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호텔 본부장실 책상에 앉은 사람은 다름 아닌 준하다. 얼마 전 부터는 후계자 수업에 들어가서 정신없이 바쁘다. 많은 회의에 참석해서 호텔 경영에 대해 실무를 파악해야 했고 호텔 회장인 아버지의 아들이라는 이유만으로 본부장 자리에 오른 것이 낙하산 인사라는 말을 듣고 싶지 않았기 때문에 누구보다도 더 열심히 했다. 그리고 아버지에게 인정받아야 할 이유가 또 하나 생겼기 때문이다. 물론 부모님이 수정에 대해 알게 된다면 반대하실 것이 뻔하지만 자신의 위치에서 열심히 하는 아들의 모습에 조금이라도 수정을 예쁘게 봐주시지는 않을까 라는 생각을 했던 것이다. 하루 빨리 자리를 잡고 수정을 데려오고 싶었다. 하루가 바쁘게 돌아가기 때문에 수정을 돌볼 여력이 없었던 준하는 오늘은 수정을 만나러 갈 생각이다. 인터폰을 누르고
“ 김비서. 오늘 오후 일정 모두 취소 해 줘요. ”
차키를 들고 사무실을 나온다. 지나갈 때 마다 많은 호텔리어들의 인사를 받으며 주차장까지 온다. 차에 오른 준하는 수정에게 전화를 건다.
“ 어 수정아. 어디니? 오늘 저녁 같이 먹자. 내가 지금 그리로 갈게.. 그래.”
기분 좋게 운전을 하며 문화일보 신문사 건물 앞에 도착한다. 전화를 걸려고 하는데 문자 하 나가 도착한다.
[준하 오빠. 미안해. 오늘 급한 취재가 있어서 저녁은 나중에 먹어야 할 것 같아. 미안해. ]
그 문자를 읽는 순간 실망한 기색이었지만 어쩔 수 없다고 생각하며 다시 시동을 거려는 순간 신문사 건물에서 수정이 나온다. 반가운 마음에 벨트를 다시 풀었는데 곧 이어 검은 색 차량이 들어오더니 한 남자가 차에서 내린다. 기분이 좋지 않았다. 다른 남자와의 약속 때문에 자신의 약속을 취소했다는 것도. 뭔가 불안한 느낌이 든다. 김비서에게 전화를 거는 준하.
“ 김 비서. 사람 하나 알아봐야겠어. 이름은 아직 모르고 문화일보 황수정 기자와 요즘 자주 같이 다니는 남자에 대해서 조사해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