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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펌] 단편 - 어둠

꾸숑 |2011.06.22 14:24
조회 1,191 |추천 3

 

숨을 고르게 쉬자. 그리고 현재 내가 상황 처지에 대해 신중하게 판단하고 해결책을 찾자.

 

모처럼 쉬는날.

모처럼 오랜친구를 만나.

모처럼 술한잔에 인생에 대한 담소를 나누었고,

그리 늦지 않은 시간. 아무도 반겨주는 이 없는 쓸쓸한 내집을 향해 엘레베이터에 몸을 실었을 뿐이다.

 

오랜친구의 집은 13층.

 

내집으로 향하기 위해서는 1층을 향해야 했다. 엘레베이터에 몸을 실은 나는 1층 버튼을 눌렀고, 그렇게 정확히 몇층인지 모르는 공간속에 철저히 고립됐다.

 

쉽게 말해,

엘레베이터의 단순 고장쯤으로 설명할수 있다.

21세기에 사는 인간이라면, 이런 경미한 사고 대처 방법쯤은 어린애라도 알고 있다.

 

그 첫번째.

주머니속 휴대폰을 꺼내, 119 혹은 112에 신고한후, 현재 처해진 난감한 상황을 가벼히 처리 할수 있는 방법을 들수 있다.

 

하지만.

 

주머니속 휴대폰 밧데리의 수명은 이미 다해 켜지지 않는다. 그렇다면.....

 

두번째 상황 대처 방법.

 

엘레베이터 안에 마련 되어진 비상 버튼을 눌러 외부인과 접촉해 위기를 모면할 수 있다. 그렇지만 젠장하게도 비상 버튼의 고장으로 인해 작동하지 않는다.

 

-젠장할!!

 

신축 아파트.

 

지금 어둠속에 갇혀 버린 이곳은 지은지 얼마 되지 않은 신축 아파트이다. 거기다 부실공사로 유명하기 까지 하다. 그렇기에 이 아파트에 사는 가구는 10분의 1도 되지 않는다. 거기다 더욱 나를 불안하게 만드는것은 인적이 가장 드물다고 할수 있는 늦지 않은 오후 시간이라는 점이다.

 

아주 운좋게 누군가 고장난 엘레베이터를 발견해 준다면.

나는 현재 처한 이 어둠속에서 벗어날수 있겠지만,그건 바램일뿐. 이런 저런 상황을 요약해 보았을때, 이곳을 빠져 나가기 위해서는 몇시간의 기다림이 있어야 될듯싶다.

 

문제는 공기다.

 

철저히 고립된 이곳은 공기의 흐름이 매우 빈약하다. 앞으로 몇시간이면 공기 부족으로 인해 죽을수도 있는 노릇이다. 잘지어진 아파트라면 이런 걱정따윈 할필요가 없을게다. 하지만 이곳은 부실공사로 유명한곳. 건물을 지탱하는 하중만 해도 믿을수 없는 이곳인데, 엘레베이터 설계는 어찌 하겠는가......

 

당연.

대충 설계겠지.

 

좁은 이공간에 오래 있을수록 공기는 부족해질것이다. 그렇기에 나는 질식사 할 수도 있다. 그 확률이 무려 90%가 넘을수 있다는 수학적 계산이 나온다.

 

-살수 있는 방법은 기다리는것 뿐인가.

 

아무리 생각해 보아도.

아무리 계산을 해 보아도.

 

결국 이 좁은 공간. 한치 앞도 볼수 없는 이 어둠속에서 내가 할수 있는 방법은 오직 하나 뿐이라는 답만 나온다. 그것은 기다리는것 뿐이다. 젠장할..........

 

...............

 

기다림의 시간은 꽤나 오래 지속 되었다.

대충 어림잡아 5시간이 넘는 시간으로 짐작된다. 하지만 이 빌어먹을 인간들은 어느하나 내가 이곳에 갇혀 있는지 모르는것 같다. 오랜 기다림속에서도 이곳에서 한발자국도 떼어낼수 없으니 말이다.

 

-헉......헉

 

희박한 공기 속에 이젠 숨쉬기 조차 힘들다.

 

.............

 

-나는 이곳에서 죽는단 말인가..........

 

이젠 숨을 쉴수 없다. 머리속은 희미해져 갔고, 항문에는 힘이 들어갔다. 조금이라도 남아 있는 공기를 들여 마시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했지만, 그건 무의미 했다.

 

서서히....

 

아주 서서히......

 

머리속은 희미해져 갔고,

힘이 들어간 항문은 서서히 힘이 풀어 졌다. 그렇게 나는 죽어 갔다. 마지막 발악이라도 하듯 내 의지와는 다르게 좁은 어둠속 공간에 흔적을 남기고자 손톱끝사이에 힘이 들어갔고, 미친듯 벽을 긁어 댔다.

 

.............

 

-꺄악!!!

 

고장이 났던 엘레베이터의 문이 열리자 그안의 상황을 보던 사람들은 기겁하며 비명을 질러댄다.

엘레베이터안의 한남자가 있었다. 새하얀 얼굴. 벽 이곳저곳에 묻어 있는 핏자국과 남자의 몸에 떨어져 나간듯한 피묻은 손톱들.........

 

대체.

 

이 엘레베이터에선 무슨일이 있었길래 한 남자는 이토록 처참하게 죽어 있었을까......

 

겨우.

 

5분의 단순 엘레베이터 고장이었을뿐인데.........

 

<후기>

 

이 이야기는 예전 냉동 자동차에 갇혀버린 한 남자의 이야기에서 모티브 된 습작입니다.

우연히 냉동 자동차에 갇혀 버린 남자는 살기 위해 미친듯 소리를 질러대고, 손톱으로 내동차 벽 주변을 긁어 댔지만, 끝내는 얼어 죽은 사체로 발견 되어졌습니다. 그리고 더욱 황당한것은 냉동차에 냉동 장치는 작동하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추천수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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