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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소주1병씩 드시는 아버지

하늘 |2011.03.31 17:44
조회 1,780 |추천 1

안녕하세요

저는 23살 여자이고, 현재 대학교에 다니고 있습니다.

 

 

제목에서와 같이 저희 아빠는 소주1병씩 매일 드시는 분입니다. 현재 50세이시구요.

정상범주가 아니란 거 압니다. 혹시 톡커님들 아버님이나 남편분께서 이러시는 분 안계시죠?ㅠㅠ

그래서 제가 자식이다보니 이 문제에 대해 걱정하지 않는 날이 없습니다.

매일매일 드시니까요.

글이 좀 길어지더라도 톡커 여러분들의 조언 부탁드립니다.

 

 

예전에 있었던 일 말씀드릴게요...

 

저희 아버지는 4남 1녀 중 막내이십니다. 그런데 현재는 실질적인 장남입니다.

애석하게도 큰아버지 세 분은 오래전에 돌아가셨기 때문입니다. 그것도 다 간경화와 같은 술 관련 질병때문인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제가 어렸을 때 기억에도 아버지, 큰아버지들은 술을 좋아하셨습니다. 결국 세 분 다 요절을 하시고 말았죠.

제가 가장 걱정하는 부분은 바로 이 점입니다. 내력이란 게 있지 않습니까?

형제 한 분도 아니고 세 분이나 그렇게 돌아가셨는데, 아버지도 그런 병에 안 걸릴 보장이 없잖아요.

이 점에 대해서 제가 아버지께 말씀 안드린 것은 아닙니다.

어떻게 형제가 다 알콜 관련 병으로 돌아가셨는데, 여전히 술을 그렇게 드실 수 있냐고요.

하지만 그 때 뿐이지 아버지는 여전히 술을 매일 드시고 있습니다.

 

또, 제가 유치원 때를 떠올려보면.. 어렸을 때지만 워낙 생생한 기억입니다.

친할머니댁에 놀러갔는데, 그 때도 역시 아버지는 술을 거나하게 드신 상태였습니다.

그 상태로 오토바이를 탄 결과... 매우 큰 사고가 났습니다.

그 때 사촌언니가 우리 아버지 머리에 피가 많이 났다고 말해주었는데, 제가 엄청 울었던 기억이 납니다.

때문에 아버지는 병원에 6개월, 아니 1년 이상? 입원해 계셨구요. 정말 큰 사고였는데..

살아계신 게 고마울 정도입니다.

당시 머리를 다치셔서 철봉으로 머리를 항상 고정해 놓고 계셨습니다. 한쪽 눈 시신경도 죽어버리구요.

어린 기억에도, 당시 고대병원에 입원해 계셨는데.. 그 큰 대학병원의 구조를 다 알 정도로 제 집처럼 드나들었던 기억이 납니다.

좋지 못한 집안 형편이었는데, 당시 어머니는 아버지 수술비 마련하고 생활비를 버시느라 엄청 고생하셨을 거에요.

게다가 갓난아기었던 제 여동생은 외삼촌댁에 2년 정도 맡겨졌었구요.. 저는 유치원 끝나면 아빠 병원에 가 있거나 집에 혼자 있거나 했죠.

참... 집안이 풍비박산났던 사건이었고, 아버지도 계속 병원에 계셨기 때문에 자연스레 술을 끊으셨어요.

 

그렇게 술을 모질게 끊으시고 다시 드시게 된 지는 5~6년 정도 된거 같네요.

부모님이 식당을 하셨는데, 워낙 사정이 안좋아서 식당을 정리하셨어요.

그리고 어머니는 다른 식당 서빙으로, 아버지는 아파트 공사판으로 일하러 가셨어요.

참 저희 자매 키우느라고 정말 갖은 고생 다 하셨죠.

새벽같이 출근하고 밤 늦게 귀가하시는 모습 보면서 정말 공부 열심히 해서 나중에 돈 많이 벌면 꼭 효도해야겠다라는 마음이 절로 생기더라구요.

하지만 아버지가 하셨던 공사판 막노동이 워낙 힘든 일이다 보니 그때부터 술을 드시기 시작하더라구요.

한 1년정도 일 다니시다가 사정이 다시 나아져서 엄마랑 같이 식당을 여셨는데요

그래도 결국 끊지 못하고 지금까지 왔어요.

가끔 마시는 게 아니라 매일매일 소주 1병씩은 꼭 드시는 수준으로요.

부모님 하시는 식당일이 아침 9시~저녁 11시까지 하거든요.

고되게 일을 하시는데, 술을 마시면 피로가 싹 풀린다고 조금만 이해를 해달라고 하시거든요.

그런데 이게 제가 이해하고 넘어가야 할 부분인지 정말 모르겠어요.

 

지금까지 아버지께 건강을 생각해서라도 술을 좀 끊었셨으면 좋겠다는 말씀을 여러번 드렸었는데요

아버지의의 습관적인 음주는 도무지 고쳐지지 않네요.

술을 끊어야 하겠다는 본인의 의지가 전혀 없으시니까요.

게다가 술에 대한 긍정정인(?) 인식을 가지고 계세요. 바로 이런 점때문에 아무리 말씀드려도 아빠를 설득하기가 어려워요.

예를 들면... 식당 일이 피곤한데, 술은 나에게 에너지원과 같으니까 매일 마셔야 한다.

식당 일 끝나고 나서 먹는 술은 유일한 낙이다. 소주 한 병 정도가 뭐가 많이 먹는거냐.

내가 행패를 부리는 것도 아니고 조용히 마시는 건데, 이건 너네와 엄마가 이해를 해줘야 한다.

또 저번에는 아버지 제외하고 가족 전체가 아폴로 눈병에 걸려서 학교도 못가고 일도 못갔던 적이 있었는데요

아버지가 눈병에 걸리지 않았어도 혹시 모르니까 약을 드시라고 했더니

본인은 술을 마셔서 병에 안걸리는 거고 약을 안먹어도 된다고 말씀하시기도 했어요. 

아버지가 술을 줄이겠다는 의지만이라도 있으면 괜찮을텐데, 의지 자체가 없으니 난감하죠... 제가 또 뭐라고 대응해야 할지도 모르겠구요

 

어머니는 아버지가 술 끊을 수 있다는 자체를 안 믿으시구요, 이미 질려버리신거 같아요.

그동안 엄청 싸웠어도 입장 차는 좁혀지지 않으니까 말이죠.

자식들 아니었으면 진작 헤어지고 말았다, 혼자 술 둘러마시고 있는 자체가 꼴배기싫다고 하세요.

술 마신 아빠랑 말다툼하다가 엄마가 숨을 제대로 못 쉬었던 일도 있었어요... 제가 그 때 어찌나 놀랐던지 ㅠㅠ

제가 가장 걱정하는 점은.. 나중에 저랑 동생이랑 독립할거 아니에요..

그럼 부모님 서로 의지하며 살아가야 할텐데, 아버지 만날 술드시는거 보면 엄마는 정말 불행할거 같아요.

지금도 엄마가 아빠 술 드시는거 자체를 정말 싫어하시거든요.

아버지 건강도 걱정이고, 옆에서 속앓이 아는 엄마도 걱정이에요.

 

여느 가정 못지 않게 사랑을 주신 분들이라... 아버지의 알코올 의존증을 꼭 고쳐드리고 싶어요.

제가 요새 공부하느라 아침부터 밤늦게까지 도서관에 있거든요

엄마는 새벽같이 일어나서 항상 도시락 2개씩 싸주시고, 아빠는 밤늦게 제가 무서우니까 마중 나와 계세요. 제가 공부하느라 스트레스 받을까봐 늘 걱정만 하시고요...

또 주말도 없이 매일 성실히 식당일 하세요

이 나이 먹도록까지 저한테 헌신... 또 헌신하고 계신데

한편으로는 씁쓸해요. 아버지 술 먹는 것만 아니면 정말 좋을텐데... 하고 말이죠

 

그동안 저희 자매 이만큼 키워주시느라 온갖 고생한 부모님께... 정말 효도하고 싶어요

그러려면 아버지의 알코올 의존증이 우선적으로 해결되어야 할 문제인 거 같아요.

제가 나중에 아무리 맛있는거 사드리고 여행 보내드리고 해도 무슨 소용이겠어요..

지금 돈만 있으면 남자의 자격에서 멤버들이 건강검진 받았던 것처럼 저희 아버지도 받게 해드리고 싶네요.

검사를 하고 난 다음에 의사 선생님의 권고를 들으면 또 끊으실 수 있지 않을까 생각도 들고요.

 

생각나는 얘기들을 좀 주저리주저리 했는데, 글 읽어주셔서 감사하구요

하고 싶은 말이 많은데, 제가 지금 처한 상황을 잘 받아들여 주실지 모르겠네요

제가 아빠를 위해 지금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일지.. 톡커 여러분들의 조언 부탁드립니다.

추천수1
반대수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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