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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제일은행 너무 하네요

조문휘 |2011.07.22 21:40
조회 2,491 |추천 15

현재 sc제일은행에서 일년반정도 비정규직으로 창구에서 근무하고 있는 텔러입니다. 성과급 도입문제로 5월 30일 1차 파업을 한 이후 6월 27일 2차파업을 시작하여 지금까지 정규직 직원들이 영업점으로 출근하지 않고 있습니다. 6월 27일부터 속초의 리조트에 2700명 정도의 정규직 직원들이 머물고 있습니다.

물론 지난 3주간 지점 창구를 지킨건 비정규직 텔러들입니다. 파업을 시작한지 3주가 되었고 이번주 월요일에도 주말에 잠시 서울에 올라온 정규직들이 속초로 다시 내려가면서 은행을 또 저희 비정규직 텔러들이 지켜야 하는 상황에 놓이게 되었습니다. 이렇게 글를 쓰게 된 것도 이 상황이 너무 화나고 억울하고 도저히 참을 수 없어서입니다.

은행은 기본급에 본인의 성과에 대한 보상을 주는 성과급을 도입하려 하고 노조는 성과급을 도입하면 직원들간에 경쟁만 심해지고 성과가 좋지않은 직원의 경우 급여가 작아지면서 스스로 그만두게 만들게 되는 고용불안을 가져올거라며 반대하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sc가 보여준 부동산 매각과 임원들의 과한 성과급, 그리고 최근 론스타를 보더라도 먹고 튀는 외국계 기업들의 태도에 신뢰가 가지 않는 것도 사실입니다. 하지만 제가 제일은행에 들어와서 지켜본 은행 내부의 직원들의 근무 태도를 보면 성과급 도입을 하려는 sc가 전혀 이해가 가지 않는 것도 아닙니다. 타 국내은행에서 근무했던 경험이 있는 저로써는 실적뿐만 아니라 대출 신규를 제외한 거의 모든 업무를 세개 정도의 창구에서 해결하고 있는 제일은행의 영업점 구조는 문제가 있습니다. 고객을 대기하게 하는 번호표 또한 창구 세개에만 있고 그 외의 창구는 대부계 창구라며 번호표가 있지 않습니다. 하루에 200명의 손님이 오면 대부계로는 3명 정도의 손님이 갑니다. 물론 그중에 실제적으로 신규가 일어나는 경우는 한두건도 되지 않습니다. 타행에서는 빠른창구와 상담창구로 구분이 되어지고 비정직은 빠른창구에서 단순업무를 하고 상담창구에서는 모든 업무를 하며 영업시간중에는 번호표로 고객을 받고 마감후에 영업시간중에 받아논 대출등의 업무등을 처리합니다. 하지만 SC제일은행은 거의 모든 방카와 카드 등의 실적 뿐만 아니라 은행의 모든 업무는 아주 적은 숫자의 창구에서 이루어 지고 있습니다. 더 황당한건 실질적으로 성과를 내는건 영업점임에도 불구하고 본점직원들이 승진이 더 빠르고 편하게 일한다는겁니다. 영업점내에서도 놀고먹는 애들이 본점에 들어가면 더 놀고 먹을수 있어서 들어가려고 용을 쓰는것도 그때문이죠.

먹히는 은행과 먹는 은행의 영업점 직원들의 차이가 있습니다. 영업점에서 일은 안하고 말만 많은 뺀질이들이 과반수를 넘으면 먹히는 은행이고 절반 이하라면 먹는 은행이더군요..

제가 일하고 있는 SC제일은행은 물론 전자에 가깝죠. SC제일은행의 비정규직 창구 텔러의 급여는 은행권 최저입니다. 일년반 전에 연1500만원으로 계약을 했고 최근 파업이 있고 비정직 텔러들에게 의지할 수밖에 없는 처지에 놓이게 된 은행에서 300만원가량의 연봉을 올려 줬죠. 최고의 급여를 받는 타행의 텔러는 3000만원 가량의 급여를 받고 있습니다. 겨우 300만원 가량의 돈을 올려 주며 22년만에 비정직 급여를 처음 올려 줬다며 본점에서는 박수까지 쳤다더군요..;; 타행대비 급여는 최저이지만 실적에 대한 목표는 비정직에게도 대놓고 주고 그걸로 평가도 하고 있습니다. 저는 지난 6개월간 월평균 20건의 방카와 신용카드를 판매했습니다. 은행에서 근무하고 있는 직원이라면 이렇게 꾸준하게 실적를 내는게 쉬운일이 아니라는걸 모두가 알고 있습니다. 실적을 낸게 중요한게 아니라 이에 대한 보상은 고작 몇십만원에 불과하다는게 문제이죠.. 그리고 그렇게 실적을 내고 있는동안 아무렇지도 않게 무임승차하는 영업점에 과반수 이상의 직원들이 있습니다. 이렇게 최악의 처우와 여건에서 근무하던 텔러들이 이제는 무임승차가 주특기인 제일은행 정규직의 성과급 도입 반대 파업과 언제 먹고 튈지도 모른다는 신뢰감을 상실한 SC를 위해서 창구에서 모든 업무와 고객 응대를 하고 있죠.. 이렇게 대놓고 놀고 먹으면서 많은 급여를 받아가는 1금융권의 은행 정직원들이 어디 있을까 싶습니다..

고객들의 불편과 피해는 안중에도 없이 6000명의 제일은행 직원중 노조원인 3000명의 직원이 속초에 가있지만 들려오는 얘기들은 저희 비정직의 오장육부를 뒤트는 얘기들 뿐입니다. 밥도 제대로 못 먹고 눈물이 쏟아질 것 같은걸 꾹 참으며 일하고 있는 저희에게 노조는 ‘너희들이 아파서 쓰러져야 우리가 타협을 할텐데’라며 괜한 화살를 비정직에게 쏟아 붇고 있습니다. 속초 현장의 얘기를 듣게 되면 이건 머 가관입니다. 생존을 위한 치열한 파업이 아니라 그 많은 인원이 속초에 가서 집회는 가끔가다 한 두시간 하다가 쪼르르 들어가서 드라마를 보고 삼삼오오 모여서 술 퍼마시고, 본인들 없이도 큰 무리 없이 은행을 굴러가게 하는 원인이 텔러들에게 있다며 씹어대고, 젊은 애들은 엠티라도 온양 눈이 맞았다느니 저녁이 되면 불륜 현장까지.. 속초에는 때아닌 호황이라고 합니다. 제일은행 직원들이 이마트를 싹쓸어서 매출이 장난이 아니라느니 현금 지급기들에서는 현금이 없어서 출금이 안될정도라느니.. 귀족 노조가 따로 없습니다. 어제는 고기를 구워 먹었네.. 회를 먹었네.. 가족들를 불러서 바다에서 논다느니.. 이건 엄청난 집단 이기주의로 보여집니다.

비정직이라는 비참한 심정과 정작 파업을 할 사람들은 우리들인데 우리가 왜 이들를 위해서 은행을 지키고 있어야 하는지도.. 억울하고 분하고 이 은행을 들어온게 너무 후회 스럽고.. 시간이 너무너무 아깝네요.. 월초 수고비라며 이십만원이 통장으로 들어왔죠.. 하지만 더 열받는건 무급으로 파업한다던 정직원들에게는 성과급이 나갈 시기여서 몇백만원의 성과급이지급이 된겁니다. 그 돈으로 속초에서 휴양을 즐기고 있지요..

1997년 IMF의 시발점인 한보사태.. 그리고 거기서 가장 주도적인 역할를 했던 제일은행.. 그 이후 한국에도 비정규직이 생겨나고 은행도 값싼 비정규직을 텔러로 고용했죠.. 하지만 정규직에 비하면 너무도 부족한 급여와 처우에도 불구하고 과도한 업무량과 정규직 전환을 빌미로 부당한 대우 등으로 은행 내에서도 이를 개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졌죠.. 국내은행들도 조금씩 비정직에 대한 처우가 개선 되어지고 있고 처우가 정규직과 다른 만큼 그에 합당한 업무량과 실적목표를 주어야 한다는 생각들이 많아졌으며 많은 부분이 개선 되어졌습니다. 정직이 안되고 계약직으로 근무해도 만족하며 직장에 다닐수 있게 변화해 가고 있는 모습이죠. 하지만 SC제일은행만 따로 국밥이죠.. 한보사태의 주역이였던 제일은행의 부도덕한 선배들의 잘못된 행동에 대한 대가를 저희가 치르고 있는 듯한 느낌이네요.. 타은행에 비해 은행 내부적으로도 정당한 노력으로 승격하기 보다 줄잡기나 뒤에서 쑥떡거리는게 많은거보면 그 고질적은 부도덕함은 고치는데 시간이 많이 필요해 보이네요.

파업 이후 은행이 자기들 없이도 잘굴러 간다며 볼맨소리를 하는 정규직들은 어쩌면 지금까지 봐도 못본척 모든 업무를 텔러들에게 돌렸던 본인들의 행동들이 결국 이런 결과를 초래하게 된겁니다. 물론 텔러들은 힘은 들지만 딱히 평소에 해오던 일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으니 못할일이 있는것도 아닌겁니다.

현재 SC그룹은 다른 나라에서도 성과급을 도입한 이상 한국에서도 도입하지 않을 수 없다며 전혀 타협할 마음이 없다고하여 노조는 계속해서 파업을 하겠다고 나오고 있습니다. 이제 4주차에 접어 드네요.. 노조에서는 외환은행등의 일과 더불어서 금융노조에게 SC도 같은 부류라며 얘기하지만.. 타은행들의 인수 합병과 관련된 지금까지의 파업들과는 이번파업은 성격이 다르며 파업을 하고 있는 직원들의 태도도 많은 차이가 있습니다.

일년반 전에 제일은행과 한 계약은 마치 노예계약처럼 느껴지는 지금 작은 목소리 밖에 나지 않는 제일은행의 300명 가량 밖에 되지않는 텔러들의 억울하고 화나는 현실를 좀 얘기하고 싶어서 이렇게 글올립니다. 이게 언론에 나오면 비참하게 일하고 있는 제 현실이 모두에게도 알려지는 것 같아 속상한 마음도 있지만 이 답답함과 부당한 대우.. 합리적이지 않은 사회구조가 가만히 당하고 있기에는 속이 뒤틀립니다.

본인이 업무를 처리할 수 있는 능력과 영업능력에 따른 정당한 보상이 이루어져야 하지만 현실은 그렇지가 않습니다. 정규직들이 비정직에 비해 더 좋은 급여와 처우를 받는다면 그에 합당한 실적과 업무를 수행해야 하고 비정직은 적은 급여를 받는다면 그에 합당한 단순업무를 하는게 맞습니다. 하지만 SC제일은행은 정반대이지요.

요새 인터넷으로 올라오는 제일은행 파업에 관한 기사들를 보면 똑같은 것들끼리 인터넷기사를 이용해 말싸움하고 있는것처럼 보입니다. 게다가 영업점에서 고생하고 있는 저희들의 얘기는 그 어디에도 없더군요. KB의 비정규직 노조가 부러워지더군요.

SC의 비정직텔러들이 가시밭에서 금조각을 캐오면 SC는 시중가격의 백분의 일의 가격만 주고 금조각을 가져가고 거기서 남는 이윤의 일부를 정직원들 급여로 주고 있습니다. 더는 은행이고 노조고 못봐주겠네요. 은행에 정규직으로 들어오려면 얼마나 경쟁률이 쌔고 스펙이 좋아야 되는지 아냐고들 말하지만 왜 비정직이 번돈으로 정규직들의 스펙을 보상해줘야 하는지 이유를 모르겠네요. 좋은 스펙으로 들어왔건 어쩌건 간에 본인이 번만큼 가져가야 되는거 아닙니까? 성과급을 도입한다는 은행측의 의견도 결코 잘못됐다고 할 수 없습니다. 하지만 성과급이 도입되면 비정직급여는 어떻게 바뀔지 또 궁금해 지는군요.. 똑같은 금조각을 비정직이 주워다 주면 십원을 주고 정규직이 주워다 주면 십만원을 줄지도 모를일이죠. 거기다 더 황당해질수도 있는 일은 성과급을 도입하지 않은 국내은행에서 똑같은 금조각에 이십만원을 쳐주게 될 때이겠죠. 지금까지 본 SC라면 타행에서는 백만원의 인센티브를 줄 때 20만원의 인센티브를 주더군요. 그래놓고 생색은 장난 아니게 내죠.

아침에 스멀스멀 출근했다가.. 가끔 컴퓨터로 게임도 하고 스마트폰으로 이것저것 보다가 다시 스멀스멀 퇴근하는 은행의 팔천만원짜리 벌레들도 짜증나고 어떻게는 쥐어짜서 자기들 배채우기에 바쁜 은행도 정말 역겹네요.

오늘이 3주가 지나고 급여가 나온 날입니다. 방카 담당자들은 본인들 업무가 아닌데 창구 업무 도와줬다고 하루 5만원씩 기본급에 플러스해서 나왔는데 지금 저희는 땡전한푼 안나왔습니다. 거의 모든 업무는 텔러혼자 다하고 있고 옆에 떨거지들도 다 가르치면서 버티고 있는 지금..모두들 설마 나오겠지 하지만 이렇게 힘든시기에 은행을 지켜준 우리들에게 눈치나 보면서 돈주겠다는 말도 아직 확정된게 없다는 식으로 나오는 이 미친은행을 이젠 고소하고 싶습니다. 한번의 잘못된 선택으로 이 말도안되는 은행에서 이런 수모를 당하고 씻을수 없는 상처를 만들게 됐는지 하루에 수십번은 후회합니다. 저희가 이렇게 비인간적인 학대를 당하며 노예처럼 당하고 있는 현실을 이곳저곳에 알려주세요. 더는 못참겠네요.

 

추천수15
반대수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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