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 가족은 지금 현재 엄마, 저, 고1동생 이렇게 셋입니다.
그런데 엄마가 자궁암에 걸리셨어요. 발병한지 2년 되었는데요.
의사선생님이 힘들다고 했습니다..
아빠는 저 중2 때 교통사고로 돌아가셨습니다.
그래서 엄마가 식당일 하시면서, 저희 둘 키우셨습니다..
허리가 아프시다길래 병원에 갔었는데, 자궁암이래요..
애써담담한척 하셨지만 담담한척 하는 게 얼굴에 다 보였습니다..
외갓집에는 이모와 삼촌2명이 있습니다.
옛날에 아빠한테 듣기로는, 아빠가 능력이 없었기 때문에 두 분이 결혼하는 걸
외갓집에서 반대하셨다고 해요..
그래서 외갓집 사람들이 아빠를 좀 싫어하는 게 제 눈에도 보였었구요.
이모와 삼촌들은 엄마 많이 챙기긴 했었지,
아빠 돌아가신 이후로 저와 제 동생 챙겨주는 일은 드물었습니다.
뭐 먹으러 가도, 엄마가 있어야 저희 데리고 가곤 했구요.
그런데 어제 이모가 집에 와서 절 따로 부르더니..
엄마 보험금 수익자가 제 이름으로 되어있다면서,
앞으로 엄마 없어지게 되면, 너랑 니 동생 세상에 둘만 남겨진다면서..
수익자 계좌를 공동으로 하자십니다.
물론 엄마한텐 말하지 말라구 하구요..
이유 인즉, 아직 제가 완전한 성인이 아니구,
그렇게 큰 돈을 관리하기에는 제가 부담을 느낄 수가 있대요.
그래서 그 수익자를 이모 명의로 돌려서
대학교 졸업할 때까지 돈 관리 이모가 하겠다 그러구요.
저 시집 갈 때까지, 잘 챙겨주시겠대요..
전 저도 나름 성인이고, 큰 돈이 들어와서 놀랄 수도 있겠는데,
저는 엄마가 이렇게 지금 살아계시긴 한데, 벌써 보험금얘기가 나와서
좀 놀랐어요.. 정말 생각지도 못했거든요.
게다가 집에 저 혼자 있는 상황에서
이모 큰외삼촌 작은외삼촌 큰외숙모 이렇게 오셔서
절 설득할려고 하더라구요...
"이모 믿고 수익자 같이 공동으로 명의 옮길 수 있지?"
그러길래 일단은 "예.."라고 해 놓은 상황입니다...
하지만 전 불안합니다.
명절 아니면, 마주치지도 않았던 분들이었는데
갑자기 상냥해지니까 이상하기도 했구요..
울 고모는 그래도 아빠 돌아가셔도 저 용돈 자주 챙겨 주고,
제 동생 용돈도 챙겨주구요..
(고모도 시집준비 때문에 힘들지만 아빠 돌아가신 이후에도
생활이 넉넉하진 않지만 맛있는 거(곱창,피자 그런거)우리들이
좋아하는 거 사주시곤 했습니다.)
그러더니 외갓집 사람들이 절 데리고 횟집에 가더라구요..
여태까지 22년 살면서 엄마 빼고 외갓집 사람들이랑 그렇게
뭐 먹으러 간 거 오늘이 처음이었습니다..
같이 횟집 그러고, 용돈도 주시구요... 좀 무서웠어요..
회 먹으시면서 술 마시면서 저보고 술 마시냐고 막 물어보구요..
저 어떻게 해야 하나요..
물론 외갓집 사람들이 엄마한테는 정말 지극정성으로 잘하십니다.
병원비도 보태주시구요..
하지만 저나 제 동생은 "엄마 생각 해서라도 너네 이러면 안되지" 이러한
잔소리 많이 들었음 들었지.. 뭐 딱히 물질적으로나 심적으로나
외갓집 사람들한테 받은 건 없습니다.
다만 제가 그 사람들을 미워할 순 없는 건 저희 엄마를 보살펴 주시는 분들
단지 그 이유 때문에, 미워할 수 없습니다.
그렇다고 그 분들이 좋은 건 아닙니다..
제 생각은 이렇습니다...
저도 이제 어른이고 앞으로 동생까지 챙겨야할 장녀라고 생각합니다.
제 통장에 설령 엄마가 떠나셔서 엄마의 목숨으로 바꾼 돈이 들어온다면,
그 돈을 쓰는 법을 배우고 싶은 거지.. 외갓집 사람들에게 돈을 맡기고 싶진
않습니다... 평상시에 저랑 제 동생이 신뢰할 정도로 잘해주셨더라면
모르겠는데, 그것도 아니구.. 오직 엄마만 생각하셨던 분들이라서요..
제 통장에 있는 돈은 어떻게 쓰는지.. 돈을 어떻게 관리 해야 하는지
어른으로써 알려주셔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왜 제가 제 명의로 들어온 돈을 맡겨서 거기서 돈을 타 써야 하는지도
이해가 안 가구요... 저랑 제 동생한테 울 엄마 이름 말하시면서
너희도 우리 핏줄이고 한 가족인데 어쩌고 하시더라구요...
수익자를 변경하려면 제가 무조건 제 신분증을 가지고 가야만 바꿀 수 있다고
들었습니다... 아직은 시간이 남아 있는데, 외숙모가 삼촌보고 늦추다가
잘못되기라도 하면 어떡하냐는 말을 들었습니다..
조만간 저한테 또 닥달 하실 것 같은데..
지금 또 저한테 전화왔어요. 이모한테, 제 주변에는 우리들이 있으니깐 걱정 말라구요..
이런 전화도 무서워요. 아까는 외삼촌한테도 전화왔었구요.
외갓집 사람들이 저한테 이런 얘기를 한 걸 울 엄마는 몰라요.
엄마한테 얘기를 해야 할까요.. 하지 말아야 할까요.. 이것도 걱정 되요..
전 이런 거 잘 몰라서, 어떻게 해야 할지 살짝은 무섭습니다.
아무것도 모르고 지금도 학교에서 야자하고 있을 제 동생 생각하면
제가 더 정신 차려야 겠다는 생각도 들어요.
도와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