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그녀에게 고백을 했습니다.
상황은 이렇습니다.
전 지금 군에서 하사 즉 직업군인으로 근무를 하고 있는 사람이고
제가 사랑하는 사람은 여자기숙사에서 대학을 다니고 있는 새내기입니다.
제가 그녀를 알게 된 건 제작년이었습니다.
교회에서 예배를 드리고 있었는데 처음 보는 애가 와서 자리에 앉아있는 겁니다.
앵두처럼 도톰한 입술.. 얼굴을 봐선 여자애같긴 한데 둥글둥글한 헤어스타일이어서 남자애인지 여자애인지 묘한 느낌을 풍기고 있던 아이..
'쟤는 누굴까?' 궁금해하면서 그때는 많이 내성적이었던 제가 처음엔 다가가지 못했었습니다.
그러다 시간이 지나면서 서로가 친해지게 되었습니다. 슈퍼에 과자를 사러 갈 때 같이 가고 가끔 제가 아빠 차를 가지고 교회에 올땐 차에 태워서 집에도 데려다 주고 컴퓨터로 수다떨고..
그렇게 지내다보니까 정말로 착한 애라는 걸 알았습니다.
저는 제가 아끼는 신발도 3개월에 한번 빨까 말까 하는데 이 아이는 자기와 상관도 없는 교회 슬리퍼(주일날 교회 오는 사람도 거진 100명이 됩니다.)를 자기가 다 빨았다니....
이 아이는 정말 천사다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것저것 챙겨주고 도와주고 싶은 마음이 마구마구 솟구쳤습니다.
그 아이가 웃으면 저도 웃고, 그 아이가 시무룩하면 제가 더 시무룩한 표정으로 있었습니다.
어느덧.. 그렇게 그 여자애를 좋아하게 되었습니다.
언제는 그녀가 나쵸를 먹고 싶다고 해서 편의점 하나도 없는 촌동네에서 나초를 어찌어찌 구해서 사다주기도 하고
제가 그녀를 좋아하고 있다는 걸 그 여자애가 충분히 알 수 있을 정도로 전 그녀를 챙겨주었습니다.
그래서... 이젠 고백을 해야할 때였습니다. 더 이상 질질 끌지 말고 널 정말 좋아한다는 고백을 정식으로 해야 할 때가 왔습니다.
그런데.. 그 때 너무도 세상을 몰랐고 사람도 몰랐고 내성적인 데다가 겁도 많았던 저는 그렇지 못한 채 애매한 행동만을 하기 시작했습니다.. 거절당하는 것이 두려웠던 거죠..
그때부터 그녀와 저의 관계는 틀어져가기 시작했습니다.
예배시간에 제 옆에서 노래하던 그녀는 이제 저만치 떨어져서 다른 애들과 섞여 노래를 하고 그녀는 저를 피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곤 어느 날, 제가 그 앨 집에 가는 길 까지 같이 가주려고 그녀에게 가려는 순간, 그녀가 절 피하기 위해서 뛰어가고 있는 모습을 보았습니다.
가슴이 철렁했습니다. 멋모르던 때였지만 모든 것이 무너져버리는 듯한 느낌을 받았습니다.
'내가 저렇게도 싫을까...'
솔직히 제가 제 자신을 들여다봐도 이건 아니다 싶었습니다. 하지만 그때는 정말 아무것도 모르고 이런 기분을 도대체 어떻게 해결하고 받아들여야할 지 몰랐습니다.
널 잊기로 했다는 문자를 보냈지만 하염없이 아쉽고 미련이 남아 눈물을 펑펑 쏟았습니다.
그리고 저는 작년 1월 군에 입대했습니다.
군생활은 힘들었고 제가 몰랐던, 그리고 제가 버려야만 했던 것들을 알고 깨달았습니다.
제 윗 선임이 넌 군대에 어울리는 사람이 아니라는 말까지 듣고 거의 모든 사람들에게 무시를 당하는 외롭고 고된 군생활을 하면서 전 그녀가 떠올랐습니다.
그때 왜 날 피해서 도망을 갔느냐고.. 꼭 그렇게까지 했어야 했는냐고...
한없이 그녀를 홀로 원망했습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고 제가 점점 성숙해가면서 제 진심은 다시 그녀를 붙잡고 싶어한다는 걸 알았습니다.
아직까지 그녀를 사랑하고 있는 것입니다.
군에 들어가고 나서 다시 그녀에게 전화를 했던 적도 있었지만 지금은 진심으로 그녀와 함께하고 싶습니다.
그땐 내성적이고 내 맘조차 제대로 표현하지 못하고 내 것을 지키지 못하는 바보같은 저였지만 지금은 제 것을 내 모든 것을.. 내 주위의 소중한 사람들.. 그녀를 제가 지켜줘야한다는 걸 알고 있습니다.
비록 지금 제가 군에 들어와있지만 그녀를 지켜줄 자신이 있습니다.
그래서.. 어제 다시 그녀에게 연락을 하고.. 사랑한다는 고백을 했습니다.
하지만 그 전에 제가 너무나 들뜨기도 하고 부끄러운 나머지 그것을 억지로 숨기려고 그녀에게 심한 말을 했습니다.
지난 날의 작아진 원망과 장난끼가 섞인 말이었는데.. 그녀는 그 말에 대해 적잖이 실망한 눈치입니다.
첨엔 제 속에 있는 부끄럼을 숨기려고 제 마음을 잡아땠지만 지금은 제 모든 것을 버리고 제 맘을 그녀에게 전한 상태입니다.
제게... 사랑이 올까요?
제가 제 멋대로인 놈이라고 욕해도 좋습니다. 이건 사랑이 아니라 집착이고 미련이라고 해도 좋습니다.
하지만 전 이걸 사랑이라고 믿습니다. 이글을 쓰고 난 이후에 그녀가 절 거절한다면 저도 더이상 그녀를 귀찮게 하고 싶지는 않습니다. 조용히 그녀의 곁을 떠날 것입니다.
하지만 만약에 그녀가 제 마음을 받아준다면 그녀의 어떤 모습이라도 사랑할 자신이 있습니다. 이미 그녀의 단점들은 저에게 문제가 되지 않습니다.
평생을 함께하고 싶고 서로 의지하고 도와가며 서로가 서롤 그리워하는.. 그런 예쁜 사랑을 하고 싶습니다.
제게... 사랑이 올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