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친구와 만난 3년 동안 한번도 진심으로 사랑받는다는 느낌을 못가져봤어요
언제나 공주대접 받길 원하는 여자의 심정은 이해합니다.
하지만 남친을 머슴이나 돌쇠, 나를 행복하게 만들어 줄 도구로만 생각하고
남친이 심하게 아파도 일에 쩔어서 피곤해도, '괜찮아?' 이 한마디하고 나서는 바로 쇼핑가자 나 퇴근할때
데리러 와라 이런 말이나 하고 상식적으로 말이 되는 건가요...
학생신분에 한달에 오십만원 백만원 빡세게 아르바이트해서 모은 돈 여친에게 전부 씁니다. 학자금대출
일반대출 모두 끼고 있고 데이트비용 90%제가 부담하고 옷도 다 사줍니다. 진심으로 구멍난 양말 팬티
입고 다니구요. 월세에 핸드폰비 인터넷비 교통비 학비 대출이자 충당하고 데이트하려면 제 옷사고 이런
거 못합니다 그래도 제 여친 옷은 사줘요. 근데 여친은 안꾸미는 제가 부끄럽나 봅니다. 저도 나름대로 인
기 많았었고 아직 젊은 나이에 옷도사입고 싶고 하고 싶은 것도 많아요. 결혼도 안한 젊은 남자가 자길 위
해 이렇게 헌신하고 있다는 것은 하나도 못느낍니다. 여친은 직장인이고 연봉 2400은 넘습니다. 아주 돈
잘씁니다.
일주일에 한번씩 옷사고 구두사고, 친구들 만나면 술도 잘사요. 이성친구랑 1:1로 만나기도 하구요.
근데 여친 친구 백일잔치 선물은 제가 사들고 가요. 제 카드가 쇼핑센터에서 할인이랑 적립이 많이 되서
제걸로 사야 한데요. 이런 거 그동안 아무 불만 없었구요.
성관계는 자기 맘대로입니다. 저는 한번도 제가 하고 싶다 해서 한적 없어요. 여친이 원해야만 합니다.
그래서 요즘은 아예 안해요. 한번은 왜냐고 물어보니 아프데요. 그래서 그러려니 합니다.
친구 만나면 더 가관입니다. 얘가 알고 있는 이성친구 저도 왠만하면 다 압니다. 같이 만나요. 같이 만나면
술집이건 어디건 이동중에 자기 이성친구 혹은 아는 오빠 옆에 딱 붙어서 앞에서 갑니다. 저는 뒤에서
따라가면서 그거 지켜봐요. 나중에 너무 섭섭해서 물었습니다. 그러니 답답하게 뒤에 쳐져있지 말고
얘기도 좀 하면서 옆에서 같이 따라오래요. 제가 원한 건 그냥 작은 배려였는데
자기 가족 끔찍이 위하면서 우리가족 싫어합니다. 제 누가가 성격이 좀 까탈스러워서 우리 커플 연애
초기에 태클을 좀 걸었어요. 싸이월드 사진에 제가 여친이 만들어 준 목도리 사진 찍어서 올려놓으니
거기에 댓글로 태클 달고 그랬네요 제 누나가. 거기서부터 번진 싸움에 저는 누나랑 쌩까고 2년째
연락 안합니다. 누나 결혼하고 임신했어도 연락 안합니다. 엄마까지 알게되어 제발 엄마 죽는 꼴
보기 싫으면 누나랑 화해하래요. 근데 전 안합니다. 여친이 누나랑 연락하지 말라 그러고 자기 편
들어주길 원해요. 그래서 안합니다. 참, 양가 부모는 우리 사귀는 거 다 알고 계시고 결혼도 생각하세요.
그래도 우리 집안에 무슨 행사 있으면 정말 가기 싫어해서 안데려가요. 이건 당연한 거죠 부담될테니까.
저는 제 여친의 이모와 엄마가 하는 가게에서 아르바이트를 합니다. 일이 바빠서 하루에 열네시간 열다섯
시간 일해요. 근데 여친은 자기 이모가 저한테 주는 시급도 아까운가봐요. 근무시간 적는 장부에다
한시간 두시간 빼고 적으래요. 그 시간은 저 출근할때 여자친구가 따라와서 좀 일을 더디게 한 시간이거든
요. 아무래도 자기 이모 엄마 가게니까 놀러오고 그러거든요. 그 시간은 장부에서 빼래요. 내가 대충 놀면
서 자기 이모 가게에서 돈 받아 가는 줄 아나 봐요. 하루에 열네시간 열다섯시간 일시키시는데 ㅋ
여자친구 지금 직장 취직하기 전에 면접을 열군데 이상 보았습니다. 여자친구가 따라오래서 모두 따라갔
습니다. 비도 많이 오고 커피숍 피시방 들어갈 돈도 없고 밖에서 매번 한시간 넘게 기다렸습니다. 다행이
몇달 전 구입한 스마트폰이 무료함을 많이 달래주더라구요. 그거라도 없었으면 진짜 미쳤을 겁니다.
한시간 넘게 기다리면 드디어 기다리고 기다리던 여친이 나옵니다. 저는 표정 하나 찡그릴 수 없어요.
짜증났어? 화났어? 하면서 질책합니다. 기다려줘서 고마워 미안해 저는 단지 이런 말이 듣고 싶어요.
그래도 몇번 반복되니 제 표정에서도 짜증나는 게 느껴지긴 했나 봐요. 나중엔 고마워. 늦게 나와서 미안
해 하더군요. 그래, 나는 그런 말을 원했던 겁니다.
이런 생활들에 너무 지칩니다. 힘들어요. 저는 언젠가부터 감정이 없어졌습니다. 재미있는 얘기 들려도 그
냥 저냥 무섭고 슬픈 얘기도 그냥 저냥, 눈물도 없어졌고 표정도 없어졌고 웃음도 없어졌습니다.
삶에 의미도 목적도 없어졌고 하루하루 시달리면서 살아가요. 물론 미친듯이 사랑했었습니다.
여자친구가 이쁜 짓도 많이 했구 사랑스러운 말도 많이 하구 사랑도 많이 했어요. 그래서 이렇게 오래
만났고 이렇게 오래 헌신할 수 있었습니다.
그래도 너무 지쳐요... 다 놓아버리고 없어지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