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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버려졌던 아기와 함께 살고있습니다.

추억속에잠... |2011.06.01 18:22
조회 379 |추천 1

 

안녕하세요. 내년이면 20대가 꺾여버리는 한 여성입니다. ^^

작년에 3년간의 암투병 중에 곁을 떠나신 엄마를 가슴에 묻고

가족들과 뿔뿔이 흩어지면서

혼자 살던 집을 빼고 남자친구가 있는 곳으로 거처를 옮겼습니다.

홍대역 주변에 살았어서 늘 놀던곳이 홍대 신촌이었다가

멀리 구미라는 낯선곳에 지내다보니 너무너무 외롭더라구요.

우울증도 오고 엄마 빈자리에 충격이 커서 매일매일 울고 힘들어 하다가

남자친구와 상의 끝에 반려동물을 키우기로 했습니다.

특히 버려진 아이들로요...

 

 

 

원래도 서울에 살때는 요렇게나 예쁜 몽실이란 녀석을 키우고 있었는데

요녀석은 언니와 함께 잘 지내고 있어요. ㅎㅎ

요놈도 원래 데려오려던 강아지가 아니었는데 새끼들 중에 잘 걷지도 못하고

몸집도 작아서 치이고, 콧방울 팅기면서 열외로 구석에 떨고 있던 녀석을 데려온거였죠. ㅎㅎ

몽실이 생각도 너무너무 많이 나고 평소에 유기동물에 관심이 많아서

봉사활동도 몇번 다녀오고 했거든요.

동물자유연대나 지역별 보호소 사이트는 다 즐겨찾기 해두고

밥먹듯이 드나들고 있구요.

그러던 중에 한 아이를 발견했습니다.

 

 

바로 요녀석.... 자주 들락거리는 보호소 봉사활동 하시는 분의 블로그에서

링크되어있는 아기냥이의 사진을 보았습니다.

도도하고 콧대가 하늘을 찌른다는 페르시안종의 성격에도 불구하고

잔뜩 주눅들어 보이고 경계심만 가득해 보이는 녀석...

진짜 이 사진을 보고서 이게 인연이 되려고 했는지, 사진 윈도우창에 띄워놓고 멍-하니...

몇날 며칠을 잠까지 설쳐가고 데려오는 꿈까지 꿔가며 진짜 어린 소녀 상사병 앓듯이 ㅋㅋ

몇날을 혼을 쏙 빼놓고 정신을 못차리고 있으니까 보다못한 남자친구가 말하더라구요.

 

"안되겠다 데리고 와서 같이 살자!"

하고.ㅎㅎ

 

저는 구미인데 이 아기냥이는 부산보호소에서 장모종이라며 쫓겨난 것을

소중한 임보맘께서 데리고 계셨습니다. 소개와는 다르게 암컷이더라구요.

전화를 드렸더니 첫마디는 반가움보다는 염려부터 내비치시더라구요.

고양이가 아직 7개월정도로 추정되는데 성별 분간도 할수 없을정도로 사람을 너무 경계한다고..

아마 맞은 트라우마 때문인지 사람 손만 보면 너무 노이로제 식으로 반응을 하고

자기 시선 위로 손이 올라가거나 막대 모양 비슷한것만 들어도 난리가 난다고...

 

제 전화 바로 전에도 얼굴 예쁘장하니 맘에든다고 데려가겠다던 사람이 나타났었는데

차로 데리고 그분한테 갔다가 까칠한 이녀석한테 한번 물리시고는 이런아이는 못키우겠다며

다시 데리고 돌아오는 차에서 그렇게나 우셨다면서...

 

괜찮다고, 정말로 인내로 잘 지켜봐줄 수 있다고

다 필요없고 그냥 이렇게 예쁜 몸 어디 한 곳 때릴 데도 없는데

상처받고 버려지고 굶주리고 추위에 떨었던거 내가 다 보상해주겠다고

사정사정을 하여 결국엔 허락을 얻고 캐비넷을 사서 구미에서 부산으로 떠났습니다.

 

임보맘님과 차 한잔 하며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누는데

그 새에도 경계심을 풀지 못하고 주위에 다가오지도 않은 채 빙빙 맴도는 녀석.

그런 녀석을 들쳐 데리고 유기동물 봉사활동 후원 차원의 소정의 입양비를 지불하고 나왔습니다.

 

세상의 천금 만금을 다 얻은 기분이더라구요. ㅎㅎ 너무 행복했어요.

남자친구가 캐비넷 들고 내 손 꼭 붙들고 좋냐고 묻길래 신이 나서

우리 셋이 오래오래 행복하게 살자고 말했어요.

 

하필이면 요녀석이 데려오던 날 아침에 첫발정기가 와서 ㅎㅎㅎ

집으로 돌아오는 기차 안에서 너무나 줄기차게 울어대서 잠깐 꺼내서 안는다는 게

손목을 진짜로 심하게 물려서 피가 줄줄; 그것땜에 일주일을 퉁퉁 부은채로

너무너무 고생도 했고, 그 후로도 피 철철나게 물린게 몇번 더 되지만.

이러니 저러니 웬수같다가도 천사처럼 쌔끈쌔끈 자고있는 모습에 행복합니다.

 

처음 데려오고 나서는 밥을 너무 쉴새없이 먹길래..

아주 조금씩이지만 너무 자주 계속 먹어대서 걱정이 되더군요.

알아보니 한번 버려졌던 동물들은 언제 또 음식을 먹을 지 몰라서 먹을 게 있을때 계속 먹는다네요..

그 소리 듣고 우리 냥이 밥먹는거 보고 또 빵 터져서 펑펑 울고..ㅎㅎ

미쳐 모래주머니 준비도 못했는데 데려온 둘째날 화장실 들어가서 제 알아 대소변 다 가리는거 보고

또 한번 감동...ㅎ 임보맘께 연락드리니 아가 눈에 안좋을수도 있고 청소도 힘드니까

대소변 가릴 줄 알면 그냥 모래 쓰지 말라시더라구요.ㅎㅎ 그러고 임보맘님이랑 둘이 또 감동...

 

투닥투닥 이녀석때문에 물리기도 많이 물리고 할퀴기도 많이 할퀴고

덕분에 남들이 다 이쁘다고 칭찬하던 제 손은 흉터 투성이가 됐지만 ㅠㅠ

손예쁘단 소리 진짜 많이 들었었는데 ㅠㅠ 나쁭뇽..ㅋㅋ

 

처음엔 그렇게 만지지도 안지도 못하고 눈도 못마주치고 되려 주인인데 눈치를 보던 ㅋㅋ

몇주가 흐르고 나니 요녀석 이제야 마음을 연것 같네요.

다 열지는 않은건지 아님 원래 성격이 저모냥인지 -_-;; 지금도 지 승징나면 물려그러고

안고 있음 싫어하고 수틀리면 앙탈부리고 애교도 없지만 ㅠㅠ ㅋㅋㅋ

그래도 이제 제법 안겨도 주고 노트북 하고 있으면 키보드 위에 올라와서 떡하니 ㅋ

가끔 부비부비도 하러 와주고 ㅎ 남자친구랑 저랑 화나서 아예 그림자 취급 해버리면

눈치 살살 보면서 옆에 다가오고 ㅋㅋ

장보고 오거나 뭐 먹을꺼 사와서 부시럭 거리면 아주 오만 참견은 쫓아다니면서 다 하고 ㅋㅋ

진짜 꼬물꼬물 요녀석 보고있으면 너무너무 마음이 따뜻해지네요.

덕분에 엄마 빈자리에 받은 상처도 많이 나은것 같구...

 

이름은 '하늘에서 내려준 아이'라는 의미의 순수한글 '나린'이로 지었어요.

엄마가 하늘나라 가시면서 외롭지 말라고 보내 준 아이같애서.

이제는 내 보물이 된 우리 아기, 버려진 상처 아팠던거 모두 내가 다 치유해 주려고 해요.

같이 산 지 3개월째지만 아직도 가끔은 이녀석 승질내면 무서워요 ㅠㅠ

그럴 땐 물릴 각오 하고 하지 말라고 종이막대 들고 무섭게 혼도 내지만 ㅋ

 

 

 

 

예쁘지요 ㅎㅎ 이제 이녀석과 함꼐 사는 맛에 좀 생활의 활력을 얻는 것 같아요.

 

줄이면서, 한가지 언급하자면... 유기동물들 말이예요.

제발 책임질 수 없다면 무턱대고 인형같은 외모에, 혹은 호기심에 데려가지 마세요..

버려지는 동물들은 하루에도 기하급수적으로 늘고 있지만

정부차원으로나 어느 방면으로도 지원이 미비해서 취급할 수 있는 보호소는 별로 없어요.

 

보호소 한번 가보셨나요?

말이 보호소지, 지원 없이 봉사활동 단체의 힘만으로 단지 아이들 안락사 당하기 전에 밥이나 주고

헌옷이나 지원물품 받은것으로 잠자리나 잠시 따뜻하게 해주는 것 뿐이예요...

강아지들 고양이들 대소변으로 가득한 그곳...

그 냄새나고 상처받은 아이들뿐인 곳에서 사고나 학대로 인한 상처가 곪고 썩어들어가서

점점 죽어가는 아이들...

결국엔 그렇지 않은 아이들도 주인이 안나타나거나 새로운 입양처를 못구하면

임보도 한계가 있는지라 들어온지 일주일만에 안락사실로 갑니다..

그리고 다른 보호소에서도 그런지는 모르겠는데, 고양이는 요물이라고 하잖아요 왜 우리나라는..

그래서 몇년 전까지는 고양이들 그냥 굶겨죽이는 곳도 많았다고 하네요...

 

버려지고..학대받는 아이들. 말못하는 동물들, 제발. 조금 더 사랑해 주세요.

어느 한분이 말씀해 주셨는데, 어느 아파트에 한 새댁이 이사를 왔는데.

한달에 한번 작고 예쁜 강아지를 사온대요. 그렇게 기르다가 1년쯤 되는 어느 날

깨끗히 목욕을 시키고 예쁜 옷을 입힌 다음 어디엔가 버리고 온다네요..

그 이야기를 듣고 진짜 누군지 알면 쫓아가서 뜯어놓고 싶더군요.

우리 나린이도 이제 좀 사람 손을 덜 무서워 하지만, 태어난지 얼마 안되는 녀석 때리고 밟았을

그 어떤 사람을 생각하면 우리 가엾은 나린이 불쌍해서 눈물이 납니다.

 

지원이나 봉사, 여유 되시고 진짜 조금만 신경 쓰셔서 하실 수 있는 분은 꼭 해주세요.

그거 못하시더라도 우리 말 못하는 예쁜 동물들, 이 아이들 상처내고 내버리시거나

학대하지 말아주세요.. 부탁합니다.

 

글이 쓰다보니 넘 길어졌네요. ㅎㅎ

저는 남자볼 때 꼭 보는 게, 동물 책 아기 좋아하는 남자와 만난 답니다.ㅎ

세가지 다 좋아하는사람 치고 지혜롭지 않거나 착하지 않은 사람이 절대 없거든요. ^^

 

오늘은 키우는 동물들 특별간식이라도 하나씩 사서 주는 날 어떤가요 ㅋㅋ

동물 사랑합시다~ 모두 댁네 평안하시고 행복하세요. ^^

 

 

 

추천수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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