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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게.. 오빠한테 보내는 제 마지막 마음이예요..

마지막이예요. |2011.04.04 01:09
조회 425 |추천 1

제가 무지무지 좋아한다는 걸 알아버리면 오빠한테 무지무지 부담스러운 사람이 될 것 같아서.

그게 무지무지 무서워서. 사실 태어나서 처음으로 느끼는거라서 누구에게도 제대로 말하진 못했지만..



있잖아요. 전 정말 무지무지 많이 좋아했어요.

옆에 있는 것만으로도 무지무지 두근거려서 쉽게 옆에 가지 못했을 뿐이고,

우산 같이 썼을 때, 두근거리는 게 다 들킬까봐 엄청 조마조마하면서 걸었구요.



오빠를 제대로 쳐다보질 못했던 건, 보고만 있어도 두근거려서 견딜수가 없었으니까.

오빠가 네톤 들어올때마다 내가 얼마나 두근거렸는지 오빠는 모르겠죠?

쪽지 하나 보내는데 몇번은 더 생각하고,

귀찮게 하는 거 아닐까.. 내가 귀찮아지는 건 아닐까.

내가 부담스러운 존재가 되는 건 아닐까.. 몇번은 더 고민한 거.. 오빠는 모르겠죠?

워낙 나란 존재가 사람을 부담스럽게 만드니까..

오빠도 절 그렇게 생각하지 않을까 얼마나 걱정했는지 모르죠?



오빠랑 문자를 할 때 제가 얼마나 웃었는지도

주변에서 왜 이렇게 웃고 있냐고 물어봤을 때 얼마나 이상하게 얼버무렸는지도..



저란 아이 같이 밥 먹으면 가뜩이나 늦게 먹는데..

마주편에 있다는 것 자체로도 너무 떨려서 밥도 제대로 못 먹었을 뿐이였구요.

안양으로 너 혼자라도 놀러오라고 했을 때 결국 가지 못했던 건,

둘이서 만나면 진짜 내 심장이 멈춰버릴지도 모르니까. 그게 너무 무서웠어요.




오빠들 노래 부르는 거 녹음해서 오빠가 노래 부르는 부분만 무한 반복하면서 들었던 적도 있고,

오빠가 기차 노래방에서 불렀던 거 하루에 몇번은 더 돌려들었었구요.

오빠가 다른 사람이랑 웃으면서 재밌게 놀고있으면 사실 엄청 질투났었어요.

 

 

사실은요. 오빠가 제 친구랑 친해지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뒤풀이 끝나고 혼자 갔던 날 제가 울었던 이유는..

(하긴, 오빠는 제가 울었다는 사실조차도 몰랐겠지만요..^-^*)

사람들이 섭섭하게 굴어서가 아니라 제 친구랑 오빠가 너무 친해보여서. 그게 너무 질투나는데...



근데 내가 뭐라고 질투를 해요.

오빠 여자친구도 아니고, 그냥 나만 오빠 좋아하는걸지도 모르는데..

제가 그 애보고 "내가 오빠 좋아하는 건 좋아하는거고, 너랑은 상관없으니까 나 신경쓰지 말고 오빠랑 친해져 ^ㅁ^*" 이렇게 말했는데..

그 애는 제가 무지무지 사랑하는 친구인데.



전요. 친구를 포기하고 싶지 않았어요. 나한테 친구란 존재는 가족을 뺀 나머지니까.

그래요.. 전 오빠보다 제 친구를 더 사랑했는지도 모르겠어요.

그치만 어쩔 수 없잖아요.. 오빠보다 그 친구랑 더 오래 있었는데.

그동안 그 친구랑 얼마나 잘 지내고 있었는데..

오빠 때문에 그 단단했던 관계가 무너진다는 거.. 오빠는 상상할 수 있어요?

그 친구랑 했던 그 순간들이, 그 세월이 한 순간에 무너지는 거...

저한테는 그게 얼마나 큰 공포인지.. 오빠는 모르잖아요.



그동안 내가 공부에 집중 못했던 이유가 다 오빠 때문인 거.. 오빠는 절대 모르겠죠.

제가 오빠 좋아한 건 오빠도 알고 있었겠지만, 이렇게 좋아한 건.. 몰랐을거예요.

알면서 그랬으면.. 오빠 진짜 나쁜 사람이예요. 알아요?




저한테 소중한 친구도 뺏아간거고,

저한테서 첫사랑도 뺏아간거고,

저 무지무지 나쁜 사람 만든거예요 오빠가.




있잖아요. 전 무지무지 감정절제 잘하는 사람이예요.

사람을 좋아하는 건 티가 많이 나긴 하지만,

전 무슨 일 있어도 쉽게 울지 않고요. 잘 웃어요. 힘들어도 웃고, 슬퍼도 웃고, 행복해도 웃어요.

그런 애를 이렇게까지 울게 만든 오빠는요.

진짜 신 다음으로 능력자인거예요. 알아요?




사람들한테는 괜찮다고 말했는데요.

날 너무 불쌍하게 여길 것 같아서.

날 너무 안쓰러워할 게 눈에 훤히 보이니까.

물론, 이런 일 때문에 걱정끼치고 싶지 않은 사람들도 있었고,

사람들 입에 오르내리는 것도 정말 싫었고,



무엇보다 제 친구를 나쁜 사람으로 만들고 싶지도 않았어요.

내가 너무 힘들어하면, 제 친구가 진짜 나쁜 사람 되어버릴 것 같아서.

그 누군가는 제가 무지무지 사랑하는 제 친구를 욕할 것 같아서.




누군가를 좋아하는 게 이렇게 힘든거면, 저 다시는 안 좋아할거예요...

진짜.. 이건 너무 힘들어서..



오빠 때문에 제 일상은 온통 뒤죽박죽 됐고,

제 머리속도 뒤죽박죽 됐고..



지금 저한테 하루 한시간이 얼마나 중요한 시간인 줄 알아요?

그런데 그런 저한테.. 하루를 뺏아가고, 이틀을 뺏아가고, 근 한달을 뺏아갔어요. 오빠가.



지금도.. 연구실 숙제 해야되는데..

마음이 너무 아파서.. 너무너무 슬퍼서 집중이 하나도 안되요.

요즘 공부도 하나도 안되요.. 진짜.




신경 안 쓰고 싶었는데..

저도 쿨해지고 싶었는데..

비참해지고 싶지도 않았고, 불쌍해지고 싶지도 않았고.

내가 오빠를 좋아한 게 무지무지 자랑스러웠단 마음이 변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생각했고.





나 원래 혼자서도 잘 걸어가는 아이고,

혼자서도 잘 이겨내는 아이고,

누구한테 쉽게 기대거나 주저앉아서 울거나 하진 않는 아이인데..

오빠 땜에 요즘 주변에 얼마나 폐를 끼쳤는지 알아요?





제가 어떻게.. 다른 오빠들이랑 친해졌는지 오빠는 진짜 모르겠죠?

제가 왜 다른 오빠를 좋아하려고 노력했는지도,

가능성 없는 일에는 애초에 도전조차 하지 않는 제가

오빠를 좋아한다는 마음 하나로 마지막에 어떤 걸 걸었는지.

그게 저한테 어떤 의미였는지조차 오빠는 모르잖아요.




아뇨. 몰랐으면 좋겠어요.

차라리 아무것도 몰랐으면 좋겠어요.

적어도 더이상은 불쌍해지고 싶지 않으니까.

..그리고.. 오빠는 이제 제 친구랑 무지무지 행복해야 되잖아요..



사실은요.. 아주 잠깐동안.. 저 되게 나쁜 생각을 했었어요.

전 제 친구도 무지무지 사랑하는데..

항상 제 친구가 행복했으면 좋겠다고 바랬었는데..

아주 잠깐동안.. 오빠랑 제 친구가 둘다 후회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이제 막 행복해야할 사람들인데.. 잠깐 저주를 했었다구요 제가.

다른 사람의 행복을 제 행복보다 더 바라는 제가.. 그런 생각을 했었다구요.





근데요. 끝내는 못 미워하겠더라구요.

오빠는 제게 처음으로 사랑한다는 마음을 알게 해준 사람이고,

제 친구는 제가 무지무지 아끼고 사랑하는 친구니까.

아주 잠깐은 미워할 수 있었는데... 끝내는 미워하질 못했어요.




나도 내가 참 한심한데요.

어쩔 수 없는가봐요. 나란 아이의 천성이라는 건..




있잖아요. 그냥 무지무지 오랫동안 행복해요.

나 같은 거 감히 엄두도 못 낼 정도로.. 무지무지 행복해져요.

'아.. 이래서 인연이라는 게 있는거구나.'라고 생각할 수 있을정도로 많이많이 행복해져요.



이젠 정말 괜찮을거예요.

보고 있어도 아무렇지 않을정도로 괜찮아질거예요.

안 울거구요. 제 할일 제대로 할 수 있도록 노력할게요.




지금 저는 벌 받는건가봐요^ㅁ^*

제가 제 주변사람들을 너무 아프게 만들어서.. 그래서 이렇게 벌 받나봐요.

그렇게 생각하면 이겨낼 수 있어요.

언제나 그랬으니까요.

언제나 그랬듯이 곧 괜찮아질거예요.




전 특별한 아이니까요 ^ㅁ^*




...이제는.. 진짜 안녕...^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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