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무살 여대생입니다
학기 초에 친하게 지내다가 점차 멀어진 친구에게 얼마전에 남자친구가 생겼는데
그 사실을 여태 모르고 있다가 그저께 과 동기들과 간 엠티에서 알게 됐습니다.
이 친구는 워낙 자기 감정을 잘 숨기지 못하고
싫은건 싫은티 팍팍 내는 편인데, 이 전부터 제 인사같은걸 받을때 좀 어색해하고
멀리하려는 듯한 느낌을 많이 받아왔어요.
그래서 전 '역시 세부전공이 다르니 어쩔 수 없이 어색해지는구나..'라고 생각하고
그러려니, 이해하며 오히려 아무렇지 않은척 밝게 인사도 먼저 하고
말도 걸고, 나 남자친구 생겼다며 얘기도 하곤 했습니다.
그 친구랑 한창 친하게 지낼 때, 서로의 자취방에 가서 진지한 얘기도 많이 하고
그 시기에 그 친구가 오래 사귀던 남자친구랑 헤어지고 그럴 때여서 속얘기도 많이 들었기 때문에
전 그래도 이렇게 어색하게 지낼 정도의 사이는 아니라고 생각했어요.
그런데.. 그저께 갔다는 과 동기 엠티에서. 서운한 말을 들었습니다.
술자리가 한창이었다가 애들이 조금씩 들어가기 시작하던 때였는데
쇼파에서 그친구, 과언니 한명, 저. 이렇게 앉아있다가
그 친구의 남자친구 얘기가 나왔습니다.
전 모르고 있던 얘기라, "너 남자친구 생겼었어??? 누구!!!??"라며 호들갑을 떨었고
같은 과 선배라는 사실에 더 놀랐습니다. 하지만 전 이름도, 얼굴도 모르던 선배라서
그게 누구냐고 물으며 그 선배 얘기가 좀 나왔는데.
같이 있던 언니가 자꾸 저와 그 친구를 번갈아 보며 웃더라구요
그러더니 그 친구가 저한테 대뜸 "오빠가 너 귀엽다고 했었대"라는 거예요.
전 그냥 괜히 무안해서 "뭐? 그오빠가 날 언제봤는데ㅋㅋㅋ뭐야ㅋㅋ"라고 했는데
옆에서 언니가 "OO(친구 남자친구) 오빠가 너 진짜 귀엽다고 막 그랬어 얘랑 사귀기전에ㅋㅋ"
라고 또 하는 겁니다....
근데 전 이름도 얼굴도 모르고. 심지어 말 한마디 나누어 본 기억도 없습니다
번호조차 몰라요.
주변 사람들에게 제 얘길 하면 뭐합니까, 저랑은 아무일도 없었는데.
암튼 그래서 그냥 전 별생각 안하고 칭찬은 칭찬이니 기분나쁘게 여기지는 않고
머쓱하게 웃고 있었습니다
근데 그 친구가 갑자기 이러는거예요
"아 근데ㅋㅋㅋ그새X도 X친게(욕은 자체 필터링 할게요. 애가 입이 좀 험해서요),
OOO(제이름 석자) 가까이서 보니까 존X 못생겼다고ㅋㅋㅋㅋ"
라며...............장난식으로. 그 언니에게 말하는건지
제게 말하는건지 모를정도로. 어중간하게 말하더군요
근데 보통 이런얘기 본인 앞에서 하나요? 이름 석자 말해가며..?
하아...............
저, 제 외모가 잘났다고 생각해본 적 없고
재수없게 허세떠는 그런 부류의 인간도 아닙니다.
근데 그 친구는 대체 왜, 속얘기까지 나눈 저를 그렇게 견제하는 것이며,
굳이 하지 않아도 될 말을 해주는 걸까요? 서로 감정 상할만한 일도 없었는데
억한 심정이라도 있는건지...
별 말 아니라고 넘길수도 있지만 기분이 확 상하더군요
물론 그 자리에서 티는 안냈지만, 곱씹어볼수록 자존심도 상하고
제 뒤에서 말을 했으면 모르고 넘어갔겠지만 굳이 알려줬다는거에 마음이 상하더라구요
꼭 "내 남자친구는 너 같은애한텐 관심 요만큼도 없어"라고 콕 찝어 말하는 것처럼요.
그럴 필요도 없는데..
암튼, 여기까지 입니다.
다음 날 가는 방향이 같아서 다른 친구까지 셋이 함께 왔는데
그 때 얘기하길, 그 오빠가 그렇게 얘기했었다는 걸 듣고 대판 싸웠다며...
뭐 그러면서 또 화해하고 이랬다고 말을 하더라구요.
하..ㅠㅠ
사귀기 전이었을텐데, 그 친구도 그 당시 썸씽남이 있고 그랬어요
그런데 제 얘기 한 번 한거가지고 그렇게 기분 상할 일인가요
저도 남자친구 있어서 이해 못하는건 아닌데
사귀는 동안도 아니고. 물론 남친이 다른여자한테 관심을 보이면
그 여자 잘못이 아니어도 같이 미워지는 마음 알아요
근데
제가 뭐 쌩판 남도 아니고...
그냥 저 혼자 친하다고 생각했나, 이런 생각이 들어서
내가 이렇게 사람보는 눈이 없었나... 싶습니다.
정말... 실망스럽고, 회의감도 들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