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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강한 상사님

홧병난직딩녀 |2011.07.15 13:25
조회 110 |추천 0

20대 후반의 직딩녀입니다.

 

요즘 홧병이 날 지경이라...여기서라도 하소연을 해보려 글 올립니다...ㅠㅠ 부디 악플은 달지 말아주세요 굽신굽신

 

중견업체라고 하기에는 약간 작은 회사에 다니고 있습니다. 직장생활은 7년을 했어요.

나름 일 잘한다고(자랑이 아니라 상황설명을 위해...ㅡㅡ;) 인정도 받고 있고, 또 연봉이 많지는 않아도 지금 하고 있는 일에 보람과 만족을 느끼며 지내고 있었더랬어요.

 

그.런.데! 지난해 가을쯤인가? 새로운 상사가 왔습니다. 저보다 16살 많은 여자 상사가요. 업무가 많아서 그런지 상사들이 자주 바뀌었던 터라 반갑고 기대가 많았어요. 잘 지내보자, 많이 배워야겠다, 그래 골드미스의 노하우를 전수받자 등등 기대에 한껏 부풀어있었어요.

 

하지만, 진짜 기대는 기대일 뿐이고, 그런 건 꿈이더라고요. 굉장히 낯을 가리는 느낌? 속도 안 열고 무슨 생각하는지도 모르겠고. 아 원래 저런 사람이구나 그렇게 생각하고 지나갔어요. 한달, 두달, 세달 시간이 지나는데도 거리감이 있었어요. 내가 잘못하고 있나? 대면대면하게 굴었나? 이런저런 생각을 하면서 자꾸 이야기도 걸고 시시껄렁한 농담도 하고 기분 맞추어주려고 노력 많이 했어요. 어디 안좋다고 하면 약도 사다주고 가끔 기분 안좋거나 몸이 안좋으면 짜증부리는 것도 다 받아주고. 하긴 이건 직장인이라면 기본이긴 하지만요 ^^;

 

뭐라뭐라 그래도 죄송합니다 시정하겠습니다 그러고 내가 부하직원이니까 뭔가 부족하니까 하는 충고라고 생각해서 받아들였어요. 말투가 싸가지 없고 핵심없이 길게 말한다고 해서 말도 간결하게 하도록 노력했고요, 군대식으로 다나까 이런 말투로 바꿨고요. 외근해도 퇴근은 회사에서 하라고 해서 늦게 끝나도 회사 찍고 최근했고, 야근이니 특근이니 이런 건 당연한 옵션이라고 자기 집에 갈 때까지 퇴근 먼저 해선 안 된다고 해서 본인 일 다 마치실 때까지 기다렸어요.

 

근데 왜 그런거 있잖아요, 나는 되지만 너는 안 된다 그런 거? 말이 자꾸 틀려지고 이상하게 전달하고 해서 오해가 생기고...  그러니까 이런 거예요. 어떤 날은 자기 바쁜데 인사하고 말 시킨다고 짜증을 내요. 그래서 바쁜 것 같으면 말을 안 시켰더니 왜 말도 안하고 뚱하게 있냐고 뭐라뭐라. 기획안을 제출했는데 윗분들이 좋은 반응을 보이셨어요. 그랬더니 "잘 만들긴 했는데 프로답지 못한 기획안이야"라며 칭찬인지 비난인지 애매한 말을 하고. 우리와 거래하는 업체들쪽에서 저에 대해 좋은 이야길 몇번 했는데 그때마다 "그래 니가 잘하는 건 알겠는데 자만하지마. 알았어?" 이러거나 업체쪽에는 "그 정도도 못하면 그렇죠"라고 말하고. 심지어 우리와 갑을 관계인(우리는 갑) 업체에 있는 승질 없는 승질 내는 바람에 제가 대신 가서 사과하고 수습한 적도 있고요.(을 주제에 갑이 요구하는데 바로 안들어준다고 전화해서 소리치고 화내고 난리였었음)

 

자기는 대화와 토론을 좋아한대요. 그래야 좋은 아이디어도 나온다고. 그러고는 물어보고 자기 원하는 답이 나올 때까지 계속 이야기해요. 자기는 A를 원하는데 제가 B가 괜찮은 거 같다고 말하면 그건 니가 몰라서 그런다고, 왜 B가 좋은지 합리적으로 설명해보라고 자기는 이해가 안 된다고 그래요. 근데 어떨 때는 제가 이러저러하다고 말하는 것도 상사를 이겨먹으려고 하는 괘씸한 행동이래요, 토 달지 말라고 그러고. 어느 장단에 맞출지, 휴...

 

올해 초에 아파서 병가를 냈거든요? 그런데 저더러 아파도 죽을 거 아니면 회사에 나와야 하고 몹시 미안해해야 하는데 아픈 것을 미안해하지 않는다고 막 뭐라 그러더라고요. 열이 40도 가까이 올라서 병원에 입원했던 사람에게 평소에도 부실하니까 웬만하면 나오라고 하고...자기는 일이 우선인 사람이고, 그렇게 살아와서 아프다고 쉬고 일 있다고 쉬고 휴가 길게 가는 사람도 이해가 안 된대요. ㅠㅠ 그래서 이번 여름 휴가 4일만 간대요. 저도 붙여 쓰려던 거 취소하고 3일만 가게 됐구요.

 

더 싫은 거는 업체쪽 남자들, 특히 내가 싫다는 남자들하고만 막 엮으려고 하고 옆에 앉히고 이상한 농담하고...ㅠㅠ

 

열심히 곰곰히 생각해봤어요. 내가 뭘 잘못했지? 라고요. 저도 부족한 점이 있을 거예요. 살갑지 못하고 덜 적극적인 부분도 있고 덤벙대기도 하고. 사실 표현이 좀 서툴긴 해요. 그래서 일부러 어떻게 말해야 하나 생각하고 말하는데 기분이 나쁠 때 제 말투 갖고 뭐라뭐라 계속 그러니까 점점 더 주눅이 들고 눈치만 봐요. 본인이 화나면 말 안가리고 하는 스타일이라서 듣는 제가 가려 듣고 흘려들어야 하는데 이것도 10개월? 이렇게 되다보니 쌓이기도 해요. "너는 사회생활이 안 맞는 애야. 너랑 일 못하겠으니까 너가 그만둬" "너 B형이지? B형 성격 진짜 이상하다던데" "농담을 너무 진지하게 받아들이지 말고 그냥 웃고 말아야지 너 이상한 얘다 진짜" 등등등. 막 화내고 돌아설 때는 사표낼지 어떻게 할지 결정해서 알려달래요. 항상 그래요. 직장생활 초년생도 아니고 정말 내가 이상하고 문제투성이구나 하는 생각이 들어서 제가 너무 싫고 초라하게 느껴졌어요.  

 

진짜 미치겠는건, 앞에서는 천사처럼 행동하고 둘이 있을 때는 180도 달라져요. 후배들 챙기면 니가 뭔데 후배 챙기냐고 혼내고 후배들에게 저 보고 배우면 안 된다, 쟤 언제 나가냐 그러고요.

 

그렇다고 해서 제 근태가 문제 있는 것도 아니고요...ㅠㅠ 아침에 정시보다 일찍 출근하고 일도 열심히 해요. 술자리에서 술상무시켜도 마다한 적 없고 어디 가고 오고 보고하는 것도 지켜서 하고...기본은 지킨다고 생각했는데 아니라니까 뭘까 고민 많이 했어요.

 

둘이 허심탄회하게 얘기해보자, 우리 부서에서 둘이 안좋으면 다른 사람들이 눈치보니까 푼다고 제가 술 한잔 먼저 하자고 조르기도 하고, 그런데도 별로 달라지지 않아서 걱정이고 답답하네요. 저랑 안맞는다고 자긴 회사 생활 나처럼 안해서 이해가 안 된다고 그랬대요. 평일 저녁에 약속잡는 것도 신기하다고 하더라고요. 제가 하는 행동이랑 말이 마음에 안든다고 자꾸 그러는데 갈피를 못잡겠어서 요즘은 물어보면 대답하고 일부러 말수도 줄였어요.

 

예전에 자기 마음에 안드는 부하직원, 기어코 사표쓰게 했다고 했었는데, 제가 그런 게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들고요. 저한테 그 얘기하면서 그 부하직원이랑 비슷한 데 있다고 했거든요. 무슨 은둔형 외톨이처럼 이야기해서 그런 사람인가 했는데 알고보니까 그 부하직원 그렇지도 않았더라고요. 둘이 트러블있었던 건 일방적이었다고 상사가 있던 회사 직원분에게서 들었어요.

 

노처녀 히스테리, 말로만 들었지 내가 겪을 줄이야... 이건 분명 히스테리구나 하는 때가 점점 늘어나고 자기 행동은 뭐든 합리화시키고 업체에서 중요한 소스를 얻으면 자기가 얻은 것처럼 올려 버리고 무리한 기획 추진해놓고 다른 업무 보지도 못하게 만들고...암튼 요즘은 정말 사표를 써야 하는건가 생각이 들어요. 직장생활하면서 여러 상사가 있었지만 이렇게 힘들기도 처음이고 답이 안나오기도 처음이예요. 오죽하면 아침에 얼굴만 봐도 가슴이 두근거리고 말 시키면 철렁 내려앉아요. 저도 유한 스타일은 아닌데 너무 강한 분이라서 어떻게 할지 모르겠어요. 점점 더 자신없고 힘드네요...휴... 계속해서 꼬이고 불편한데 어떻게 풀어야 할지, 그냥 더 박박 기어야 할까요? 어디까지 참으면 괜찮아질까요? 답답한 마음뿐이예요...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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