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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신을 신습니다(곰신들에게 도움이 되길 바랍니다. 이등병편)

울라울라 |2011.08.05 19:58
조회 1,916 |추천 0

구닌의 이병..

 

 

구닌의 전공은 경찰행정이였습니다. 그래서 입대 전부터 전경으로 떨어질까 걱정을 무지 많이 했는데요.

다행히도 전주 35사단 3377부대로 떨어졌습니다. 곰신카페에 많이 보이는 35사단 6탄약창 옆이지요.

 

 

구닌의 군번줄은 무지 풀렸더군요. 맞선임이 상병... 8개월도 안되어 선임이 될 수 있을 정도였어요.

자대배치를 하고 며칠 후에 군대가 어떤 곳인지 조금만 알려주겠다며 훈련소에서 쓰던 훈련병 수첩을 보냈습니다. 하루하루 꼬박꼬박 일기를 썼더라고요.

앞에는 지켜야할 것들, 외워야 할 것들... 맨 뒤에는 제 학교 시간표랑 전화번호, 주소 등등등..

일기를 쭉 읽어보면서 놀라기도 하고 울기도 하고 웃기도 했습니다.

 

 

놀란 부분은 저에겐 말 한번 꺼낸 적 없던 입대 첫 주 이야기.

신종플루가 유행하던 때이고 단체생활을 하는 곳이니 신종플루에 대해 더 민감했던 곳이 군대. 입대 후 모두들 온도체크를 했는데 13명이 신종플루 의심환자로 따로 창고 같은 곳에 격리되었는데 그 중에 한명이 우리 구닌.

일주일동안은 아무도 신경 쓰지 않고 훈련도 시키지 않아 13명서 격리생활을 했다고... 눈물이 왈칵 났습니다. 티비에서 죽은 사람들이 매일 방송에 나올 정도였으니 얼마나 무서웠을까요...

웃겼던 건 생각나지 않던 제가 떠올라서 잠깐 보고 싶었는데 교회에서 초코파이를 나눠주는 여자매를 보며 저를 완벽히 잊을 수 있었다고 ;;;

 

 

 

구닌이 이등병으로 힘들게 살아가는 동안 저는 꽤 바빴습니다. 인터넷에서 보니 자기 생활을 하는 게 제일 중요하다기에 학교생활에 충실했습니다. 체력이 저질이라 생각도 못했던 동아리까지 찾아가 들며 하루하루 정신없이 보내고 싶었습니다. 이곳저곳 모임에 나가게 되면서 자연스레 남자친구의 이야기가 나오게 되는데 군인이라 고하면 모두들 반응은 똑같았습니다.

 

“이등병? 남친이 옆에 있어야 남친이지 없으면 그게 무슨 소용이냐?”

“내 친구들 중에 99%는 차이더라”

 

등등.. 뭐.. 끝까지 기다릴 생각은 없었기에 웃어넘겼지만.. 그것도 한두 번... 어딜 나가도 똑같은 말... 특히 가장 슬펐던 말은

 

“내가 기다려봤는데 절대 기다리지마”

 

여자를 모르는 남자들이 그러는 것 보다 같은 여자가 하는 말은 심장에 비수가 되어 꽂혔습니다.

 

 

 

 

학교를 다니며 만나게 된 한 살 어린 남동기와 친해지게 되었습니다. 저보다 모든 방면에서 뛰어났던 아이는 강의를 들으며 제가 딸리는 부분이 있으면 도와주었고 강의가 끝나면 둘이 술 한잔 하며 둘이서 사귀냐는 소리를 들을 정도 였습니다. 당연히 저에겐 구닌남친이 있는 걸 다들 아는 상황이였기에 항상 웃어넘기기만 했는데....

 

 

어느날 사건은 터지게 됩니다..........

 

 

사람이 살면서 항상 웃지는 않잖아요. 힘들때마다 떨어져있는 구닌이 너무 미워 그 아이를 잡고 신나게 구닌 욕을 하고 있는데 뭔가 결심한 표정을 짓더니 하는 말.

“저는 누나가 너무 좋아요. 근데 누나가 군인 형 때문에 힘들어하면 제가 너무 힘들어요. 누나는 정말 행복하셨으면 좋겠어요”

 

 

그 후로 그 아이와는 서먹한 사이가 되었....

 

 

 

대학생 곰신들이 제일 힘들때는 지금과 같은 방학인 것 같습니다. 아무리 바쁘게 지내려 알바와 학원을 등록하여 미친듯 달려도 주위에서 커플들끼리 여행가고.... 심지어 미친듯 싸우는 커플을 봐도 사랑싸움으로 보여 씁쓸....

매일 전화해도 서운함은 조금씩 쌓여 폭발하게 되었습니다. 

 

 

 

 

*추가1 -  훈련병 때 인터넷 편지에 바깥소식을 알려준다며 축구소식이나 야구소식등을 깨알같이 적어서 보내는 곰신들이 있는데 제 경우에는 구닌이 좋아하는 무한도전을 신나게 썼다가 군닌이 못받는 사태가...

세상과 단절하고 훈련받는 5주동안 바깥소식을 너무 들려주면 훈련병들의 정신을 흐트릴 수 있다며 잘리더군요.@_@

 

 

*추가2 - 마음 돌아버린 구닌을 기다리는 글들이 꽤 있는데... 개인적으로 비추입니다. 그 구닌을 기다리느니 새로운 남자를 찾는게 더 빠를겁니다. 왜냐구요? 그 구닌들은 바쁘고... 솔직히 말해서 그리 힘든 곳에서 헤어지자고 스스로 여친을 내칠 정도면 정말 정이 떨어진거죠... 맘 접으세요.. 남자는 몰라도 여자는 행복을 자기가 만들 수 있죠. 자신의 가치를 떨어뜨리지 마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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