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그만 헤어지자."
그녀의 몸 속에선 날카로운 화살이 만들어졌다. 그 화살은 식도를 타고 올라와 그녀의 입에서 튀어나왔다.
화살은 직선으로 곧게 나아가더니 나의 심장에 박혀버렸다. 무려 삼 년을 만난 여자친구의 이별통보에
쓰라린 고통이 전신을 훑었다. 정신이 혼미하고 시야가 흐려졌다. 식은땀이 흐른다. 너무도 아프다.
그녀가 나에게 쏜 화살 한 발이...
그녀가 나에게 한 한 마디의 고통은 상상 이상이였다. 정신이 아찔하며 끊어져 버릴것 같지만 한 숨을 후 내쉬며
안정을 취했다. 이대로 당할수만은 없지 않는가? 아랫 입술을 지끈 물며 그녀를 노려봤다. 그리곤 나 역시도
그녀에게 한 마디 고통을 선사하였다. 그녀는 내가 준 한 마디 고통때문에 눈물을 흘렸다. 그리곤 또다시 입을 열었다.
"이... 이 미친새끼야! 어떻게 나한테 이럴 수가 있어? 난 이제 너란 녀석은쥐똥만큼도 좋아하지 않는다고!
그러니까 당장 꺼져! 당장!"
그녀의 두 번째 화살또한 정확히 나의 심장에 명중했다. 또다시 시큰한 고통이 전신을 감싸왔다. 이건 너무도
아프지 않는가? 내 심장은 터질듯이 쿵쾅거렸다. 진정해야한다. 진정. 이대로 나만 상처받을 수는 없다.
나는 다시한번 그녀를 노려보며 두 마디 고통을 주었다.
이후에도 그녀는 나에게 세 마디, 네 마디, 다섯 마디의 고통을 주었고. 나 역시도 그녀에게 똑같은 고통을
주었다. 끝임없는 공방속에, 우리는 점점 지쳐만 갔다.
어느덧 내 심장에는 화살이 아홉 개나 박혀있다. 그녀는 프로 양궁선수인 마냥, 정확히 십 점 만 점의 포인트에
명중시켰다. 정신이 혼미하여 자꾸만 눈이 감긴다. 잠시후 그녀가 열 번째 화살을 조준했다.
"으아아악! 제발 사라져! 내 눈앞에서 제발 사라져 달란말이야... 넌 왜이렇게 변해버린거야... 난 정말 힘들어...
더이상 너란 녀석 곁에있는것이 너무 힘들단 말야! 그러니까 당장 꺼져버려!"
그녀의 열 번째 화살역시 나의 심장에 명중했다. 머리속에 먹구름이 낀다. 소용돌이까지 일어, 모든것이 어지럽다.
내가 어떻게 변했다는거지? 난 그저 널 사랑했을뿐인데. 그저 사랑하는 방식이 다른 녀석들과는 조금 달랐을뿐인데.
지금의 나 역시도 너에게 고통을 주곤 있지만 아직 널 사랑하는 마음은 변치않았는데...
그런데 왜? 왜 그렇게도 나란 녀석을 경멸하는거야? 왜!
난 심장을 부여잡았다. 마음을 추수리며 눈을 부릅떴다. 그녀가 날 보며 어린 양마냥 떤다. 난 다시한번 그녀에게로
다가갔다. 그러자 그녀가 기겁하며 소리쳤다.
"오지마! 제발! 이제 그만해... 그만해 달란 말이야! 엉엉...."
바닥에 엎드려 오열하는 그녀의 손이 보였다. 가늘고 길다란 그녀의 손은 무척이나 아름다웠었지만
지금은 아홉 개의 손가락이 피투성이가 되어 너덜너덜했다. 난 그녀 앞에 멈추어 몸을 숙였다.
그리고는 멀쩡한 나머지 손가락 하나를 붙잡았다.
빠드드득. 난 그녀의 열 마디에 고통을 선사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