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와 나는
마라톤 완주의 꿈을 함께 꿨었어
근데 마라톤이 처음이었던 우리는 페이스 조절 같은 거 할지 몰랐어
그냥 손 잡고 같이 어떻게 뛰다 보면
마라톤 따위야 그 딴게 뭐 얼마나 힘들까
우리가 함껜데 라는 생각으로
무작정 뛰었어
너는 날 너무 사랑해서
혹시라도 내가 힘들고 지칠까봐 내 몫까지 니가 뛰어준다며
내가 힘들어 할 때마다 업고 뛰어줬었어
우린 함께였기에 그냥 그 맘만 있으면
완주할 수 있을거라고 우리가 포기할꺼라곤 생각도 못했었어
근데
니가 먼저 지쳤었어
페이스 조절이 가장 필요했던 마라톤에
초짜였던 우리 둘은 특히 너는 너무나 쉽게 지쳐버렸어
나는 아직 더 뛸 수 있는데 너는 아니라더라
그런 니가 너무 원망스러웠고 미웠는데
곰곰히 생각해보니 너는 날 위해
그 긴 마라톤 코스를 100m 뛰듯이 오랜시간 동안 뛰어왔더라고
난 그 땐 몰랐어 그냥 모든게 당연한건지 알았어
왜 힘들면 힘들단 말을 안했어?
내가 그런것도 이해못할거라 생각했어?
힘들어도 꾹 참고 같은 모습 보이다 지쳤다고 도망가 버리면 다야?
솔직히 지금 이렇게 시간이 지나서 너와 함께한 시간을 후회하지는 않어
시간을 되돌린다면 우리는 또 같을테니깐
그 때의 우린 그게 최선이고 그게 서로를 위한 것이라 굳게 믿었으니깐
최선을 다했으니 후회가 없다는 말이 있잖아
진짜 너무 짜증나는게 나도 최선을 다했거든?
난 진짜 내가 할 수 있는 이상을 다 했다고 믿고 있거든?
근데 이 감정이 후회인지 뭔지는 모르겠는데
아직 생각이 나
내 성격 진짜 찌질하고 못났고 지지리 궁상인건 너두 익히 알고 있지만
날 떠나자마자 다른 사람과 너무 잘 지내는 너와는 반대로
난 아직도 제자리야
널 잊은 듯 연기하며 살아왔는데
1년이 다 되어가니 너무 생각이 나서 말야
그냥 이렇게라도 끄적이지 않으면 너무 답답해서 말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