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린 그 여행 이후로 한마디도 안하고 있었다.
그리고 어느샌가 만남도 안하게 되었다.
헤어진건 아닌데 ...
그러다가 일주일 쯤 지나고 문자가 왔다.
-집 앞이야. 잠깐 밖으로 나와봐-
이남자가 드디어 소식을 보냈구나, 이 생각 하고 당장 밖으로 나갔다.
나 : 오빠.
전 : 응,
나 : 그날 이후로 왜 연락 안했어...?
전 : 왠지 모르겠니?
나 : 어?
전 : 이유를 모르겠어?
나 : 나야 당연히 모르,
전 : 헤어지자.
나 : 응? 그게 무슨 소리야
전 : 헤어지자고
나 : 오빠
전 : 이 말 하려고 왔어.
나 : 그동안 왜 연락 안했어... 나 많이 걱정했잖아, 병원은 갔다 왔어? 내가 오빠 주려고...
전 : 야
'야'라니... 이 남자는 나를 이렇게 부른 적이 없다. 항상 예쁘다 예쁘다 말해주던 그 입술에서
그렇게 차가운 말이 나올줄이야...
전 : 자, 니가 원하던 검사 결과.
주머니에서 꼬깃꼬깃한 종이를 펼쳐 보인다. 병원에 다녀왔다 보다...
전 : 니 말대로 나, 몸상태 많이 안좋아.
나 : 병원에서 뭐래?
전 : 암이래. 유전이래.
나 : 오빠. 그럼 내일 나랑 같이...
전 : 이효니. 내가 아까 말했지.
나 : 오빠... 내가 미안해...
전 : 귀찮다고!
나 : 뭐........라고?
전 : 모든게 귀찮아! 다 ! 너도 귀찮고 내 몸뚱아리도 귀찮아. 지금 내가 왜 이렇게 니 앞에서 이러고
있는지도 모르겠다고!
나 : 오빠......
전 : 헤어져. 나 이제 너 책임 못져. 내 몸 하나도 관리 못하는데 어떻게 너까지 신경써?
나 : 오빠 이러지마... 진심 아니잖아...
전 : 이게 내 진심인지 아닌지 니가 어떻게 알아? 마음대로 판단하지 마. 나 갈게.
이렇게 말하고선 저리 가버리는 태우씨.........
나 : 기다릴게...........
전 : !?
나 : 기다린다고.......... 오빠 올때까지 기다릴게........
이 말 하는데 왜이렇게 숨이 막히는지.........
뒤돌아서 나를 보는 태우씨.
전 : 이효니.
나 : 으...응?
전 : 나 기다리지마. 안 돌아와.
나 : 아니, 나 기다릴거야. 오빠 올 때까지 기다릴거야. 1년이 되든 10년이 되든 계속 기다릴거야.
그러니까 나한테 뭐라고 하지마. 내가 기다리는거야 오빠는 돌아오기만 하면 돼.
전 : 이러지마. 서로 힘들어질 뿐이야. 나 붙잡지마. 잘있어라.
다시 가버리는 태우씨...
말은 그렇게 하면서........ 눈물은 왜 흘리는데.......... 목소리는 왜 떨리는데.......?
태우씨가 가고 나서 한참동안 멍하니........ 그렇게 앉아 있었다........
집으로 돌아와서 침대에 누워 있을 때...
전화가 왔다.
태우씨였다.
나 : 여보세요?
전 : 하아.........................
이 남자, 술에 잔뜩 취했다. 아마 1번으로 저장되어있는 내 번호를 우연히 눌렀나보다.
나 : 오빠...
전 : 아................
나 : 오빠... 나 그동안 오빠랑 함께해서 기뻤어... 그리고... 앞으로도 함께 할거라고 믿어. 지금 잠시 오빠
보내주는거야. 다시 돌아오게 할거야.... 이게 ... 내 진심이야... 오빤 지금 안듣고 있겠지만...
오빠... 사랑해........ 끊을게.. 술 너무 많이 마시지 말고... 건강 챙겨....
그렇게 전화를 끊고 한참을 울었다.
옷을 갈아입다가 주머니에 넣어둔 종이를 펼쳤다. 아까 받은 태우씨의 검사결과...
머릿속이 너무 복잡한 하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