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도 안오고.. 진지하게 써볼 생각입니다ㅎ
저는 8월5일 꽃신을 신습니다.
정확하게 말하면 완전한 구닌의 전역 날짜는 2012년 2월 5일이네요. 부사관에 지원했거든요.
그래도 부사관에 지원 안했었다면 8월5일이 맞는거죠?ㅎㅎ
20살에 소개팅으로 만난 동갑내기 우리는 1년동안 사귀면서 군대에 대해 생각해본적이 없었습니다.
우리 구닌은 대학을 다니며 군장학생을 준비하고 있었습니다.
(군장학생은 ROTC와 다르게 대학 4학년까지 다 마친 뒤 부사관으로 입대하는 형식)
그러나 서류전형에서 떨어진 구닌은 부모님께 어영부영하는 모습을 보여드리기 싫다며 상의없이 군에 지원하게 되었고 저는 입대하기 18일 전에 알게되었죠.
매우 서운했습니다. 어느 여자친구가 그런 일방적인 통보에 가까운 입대소식을 듣고 좋아할까요?
처음엔 많이 울고 매달렸습니다. 오래도 바라지 않으니 한달만 미뤄달라고. 하지만 남자친구는 단호했고 내남자의 미래를 막고싶진 않았기에 보내주기로 했습니다.
그리고 구닌과 이렇게 오래 사귀게 될꺼라 생각지도 못했습니다;; 그냥 끝까지 기다린다는 것보단 사랑하는 만큼 기다리고 헤어지면 그만이라고 생각했고 그래서 나름 쿨하게 보내줄 수 있었습니다.
우리 구닌 보낼때가.... 국군의날 특집으로 롤러코스터에서 입대한 구닌과 남자친구를 보낸 여친에 대해 나왔었는데 여러번 돌려보며 나름 서로 예습(??)을 했었습니다.
(실제로 경험해보니 거의 90% 맞더군요 ㄷㄷㄷㄷㄷ)
입대 일주일전부터 정말 매일매일 피곤한 몸을 이끌고 데이트하고 데이트하고 또 데이트하고..
그러다 2009년 10월5일에 전주에 있는 35사단으로 입대시켰네요. 근데 전 훈련소 안따라갔어요. 학교 수업이 있었던데다가 구닌 쪽 어머님이 절 그닥 안이뻐하셨기에 생각도 안했었죠. 그리고 신종플루가 장난아니게 유행하고 있던 터라 사람들이 많은곳을 간다는건 생각도 못했어요. 그래서 저는 마음을 담아 손톱깎이, 매직, 깔창, 밴드 등을 검은 봉지에 담아 준게 전부... 수업 쉬는 시간에 이제 입대한다며 잘 있으라고 전화가 와서 잘 다녀오란 말 한마디만 하고 끊었습니다.
구닌이 입대하자마자 롤러코스터에 본 그대로 따라하기 시작했습니다. 곰신카페에 가입해서 35사단 인터넷편지를 쓸 수 있는 카페도 알아냈고 능력자 곰신분들의 손재주를 보며 감탄감탄 또 감탄... 근데 한번도 따라해보진 못했어요. 저도 나름 손재주가 있다 생각했는데... 이런말 하면 좀 그렇겠지만... 솔직히 남자들이 전지 편지같은 그런 종이쪼가리에 감동할까..라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그래서 전 편지만 썼네요...;;
입대날 이틀 후엔 훈련병 번호랑 명단이 쫘아~악 뜨더군요. 바로 글을 쓰기 시작했어요. 근데 왜이리 눈물이 나는지... 쓰면서 울고.. 또 다른 훈련병들 여자친구들이 쓴 글을 보고 내 맘 같아서 펑펑울고... 근데 웃긴건 매일 한통씩만 썼는데 이상하게 저랑 비슷한 시간대에 쓰는 곰신들을 보면 괜히 하나 더 쓰게되고... 경쟁심이 생기더라는;;
3주 지났나.. 모르는 번호로 전화가 왔습니다. 그리고 "나야"라고 말하는 모르는 남자의 목소리.
"누구..." "나 현호!" 아 그때 반가움보단 슬펐어요ㅠㅁㅠ 내남자가 얼마나 소리를 질러댔으면 목소리도 변했을까... 어찌나 마음아픈지.. 이런저런 안부만 묻다가 가봐야한다며 "사랑해"한마디 해주는데 눈물이 주륵주륵 ㅠㅠ
그 뒤론 편지도 오더군요. 한번에 세네통이;;; 군인 편지의 특징이 아무래도 일과 중간중간 쓰는거라 몇일이 압축해서 들어있다는 ㅎㅎ
'오늘은 초코파이가 나왔어. 아 잠깐만 나 부른다. 다녀와서 쓸께. 어제 쓰다만 편지 연결에서 쓰고있어.....' 이런식.
그렇게 구닌의 훈련병 생활은 끝이 났습니다.
까마득해서 잘 생각이 안나네요.. 댓글로 궁금한 점 남겨주시면 아는 건 다 써드릴께요.
그리고 사진들도 찾아보고 올릴 수 있도록 해보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