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부색이 검은 문지기가 서 있다. 바다 건너온 여인이 웃음을 판다. 다국적 환락가다.
호객꾼이 취객을 솔깃하게 한다. 한국어로 호객하는 이를 만나는 것도 어렵지 않다.
한국 남자가 “한국 여대생 있어요”라고 말한다. 흑인이 한국어로 말을 걸어온다. 눈을 마주치지 않는 게 낫다. 호기심을 보이면 끈질기게 쫓아온다. 그가 일하는 구라부(クラブ·club)는 아담하다. 이름이 ‘수지’라고 했다. 여름방학 아르바이트로 일본에 왔다. 수지는 도쿄(東京) 가부키초(歌舞伎町)에서 술을 따른다. 한국 여자가 마주앉아 술시중을 든다.
거리 곳곳에서 한국어로 호객
수지가 일하는 구라부는 손님이 겸상하지 않는다. 각각 테이블에 손님 1명, 여자 1명이 마주보고 앉는다. 수지는 일본어를 못한다. 일을 시작한 지 1주일 된 초보다. “등록금 벌려고 왔다, 일은 할 만하다”면서 수줍게 웃는다. 인터넷에서 아르바이트 광고를 보고 일자리를 구했다. 카바쿠라(카바레식 클럽)에서도 한국인 여대생을 쉽게 만날 수 있다.
유흥업소에서 아르바이트하는 대학생이 매년 늘어난다면서 10년 넘게 관광업을 해온 그가 얼굴을 찌푸린다.
이들이 놀라거나 머쓱할 만큼 옳지 않은 일로 용돈 혹은 학비를 마련하는 대학생이 가부키초에 널렸다. 당연히 술 따르는 일을 넘어 몸 파는 사람도 없지 않다. 수지가 아르바이트하는 구라부는 5만 엔(77만 원)을 받고 2차를 내보낸다.
. “한국 걸그룹이 인기를 끌면서 20대 초반 한국 여대생들이 늘었다”고 재일교포는 말한다. ‘바다’도 수지와 같은 목적, 같은 경로로 일본에 왔다. “자존심 상하지 않느냐고요? 어짜피 그정도 각오도 안한건 아니구요 이만한 돈 버는데 그정도는 아무것도 아니죠 다만 한국 사람이 찾아오면 살짝 짜증나지만….” 바다는 가부키초 근처의 신오쿠보(新大久保)에 산다. 숙박료가 저렴한 한국인 민박이 즐비한 곳이다. 한국 여자가 몸을 파는 곳은 일본뿐이 아니다. 국가정보원 보고서는 “무비자 협정을 체결한 나라가 80개국에 달하기 때문에 한국 여자들의 해외 성매매가 높아졌다”고 밝힌다.
LAPD(로스앤젤레스 경찰)는 “LA에서 체포하는 윤락 여성의 95%가 한국인”이라고 설명한다. “드라마 인기에 편승해 한국 여자가 늘었다”고 국정원 보고서는 덧붙인다. 과거처럼 음지에서 해외 유흥업소 구인·구직이 이뤄지는 것도 아니다. 온라인상에서 아르바이트를 구하다 보면 고소득을 미끼로 내건 다음과 같은 광고에 눈이 간다. 구라부에서 일하는 수지와 바다도 비슷한 광고를 읽었을 것이다. 업종 : 클럽(club), 일본 발음 구라부업태 : 카페나이 : 20~30세(용모 단정)자격 : 초보자 환영, 일본어 능력 무관시간 : 오후 7시 반 출근, 새벽 1시 자유 퇴근급여 : 하루 2만7000~3만5000엔, 팁은 별도운영 : 한국보다 일하기 편함, 한국보다 목돈 모으기 유리함특전 : 손님 80%가 상류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