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파이더맨>, <헐크>, <엑스맨>, <아이언맨> 등 수많은 마블 코믹스 슈퍼히어로들을 창조한
스탠 리가 이번에는 북유럽 신화를 바탕으로 기획, 각본을 담당한 SF 슈퍼히어로물.
주로 셰익스피어 작품을 영화화한 케네스 브래너가 본인에게는 생소한 이 영화의 연출을 맡았고,
호주 출신의 신예 크리스 헴스워스가 야성적이면서 매력적인 외모의 주인공 ‘토르’에,
그리고 톰 히들스턴이 토르의 이복동생이면서 야망을 품고 있는 악역 ‘로키’를 열연했다.
또 이들의 아버지이자 신의 세계 아르가르드의 왕 ‘오딘’ 역에는 명배우 안소니 홉킨스가,
그리고 토르와 사랑에 빠지는 ‘제인 포스터’ 역에는 <블랙 스완>의 나탈리 포트만이 출연한다.
미국 개봉에선 개봉 첫 주 6,572만 달러의 수입을 벌어들이며 박스오피스 1위에 올랐다.
신의 세계 ‘아스가르드’의 후계자로 강력한 파워를 지닌 천둥의 신 ‘토르’.
평소 거침없는 성격의 소유자인 토르는 신들간의 전쟁을 일으킨 죄로 신의 자격을 박탈당한 채
지구로 추방당한다. 힘의 원천인 해머 ‘묠니르’도 잃어버린 채 하루 아침에 평범한 인간이 되어버린
토르는 혼란스러움을 뒤로 한 채 지구에서 처음 마주친 과학자 ‘제인’ 일행과 함께 하며
인간 세계에 적응해 나가기 시작한다. 하지만 그 사이 아스가르드는 후계자 자리를 노리는 ‘로키’의
야욕으로 인해 혼란에 빠진다. 후계자로 지목된 자신의 형 토르를 제거하려는 로키와
자신의 존재 때문에 지구에까지 거대한 위험이 닥치고 있음을 알게 된 토르의 운명적 대결을 그렸다.
마블 코믹스의 슈퍼히어로들은 대부분 평범한 사람이 후천적으로 능력을 얻어 활약하곤 하는데,
'토르'를 창조할 당시 스탠 리는 자신의 창조력에 한계가 왔다고 느끼며 다른 소재를 찾았다.
그 결과 '초인'도 아니고 '돌연변이'도 아닌, '신'이라는 존대에서 그 돌파구를 찾게되고,
그리스 로마 신화는 우리에게 너무나 잘 알려진 탓에 그 대신 북유럽 신화로 눈을 돌린 그는
자신이 창조한 '헐크'보다 더 강한 캐릭터로 창조될 수 있는 천둥의 신 '토르'를 선택했다고 한다.
영화에서 '옛사람들은 자신보다 우월한 종족을 신으로 숭배하지 않았을까요'라는 대사가 나오는데,
스탠 리가 신화속 존재인 토르를 슈퍼히어로로 창조한 배경이 잘 드러나는 말이라고도 할 수 있겠다.
이런 참신한 아이디어에도 불구하고, 영화는 다소 산만하며, 어딘지 만족스럽지 못한 느낌을 준다.
첫번째로 주연배우들의 연기력인데, 크리스 헴스워스는 주연을 맡기기엔 부족함을 드러낸 듯 싶다.
토르의 강력한 캐릭터를 연기하기에는 발음이 너무 어눌하고 표정도 풍부하지 못하다.
물론 이런 류의 영화에서는 비주얼적인 측면이 강하여 연기력은 그닥 중요하지 않다지만,
로키 역의 톰 히들스턴에게도 밀려서야 주연 급으로서의 연기력을 인정받았다고 보기 힘들다.
안소니 홉킨스는 명불허전이었지만 영화에서 충전한답시고 누워 자고있는 시간이 반이고,
나탈리 포트만은 이런 영화에서 여주인공이 가지는 한계랄까, 그것에서 역시나 벗어나지 못했다.
두번째는 액션씬인데, 슈퍼히어로물 치고는 너무 서사적인 탓에 중반 이후로 긴장감이 떨어진다.
영화 초반 얼음왕국에서 싸우는 씬은 만족스러웠지만 로키와의 최후의 대결은 그냥 말싸움 같았다.
지구에서 펼쳐지는 최강 병기 디스트로이어와의 결전 또한 너어무 허무하게 끝나버렸으며
'왕국'이라는 배경 탓에 만들어진 어색한 복장은 NG였고 CG또한 훌륭하지 못했다.
마지막으로 스토리의 흐름과 갈등구조인데, 스탠 리가 직접 각본을 썼다지만 너무 들쭉날쭉하다.
토르가 지구로 온 배경을 설명하는 것 까지는 좋았지만 너무 길었고, 로키의 배신은 작위적이며,
신화와 다른 쓸데없는 장치(로키가 얼음 왕국의 아들이라던가 하는 어거지 설정)등은 아쉽다.
이런 약점에도 불구하고 흥행과 평가 모두 좋은 결과를 얻어냈으며, 속편을 더욱 기대하게 한다.
단, 마블 코믹스의 팬이며 그 시리즈와 캐릭터를 모두 이해하고 있는 사람이 아니면 이해가 힘들다는
약점을 가지고 있는 영화이기도 하다. (숨겨진 장면에서 나오는 내용은 설명 없인 이해할 수 없었다)
추후 나오게 될 '캡틴 아메리카'와 '어벤져스' 또한 스탠 리의 힘을 보여줄지 궁금해진다.
신화 속 인물을 세상밖으로 꺼내었다는 점 하나만으로도 훌륭한 이 영화, 별 세개 반이다.
< 명대사 >
" 난 단 한번도 왕좌를 원한적 없어. 난 인정받기를 원했을 뿐이야 ! "
(자신의 정체를 알게되고 모든 것을 불신하게 된 로키의 대사. 히들스턴의 연기는 아주 좋았다.
숨겨진 장면에서 나오듯 그는 아직 죽지 않았는데, 또 어떤 모습으로 등장할지 기대가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