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연구소=연구팀] 서울을 넘어선 서울, <부암동>이다.
‘강남 사람 너무 많아 홍대 사람 많아, 신촌은 뭔가 부족해.’라고 외치는 노래의 한소절이 떠오른다. 그럼 이제 어디를 가야하나 머리 속으로 떠올려 보지만 딱히 마땅한 곳이 떠오르지 않는다. 이제 다 같은 도시 풍경에 지쳤다면, 똑 같은 빌딩 숲에 지쳤다면, 오늘의 데이트 코스로 부암동을 가보는 것은 어떨까.
부암동은 여느 서울의 느낌과는 확연히 다르다. 일단 강남의 널찍한 대로와 평지가 있는 것도 아니다. 그렇다고 강북의 밀집된 주택가도 아니다. 한적하고 평화로워 보이는 이 동네에는 유난히 언덕이 많다. 언덕 사이사이에는 밥집도 있고 카페도 있다.
다른 곳과 특이한 점은 이 언덕이 다가 아니다. 이탈리아 파스타를 파는 곳을 파는 곳 옆에는 방앗간이 있고 방앗간 옆에는 번듯한 미술관이 있다. 방앗간에서는 떡을 팔고 있고 그 옆에는 프랑스 요리를 팔며 미술관이 사이에 섞여있다. 다소 특이한 동거가 이곳에서 이루어지고 있다.
그래서 가봤다. 특이하고 오묘한 이곳에는 무엇이 있을까. 데이트하기 적합한 곳은 무엇이 있을까. 오늘 부암동을 낱낱이 파헤쳐보자.
★ Hot Spot - 백사실 계곡
부암동은 이미 나름 유명세를 타기 시작했다. 특히 백사실 계곡은 1박2일에 출연하면서 그 이름을 널리 알리게 되었다. 1박2일 자체가 워낙 국민 예능으로 자리 잡았고, 프로그램에서 등장한 대부분의 장소가 한동안 유명세를 단단히 탄다. 그래서 백사실 계곡도 널리 알려졌고, 1박2일을 보고 온 사람도 많다고 한다. 그래서 부암동에서 널리 알려진 백사실 계곡을 핫 스팟으로 정했다.
가는 길은 상당히 멀고 험하다. 그러나 경치가 좋기 때문에 올라갈 맛이 난다. 남녀 모두 구두 보다는 운동화가 필수다. 그렇다고 아웃도어 브랜드까지는 필요 없겠지만 나름 언덕의 경사가 심하다. 가는 길은 대부분 외길이고 부암동에서 또 다른 유명한 곳인 산모퉁이 카페까지만 가면 찾아가는 길은 그렇게 어렵지 않다. 특히 날씨가 좋은 날에 가기를 추천한다.
어느 정도 땀이 기분 좋게 날 정도면 어느새 숲길로 진입할 시간이 되었을 것이다. 숲속의 오솔길을 걸어가면 멧돼지 주의표시도 보이고 개도맹 서포터즈라는 현수막도 보인다. 개도맹이란 개구리, 도롱뇽, 맹꽁이의 앞 자만 딴 것으로 개동맹 서포터즈는 개구리, 도롱뇽, 맹꽁이를 보호하자는 의미이다. 그렇게 숲속의 오솔길에 끝에는 드디어 백사실 계곡이 나온다.
그런데 백사실 계곡에 가본 사람은 알겠지만 아마도 이런 생각이 들었을 것이다. ‘이게 끝인가?’ 그렇다. 이게 끝이다. 의외로 너무 작고 주변의 마을 사람인 듯 보이는 사람들의 마실 나오는 곳 정도로 보인다. 쉽게 생각해서 동네 뒷산에 개울가를 생각하면 쉬울 듯하다.
연인과 함께 오는 것은 개인적으로 추천하지 않는다. 그러나 가는 길은 참 좋다. 정답게 손도 잡고 오순도순 이야기하면서 언덕도 오르고, 오솔길도 걷다 보면 정도 쌓일 것 같다. 그런데 막상 백사실 계곡에 오면 약간의 실망은 어쩔 수 없을 듯하다. 그럼에도 다시 한번 눈길이 가는 이유는 서울 속 도심에 이런 계곡이 떡하니 있다는 것. 그것 하나로도 가볼 여지가 있다.
★ COOL SPOT - 환기 미술관
환기 미술관은 부암동 주민센터에서 내려서 클럽에스프레소 방향의 골목길로 계속 가다보면 방앗간 옆에 있다. 고 김환기 화백을 추모하고, 그의 그림을 연구하기 위해 지어져 있다고 한다. 보통의 미술관이라면 약간은 다른 곳과 다르게 자신을 뽐내고 있을 것 같다고 생각했었다. 그런데 이곳은 부암동에 자연스럽게 섞여있다. 바로 앞 쪽에 집들이 어색하지 않고, 바로 옆에 붙어있는 가게들과도 살을 맞대고 있다.
다소 특이한 이곳은 안에 들어가보면 생각보다 널찍하다. 계속 고 김환기 화백의 그림만 있는 것은 아니고, 김환기 화백의 그림을 중심으로 특별전이 계속 다르게 진행되는 것 같다. 들어가면 기념품 매장에서 표를 사야한다. 그런데 이 기념품 파는 곳이 다른 곳과 상당히 다르다. 일단 접근 가능한 상식적인 가격이다. 더군다나 김환기 화백의 그림을 적절히 이용해서 구매의욕을 상당히 자극한다. 예쁘고 질도 좋아보인다. 아마 가보면 사고 싶은게 상당히 많을 것이라 생각한다. 우산이 너무 예뻐 들었다 놨다, 들었다가 놨다를 몇 번이나 고민했던 기억이 난다.
미술관 안에 들어가면 사진 촬영은 금지된다. 지금은 북 아트전이라고 하여 책의 표지를 장식했던 김환기 화백의 그림과 다른 많은 북 아트가 전시된다. 아마 가보면 독특하다는 느낌을 받을 것이다. 나중에 3층에는 책 속으로라는 제목의 전시가 있는데 기묘한 느낌이 든다. 말로 설명하기 어려운 느낌이라 한번 쯤 가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가끔은 고급 문화생활을 해서 취향을 발전시키는 것도 좋지 않겠는가.
★ Hidden Spot - 윤동주 시인의 언덕
요즘 많은 사람들이 부암동을 찾지만 이곳은 가깝운데도 불구하고 많이 외면하고 있는 듯하다. 바로 윤동주 시인의 언덕이다. 예전 이름은 별 헤는 언덕이기도 한 이곳 윤동주 시인의 언덕은 왜 이곳에 있을까. 아마도 우리나라 서정시의 첫 손에 꼽는 별 헤는 밤이나 우리의 감성을 강하게 자극하는 서시를 본 기억이 꽤 많을 것이다. 국어 책이나 문학 책에 등장하여 학창시절 괜스레 감성에 젖게 했던 윤동주 시인의 시가 바로 이 언덕을 오르며 시상을 다듬었다고 한다.
부암동 주민센터에서 내리면 바로 언덕으로 오르는 길이 보인다. 평일이라 그런지 많이 알려지지 않은지는 모르겠으나 사람은 없었다. 한산한 언덕을 둘러보며 괜스레 감상에 젖었다. 이 윤동주 시인의 언덕은 해질 무렵 가는 것을 추천한다. 뜨거운 낮이나 너무 늦은 밤보다는 점점 해가 지는 풍경이 이 언덕과 너무 잘 어울린다.
이 언덕에는 서시의 기념비와 윤동주 시인의 시를 가는 길에 짤막하게 써놓았다. 고등학교 시절에 보던 시에서 왠지 모를 향수도 느껴졌다. 그렇게 크진 않아서 둘러보는데 오래 걸리지는 않는다. 이 언덕의 큰 장점 중의 하나는 경치가 너무 좋다. 뒤로는 부암동이 한눈에 내려다보이고 앞으로는 남산타워, 이제는 N타워까지 보인다. 서울이 다 내려다보이는 광경은 정말 볼 만한 장면이다.
잠시 앉아서 이야기 할 수도 있고 성벽 쪽에서 기대서 경치를 구경 할 수도 있다. 사실 부암동에서 한 곳만 갈 수 있다면 주저하지 않고 이 윤동주 시인의 언덕을 꼽겠다. 윤동주 시인을 좋아하는 탓도 있지만 감상에 젖게 하는 곳이다. 왠지 모를 옛날 생각도 부쩍 든다. 어떤 고민이 있다면 조용한 이곳에서 잠시 생각을 정리해 보는 것을 추천한다.
부암동은 정말 매력적인 곳이다. 서울의 한복판에 있지만 절대 서울 같지 않은 점. 또 여러 장르(?)의 가게가 한데 모여져 있는 점. 그리고 그런 모든 것이 어색하지 않은 점. 조용하고 평화롭고 한적하다는 점. 이런 모든 것들이 너무나 아름다운 곳이다.
이곳은 비록 작지만 맛있는 카페도 많고 맛있는 밥집도 많다. 가볼 곳도 많고 걸을 곳도 많다. 당신이 만약 연인과 데이트를 기획한다면 부암동은 후회 없는 선택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비록 예쁜 구두나 하이힐 보다는 운동화가 어울리는 곳이지만 그게 뭐 어떤가. 이곳 부암동에서 걷다보면 가식 없이 서로에 대해서 깊이 알아가는 시간이 될 것 같다. 윤동주 시인이 별을 헤던 언덕에서 서로의 마음속의 별을 찾아가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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