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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전해주지 못한 Serenade

이노센스 |2011.09.14 20:16
조회 398 |추천 0

현재 제가 짝사랑하고 있는 여자가 있습니다.

저는 홈플러스 서부산점에서 일하고 있는데, 7월 말부터 새로 들어온 피자집 아가씨한테 반했습니다.

나중에 알고보니 점장이었더군요.

암튼 저는 첨에 넘 쑥스러운 나머지 얼굴도 마주치치 못하다가 인사를 해야지 하면서 기회를 노리고 있었지만, 타이밍을 놓치기가 일쑤였습니다.

그러다가 어느 날 퇴근하기 위해 옷을 갈아입고 다시 계단을 올라가는데, 그 여자가 내려오는 겁니다.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동시에 "안녕하세요!"하고 서로 인사했습니다.

기분이 날아갈 것만 같았고, 이를 계기로 볼 때마다 인사해서 서서히 다가갈 생각이었습니다.

그러나 다음날 그녀가 보이지 않았는데, 알고보니 아시아드점으로 갔다는 겁니다.

가슴이 너무나 찢어질 것만 같았고, 더구나 첨으로 인사하고 다음날에 간터라 더더욱 마음이 아팠습니다.

이대로는 포기못할 것만 같아 가끔 아시아드점에 가서 그녀를 몰래 보곤 했습니다.

물론 그녀는 제 얼굴도 몰랐지요.

그러던 어느 날 지난주에 운좋게 피자살 돈이 마련되어서 아시아드점에 가서 그녀가 일하는 피자집으로 갔습니다.

거기서 주문하고는 그녀한테 어디서 본 것 같다면서 혹시 서부산점에 있지 않았냐고 말했습니다.

그런 식으로 서로 말을 트기 시작했는데, 목소리가 어찌나 귀엽던지...

암튼 30분 후에 피자를 받고는 껌을 두개나 그녀한테 줬습니다.

이것을 계기로 일주일에 한번씩 그녀를 찾아가서 얘기할 생각이었습니다.

그럼으로서 점점 가까워질 목적으로 말이지요.

그래서 어제 오전 근무를 끝내고 바로 아시아드점에 가서 일단 그녀가 일하는지 몰래 알아보았습니다.

카운터 쪽을 보니 어떤 남자직원만 보였고, 부엌 쪽을 보니 그녀가 피자를 만들고 있었습니다.

생각보다 크게 바쁜 것 같지 않아서 밖의 편의점에 가서 비타500 큰 거 2개랑 후라보노 껌을 샀습니다.

비타500 두 개 중 하나를 그녀한테 줄려고...

글구 입냄새가 나는 편은 아니지만, 혹시나 해서 껌을 샀지요.

다시 피자집으로 돌아왔는데, 가만 보아하니 생각보다 손님이 꽤나 있더군요.

그래서인지 그녀가 다른 직원 둘이랑 피자 만드느라 바빠 보였습니다.

아무래도 날을 잘못 잡은 것 같은 느낌에 오후 5시까지 기다리다가 계속 부엌에서 나오지 못하기에 결국 다음날을 기약하고 집으로 왔습니다.

그러고는 비타500을 냉장고에 넣어서 보관하고 있었습니다.

다음날 그러니까 오늘 비타500을 가방에 챙겨서 넣구 아시아드점으로 갔습니다.

거기에 딸린 극장에서 잼없는 영화 보구 오후 4시쯤 되어서 피자집에 갔는데, 그녀가 카운터에 있었습니다.

저는 구경나온 척하고 있다가 피자집 앞에 다다라서 그녀를 쳐다보았는데, 그녀와 저의 눈이 엇갈리고 말았습니다.

걍 아는 척하면 될 것을 저는 쑥스럽고 겁이 많아 그대로 줄행랑쳤습니다.

좀 이따가 다시 시도해보았는데, 역시나 구경하는 척하다가 피자집 앞에서 드뎌 그녀와 눈을 마주쳤습니다.

그 순간 됐다 시펐는데, 그녀는 저랑 딱 1초 마주치고는 바로 다른 곳으로 시선을 돌리더군요.

그녀는 여전히 절 알아보지 못한 것입니다!!!

분명 1주일 전에 얘기했는데, 그녀는 그저 절 같은 서부산점에서 일했던 사람으로만 생각했던 모양입니다.

급실망한 저는 또다시 줄행랑쳤고, 아무래도 정공법을 써야겠다는 생각에 몇 번 피자집을 지나가면서 기회를 노리고 있었습니다.

그치만 카운터엔 남자직원 둘만 붙어있었고, 그녀는 카운터에서 조금 떨어진 곳에서 피클을 포장하고 있었습니다.

몇 번 피자집을 지나쳐서 아무래도 그 피자집에서 제가 배회하는 듯한 느낌을 받은 것 같아 더더욱 용기가 나지 않았습니다.

그러다가 저녁 5시가 되어서 그녀는 식사를 하러 갔고, 저는 오늘도 비타500을 전해주지 못한 채로 집으로 돌아와야 했습니다.

1시간 더 기다리다가 또다시 기회를 엿볼 수도 있겠지만, 저녁 내내 배회하다가는 피자집에서 절 이상하게 볼 것 같아서 걍 집으로 갔습니다.

그 순간 리쌍의 'Serenade'란 노래가 떠오르더군요.

상황이 조금 다르지만, 마치 가사 속 주인공이 된 듯한 기분이었습니다.

그래서 그 가사에서 따와 제목을 적었던 것이구요.

지금도 그녀만 생각하면 가슴이 떨립니다.

오늘 피자집 주변을 맴도는 듯한 느낌을 준 것 같아 내일이나 모레 당장은 못갈 것 같네요.

도저히 용기가 나지 않아서...

담주에 한번 더 시도를 해볼까 합니다.

근데 어찌해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그녀는 제 얼굴도 모르고, 제가 먼저 말을 걸자니 괜히 그녀가 부담스러워 할까봐 겁이 나구...

아까 보아하니 그 남자직원이 피자 사라고 멘트를 하던데, 그 멘트를 하는 순간에 제가 피자집 앞에 있었다면 그 피자 먹어봤다면서 그녀랑 얘기할 수 있었을텐데...

물론 비타500도 주고 말이지요.

역시 사랑하는데에는 타이밍이 가장 중요한 것 같아요.

아!!! 사랑한다는 게 왜이리 힘이 드는지...

특히나 타이밍 맞추기가 더더욱 힘이 드네요!!!

 

참, 오늘 집에서 비타500을 꺼내보니 옆에 붙어있는 종이가 군데군데 찢어져 있더군요.

냉장고에서 꺼내면서 물기가 장난아니게 고이더니 결국 그렇게 되었네요.

지금 냉장고에 안 넣고 찬장에 놔두긴 했는데, 그 상태로 그녀한테 줘도 될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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