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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한국에서 미국인과 만나고 있는 아주 평범한 직장인이에요~

봄봄 |2011.05.30 17:27
조회 1,637 |추천 12

 

며칠 전에 어떤 여자분께서 미국인 남자친구와의 연애 에피소드를 올리셨는데

 

많은 한국인 남성분들께서 오해로 그득한 댓글을 다셔서

 

저 또한 미국인과 만남을 갖고 있는 입장에서

 

상처를 적지 않게 받은게 사실이에요 ㅠㅠ

 

 

 

 

여러분께 저희의 연애사를 말씀해드릴게요.

 

혹시 제 글을 읽으신 후에도 모든 국제커플이 전처럼 다 부정적으로 보이신다면 어쩔 수 없겠지만

 

부정적인 시선을 조금이나마 부드럽게 바꾸시는 계기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에서 이 글을 씁니다 ^^

 

 

 

 

 

저희는 나이가 어린 커플도 아니고 철이 듬뿍 든 나이랍니다.

 

둘다 결혼적령기에 이르렀기에 상견례도 준비하고 있구요.

 

가끔 저희 엄마랑 몇가지 알지도 못하는 한국말로 통화하는 남자친구를 볼 때가 가장 행복한 저랍니다.

 

 

 

제 남자친구는 키가 크지도, 로맨틱하지도, 얼굴이 빼어나게 잘생기지도,

 

금발에 푸른 눈도 아니에요.

 

솔직히 말하면 제가 상상했던 외국남자 스타일이 아니라

 

성격이며 생활 패턴이며 경상도 작은 마을 토박이같습니다.

 

(혹시 오해하실까봐.. 지역감정 있는거 아니에요^^ 저희 식구가 경상도 출신이라 무뚝뚝의 극치라서요^^)

 

 

 

한국 사람들 시선이 따가워서 길거리나 공공장소에서는 사람들 앞에서 '뽀뽀' 도 안하고요

 

(진한 키스도 아니고 진짜 뽀뽀뽀 유치원 같은 뽀뽀 조차도요)

 

사랑한단 말도 입으로 말하기 낯부끄러워서 같이 있을 때 몰래 이메일로 사랑한다고 표현할 정도로

 

저희는 일반적인 한국인 커플보다도 무뚝뚝하고 애정행각이 없는 커플이에요 ㅋㅋ.

 

 

 

많은 한국 남성분들께서 외국남자가 한국에 와서 한국여자를 꼬시는? 이유는

 

새빨간 목적(?) 그 단 한가지 때문이라고 생각을 하시는 것 같아요.

 

하지만 그것은 오해입니다.

 

물론 그런 외국인도 있을 거에요. 아니라고 한다면 그것은 거짓말이겠지요.

 

 

 

하지만,

 

타국에서 생활하다가 그 곳에서 정말 자신을 진심으로 사랑해주고 아껴주는 한국인 여자를 만나

 

함께 미래를 꿈꾸고 자신도 그 여자를 가슴 속 깊이 사랑하는 그런 사람도 많답니다.

 

그 점은 인정해주시고, 알아주셨으면 해요 ^^ (진심이에요 ㅠㅠ)

 

 

 

저희의 생활은 이래요.

 

제 남자친구는 텍사스 출신이라 좀 보수적이에요 ^^;

 

흔히 아시는 개방적이고 자유분방한 외국인 스타일이 아니랍니다 ^^;

 

 

 

저는 요리를 아주 아주 좋아해요.

 

그래서 휴일엔 같이 ㅇ마트, ㄹㄷ마트, 5일장에서 장 봐서 한국 요리 만들어 먹는게 저희의 낙이에요^^

 

남자친구는 본인 직장 상사와 동료들 (외국인 + 한국인) 에게 제가 만든 요리를 대접하는걸 무척 좋아해요

 

"저번에 보셨던 제 여자친구 아시죠? 제 여자친구가 지금 리얼 코리안 푸드를 만들고 있는데 식사 안하셨으면 드셔 보시겠어요?"

 

라며 제가 요리하는 날은 사람들에게 전화를 돌립니다.

 

뭐 예의상이겠지만 사람들이 너무너무 맛있다고 칭찬을 쏟아내면

 

제 남자친구 자신도 어깨가 으쓱해지나봅니다.

 

 

 

제 남자친구는 밤 9시가 취침시간이에요 ^^

 

그 시간만 되면 그냥 자요 ^^

 

제가 맨날 노인네라고 놀립니다. 요즘은 탈모가 진행되는 것 같다고 해서

 

오늘 점심시간에 만나서 같이 점심 먹고, 백화점 들러서 댕기머리 샴푸를 샀어요.

 

 

 

 

점심 메뉴를 고민하고 있었더니 뼈다귀 해장국 을 먹으러 가재서

 

저희 회사 근처에 있는 뼈다귀 해장국집에 가서 점심을 먹었어요.

 

보통 깍두기는 항아리에 담아서 가위와 집게를 주시잖아요. 해장국집에선요.

 

저희는 오늘 그 항아리를 리필할 정도로 깍두기 킬러들입니다. ㅋㅋㅋ

 

 

 

 

뼈다귀 해장국은 제 남자친구가 가장 좋아하는 한국음식 중 하나에요.

 

먹을 땐 항상 청양고추 다진거 + 고추가루 양념 + 들깨가루를 추가로 넣어서 먹구요

 

뭔가 맛이 부족하다며 깍두기 국물 투척해서 먹을 정도로 이젠 한국 사람이 다 되었어요. ^^

 

 

 

 

위에서 제가 말씀드렸다시피 제 남자친구는 키가 크지도 잘생기지도 않았어요.

 

이러면 행여 어떤 분들께서는

 

"미국에서는 완전 루저인데~ 한국 와서 한국 여자들은 그런 외국인보고 잘생겼다고 한다~

 

그래서 한국에서 한국여자 만난다~ 그래놓고는 결혼은 미국 돌아가서 미국 여자랑 한다~"

 

라고 하실 분들이 있을 것 같아요.

 

그렇게 말씀하시면 저는 솔직히 굉장히 상처 받을 것 같아요...

 

 

 

 

저는 제 남자친구에게 한번도 잘생겼다고 말한 적이 없어요.

 

전 꽤나 객관적인 시각을 가졌거든요 ㅋㅋㅋㅋㅋ

 

그래서 항상 남자친구를 칭찬해줄 때도

 

"너는 세상에서 가장 멋있고 잘생기고 키 큰 남자야  나.에.게 있.어.선"

 

이라고 꼭 뒤에 저 말을 강조합니다. ㅋㅋㅋㅋㅋㅋ

 

 

 

 

제가 제 남자친구를 좋아하는 이유는

 

외국인이라서도 아니구요.

 

한국남자보다 로맨틱하고 자상해서? 는 더더욱 절!!!!!!!!!!!대 아니구요 (웬만한 한국남자보다도 보수적)

 

 

 

 

성실하고, 정직하고, 저희 가족을 잘 생각해주고, 선한 심성을 가졌고,

 

무엇보다도 저희는 사람과 사람으로, 마음과 마음으로

 

진심으로 사랑하고 서로를 아껴주고 있기 때문이에요.

 

 

 

가끔 저희 직장 사람들이 저에게 묻곤 해요.

 

"ㅇㅇ씨~ 외국인이랑 만나면 느낌이 어때? 이상하지 않아? 막 코도 크도 눈도 크고 눈 색깔도 다르잖아"

 

 

 

그럼 전 이렇게 말하죠.

 

"사실 처음엔 지금 제 남자친구가 쳐다보기만 해도 긴장되고 그랬는데요.

 

요즘은 외국인 같지도 않고 그냥 <사람> 같아요.

 

적응이 되어서 그런가봐요.

 

영어로 싸울 때도 처음엔 긴장했는데 지금은 속사포로 다다다다 싸우구요.

 

순대국에 깍두기 국물 넣어 먹고,

 

머릿고기 새우젓 찍어 먹는 거 보시면 그냥 한국사람이구나~

 

싶으실거에요. 하지만 아직도 삭힌 홍어는 하드코어랍니다 하하하하하"

 

 

 

 

가끔 가다 차 안에서 운전하기 지루할 때 제가 한국말을 알려주는데요.

 

 

 

"meat 은 한국말로 '고기야. 그럼 fish는 뭔지 알아? "물고기' 야. water가 한국말로 '물' 인거 알지?"

 

"응 물 주세요!"

 

"그래그래~ fish는 물 속에 사니까 물+고기, 물고기야^^"

 

"응 fish 물고기 fish 물고기, 오늘도 하나 배웠다. 한국말 알려줘서 너무 고마워~"

 

"한국말에 관심 가져줘서 너무 고마워~"

 

 

 

 

 

날씨가 좋은 날엔 뒷산으로 샌드위치 만들어서 등산 가구요~

 

비가 오는 날엔 경희대 앞에 가서 고추튀김과 파전을 먹어요~

 

소주는 아직도 잘 못마시지만, "카스"는 꼭 찾아서라도 마셔요~

 

두산베어스 50번 김현수 선수를 가장 좋아해서 유니폼도 샀구요~

 

카스를 좋아해서 야구장 가면 카스만 찾아요~

 

(그런데 잠실야구장에 올해부터 카스가 없어졌는지 안보이더라구요)

 

한국 연예인 중엔 이효리를 가장 좋아하구요~

 

1박 2일 볼때면 "저 사람들은 왜 맨날 게임을 하는거야?" 라고 물어보는데

 

저도 마땅히 대답해줄수가 없더라구요 ㅋㅋㅋ 왜 하는걸까요? ㅋㅋㅋㅋ

 

한국음식 중에는 뼈다귀감자탕, 순대국(순대 빼고 머릿고기랑 내장 듬뿍), 갈비탕, 닭볶음탕, 깍두기, 김치, 시금치무침, 콩나물무침과 콩나물국, 김치국, 소고기 무국, 잡곡밥 등을 제일 좋아하구요.

 

일요일 아침엔 찾아라 맛있는 TV를 꼭 챙겨본 다음에 맨날 저기 가자고 졸라대요~

 

무한리필되는 조개구이집에 가면 어린아이처럼 신이 나서 초고추장 듬뿍 찍어 미친듯이 조개 흡입 하구요

 

바지락 칼국수 집 가면 김치를 진짜 한 항아리를 다 먹고 와요.

 

연합뉴스 영어버전 웹사이트를 매일 매일 체크해서 저와 한국 정세에 대해 토론하는걸 좋아하구요.

 

저희 부모님께 서툰 한국말로 "안녕하세요 어머님~" 이라고 말하는데

 

말투가 꼭 앵무새 같아서 전 옆에서 맨날 앵무새라고 놀려댑니다 ^^

 

 

 

 

 

 

 

 

저희는 몇해 안으로 결혼할 거에요.

 

둘 다 나이도 있고요, 저희 부모님은 제가 이 친구를 만난 후에 더 나은 사람이 되었다고 무척 좋아하세요.

 

엄마도 집에서 깍두기, 물김치, 열무김치, 잡채, 장조림 하면

 

한국 엄마들 자취하는 예비 사위한테 하듯이 바리바리 싸서 제 편에 갖다 주라고 성하세요.

 

 

 

 

 

물론 지금 제 글을 읽으시면서도

 

아직도 국제연애에 대해서 부정적인 시각이 변치 않으시는 분들도 계시겠지만,

 

저희는 정말 서로를 진심으로 사랑하는 소박한 커플이에요.

 

 

 

 

한국에 국제커플이 정말 많아진건 사실이지만

 

아직도 저희가 길거리를 지나가거나 한국음식점에서 밥을 먹고 있거나 하면

 

아래 위로 훑어보거나 한번씩 뒤돌아서 다시 보고 하시는 분들도 계세요.

 

 

 

 

얼마전에 마트에서 저는 자장면 시식대에서 종이컵 두 개 들고 줄 서서 시식 기다리고

 

이 친구는 이쑤시개 두 개 들고 녹두전 시식대에서 줄 서서 기다리는걸 보시고

 

시식대 아주머니께서 둘이 너무 보기 좋다고 하하하 웃으시며

 

자장면을 작은 종이컵에 가득~~~ 넘치게 듬뿍 담아 주셨던게 기억이 납니다.

 

 

 

 

저희는 정말 소박하고, 평범한 커플이에요.

 

제발 저희를 이상한 시선으로 안봐주셨으면 해요.

 

 

 

 

저희 같이 소박하고 진실된 사랑을 하시는 많은 국제커플 분들이 계실텐데

 

그 분들도 부디 예쁜 사랑하라고 응원해주셨으면 좋겠어요.

 

 

 

 

그냥 저희의 일상을 쭉 적어내렸는데

 

저의 간절한 진심으로 적었으니

 

읽으시고 나셔서 부정적인 시선을 조금만 내려놓으시길 바래요 ^^

 

 

 

저의 비루한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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