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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테마여행] 스토리텔링의 힘, 나무의 꿈

김형석 |2011.07.16 13:53
조회 163 |추천 0

[대구 테마여행] 스토리텔링의 힘, 나무의 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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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로의 여행, 애향애족으로의 사색기행...


대구 시내 곳곳에는 역사 속 인물의 숨결을 간직하고 있는 나무들이 꽤 많다.

대구광역시가 스토리텔링을 할용, 시내 곳곳의 나무들을 둘러 보면서

역사 속 인물들의 삶을 따라가 볼 수 있는 ‘역사속의 인물과 나무 테마투어’를 준비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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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동서원 입구 은행나무 '김굉필 나무'

 

회포를 적다 / 김굉필

 

관가에 한가로이 홀로 있어 오고 가는 이 없어

다만 밝은 달 불러내어 차갑고 외로운 이 비추네.

그대는 아예 이내 생애를 묻지 말아요.

두어 이랑 밭 대기와 물안개 자욱한 푸른 산뿐이라네.


書懷(서회)-金宏弼(김굉필)

處獨官閑絶往還(처독관한절왕환) 

只呼明月照孤寒(지호명월조고한) 

煩君莫問生涯事(번군막문생애사) 

數頃煙波數疊山(수경연파수첩산) 


 

태조왕건 나무, 곽재우 나무, 김굉필 나무, 이황 나무, 이인성 나무...

 

옛 사람의 이름을 붙인 나무가 20그루가 넘는다.

대구는 이렇게 역사 속 인물의 숨결을 간직하고 있는 나무들이 꽤 많다.

나무를 바라보는 동안 우리 역사는 물론 대구 지역 향토사를 꿰뚫게 된다.


대한민국 지자체들도 고유의 방식으로 노거수(老巨樹)를 보호하는데

다양한 보호 방식 가운데 대구의 나무 보호 방법이 눈길을 끈다.

대구시는 보호 대상인 나무에 대구 출신 주요 인물의 이름을 붙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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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구 달성군 화원읍 본리 1리 소재 남평문씨본리세거지(南平文氏本里世居地) 인흥마을에서.

문화관광 해설사의 설명을 들으니 일연스님이 삼국유사를 쓰기위해 준비했다는 인흥사 터 위에 조성했다고 하며

전통 한옥의 아름다움과 추사 김정희 선생의 현판 등을 볼 수 있다.

 

탐구하는 만큼, 알려고 하는 만큼 보이는 여행!

대구 시티투어를 하며 한국사에 족적을 남긴 인물에 얽힌 나무 이야기를 들으며

1백 년도 못사는 사람이 나무를 바라본 것이 아니라,

천 년을 사는 나무가 말없이 지켜본 민족사의 애환을 회상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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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목화의 전래로 공직자의 애민정신에 귀감이 되는 문익점 선생의 후손들이 모여산 인흥마을. (사진/ 여행블로거 기자단 '유담'님)

 

문익점의 18대손 인산재(仁山齋) 문경호(文敬鎬)를 기리는 회화나무 '문경호 나무'가 있다.

중국에서는 회화나무를 상서로운 나무의 하나로 매우 귀히 여겼다.

회화나무는 한자로 괴목(槐木), 그 꽃을 괴화(槐花)라고 하는데

괴(槐) 의 중국 발음이 '회'이므로 회화나무 혹은 회나무가 되었다고 한다.

주 나라 때 조정에는 세 그루의 회화나무를 심었는데,

이는 우리나라의 삼정승에 해당되는 삼공(三公)을 상징할 정도로 귀한 나무로 여겼기 때문이다.

과거에 급제하면 회화나무를 심었다고 하며,

벼슬을 얻어 출세한 후 고위관직에서 퇴직해 귀향할 때 왕이 선물했다고도 전한다.

나무의 가지 뻗은 모양이 멋대로 자라 학자의 기개 를 상징한다고 해 학자수(學者樹)라고도 한다.

민간에선 집안에 심으면, 큰 학자나 큰 인물이 나오고,

가문이 번창하며, 잡신도 범접하지 못한다는 믿음이 뿌리 깊었다.

회화나무는 남가일몽(南柯一夢)의 고사로 유명하다.

주인공 순우분이 괴안국의 남가군 태수가 되어 호의호식하고 살다가 쫓겨나는 꿈을 꾸었는데,

깨어 보니 괴목(槐木) 밑이었다는 것이다.

 

진실과 거짓을 가리는 힘이 있다 하여 재판관은 이 나무를 들고 송사에 임했고,

길흉을 예고한다 하여 위정자는 나무의 변화를 살폈다.

그래서 왕과 신하가 만나는 궁궐에 이 나무를 심었는데,
경복궁 후원이었던 청와대에도 노거수가 여럿 있다.

 

나무의 영험함 탓에 심기도 했겠지만,

부귀영화 권력의 헛된 꿈,

남가일몽, 일장춘몽을 기억하라는 뜻도 있을 게다.


 

오래 살아온 나무의 시선으로

옛 사람들의 지혜와 옹골찬 삶을 더듬어 보고

반목과 대립의 요즘 시대상황을 위한

해답을 찾아보는 것도 의미 있는 여행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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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가 낳은 천재화가 이인성이 그린 '계산동 성당(1930년대 중반, 35.5X45cm, 종이에 수채, 국립현대미술관 소장)'

대구시 중구 계산2가 계산성당을 100년째 지키고 서있는 감나무가 ‘이인성 나무’다.

1930년대 유채로 계산성당을 그린 화가를 기념해 대구시가 붙여 준 이름이다.

 

참, 내년 2012년은 이인성 화가의 탄생 100주년이 되는 해다.

거제도의 문화재단에 근무할 때,

청마 유치환 시인 100주년 기념사업을 했던 기억이 새롭다.

우리나라 지자체들 마다 지역 출신 인물로 지역 문화마케팅에 혈안이다.

애향심 고취와 문화 향유, 지역 경제 활성화...3마리 토끼 잡기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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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양 표충사의 사명대사비처럼 나라에 위난이 있을 때 비석에서 땀을 흘린다는 곽재우 장군 신도비 앞, 느티나무 '곽재우 나무'


 

대구시가 추진했던 나무 테마투어는

팔공산권, 수성구권, 가창권, 달성군권 등으로 나누었다.

1. 달성군권/ 김굉필 나무(은행나무. 도동서원)→곽재우 나무(느티나무. 달성군 유가면)→곽준 나무(은행나무. 예연서원).

2. 팔공산권/ 심지대사 나무(오동나무. 동화사)→인악대사 나무(느티나무. 동화사)→태조왕건 나무(팽나무. 신숭겸장군 유적지).

3. 수성구권/ 이황 나무(느티나무. 고산서당)→정경세 나무(느티나무. 고산서당)→최동집 나무(회화나무. 둔산동 보본당).

4. 가창권/ 손처눌 나무(음[엄]나무. 청호서원)→김충선 나무(은행나무. 녹동서원)→우배선 나무(회화나무. 월곡 역사박물관)→문경호 나무(회화나무. 본리세거지).

5. 최제우 나무(회화나무. 종로초교)→이인성 나무(감나무. 계산성당)→현제명 나무(이팝나무, 제일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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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예연서원 입구 은행나무 '곽준 나무'


인생은 여행입니다.

여행을 하는 사람은

설렘을 가진 행복한 사람입니다.


세상에는 여행하는 사람이 적고

방황하는 사람이 많습니다.


여행하는 사람은

자신이 가는 목표를 정확하게 알고 있고

지금 어디까지 와 있는지 정확하게 압니다.


자신이 지금 어디에 있는지 모르고

방향을 잃어버리고 목표도 없다면

그것은 여행이 아닙니다.

방황을 하고 있을 뿐입니다.


내가 사람답게 사는 게 맞아?

우리는 가끔 이런 이야기를 합니다.

사람이라면 뭔가 달라야 할 텐데

그냥 태어나고 죽는 것이 인생이라면

만물의 영장이라고 할 수 없습니다.


지금 당신의 삶은 여행입니까?

아니면 방황 중에 있습니까?

 

- 일지희망편지 ‘여행과 방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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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슬산 적멸보궁 용연사에서

 

나의 지식이 독한 회의(懷疑)를

구(救)하지 못하고

내 또한 삶의 애증을 다 짐지지 못하여

병든 나무처럼 생명이 부대낄 때

저 머나먼 아라비아의

사막으로 나는 가자...

 

-유치환 시인의 '생명의 서'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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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동서원의 배롱나무


누구나의 시골 고향마을 입구에는 강건한 느티나무 한 그루 산다.


후덕넉넉하게 서 있어 친근감을 준다.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는 여름이면 느티나무를 닮은 노인들이

푸근한 품으로 싱그러운 바람과 그늘을 선사한다.


세월을 견뎌낸 그 기품보다

수령이 수백 년이 되어도 친구처럼 느껴지는 느티나무.

해마다 사람들은 변해가지만 느티나무는 늘 그 자리를 지키며

온갖 풍파 속에서도 변함이 없는 까닭이다.


사람들의 마음에는 누구나 이름 모를 나무 하나 심고 살아간다.

 

이름없는 나무...

아름다운 너의 삶을 닮고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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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동촌유원지의 플라타너스 나무

 

대구 팸투어 중... 동촌유원지의 이름없는 나무도

푸르름으로 가득 채워

품 넓은 그늘을 만들어

세상사에 지친 나그네의 쉼터가 되어주고 있었다.

아낌없이.

무료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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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동서원에서, 몬드리안의 구성주의를 여기서 벤치마킹했나? ㅎㅎ

 

벽이 그대를 가로 막을 때...

 

자연에서 배우자!

 

 

 

 

 

 

* [문화칼럼] 스토리로 사기 치자
예술기행집 '우리는 거제도로 갔다' 책 서문으로 쓴 내용으로 '스토리텔링' 이해하기

(클릭) http://club.cyworld.com/5182730511/1281597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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