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축제의 기원
1) 축제의 개념
모든 예술이 미분화 상태로 엮어져 있는 종합예술의 성격을 지낸 것이 축제이다.하지만 축제의 원 의미 속에는 종교성을 포함한다. 그래서 축제는 예술적 요소가 포함된 제의를 일컫는다. 축제는 애초 성스러운 종교적 제의에서 출발했으나 유희성을 강하게 지니게 되어 오늘날에는 종교적인 신성성이 거의 퇴색되었다. 그렇다고 하여 축제를 제(祭) 가 사라지고 축(祝)만이 남은 것이라고 단언할 수 만은 없다. 축제는 분명히 축(祝)과 제(祭)가 포괄된 문화현상이라는 점을 엄두에 두어야 할 것이다.
미국 출신의 신학자 하비 콕스는 ‘축제는 억압되고 간과되었던 감정 표현이 사회적으로 허용된 기회’라고 보면서 그 기회에는 세가지 본질적 요소가 있다고 설명했다. 그 세가지 요소는 고의적 과잉성 (축제가 환락을 추구하는 행위라는 의미), 축의적 긍정성(축제가 언제나 기본적으로 생을 긍정한다는 자세를 필요로 한다는 뜻). 대국성(축제는 일상생활과 판이하게 다른 상황을 보여주는 것)으로 나타난다고 보았다.
2) 축제의 시원
축제의 발생시기를 추적한다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다만 노래와 춤을 비롯하여 예술이 망라되어 있는 것이 축제라고 한다면, 민속예술의 사원이라고 볼 수 있는 제천의례가 우리 축제의 사원이 될 수 있을 것이다. 그래서 고대 부족 국가 중에 부여의 정월 영고, 고구려의 10월의 제천의례는 모두 종합예술의 성격을 띤, 한국적 축제였다. 이들 제천의례라는 축제는 흐드러진 놀이판이자 신성한 종교의 장(場)으로 이때에는 천신(天神)에게 제사 내고 음주가무로 놀이판을 벌이며 신과의 만남을 통해 그들의 소망을 빌었다.
3) 우리나라 지역축제의 원의
고대인들은 축제를 통하여 액운을 없애고 복을 불러 풍요와 건강을 유지하고자 하였는데, 이것은 축제 속에 민족의 신앙적 심상이 담겨있음을 의미한다. 그런데 문명화를 거치면서 이러한 종교성은 약화되며 인간본위의 이성적·합리적 사고에 따라 오락성이 가중된다. 이렇게 과거적 기능보다는 오늘날의 시대에 걸맞은 가능이 강조되었다 하더라도 축제의 본래적인 의미는 간과할 수 없다. 결국 축제를 왜 하는가, 이 질문에 대한 가장 궁극적인 답은 생존욕구를 해소하기 위한 것이라고 말할 수 있었다.
2. 축제의 기능과 앞으로의 방향
1) 지역축제의 현주소
지역의 다양한 문화현상을 포괄하고 있는 지역축제의 개념 정의는 두 가지로 생각해 볼 수 있다. 하나는 좁은 의미의 개념 정의로서 지역과의 역사적인 상관성 속에서 생성·전승된 전통적인 문화유산을 축제화 한 것이다. 반면 넓은 의미로는 이러한 전통축제뿐 아니라 문화제·예술제·전국 민속 예술 경연대회를 비롯한 각 지역의 민속예술 경연대회 등 문화행상 전반에 포괄된다. 오늘날에는 협의로 보다는 광의로 받아들여 지역축제의 범위를 확대시키고 있다 중요한 점은 지역축제라는 말 그대로 지역의 역사 및 전통과의 직접적인 관련성 속에 공감대가 설정되어 지역민과 함께 호흡할 때 지역 축제의 의의가 있는 것이다.
2) 축제의 기능
장주근이 밝힌 축제의 현대적 의의를 축제의 기능으로 보아도 무방할 것 같다. 그는 축제의 현대적 의의를 첫째 원초 제의성의 보존, 둘째 지역만의 일체감, 셋째 전통문화의 보존, 넷째 경제적 의의, 그리고 마지막으로 관광적 의의를 들고 있다. 이외에도 김명자는 축제의 기능을 전통사회와 산업사회로 나누어 살펴보고 있는데 전통사회의 기능으로 종교적 기능, 예술적 기능, 오락적 기능, 생산적 기능을 들었다. 산업사회에 들어와서 이런 기능들은 약화되기는 했으나 그 명맥은 유지하면서 산업사회에 적합한 의미가 강화되었다. 또한 지역축제를 통한 지연적인 소속확인기능, 전통문화의 보존기능, 관광의 기능이 부가된다.
3) 지역축제의 방향
과거의 축제가 모두 복원되는 것은 아니며, 현재에는 한 지역에서 대표적인 축제가 선별되어 재현되고 있거나 그 지역의 여건상 필요에 따라 전통예술을 기반으로 한 지역축제가 적지 않다. 필요에 따라 복원된다 하더라도 예전의 축제와는 판이하게 달라진다. 여기에 지역 축제 전승문제의 ‘자연성과 인위성’ 이라는 이율배반이 있다. 원형의 보존과 재창조는 결국 이러한 이율 배반이 교차되면서 정착하는 것이다. 농경문화를 바탕으로 한 우리의 지역축제는 지역에서 자연스럽게 베풀어지는 것이 당연하지만 오늘날과 같은 산업사회에서는 인위적이고 직위적인 ‘축제의 자리’가 요구된다. 현장을 떠나 일종의 ‘연희’를 보여주는 것은 무대화이며 공연화다. 지역축제는 그 지역에서 행해지는 행사이기 때문에 해외관광 상품화할 경우 그 지역의 관광화가 동시에 이루어지며 그 지역의 개성을 확실하게 보여주는 특징이 있다. 그러기에 관광객으로서는 ‘개성 있는 관광’을 할 수 있다. 하지만 지역민으로서는 무언가 잘 보여주어야 한다는 강박감에 부담스러운 행사가 될 수도 있다. 그러기에 지역만이 즐기면서 동시에 관광효과를 누릴 수 있는 관광상품화가 이루어져야 한다.
3. 지역 공동체와 축제
1) 공동체의 범주와 사회적 구조
공동체는 공동의 시간과 공간 속에서 구성원들의 사회·문화적 생활이 끊임없이 반복되는 과정의 자연적인 단위라 할 수 있다.가족과 친족등의 혈연을 중심으로 한 가족 공동체, 여기서 그 범주가 좀 더 확장된 ‘마을 공동체’ 와 자연 단위의 마을이 여러 개 합쳐져 구성된 ‘지역 공동체’ 가 있다.나아가 지역 공동체가 체계적인 이데올로기를 바탕으로 결속하여 창출해 낸 가장 넓은 개념의 공동체가 곧 국가 공동체이다.
2) 공동체적 삶의 사적 맥락과 양상
역사적으로 고대 부족국가에서 수행되었던 제천의식은 당대의 공동체적 삶의 양상을 보여준다.축제로서 이 제천의식들은 당대의 이념을 구현할 뿐만 아니라 공동체를 유지하는 문화적인 틀이 되었고, 이들은 사회적 통합을 수행하는데 중요한 몫이 되었다.
3) 지역 공동체적 삶과 지역축제의 방향
현대사회에서 축제가 의미를 가지려면 제의성을 대체할 수 있는 요소를 찾고 그것에 부합되는 축제를 강구해야 할 것이다.대체 요소로서 상권의 강화도 무방하고, 역사적 인물의 재현도 바람직하다.또 예술성의 심미성이 강조된 대체도 좋다.
4.축제의 현대적 의의
1) 축제 ‘판’의 설정과 종교적 의미: 코스모스의 카오스화
축제의 ‘판’은 놀이판에서의 ‘판’이 지니는 특성과 관련이 있다.판은 일상적 삶을 영위하는 세속적인 공간과 시간과는 질적인 차이를 지닌 시공간이란 뜻이다. 종교적으로 논의한다면 그것은 제의의 시공간이 되며 신화적으로는 만물의 생성근원이 되는 카오스가 된다.
놀이판의 성격은 난장판에서 극명하게 드러나는데 여러 사람과 마구 뒤섞여 떠들면서 일상과 차단되고 나아가서는 초월성을 지닌다.그러면서 산과 하나가 되어 때로는 신을 놀려주기도 하고, 신의 뜻을 얻기도 한다. 이러한 놀이의 세계는 성 속의 이원론에서 보면 성의 세계요,원초적인 카오스의 세계이다.
놀이판에 참여했다가 놀이판에서 나온다는 말은 현실세계에서 비 현실세계로 이탈하여 다시 현실세계로 복귀한다는 것과 같은 말이다. 이것은 인간의 삶이 근원적으로 유한한 까닭에 불행하다고 여기고 이를 극복하고자 하는 순환의식이 깔려 있는 원본사고에 기반을 둔 것이다.
지역 공동체와 축제의 현대적 의의는 개인적인 차원에서 볼 때 ‘질 높은 정신적 삶’에 대한 추구를 일차적인 목적으로 하지만 사회적 차원에서 볼 때에는 사회 구성원간의 동질성 공유를 그 목적으로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