시더라구요..(나이차이가 많이나서요)
아버지 초등학교 들어갈때도 반대가 심했지만 할머니께서 그래도 초등학교는 졸업해야한다며
어거지로 보내신탓에 신발도 고무신에 보자기에 책을사서 다녔다고해요..
당시 학교에서 고무신에 책보싸서 다닌사람은 저희아버지와 다른친구분 딱 두분이셨다고해요.
옛추억을 꺼내시며 그때를 회상하시는 아버지의모습은 가방사달라 메이커신발을 사달라 졸라댔던
학창시절 철없던 제 모습을 떠오르게해 가슴이 아팠어요.
아버지께서 '내가 왜 축구를 안좋아하는지 아니..?' 하시더라구요
여태 제 기억에 아버지께서 축구나 족구등 공 들어간운동을 하신기억이 전혀없었어요.
'내가 학교다닐때 친구들이 공을차면서 놀았었어..
나도 그 공차는게 너무하고싶은데 신이 없었지..
그래서 맨발로 공을차다가 발을 많이 상했어.
그땐 지금처럼 운동장이 모래만 있는게 아니었거든..
하루는 발이너무아파서 고무신을신고 공을차는데
내가 공이아니고 고무신을 멀리 차버린거야.
지금생각해보면 아무것도 아닌건데 그때는 친구들이 그걸가지고놀리는데
그게 그렇게 창피할수없더라구.
어린마음에 상처가됬는지 난 아직도 공만보면 그생각이나더라구..'
맘이 찡하더라구요. 뭐..듣는사람에따라 다르겠지만
제 아버지께서 제게 처음 학창시절 이야기를 하셨던거라서인지
많이 찡했어요.
저와 저희 아버지는 같은 초등학교를 졸업했어요..^^
수원에있는 xx 초등학교인데 제가 아버지 후배인샘이죠..^^
장농에 아버지께서 제 졸업증과 아버지 졸업증을 같이 보관해두고계세요.
제가 아버지께 아버지졸업할때는 졸업앨범이 없었는지 여쭈었어요.
아버지의 어린시절 사진을 한번도 보지 못했거든요
아버지가 그때 돈이 없어서 사진을찍은기억은있는데
앨범은 한번도 못봤다 하시네요
초등학교를 졸업하시고는 양장집에서 수선일을 하시며
생계를 꾸려야했거든요.
혹시나하는마음에 싸이에서학교찾는것도해봤지만 못찾았어요
그러던중 다x에 아버지 졸업년도 동문까페가 있는게 아니겠어요?
친정에 갔을때 아버지를 컴퓨터앞에모시고 까페를 보여드렸어요
첫장면에있는 동문회사진을 보시더니 워낙 어렸을때 얼굴만 봐서인지
다커서 모르시겠다 하시더라구요
까페 가입을하고 등업을 기다린뒤 보니 (등업을안하면 모든계시판을 못읽었어요..ㅠㅠ)
졸업앨범을 스캔한 계시판이 보이더라구요.
아버지의반은 6-2반
몇번의 클릭으로 아버지의 졸업사진을 볼수있었습니다.
이것이 30여년만에 찾은 아버지의 졸업사진입니다..^^
다부진 두툼한입술 지금과는 사뭇다른 홀쭉한얼굴
동네에서 많이 볼수있는 지금은 전혀 상상할수없는 아버지의 어린시절..
아버지는 제가 처음보는 들뜨고 행복해하는 모습으로
여기저기를 클릭하시며 어린시절 친구들을 찾습니다.
'꼴통들.. 내이름도 잘못써놨어..그걸 30년만에 알았네..허허허'
하시면서 한참을 모니터에서 눈을 못떼시더라구요.
엄 현자 섭자 되시는데 석 으로 잘못표기가되었더라구요..ㅎㅎ
아버지가 얼마전 정말 보고싶었던 초등학교 동창을 만나고오셨다고합니다
친정엄마께서 전화를 하셨더라구요.
효도한거라구.
아버지가 무뚝뚝해서 그런표현 안하시는데
엄청 들떠서 나가시더라 하시네요.
우스게소리로 '엄마 아버지네반에 여자친구들이 더 많던데??' 하니까
친정엄마는 크게 웃으시며
요즘 아버지 많이 힘들어하셨는데
여자친구면 어떠냐~
이렇게 행복하면 됐다 하시네요.
아버지 휴대폰에는 30여년만에 찾은 어린시절의 졸업사진이 저장되어있습니다.
자세히 보여야한다면 10번은 찍은것같아요..^^
최근 제가 한일중에 가장 장한짓을한것같아 제스스로도 기특하면서 가슴도 아프네요.
진작에 찾아드릴수있던거였는데..
별로 한것도없는데 아버지께서 너무 행복해하시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