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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교복논쟁이 말이 많던데.....[스압주의]

잉여여자사람 |2011.05.14 16:22
조회 496 |추천 6

 

 요새 강원도에서 짧은 교복치마 때문에 뭐라뭐라 말이 많은거 같은데 나 여고생 벗어난지 1년도 채 안 된 여자사람으로서 말 좀 할게. 반말체라서 기분 좀 나빠도 이해해줘. 내가 지금 열이 머리까지 뻗쳐서 진정이 안되거든. 존댓말을 쓸 여유가 없어. 이거 하나 때문에 안쓰던 네이트 아이디까지 발굴해내면서 여기에 올려. 네이트톡이 붐비니까 더 많은 사람이 보겠지 싶어서 말이야.

 


 내가 다녔던 여고는 치마 규정이 무릎 밑 5cm~10cm 정도였어. 그나마 다른 여고들에 비하면 좀 관대한 편이었지. 원래는 얄짤없이 10cm 아니, 12cm 였는데 그래도 많이 줄여준 거라더라.

 


 아무튼 그런 학교를 다니면서 내 치마길이는 진짜 과장 안하고 무릎을 완벽하게 덮어서 감출 정도였어. 내 골반에서 무릎까지 길이를 재보니까 45cm 정도가 나오더라. 즉 내 치마길이가 그 정도였어. 그때 나랑 같은 반 애들 치마길이가 한 30cm 안됐나? 아마 그보다 더 짧았을지도 몰라.

 


 말하자면 이런 날 비롯한 몇몇 애들은 진짜 학교에선 거의 천연기념물이었지. 학주랑 선도부 담당 선생이 애들 때려잡으면서 칭찬할 정도였으니까. 아, 천연기념물 이름은 '긴치마촌스런안경여고생' 이야. 여러분들 주변에도 어쩌면 서식할 이 애들을 만나면 비웃진 말아줘. 인터넷이라서 무릎꿇고 빌 순 없지만 그런 마음으로 부탁할게.

 


 미안 썰렁한 유머야. 그래도 비웃지 말아달라는 건 진심이라고. 나 학생때 완전 상처받았거든.

 


 어쨌든 난 보수적인 가정에서 자라서 그런 짧은 치마 라던가 화장 등 꾸미는 행위 자체를 거의 증오라고 해도 좋을 정도로 싫어했어. 짧은 치마를 입은 반 애들을 이유없이 싫어하기도 했고 친구랑 같이 뒷담화를 하기도 했어. 지금 생각해보면 진짜 그때의 나를 갈구고 싶은 심정이야. 지가 뭐라고 걔네를 뒷담화하냐.

 


 그래서 난 여중-여고 테크를 타서 졸업하기 전까지 정말 간단한 화장도 안 해봤어. 제일 많이 바른게 어느 정도였냐면 스킨-로션-선크림. 진짜 이게 끝이었어. 난 겨울만 되면 손이랑 입술이 제대로 된 꼴을 갖추질 못해서 그때 입술 보호제랑 핸드크림을 바르긴 하지만 그래도 그건 주요 단계가 아니니까 패스.


 

 여기다가 진짜 꾸미는 거에 제일 돈을 많이 쓰는게 머리 자를때랑 스트레이트 펌 할때였어. 머리가 완전한 곱슬이라서 스트레이트를 하지 않으면 사자갈기 같았거든.


 

 아무튼 여중-여고 테크 탈때 난 진짜 꾸밀 줄도 모르고 그렇다고 공부를 잘하는 것도 아닌 그냥 촌스런 잉여여덕이었어. 지금도 그렇긴 하지만.....


 

 대학교 입학해서 3월 한달 잘 놀다가 4월 되니 중간고사 크리가 터져서 빡세게 공부하고(물론 성적은 말아먹고) 틈이 나서 잠시 집에 좀 갔어. 그때 스승의 날도 얼마 안 남았으니 3학년때 담임 좀 찾아 뵈려고 생각도 했고.

 


 비오는 날 진짜 생고생 다 해서 음료수 들고 찾아갔더니 3학년때 담임이 제일 먼저 하는 말이 "니 하나도 안 변했네" 고 그 다음 하는 말이 "남자친구는 있나?" 라고 묻더라? 없다고 하니 하는 말이 가관이야.

 


 "대학교 가서 이 때까지 남자친구도 안 사귀고 뭐했나? 멋도 못 부리나?" 야.

 


 와..... 진짜 진심 빡치더라. 그래도 꼴에 3학년때 담임이니까 얼굴 찌푸리지도 못하고 어색하게 웃으면서 "저야 뭐 꾸밀줄도 모르니까요" 라고 대답했어. 하...... 진심 눈물나더라 그때.

 

 

 짧은 치마나 애들 철없이 멋부리는 게 성폭력 범죄 원인이니 학생이 벌써부터 멋 부리니 나라꼴이 이 모양이다 등등 지랄하는 꼰대님들한테 나 몇 마디 할게.

 

 

 나 니들 말대로 진짜 순한 양처럼 조용하게 수수하게 학생시절 보냈어. 근데 니들 반응이 딱 이거잖아. 어느 장단에 맞춰 줘야 돼?


 

 그리고 니들 레퍼토리는 여자는 이쁘면 좋다며. 그럼 니들 말대로 꾸미면 안 되는 여중생 여고생은 여자 아냐? 남자야? 그럼 왜 앞에 여자를 붙여? 걍 중학생 고등학생이라 하지. 안그래? 무슨 포켓몬이나 온라인게임처럼 일정 렙 되면 진화하는 거도 아니고 딱 꾸미면 안될 나이 될 나이 정해져 있어?


 

 거기다가 니들이 여중생 여고생을 비롯해서 여자들 화장품 값 대줄 거 아니잖아. 그럼 좀 가만히 있어줘. 왜 나서? 우린 자기 자신을 꾸밀 권리도 없어? 왜 니들이 참견이야?


 

 또 치마 짧은거랑 성범죄율 높은거랑은 비례라고 지랄하는 몇몇 꼰대들이 보이던데 그럼 니들 독일 가볼래? 거긴 정원에 나체로 누워있는 사람도 있던데? 근거없는 헛소리라고 하는 사람들한테 말할게. 나 지금 교양수업으로 유럽문화의 이해라는 과목을 듣고 있어. 그때 우리 과 애들이 독일의 문화에 대해서 프레젠테이션을 발표했고. 수업시간 잠 안자고 발표 제대로 듣고 지금 여기에 글 쓰는거야.

 


 정 못 믿겠으면 네이버나 다음에서 독일문화 다루는 카페나 블로그 가서 물어봐.

 


 치마 짧은거랑 성범죄율 높은거랑 '상관관계'가 있을지는 몰라. 그치만 '비례'는 아냐. 오히려 이런건 의식적인 문제 아냐? 난 그렇게 생각하는데?


 

 어릴 적부터 성에 대해 제대로 안 가르쳐주잖아. 학교에서 하는 성교육은 진짜 거기서 거기고. 아니 알거 다 아는 중딩한테 아기가 어떻게 생기는 지 알아요? 라고 묻는 성교육 시간이 어딨어? 중딩 그거 이미 생물이나 기술가정 시간에 다 배워. 그 전에도 알거 아는 애들은 다 지 알아서 찾아서 줄줄 다 꿰고 있어.


 

 근데 다른 나라 성교육은 안 그러더라 특히 서양. 걔네는 아동 포르노만 봐도 징역이라더라? 진짜 영국에서 그랬다잖아. 도둑 둘이 노트북 훔쳤는데 거기에 아동 포르노가 수백개 있어서 자수하고 신고한거. 그래서 노트북 주인은 잡혀서 징역 살고 오히려 도둑이 사회봉사 형만 받은거.

 


 근데 우리나라는 어때? 아동 제대로 대우나 해줘? 아, 옛날 드립 치지마 당연히 그때랑 지금이랑 같을 수가 없는데 옛날 드립을 왜 쳐? 물론 서양이랑 우리랑도 같을 순 없지. 그치만 우린 진짜 애들 제대로 대우 안 해주잖아.

 

 

 논점이 아주 대기권을 돌파하네..... 암튼 내가 하고픈 말은 이런거야. 여중생 여고생도 여자고 그 이전에 한 존재로서의 인간이야. 걔네의 주장은 무시당해도 좋고 나나 니들 주장만이 옳은건 아니야. 물론 그렇다고 걔네의 주장만이 옳은것도 역시 아니지만. 그러니까 내가 하고픈 말은 걍 내버려 둬 제발. 정 내버려 둘 수 없으면 제대로 가르쳐 주고 제대로 말하고 제대로 지원을 해줘.

 


 어릴 때부터 화장하면 얼굴 망친다고 하잖아? 그거 다 화장품 안에 있는 물질들 때문이야. 그리고 원래 화장품법에 규정된 화장품의 정의는 인체를 청결·미화하여 매력을 더하고 용모를 밝게 변화시키거나 피부·모발의 건강을 유지 또는 증진하기 위하여 인체에 사용되는 물품으로서 인체에 대한 작용이 경미한 것을 말한다.([출처] 화장품 [化粧品, toiletry / cosmetic ] | 네이버 백과사전) 라고 해.

 


 그러니까 원래 화장품이란건 안 좋지만 그래도 안쓰는 것보단 낫기 때문에 쓰는거고, 그렇기 때문에 니들은 많이 찍어바르기 보다 적당히 바르고, 또 무조건 싸고 화려하고 이쁜것 보단 좀 수수하지만 니 피부에 맞는 걸로 쓰라고 가르쳐 주라고. 아니면 얘네한테 그런 화장품 관련된 책 같은거라도 선물을 해줘.


 

 교복도 마찬가지야. 일단 말로 시작해. 왜 화를 내고 교복을 압수하고 찢어버리냐고. 애들 상처받아. 그래서 더 자기가 잘못했다는 걸 인정하기 싫어해. 그러니까 교칙이 이러이러한데 너네는 어떠어떠하기 때문에 내가 요렇게 할 수밖에 없다. 이렇게 말로 시작한 후 고쳐오라고 해줘. 얘네 귀머거리 아냐. 가축이나 금수는 더더욱 아니고.

 


 뭐 해준 거 하나 없고 이래라 저래라 말만 하면서 왜 니들 우리 말 안따르냐 xxx 이러는 거보다 가르쳐주고 가르침 받고(설마 애들한테 배울거 없다고 궁시렁대는 사람은 없겠지? 까마득한 윗대 사람인 공자님도 어린 애한테 물은 적이 있다는데) 대화로 오해를 풀자고. 이해해?

 

 

 

 좀 어이없는 주장이기도 하지만 지우는 건 좀 그래서 글 끝난 뒤에 붙일게.

 

 

 

 그리고 교복 치마 줄이는 건 나름의 이유가 있어. 보통 치마나 바지에는 '단' 이 있잖아? 치맛단, 바짓단.......(사이시옷이 맞나?) 근데 단이 뜯어졌을 때 바지는 어떻게 걷어올려서 시침핀이나 클립을 꽂으면 티가 잘 안나. 솔직히 발부분은 사람의 시선이 잘 안가는 부분이기도 하고. 그런데 치마는 그게 아냐.

 


 난 고등학생때 사물함이 맨 밑에 있어서 맨날 쭈그리고 교과서를 꺼내야 했어. 까딱 잘못해서 치마를 밟은 상태였다면........... 그냥 집에가서 엄마한테 죽는거지. 치맛단은 치마가 길수록 잘 뜯어지거든. 내가 3년간 직접 몸으로 체득한 경험이야. 여중생 여고생이 그걸 알고 줄인건 아니겠지만, 아무튼 이런 이유도 있다는 걸 알아줘.

 


 솔직히 여학생 치맛단이 찢어지면 좀 안습이잖아..... 쟨 뭐한다고 저 꼴일까 부터 시작해서 별의 별 상상이 다 들어..... 당사자에겐 미안하지만. 암튼 이런 어이없는 이유도 있을거라는 걸 알아주길 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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