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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열도

강신경 |2011.04.03 17:28
조회 101 |추천 0

<난 한국인이다.

내가 이 글에 말머리를 더한 날은 98년 7월이다.

이 글은 일본 히로시마에 위치한 주고쿠에서 시작되었다. 그것이 정확하게 언제부터인지는 나도 잘 모르겠다.

원래는 일본어지만 내가 번역을 해서 새로 글을 작성하여 올린 것이다.

이 글을 쓴 필자는 일본의 한 신문사 기자인듯 보인다.

모든 것이 수수께끼일 뿐이다.

이 글의 결말 또한 수수께끼가 될지 모른다.>

 

 

 

 

 


이 글의 작가는 ○○신문사 이와모토이며 모든 이름이 가명이다.


나는 그의 친구 가타로라고한다.

 

 

 


[계속되는 수수께끼]

 


세이토를 처음 만난 건 83년 여름이었다.

의문의 살인(?)... 살인이라기보다 망령에 의한 죽음에 가까울 끔찍한 사건이 계기가 되었고, 나는 점점 더 이 수수께끼에 빠져들어간다.

 

1944년.

2차대전 당시, 모든 면에서 열세였던 일본에서는 새로운 병기가 필요했다.

비밀리에 일본 정부에서는 세토나이카이 히로시마만에 거대한 병원을 리며 새로운 병기를 연구했다고 한다.

포로나 부상자, 병에 걸린 사람, 여자나 아이 할 것 없이 무차별로 실험을 강행하며 산사람의 배를 가른다거나 생화학을 투여하여 죽이는 실험을 했다고 한다.

생각만 해도 끔찍한 짓을 영문도 모르는 사람들을 가둔 채 실험은 계속 이어졌다고 한다.

낮에는 병원으로 밤에는 지하실에서 한 명, 한 명 학살하는 실험을 했던 것이다.

 


1945년.


연합군의 일본에 대한 총공세가 이어졌다.

8월 6일 사상 최초로 원자폭탄을 히로시마에 투하시킴으로써 히로시마시 전체가 초토화되며 20여만 명의 사상자가 났다.


이 사건 이후로 그 병원은 자취를 감추었지만, 실험을 했던 그 지하실만은 존재할 가능성이 컸다고 한다.


워낙 땅 속 깊숙이 건설되었던 지하실이었기에...

 


"분명 이 것이 가이치와 사건과 연관 있을 거에요!!"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세이토는 외쳤다.

 

'가이치와 사건'...
80년도와 83년 일본 열도를 경악하게 만들었던 사건이었다.


밀실에서 토막난 채 피가 범벅이 되어 죽은 학생의 이야기다.


죽은 학생은 눈알이 빠져 있었고, 그냥 살인으로는 보기 힘들 정도로 잔인하게 죽은 엽기적 사건이다.


"그렇다면 망령이라도 와서 가이치와를 죽였다는 말이냐?"


"저도 잘 믿기지 않지만 부,분명..."


"넌 어디서 이런 얘기를 들었지?"

"저,저도 가이치와에게 들은 얘기에요. 그 녀석... 그 것 때문에 여기까지 전학오더니..."


"그 것이라니?"


"......"


"좀 더 자세하게 말할 순 없겠니?"

 

<그 녀석을 처음 만난 건 82년도였습니다.


가이치와는 작년에 새로 전학 온 녀석이었죠.

그 녀석은 IQ가 무려 140이나 되는 소위 천재라고 불리는 녀석이었어요.

히로시마시에 명문고를 다니던 녀석이 지방에 있는 학교로 전학 오는 게 좀 이상했죠.


더욱이 우리 학교는 건립한 지 15년밖에 안 되는 학교였어요.

전학을 오며 저랑 친해졌고, 시간이 지나며 우린 둘도 없는 친구 사이가 되었죠.


가이치와는 가끔씩 학교에 관한 질문을 했습니다.


"저기, 세이토. 이 학교가 15년 전에 만들어졌다고 했는데, 그렇다면 그 전에는 어떤 건물이 있었던 거야?"

"음... 나도 자세히는 모르겠지만, 무슨 병원이었다고 하던데?"

"병원이라... 점점 흥미로워지는 걸."

그 녀석은 이렇게 의문의 답을 남기고는 말을 끊는 스타일이었습니다.

 


어느 날이었어요.


학교를 꼬박꼬박 다니던 건강한 녀석이 갑자기 학교를 나오지 않는 것이었어요.

친구로써 연락을 취해봤지만, 연락도 통 되질 않더라구요.

그렇게 한 해가 흘러 83년 여름이 되었을 때였습니다.

가이치와 녀석에게서 전화가 한 통 왔습니다.


평소와는 다르게 침착하고 작은 목소리로 큰 길가에 있는 나무 아래에서 보자고 하더군요.

오랜만에 전화를 받아 기뻤지만, 그 녀석 목소리는 전혀 그렇지 않더라구요.

"세...세이토... 날... 살려줘..."

이 것이 6개월 만에 처음 만난 첫 말이었습니다.

저는 무슨 말을 할 지를 몰랐습니다. 그리고 가이치와에게 되물었죠.

"무슨 일이야, 가이치와? 그 동안 어디서 무얼 했길래?"

그 녀석은 넋이 나간 얼굴로 저를 바라보며 말하더군요.

"여기에 오는 게 아니었어... 저주야, 저주!!"

저는 어떻게 해야할 지를 몰랐습니다. 일단 흥분한 가이치와를 설득하며 흥분을 가라앉혔죠.

"내...내 말... 잘 들어... 세...세이토..."

저는 가이치와의 말에 귀를 기울였습니다. 아직은 영문도 몰랐지만...

"나,난 요코하마 출신이야... 이 곳에 오기 전, 그러니깐 80년도 중학생 때 이야기지."

"계...계속 해봐."

저는 덩달아 긴장이 되기 시작했습니다.

"미국에 사시는 삼촌께서 컴퓨터를 보내주셨어. 그 후, 컴퓨터에 푹 빠졌고, PC통신이란 매체를 통해 신기한 것들을 많이 접했지... 더욱 신기한 건, 혹시 80년에 일어난 '이치로 토막사건' 기억하니?"

"어... 미궁에 빠진 그 사건 말이지?"

"그래. 난 그 사건이 일어나기 전 PC통신에서 신기한 글을 하나 발견했어.
대부분의 글은 공개글인데 비해, 그 글만 유일하게 비공개글인 거야. 보통 비공개글은 다른 사람에게 보이기보다 일부 특정 사람에게만 보여주기 위해 쓴 글일텐데... 그 글은 조회수가 0이였지."

"그냥 지나칠 수도 있을텐데?"

"응. 난 그 사건이 일어난 뒤부터 계속 그 글이 맘에 걸렸어. 항상 PC통신에 접속할 때마다 조회수가 0이었던 거야. 그렇다면 이 글은 누군가에게 직접적인 암호를 준 것이 아니라, 누군가가 이 글의 암호를 풀어달란 소리지."

"그래서? 암호를 풀었어?"

"그 글의 제목이 '세토나이카이, 열리지 않는 문'이었지."

"세토나이카이라면? 지금의 히로시마현이잖아."

"그래. 난 2차대전이 일어났을 때 가장 비극적인 도시였던 히로시마에 관한 키워드를 하나씩 넣어보았어. 3일을 꼬박 새며 난 열중하였고, 결국 우연의 일치일까, 그 키워드는 나랑 연관이 있었어.

그리고 그 글이 열리고 말았지."

"키워드가 뭐였는데?"

"676 2차대전 치료병 부대. 676이었어."

"2차대전 치료병 부대??"

"그래. 우리 할아버지가 2차대전 당시 히로시마에서 치료병 부대에 계셨어. 나도 의외였지만, 그 글을 읽는 순간 왜 치료병 부대가 키워드였는지 알 수가 있었어."

"그 글이 뭐였는데?"

저는 그렇게 44년도와 45년에 일어난 비극에 대해서 이야기를 들을 수가 있었습니다.

 

 

[실제원문] - 86년도에 의문의 바이러스에 의해 모든 글에서 원문 내용이 파괴되었다고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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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문 마지막에는 이 글을 본 사람은 반드시 PC통신에서 삭제를 해버리라고 경고했고, 난 글을 플로피디스크에 카피해두고 PC통신에서 삭제해버렸어. 관리자번호는 적혀있더라구.

그리고 난 실제 히로시마로 전학을 오며 사건의 진실을 밝혀보려 했었어..."

"그럼 처음 전학 온 곳이 히로시마현이었구나?"

"응, 난 그 곳에서 동네 할아버지들이 하시는 말을 귓뜸으로 들으며 옛 지역에 대해 조사를 했지.

결론은 주고쿠에 위치한 이 곳 산카이고교였던 거야."

"뭐? 그럼 우리학교가? 예전에..."

"난 봤어... 지하실... 그리고 그 망령들. 바로... 그 곳에서..."


그리고 바로 끊어졌습니다. 그 것이 가이치와와의 마지막 대화였죠.>

 


그렇다면, 이 플로피 디스크에 있는 내용이 사실이라면, 그리고 가이치와의 말이 사실이라면, 모든 해답은 산카이고교 지하실에 존재한다고 믿었다.

세이토는 갑자기 겁에 질린 얼굴로 나에게 말했다.

"호...혹시... 혹시 나도 그렇게 죽는 게 아닐까요??"

그랬다. 모든 게 사실이라면...

세이토와 난 이 플로피디스크의 내용을 봤다. 혹시 이 것이 원인이라면 우리들도 무언가에 의해 해답을 풀어야 하며, 무언가를 해야만 했다.

"일단은 산카이고교로 가보자. 뭔가 그 곳에 열쇠가 있을 것 같구나."

 


1984년 7월 21일.

 


80년 미궁의 토막사건. 우연히 죽은 사람이 남기고 간 글을 읽고 해답을 찾는 소년. 그리고 84년 또 한 번의 밀실 토막사건. 죽기 직전에 남기고 간 플로피 디스크 한 장.


난 세이토와 산카이 고교로 향했다.

여름방학이라서 사람은 없었지만, 처음 본 음침한 학교에 몰려오는 공포감을 느꼈다.

"그러니깐 이 학교는 만든 지 올해로 17년. 2차대전 실험실이 붕괴된 해는 1945년. 그렇다면 22년 동안은 그냥 평지였단 말인가?"

"얼핏 들었는데, 학교가 생기기 전에는 병원이 있었대요."

"음... 병원이라. 그래, 가이치와는 그 말을 듣고 확신을 했군... 그렇다면 붕괴된 후 또 다시 병원을 설립했다는 얘기인데..."

우리들은 담을 넘어 학교로 잠입했다.

정말 만든 지 100년도 된 오래된 건물 같았다. 17년이라고는 믿기지 않을 정도였다.

"교실 안에는 들어갈 수 없겠는걸? 문이 다 잠겼으니... 혹시 이곳 교장선생님 댁을 아니?"

"네. 이 곳에서 얼마 되지 않은 오카야마에 살고 있다는 얘기를 들었어요."

"그럼 세이토, 수고했다. 다음에 연락하마."

"저... 살 수 있는 거죠?"

"그 것이 저주라면, 니가 죽으면 나도 죽는 거니깐."

난 세이토를 바래다주고, 차를 타고 신문사로 향했다.

 


우선 급한 게 80년대 죽은 사람의 신상정보였다.

신문사에 도착한 나는 어둠 속에서 컴퓨터로 자료를 찾기 시작했다.

 

'가나와 이치로'.


죽은 당시 나이 21살.


산카이고졸이라... 역시 모든 사건은 연관성이 존재한다고 믿기 시작했다.

그의 가족 중 할아버지께서 2차대전 치...치료병?

음... 그렇다면 가이치와 할아버지께서도 치료병이였고... 이치로 역시... 그래서 키워드가 676 치료병 부대였던 거야.

그렇다면 이치로는 무언가를 알았기에 그 무언가를 다른 사람에게 보여주었고, 그 걸 본 사람은 결국 해답을 알면 죽는다는 건가?

점점 더 복잡해지는 군. 만일 나 역시 그 곳에 속한다면...

음... 당시 676 치료병 부대에 대해서도 알아보는 게 도움이 되겠군.

 

'676 치료병 부대'.


2차 세계대전 당시 총상이나 부상을 당한 일본병을 치료하던 부대.

당시 하쿠다테, 후쿠오카, 히로시마에 파견된 부대...라고 나왔군.

하지만 이 플로피디스크에 담긴 내용이 사실이라면, 676 치료병 부대는 과학자들로 구성된 실험부대, 즉 산 사람과 부상병을 혹독하게 죽이며 실험을 하던 부대일 것이다.

여기 국가 공인자들 명단들도 나오는군... 참고해야겠다.

 

또 의외의 단서를 발견했군.


45년 원자폭격으로 인해 건물 파손 이후 7년 뒤, 그 자리에 다시 병원을 지었고, 54년에 병원에서 폭동
이 일어나 다시 철거했다?? 그 폭동이란...

 

 

1984년 7월 22일.

 


난 아침 일찍 오카야마로 향했다.

그리고 산카이고교의 교장의 주소를 찾아갔다.

처음 교장의 얼굴을 보았을 때, 신문기자인 나를 경계한다는 것을 느꼈다.

80년대와 83년대 두 차례에 걸쳐 이 곳 학생들이 의문의 살인사건을 당했으니, 언론은 신물이 날 것이다.

나는 교장에게 물어볼 몇 가지가 있다며 인터뷰를 청했고, 그는 꺼려하는 얼굴 표정으로 승낙했다.

그의 얼굴을 보아 70살은 넘은 듯 보였고, 살이 쪄서인지 푸근한 인상이었다.

"교장선생님. 몇 가지만 물어보겠습니다."

"그래, 무슨 일이오?"

"먼저 산카이고교, 이 곳이 생기기 전에 병원이었다는 소릴 들었습니다."

교장은 순간 당황했다.


이전에 다른 기자들은 살인사건에만 중점을 두고 인터뷰를 실었는 반면, 나는 다른 무언가를 밝히기 위함이었기 때문이었다.

난 교장의 얼굴에 무언가가 감추고 있다고 느꼈다. 그렇기에 더욱 교장의 말에 귀를 기울였다.

"그렇소. 병원이였소. 으흠."

"그렇다면 새로 학교를 건립 당시, 그 건물은 모두 부숴뜨린 후 새로 지은 것들인가요?"

"당신, 무슨 소릴 듣고 싶은 거요?!!!! 그런 소리 하려면 당장 나가시오!!"

"교장선생. 당신, 뭔가 알고 있군요."

난 앞을 짚으며 교장의 당황한 얼굴을 노려보았다.

"교장선생. 676 치료병 부대를 아실 거요. 치료를 위장한 생체실험 연구자들. 이곳 히로시마는 물론, 하쿠다테, 후쿠오카를 등지로 삼아 인류 말살을 위한 병기를 연구했다고 들었소만."

"그...그만!!! 나랑 무슨 상관이오! 난 이 학교의 교장일 뿐이며, 그런 사실은 모르오!"

"교장. 당신에 대해 조사해봤소이다. 국가 공인자로 발탁되었더구만. 당시 히로시마 인체실험 연구자 676 치료병 부대의 일원!! 이래도 발뺌하실텐가?!"

"나...난 모르오!! 모른다고!!"

"당신 동료였소. 가나와 사이시로. 그도 당신과 같은 676 일원이었고, 75년 당시 발작 증상으로 인해 사망했다고 들었고. 그러나 그는 그 사실을 자신의 손자, 즉 가나와 이치로에게 말하고 죽었던 것이오. 가나와 이치로 역시 그 사실 발설과 함께 사망했던 것으로 보이며, 가이치와 역시 이렇게 엮이어 죽었던 것이오. 이제 모든 건 밝혀졌으니 말해보시오."

"사이시로가... 결국은..."


<1944년, 2차대전이 한참 중이었었던 때였지.

우리 화학과학자들은 도쿄에서 무기화학에 힘을 쓰고 있었다네.

어느날, 천황폐하의 명령으로 우리 과학자들은 치료병으로 위장되어 자네가 말했던 대로 히로시마를 비롯해 하쿠타데, 후쿠오카 등지로 발령이 났다네.

그리고 인체 실험이 행해졌지.

우린 명령이라서 어쩔 수 없었다네. 물론, 생사람을 실험한다는 건 반인륜적 행위이지만, 그땐 어쩔 수가 없었네.

그들은 일명 마루타라고 불리워졌지.

그들은 영문도 모른 채 실험대 위로 누워야 했지.

우린 그렇게 실험을 강행했어.

물론 이런 사실들은 일급 기밀에 속했다네. 밖에서는 전혀 눈치를 채지 못했지. 이 곳의 겉모습은 대형
병원이었으니까...>

 

 

1984년 7월 23일.

 

나는 교장을 통해 많은 걸 알아내었다.

 

일단 정리를 해보았다.


가나와 사이시로. 그가 죽기 전 이런 사실을 세상에 알리겠다고 손자인 가나와 이치로에게 말을 해주었을 것이다.

가나와 이치로는 676 부대를 암호로 걸고, 이에 관련된 사람에게만 알려주려 했던 점.

여기서 의문을 안 가질 수 없다.

가나와 이치로는 왜 이걸 다른 사람에게 유포시켜려 했을까.

그리고 이 글을 유포시킨 후 바로 사망했다. 처참하게...

이 글을 본 사람은 가이치와.

그는 글을 디스크에 카피하고 사건을 파헤쳤고, 몇 개월 간 자취를 감춘 뒤 나타나 세이토에게 비밀의 일부분을 알려주었다.

그리고 다음 날, 형체를 알아보지 못할 정도로 끔찍한 살인을 당했다.

그렇다면 관련된 사람만 죽는 것인가?

지금 이대로라면 내 추측이 맞을 것이다.

676 부대 관련자들... 그들은 저주를 받고 있는 것이다. 후대에까지...

하지만, 교장은 아직 생존하고 있지 않은가?

이것이 또 의문을 가지게 한다.

혹시 비밀을 유출하지 않았기에? 그렇다면 나에게 벌써 말해버렸다면?

나는 차를 타고 다시 오카야마로 향했다.

 

교장 집에 도착했을 때, 주위에는 출입금지 문구와 함께 경찰들이 배치되어 있었다.

역시 사망이란 말인가? 난 경찰관을 만나 그의 사망원인을 알아보았다.


독극물로 인한 자살이라고 하였다.


'자살'... 뭣때문에 자살한 것인가. 어쨌든 그가 죽었다.

정보누설로 인한 것인가? 아님, 불안과 공포로 인한 자살?

내 머리 속은 또 한 번 복잡해진다.

그렇다면 나와 세이토는 왜 죽지 않는가? 676 부대와 관련이 없어서인가?

갑자기 세이토와 가이치와의 대화 내용이 생각났다.

가이치와의 마지막 대사가...

<난 봤어... 지하실... 그리고 그 망령들!!>

혹시, 모든 건 역시 학교인가?!

난 차를 돌려 다시 주고쿠로 향했다.

 

산카이고교에 다다른 무렵, 어둠은 짓게 깔리고 밤이 되었다.

"꽤 무서운 걸."

난 학교 담을 또 한 번 뛰어넘어 경비실로 향했다.

문을 따고 들어가 교실 열쇠와 후레쉬를 가지고 나왔다.

정문을 열쇠로 열고 들어갔다.


역시 이 곳은 예전의 병원 구조를 그대로 쓰는 것 같았다.

난 후레쉬를 의지한 채로 교실을 휘집고 다녔다.

마치 귀신이라도 금방 튀어나올듯한 분위기였다.

"음... 아무래도 내일 아침에 다시 와야겠군. 어두워서 보이지가 않아."

난 뒤로 돌았을 때, 내 눈을 의심했다.

머리가 반 밖에 없는 흰 가운의 의사가 나를 쏘아보고 있는 것이었다.

난 후레쉬를 다시 한 번 비추어보았지만, 그 의사는 그 자리를 떠나지 않고 나를 계속 쏘아보았다.

이번엔 내 귀를 의심했다.

'띠-띠-띠...'

수술 소리가 들리며 비명소리가 울려퍼졌다.

난 기절할 수 밖에 없었다.

 

 


1984년 7월 24일.

 

눈을 떠보니 주위에는 나무들이 울창히 솟아나있었고, 여기가 학교였음을 눈치챘다.

난 어제 본 일들을 생생히 기억했다.

반 밖에 없는 얼굴의 의사.

수술 소리와 비명소리들...


그런데 이 곳은 바깥, 즉 운동장이었다.

난 분명 복도 쯤에서 쓰러진 듯 했는데, 누군가 날 끌고 나왔단 말인가...

순간, 누군가 날 보고 있다는 생각에 3층을 노려보았다.

창문 너머로 여러 명의 의사 가운을 입은 사람들이 날 노려보며 비웃었다.

그건 실제 있었던 일인 것이다.

난 눈을 비비며 다시 보았다.

아침이지만 소름이 쫙 끼치며 어제 있었던 일이 연관되었다.

난 얼른 학교를 벗어나 아직 끝난 게 아니라는 예감이 들었다.

그래. 뭔가 있다.

아직 끝나지 않은 뭔가가 남아있는 거야.

 

난 집에 도착을 했다.

뉴스를 보았다.


7월 24일 히로시마현에서 엽기적 살인사건 또 한 번 일어나... 산카이고교 3년 세이토...... 눈알이 빠진
채 손발이 잘려 피범벅으로 살인.

세이토가 죽은 것이었다.

그 세이토가... 어떻게 된 일인가?!

세이토는 676 부대와 전혀 상관이 없는 아이다.

그럼 무언가... 무언가 아직 풀리지 않았기에 죽은 건가?

아님, 이 사실을 아는 자는 모두 죽는다는 건가?!!

난 소름이 안 끼칠 수가 없었다.

난 생명의 위협을 느끼기 시작했다.

그리고 가이치와가 복사해둔 플로피디스크에 이 글을 작성해둔다.

20일부터 24일까지 있었던 미스테리한 사건들, 실화들.

난 언제 죽을지 모르며, 이 사건은 미궁에 빠질 지 모르기에 이 글을 남긴다.

5시간에 걸쳐 정리하여 타이핑했다.

[계속되는 수수께끼]라는 제목으로 누군가의 도움이 절실히 필요했다.

난 계속하여 글을 작성할 것이다.

언제 어디서 죽을 지 나도 모른다.

사건은 처음부터 다시 시작해야된다.

 


1984년 7월 25일.

 


꿈을 꾸었다.

난 의사들에 의해 두 손이 묶이고, 그들이 나를 눕혀 주사를 놓으며 웃어대는 것이다.

그 곳은 병실이었다.

두 손은 묶여 꼼짝할 수 없었고, 두 다리 역시 묶여있었다.

의사들의 눈은 모두 뽑혀 피가 흐르고 있었고, 그들은 곧이어 칼을 가지고 와 나의 몸을 풀어헤쳤다.

그리고 꽂히는 칼에 나는 피를 뿌리며 잠에서 깨어났다.

악몽이었다... 땀을 흘리며, 난 이제껏 있었던 일을 되뇌어보았다.

 

세이토는 왜 죽은 것일까?

한번쯤 멀리 짚어볼 필요가 있다.

일단 글을 읽거나 정보를 안 사람들은 모두 저주에 걸리는 것일까?

그럼 다른 사람에게 알려준다면 사는 것인가?

세이토는 나에게 정보를 알려주었는데 죽었다.

이유가 무엇인가? 사실을 잘못 알려주었다면??

혹시 그것으로 오차라도 생긴다면...

그래...!! 여러가지 키워드 중 한 가지를 알아내었다.

잘못된 정보, 그러니깐 왜곡된 정보를 다른 사람에게 알려준다면, 그 사람은 하루만에 죽고마는 것이다.

이치로, 가이치와, 세이토 이들은 모두 잘못된 정보를 알고있었던 것이다.

그래. 이치로 할아버지 역시 왜곡된 정보로 인해 사망하였고, 교장 역시 나에게 왜곡된 정보를 알려주었기에 죽은 것이다.

그렇다면 이런 정보를 안 알려 주면 되지 않은가?? 그러면 살 수 있지 않을까?

그래, 이들은 뭔가에 의해 필사적으로 남에게 알려주지 않으면 안된다는 걸 느꼈을 것이다.

내가 어제 본 망령들? 그런 것들 때문일까? 그렇다면 나도... 나도 누군가에게 이 글을 알려주어야 된다는 말이 된다.

물론, 확실한 사실로 말이다.

 

무엇일까, 진실의 키워드는?

그래, 누군가? 나에겐 든든한 가타로라는 친구가 있다.

지금 그 녀석을 이 곳에 불러야 겠다.

그 녀석이라면 뭔가 알려줄 것이다.

 

 

1984년 7월 26일.

 

난 가타로라고 한다.


25일까지 작성한 녀석은 이와모토며, 내 친구녀석이다.

녀석은 27일 경 사망했다.

이 글을 나에게 보여주었기에 사망한 것이다.

난 이 녀석의 글을 이어쓰도록 하겠다.

나도 저주가 걸렸으니...

 

난 일식집을 운영한다.

25일 저녁 경 이와모토 녀석에게서 전화가 왔다.

급히 히로시마로 와달라고 하길래, 왠만하면 혼자 해결하는 놈이 무슨 일인지... 난 오사카를 떠나 히로시마에 도착했다.

이와모토가 숙박하는 호텔로 향했다.

녀석은 마치 10년 전 친구를 만나듯 나를 반겼다.

"이와모토, 무슨 일이야? 무슨 일이라도 생긴 거냐?"

"아바 가타로, 내 말 잘 들어. 난 지금 저주에 걸렸어. 그것도 아주 끔찍한 저주에 말이야."

"무슨 소리를 하는 거냐?"

"가타로. 이 저주로 인해 5명이 사망했어. 그 중 3명이 끔찍한 의문살인을 당했고, 2명은 자살사로 죽었어!!"

"아직도 무슨 말인지 잘 모르겠군."

"이와모토!! 내가 자네에게 말을 하면 나 역시 하루 안에 죽을 거야! 알겠는가? 지금부터 하는 말, 보는 글들은 흘리지 말고 잘 새겨두게. 자네밖에 없어! 이걸 해결하는 건!!"

"아...알았다구."

 


나는 이와모토가 그동안 작성해온 글들을 읽었다.

놀랄 수밖에 없었다.

한편으로는 겁이 났지만, 이와모토를 지켜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봤지? 이건 모두 사실이야. 난 지금부터 24시간 이내에 죽을 거야. 진실을 찾아야해!!"

"그럼 빨리 떠나자!! 학교로."

우린 산카이 학교로 향했다.

 


글에서 읽은 내용이 사실이라면, 난 엄청난 일에 휘말리고 만 것이다.

난 차 안에서 이와모토의 글을 곰곰히 생각하며 해결점 하나를 발견했다.

"이봐, 이와모토. 만약에 1944년 실험실이 사실이라면 45년 원자폭격에 건물 외부는 박살이 났을 거라구... 그럼 마루타의 실험실인 지하실만 남았겠지?"

"그래, 그랬겠지. 그러니깐 그 지하실을 찾으러 가는 거잖아."

"아니, 지하실은 없어. 그 곳은 이미 사라졌을 걸."

"뭐야?? 무슨 말이야, 가타로!!"

"생각해봐. 원자폭격으로 인해 외부 건물이 모두 박살이 나고, 주위 건물은 물론, 지형까지 초토화 되었다구. 그러니까, 니가 생각한 건 건물의 폭격의 전제하이고, 실제는 지형까지 초토화됐던 거지."

"그러니까, 지금의 지하실은...?"

"그래. 바로 학교건물 그 자체가 지하실인 거야. 전쟁 후, 분명 지형은 변화되었고, 그 지하실 자체에 병원을 새로이 만든 거지.

예전에 이런 얘기를 들은 거 같애. 히로시마병원에서 환자들이 의사들을 묶고 살인을 했다던가... 그러고보니, 그건 새로 병원을 건립하고 그 사건 이후로 폐쇄되었다고 하더군.
자네가 적은 글에도 있는 듯 한데..."

"그랬군. 그 폭동이란 게... 그것이었어..."

"그럼 학교에서 뭘 찾아야 진실이 될지, 그게 문젠가? 그런데 그 진실을 어떻게 알려야 하지? 누구한테?"

"일단 진실부터 찾아보자구, 가타로!"

 

우린 학교에 도착을 했다. 열쇠로 정문을 열어 학교 내부를 꼼꼼히 살폈다.

"이와모토. 뭐 짚히는데 없는가?"

"3층. 그래, 예전에 3층에서 망령들을 본 것 같애!"

"빨리 가보자구. 이제 몇 시간 없다!"

우린 3층으로 향했다. 그리고 비명을 지를 수밖에 없었다.

"이...이곳은?!"

"너도 보이는가, 이와모토?!"

"젠장, 어떻게 된 거야?"

우린 마치 몇십 년 전의 상황을 재현하는 듯 했다.

눈 앞에는 의사들이 살아 발버둥치는 사람을 잡아 묶기 시작한다.

감옥 같은 곳에서는 마루타들이 울부짖기 시작한다.

의사들이 마루타의 배를 가르기 시작하자 비명을 지른다.

마루타들은 철창을 부수며 의사들을 덮쳐 눈알을 뽑아버리고 의사를 묶기 시작한다.

그리고 반대로 의사들을 고문하고 있다.

그들은 비명을 지르며 살려달라 애원한다.

그리고 이내 마루타들이 우리들을 쳐다보고 있다.

"젠장, 이와모토. 이젠 어떻게 해야 되는 건가?"

"이제 진실은 풀리지 않았는가? 그럼 도망가야지!!"

"빨리 가자구!!"

마루타들이 따라오자, 우리들은 전력을 다해 학교를 빠져나갔다.

그리고 3층 건물이 무너져 한 쪽으로 찌그러져내렸다.

우리들은 땀에 젖은 채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1984년 7월 27일.

 

"이제 진실이 풀린 건가?"

"그래. 진실을 다시 정리하자면, 44년 반인륜적으로 실행되던 마루타 실험이 원자폭격으로 인해 사라지고, 또 다시 그 자리에 마루타 실험이 계속 이어졌던 거지... 병원이란 이름으로, 밤에는 죄 없는 사람들이 비명을 질렀던 거야."

"그런 거였군. 망령들은 진실을 널리 알리기 위해 자신들의 존재를 꿈으로 알린 거야."

"그러게. 그럼 난 이 글을 다른 누군가에게 보여줘야 한다는 말이 되겠군."

"하하. 난 자네에게 이미 보여줬으니 산 거네. 그나저나, 그러면 끝이 없이 계속 돌겠는 걸?"

"링의 법칙. 처음 시작도, 끝도 없어. 죄 없는 사람들의 원한이 저주를 만든 거야. 진실되지 못한 걸 누설했을 시, 자신들이 당했던 만큼 되돌려주지."

"그럼 가타로, 수고했어. 잠을 못 잤더니 피곤하군. 나중에 내가 오사카로 가서 연락하도록 하지."

"이와모토. 내 걱정은 말게나. 몸조심 잘 하게.

아참, 이 플로피디스크 복사 좀 해가도 될까? 나도 진실을 알려야 하니 말일세."

"그러게. 거기 있으니, 난 이만 잘라네."

 

이와모토를 마지막으로 본 것은 그의 집이었다.

내가 오사카에 도착할 때, 이미 이와모토는 산 사람이 아니었고, 역시나 무참하게 죽어있었던 것이다.

'왜... 무엇 때문인가. 진실은 풀렸다. 아니... 아직 안 풀린 것일까?! 왜지? 왜일까? 진실이 풀렸다는 가정하에 뭔가 착오가 생긴 것일까?? 무엇이 더 모자른단 말인가?!'

난 플로피디스크에 적힌 이와모토의 글을 다시 한 번 유심히 살펴보았다.

'그래... 이거야... 수수께끼는 풀렸어. 모두... 모두 복사를 한 번씩 한 거야!! 그래, 복사. 남에게 보여주면 그건 복사가 되는 거야. 이와모토는 나에게 직접적으로 말하지 않았고, 그의 복사본을 내가 본 거야...

입으로 말해도, 봐도, 들어도 모두 복사가 된다는 말이다.

그렇다면 이걸 여러차례 한다면 그럼 난 살 수 있는 것인가?

그럼, 이 글을 어디에 퍼트려야 하지?

사람들에게 퍼트릴 수 있는 곳, 처음부터 끝까지 PC통신이었던 거야!!'

마지막 나의 대사는 해답이었다.

그로부터 24시간 후인 7월 28일. 난 산 것이다.

정확한 횟수는 모르겠다. 난 이 글을 살기 위해 수십 번을 퍼트렸다는 것 밖에 없다.

 

고리다.

이 글은 끊기지 않을 것이다. 고통의 망령들이 만든 저주의 고리...

 

 

 

 

 


-번역맨 후기

 


<난 이 글을 함부로 말머리를 달고, 후기를 썼으며, 번역을 했다.

내가 처음 이 글을 접했을 때는 98년 봄이었고, 일본사이트 등지에 무려 32번의 글을 올리고 번역을 했다.

일본에서 이 글이 85년부터 계속적으로 유행했다는 건 사실이며, 이 글이 링의 원판이라는 설까지 있다.>

출처 :: http://blog.naver.com/jonpa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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