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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자 독식의 대한민국 자본주의 경제·사회는 과연 정당한가?

대모달 |2011.07.23 17:44
조회 37 |추천 1

이름만 대면 대한민국의 국민 열명 중에 일곱명 정도는 알만한 아이돌 댄스그룹에 대한 뉴스 보도를 보노라면 기가 막혀 벌어진 입을 미처 다물지 못할 지경이다. 저작권료 수입이 감당하기 힘들 정도란다. 이번 유에스 여자오픈 국제 골프 대회에서 우승한 20대 초반의 여성 선수가 받은 상금이 6억원을 넘는데, 후원사 보상금까지 합하면 10억원 가까이를 한방에 벌었다. 그러나 고졸 출신의 어느 평범한 20대 여자는 지하단칸방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자격증만 4개, 어떻게든 살아보려고 애쓴 흔적일 것이다. 이게 오늘의 대한민국이다.

 

아이돌이라 불리우는 나이 어린 연예계 스타들이 수십, 수백억짜리 빌딩을 사는 세상이다. 세계 최고의 반열에 오른 여자 피겨스케이트 선수를 비롯한 스물을 갓 넘긴 스포츠 스타들도 일년에 수십억을 번다. 이게 가당한 일인가?

 

그래도 이 정도는 참을 수 있다. 그러나 재벌과 대기업 총수·임원의 자식들, 그 손자·손녀들 이야기에는 울화통이 터진다. 배당액만 수백억이다. 주식 평가액은 상상을 초월한다. 이게 공정한 사회라고 할 수 있을까? 누구도 의문을 표하지 않는다. 오히려 세상은 그들을 칭송하는 데 바쁘다. 신파(新派)로 가득한 영웅전(英雄傳)을 쓴다. 불굴의 의지, 각고의 노력, 피가 마르는 인고의 시간, 긍정 또 긍정. 지치지 않고 등장하는 단골 메뉴다. 이렇게 ‘왜곡’·‘미화’라는 디자인의 화려한 의상을 입은 영웅이 탄생한다. 

 

몇십년을 뼈가 휘는 노동을 해도 집 한채 마련하지 못하는 사람들이 대한민국의 구성원 중에서 태반이다. 서민·중산층의 자녀들은 근 이십년을 공부하고도 변변한 일자리 하나 구하지 못하는 시절이다. 다시 몇년을 엉덩이가 짓무르도록 공부해도 박봉의 공무원 되기도 힘든 세상이다. 이들의 분투가 승자의 그것보다 덜하다고 누가 감히 말할 수 있을까? 우리도 나름대로 열심히 노력했다.

 

그럼에도 ‘소득’·‘이익’이 이처럼 불평등한 이유는 뭘까? 그 뒤에 자본이 있다. 자본은 대중을 현혹해 승자(勝者)를 영웅으로 만든다. 목적은 이미 승자인 그 스스로 영웅으로 추앙받기 위해서다. 영웅의 반열에 오르면 모든 죄는 사라진다. 돈을 벌기 위해 저질렀던 수많은 탈법과 파렴치함도 정당화된다. ‘비겁한 승자’가 곧 영웅이 되는 세상이 이들이 꾸는 꿈이다. 자본은 이를 노리고 소수의 선택받은 승자를 영웅으로 만든다. 그러곤 끊임없이 이들을 자신과 일체화시킨다.

 

이제 다수의 패배를 정당화시키면 된다. 이를 위해 자본은 인간 내면에 숨은 약육강식(弱肉强食)의 동물적 본능을 깨운다. 세상을 로마의 검투장으로 만든다. 패자(敗者)는 피를 흘리며 죽어나가야 한다. 승자가 모든 걸 차지해야 한다. 이등도 희석돼야 한다. 그 수단이 일등 몰아주기이다. 일등과 이등의 차이는 엄청나야 한다. 그래야 극적으로 영웅이 탄생한다. 어느새 대중은 한명의 영웅을 위한 다수의 패배와 희생을 숙명으로 받아들인다.

 

승자에 대한 존경과 보상이 너무 과하다고 생각하지는 않는가? 그래 좋다. 그들의 학벌·인맥·재능과 노력은 얼마든지 수긍할 수 있다. 자본이 그들에게 주는 돈이 과하긴 하다만 자기 돈을 주는 거니 딴죽을 걸 수도 없다. 유쾌하진 않지만 어쩔 수 없다. 다만, 승자의 몫과 그를 위한 다수의 희생을 당연시하는 것은 결코 공평하지 않으며 정당화될 수 없다. 대한민국의 구성원 중 98%는 그들 못지않게 최선을 다해 산다. 물론 재능도 부족하고 학벌도 낮으며 인맥도 없다. 우리는 그들에 비해 배경도 좋지 않다. 인정한다. 그렇지만 그게 이토록 심한 불평등의 빌미가 돼서는 안 된다. 우리는 억울하다. 자본과 승자들의 몫이 온전히 그들만의 것은 아니다. 그들의 오늘을 만들어준 건 결국 우리 민초들이기 때문이다.

 

부(富)가 균형을 이루는 사회가 건강한 나라이다. 이제 그 방법을 고민해야 할 때다. 공평을 기하는 최선의 방법은 무엇일까? 진보주의자들은 비록 불균형을 원천봉쇄할 수는 없지만, 부유층에 대한 감세 혜택을 없애고 많이 벌면 많이 내도록 하는 세금정책의 개혁을 추진할 것을 주장하고 있다. 그렇다. 패자들은 침을 흘리며 마냥 승자를 부러워할 일이 아니다. ‘가진 자’와 ‘갖지 못한 자’로 구분지어진 세상을 ‘조금 더 가진 자’와 ‘조금 덜 가진 자’로 구분되는 세상으로 바꿔야 한다. 그러나 아무리 세금정책을 변화시켜야 한다고 주장해도 정책의 결정권을 가진 행정가들에게 그 의지가 없다면 소용없는 일이다.

 

아무리 국민들의 직접선거로 정치 지도자를 뽑는 민주주의 체제라고 해도 권력이 존재하는 한 특정계층만 모든 것을 독식하는 불공평한 세상은 절대 바뀌지 않는다. 화려한 미사여구와 그럴듯한 공약으로 유권자의 표심을 모아 선거에서 이기고 결정권을 쥔 책임 있는 자리에 오르게 되면 기득권을 옹호하는 수구적인 자는 그 권한을 이용해 자신의 입맛대로 국정을 운영할 것이다. 진정으로 공정한 사회, 평등한 나라를 만들려면 대한민국의 정치·경제·교육·문화 등 다양한 분야에서 권력이란 것 자체를 없애는 아나키즘 체제를 확립해야 한다. 자본주의 국가가 아닌 아나키즘 국가로 변혁된다면 대한민국은 자유와 평등이 함께 공존하는 이상적인 나라로 발전할 수 있다.

 

우리 민족의 대표적인 아나키즘 혁명운동 지도자였던 우당(友堂) 이회영(李會榮) 지사(志士)께서는 영웅이 건설한 나라는 오래 갈 수 없지만 민중이 건설한 나라는 영원한 번영을 이룩한다고 말씀하셨다. ‘비겁한 승자’를 영웅으로 추앙하는 대한민국의 ‘삐뚤어진’ 자본주의 사회가 왜 이대로 지속되어서는 안 되는지 제대로 꼬집고 있는 명언(名言)이다. 중앙 정부라는 권력 기관이 사라지고 시민사회단체의 자유협력체제로 국정이 운영되는 새로운 대한민국이라면 민주주의의 진정한 의미를 되찾을 수 있는 나라가 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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