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이스북의 성공 비결은 ‘진화’
[칼럼] 김완선의 소셜 스토리
2011년 05월 19일 (목) 17:56:46
김완선 INR 소셜커뮤니케이션센터 디렉터&이사
트위터 @sunny_PR페이스북이 브레이크 없는 질주를 계속하고 있다. 과거 IT 시장의 부흥기에 하루 자고 나면 새로운 기술과 제품이 뚝딱 나왔던 것처럼 페이스북 역시 일반인들이 따라가기 힘들 만큼 매번 새로운 기능들을 속속 선보이고 있다.
끊임없이 새롭게 추가되는 기능을 테스트하기에도 버거울 정도다. 이제는 다리 뻗고 가쁜 숨 돌릴 만도 하지만 페이스북은 여전히 가속페달에서 발을 떼지 않고 있다.
페이스북이 세상에 처음 선보인 지 이제 7년이 넘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최근 페이스북을 평가하면서 광고를 비롯한 수익이 급증하고 있어 상장할 경우 기업 가치가 1000억달러(한화 120조원)에 달할 것으로 보도했다. 골드만삭스가 올해 초 페이스북을 500억달러로 평가한 바 있는데 불과 몇 달만에 기업 가치가 두 배가 뛰어오른 것이다.
120조원의 기업가치는 시스코시스템즈나 아마존닷컴을 제치는 것은 물론 삼성전자와 맞먹는 규모다. 7년 된 기업을 두고 성공 여부를 가늠하는 건 시기상조일지 모르겠지만 현재 시점에서 페이스북은 분명 가장 ‘성공가도’를 달리고 있는 최첨단 글로벌 IT기업임은 부인하기 힘들 듯싶다.
페이스북의 변화 모습을 지켜보면서 과거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인터넷 커뮤니티였던 싸이월드가 떠오르는 건 참 씁쓸하다. 변화무쌍한 게 세상사라고 하지만 페이스북의 성공 이면에는 싸이월드의 몰락(?)이 함께
지난해 말 기준으로 2500만명에 달하는 가입자를 거느리고 있는 싸이월드에 굳이 몰락이라는 극단적인 표현까지 쓴 이유는 매출과 순방문자수가 눈에 띄게 하락하고 있다는 데 있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의 원조격에 해당하는 싸이월드가 이처럼 몰락한 이유는 무엇일까.
첫째는 폐쇄적인 플랫폼의 고수. 태생부터 오픈 플랫폼을 기반으로 출발한 페이스북과 다르다. 둘째는 스마트폰 대응력 부족. 폭발적으로 증가하는 스마트폰 사용자를 수용하지 못했다. 이는 피처폰의 대명사였던 노키아나 LG전자의 몰락과 비슷한 경우다.
셋째는 한정된 사용자층. 미니홈피라는 독특한 공간은 10대와 20대의 청소년들에겐 인기를 끌었지만 청장년층을 위한 배려는 없었다. 넷째는 푼돈에 의존한 매출. 미니홈피 가꾸기나 음원 외에 수익모델을 찾지 못했다. 마지막으로 변화에 능동적이지 못한 전략. 외형상 미니홈피는 이쁘게 바뀌고 있었지만 근원적이고 혁신적인 변화는 이끌어내지 못했다.
다시 페이스북 얘기로 돌아가보자. 페이스북은 어떤 점에서 성공 비결을 찾을 수 있을까. 우선 첫째로 페이스북 자체에서 변화하는 모습은 차치하더라도 오픈 플랫폼을 기반으로 하는 특성상 연동 애플리케이션이나 서비스가 50만개 이상이라는 점은 페이스북의 명성이 괜한 게 아니라는 걸 잘 말해준다.
가장 흔하게 볼 수 있는 팜빌이나 시티빌, 위룰 등의 ‘소셜게임’을 보자. 페이스북 사용자가 5억명을 넘어섰는데 53%의 사용자가 페이스북 내의 소셜게임을 즐기고 있고 매일 전세계 5600만명의 사람들이 게임을 하기 위해 페이스북에 접속한다고 한다. 이에 비하면 2500만명의 가입자를 자랑하던 싸이월드는 말 그대로 우물 안 개구리였을 따름이다.
두 번째는 페이스북에 연동된 앱을 잘 개발만 하면 얼마든지 대박신화를 일궈낼 수도 있다는 점이다. 결국 이 앱들이 페이스북을 키워냈다. 50만개의 페이스북 앱 가운데 한국판 앱은 고도리와 같은 일부 소셜 게임과 대기업에서 홍보용으로 만든 앱들 외에 찾아보기 힘들다.
하지만 최근 온라인 결제 서비스 업체인 이니시스가 페이스북 상에서 원화로도 결제할 수 있도록 만든 ‘이니P2P f-커머스’와 같은 앱은 소셜커머스 업체인 그루폰코리아와 제휴를 맺음으로써 큰 반향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이젠 페이스북에서도 쇼핑을 하면서 결제까지 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세 번째는 단순한 UI/UX 및 가입의 단순화다. 이건 어쩌면 국가 정책상의 문제가 더 크다. 페이스북은 액티브X와 같은 쓸모없는(?) 기술을 필요치 않으며 어떤 운영체제에서도 가능하다. UI와 UX를 최대한 단순화한 탓이다. 또한 이름과 이메일 등 간단한 등록만으로 누구나 이용할 수 있도록 한 것도 장점이다.
우리나라의 경우 하루 10만명 이상의 사람들이 몰리는 사이트에 댓글 하나 달려면 실명확인은 물론 주민등록번호에서부터 주소까지 세세한 정보를 요구하는 것과는 하늘과 땅 차이다. 비즈니스맨들을 위한 소셜네트워크를 만들어준다는 국내 모 커뮤니티의 경우 사업자등록증은 물론 재직증명서까지 보내지 않으면 등록조차 되지 않는 걸 보면 문화의 차이가 너무 크다.
최근 공개한 페이스북의 데이터센터는 그들의 또다른 성공 코드를 읽어낼 수 있다. 국내 기업이라면 1급 기밀이나 다름없는 데이터센터를 공개하는 건 상상도 못할 일이다. 구축 방식에서도 독특하다. 보통 기업이라면 HP나 IBM 같은 내로라하는 서버로 도배했겠지만 페이스북은 기존 서버 제품을 최대한 배제하고 설계에서부터 에너지를 줄일 수 있도록 주문 제작해서 배치했다고.
또한 서버 냉각에 에어컨 없이 외부 공기만 쓰는데도 불구하고 에너지 효율을 38%나 줄이고 데이터센터 운영비용을 24%나 절감했다고 한다. 이상의 사례에서 보듯이 페이스북은 남다른 모습들을 보여주고 있다. 항상 변화를 시도하고, 열린 구조로 도전을 마다하지 않는 게 그들만의 특징이자 장점이지 않을까 싶다. 한마디로 표현하자면 페이스북은 계속 ‘진화’하고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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