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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 데르 사르 '은퇴 번복 사건'의 전말

대모달 |2011.05.23 22:53
조회 85 |추천 0

[스포탈코리아 2011-05-23]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하 맨유)에서 여섯 시즌을 보낸 '네덜란드산 거미손' 에드윈 판 데르 사르가 22일(현지시간) 올드 트라포드에서 맨유 팬들과 작별 인사를 나눴다.

1970년 10월 29일 네덜란드에서 태어난 판 데르 사르는 아약스, 유벤투스, 풀럼을 거쳐 맨유에 입단했다. 1998/1999 시즌 트레블 달성 후 슈마이켈을 떠나보낸 맨유의 퍼거슨 감독은 마음에 드는 골키퍼를 찾지 못하고 방황하던 끝에 판 데르 사르의 손을 잡았고, 여섯 시즌 동안 맨유의 골문을 지키게 했다.

올 시즌 판 데르 사르는 마흔이라는 나이가 무색한 만큼 세계 최고 수준의 선방을 펼쳤다. 맨유가 거둔 영광의 중심에는 판 데르 사르가 있었다. 프리미어리그 우승을 거두었고, 챔피언스리그 결승전도 앞두고 있다. 그의 선발 출전을 의심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전문가들은 그가 아직 1~2년은 충분히 활약할 수 있는 기량을 유지하고 있다고 하지만, 올 시즌 초 판 데르 사르는 "이제는 가족과 더 많은 시간을 보내는 삶을 살겠다. 번복은 없을 것이다"며 강한 어조로 은퇴를 예고했다.

그런데 판 데르 사르의 마지막 홈 경기를 하루 앞둔 21일 사건(?)이 터졌다. 그가 '은퇴를 번복하겠다'고 퍼거슨 감독을 찾아갔다는 아주 짤막한 소식이 소셜 네트위킹 서비스인 트위터를 통해 전세계로 퍼졌다. 일부 외신이 판 데르 사르의 은퇴 번복 소식을 전했고, 국내 팬들 역시 타임라인에서 '부디 사실이었으면 좋겠다'는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하지만 이는 해프닝에 불과했다. 블랙풀과의 리그 최종전에 맞춰 발행된 맨유의 매치 프로그램에 퍼거슨 감독의 칼럼이 실렸다. 퍼거슨 감독은 경기에 대한 예측과 더불어 판 데르 사르에 대한 이야기를 풀었다.

"지난 주 판 데르 사르가 주저하는 모습을 나를 찾아와 (은퇴에 대한) 마음을 바꿀까 생각중이라고 했다. 그래서 나는 '지금 새로운 골키퍼를 찾고 있는 단계이니 (번복을 한다면) 빨리 알려달라'고 말했다. 며칠 후 그는 나를 찾아와 '원래 생각대로 하겠다'고 했다. 최고의 자리에서 물러나겠다는 결정을 한 것이다. 내년이면 마흔 한 살이 되는 판 데르 사르는 이제 자신을 위한 선택을 할 자격이 있다."

판 데르 사르가 은퇴 번복 의사를 가지고 퍼거슨 감독을 찾았던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퍼거슨 감독이 하고 싶었던 이야기는 그가 판 데르 사르의 마음을 억지로 돌리려 하지 않았고, 선택을 존중한다는 것이다. 이 내용이 와전되며 전후사정이 생략된 채 '판 데르 사르가 퍼거슨 감독에게 가서 은퇴를 번복하겠다고 했다'라는 이야기가 퍼진 것이다.

잠시나마 판 데르 사르가 흔들렸던 것은 아마도 고향과 같은 정든 그라운드를 떠난다는 아쉬움이 크게 작용했기 때문일 것이다. 그가 그라운드를 영원히 떠나는 것은 아니다. 지도자 수업도 받을 예정이라고 밝혔고, 언젠가 맨유의 골키퍼 코치로 돌아올 날이 있을 수도 있다. 벌써부터 루머도 돌고 있다.

판 데르 사르의 골키퍼 인생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마지막 경기가 남아있다. 오는 28일 FC바르셀로나를 상대로 마지막 경기를 가진다. 은퇴 무대는 유럽 최고의 무대인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결승전이다. 가장 높은 곳에서 가장 빛나는 별로 축구 인생을 마무리하기 위해, 판 데르 사르는 지금 이 순간 훈련장 한 켠에서 마지막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스포탈코리아 한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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