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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별통보를 들었을때 하고 싶었던 말, 그러나 못했던 말.

DECYAN |2011.09.17 02:52
조회 184 |추천 0

 

 

 

스물한살 먹은 남학생입니다.

 

지금은 학생이 아니죠.. 군에 가려고 휴학했습니다.

 

 

 

헤어진 여자친구가 있어요.

 

그 친구도 저보다 한살 많은 스물 두살이고, 인제 3학년인지라

 

학과 특성상 국가고시를 위해서 공부에 매진해야할 때이고...

 

군대에 가는 저를 기다려줄 마음의 여유가 없었나봐요.

 

 

 

 

아니 그렇게 기억하고 싶네요.

 

그렇게 기억하는게 차라리 아름다울것 같아요.

 

돌이켜보면 내가 너무 모자라서 저를 떠났을거란 생각에...

 

나 자신이 너무 비참해져요.

 

내 기억속의 아름다운 추억들이

 

그 사람에게는 고작 참아내야만 했던 인내의 시간들이었다는게

 

나를 더 비참해지게 만드는 것 같아요.

 

 

 

돌이켜 보면...

 

참 귀찮게도 많이 했고.. 그 사람이 보기에 짜증나는 짓도 많이 했어요.

 

나의 진심이 그 사람에게는 쓰잘데기 없는 이야기들 뿐이었어요.

 

그래도 저는 좋았어요.

 

근데요.. 좋으면 안되는 거였어요.

 

나만 좋은거였어요. 나만 좋으면 안되잖아요. 그사람도.. 좋아야되는거잖아요.

 

 

내가 고민이 있을 때 그 사람에게 그 고민을 이야기하면..

 

그 사람은 그저 당연한 것을 너만 특별하게 생각하는 것이라고.. 말했었어요.

 

 

 

그러고보니 그 사람에게 참 많은걸 배운것 같아요.

 

 

처음엔...

 

그사람이 보는 눈빛을 따라 내 눈동자도 그리로 움직이고

 

그 사람이 향하는 발걸음에 맞춰 파인 발자국에

 

내 발자국을 한번이라도 더 올려놓아 보고 싶어서

 

그렇게 그 사람의 뒷모습만 보고 쫓아다녔던 것만 같아요.

 

 

그 사람이... 너무 부담스러웠다나봐요.

 

나를 위해 무리를 무릎쓰고 달려와주는 건 너무 고마운데...

 

나를 위해 니가 좋아, 니가 좋아, 해주는건 정말 좋은데...

 

계속 듣다보면 그게 당연한걸 넘어서서 아무 느낌도 없어진대요.

 

그저 보기만 하면 두근거렸던 심장이 더이상 뛰질 않고

 

의지가 되었던 넓은 등짝이 그렇게 좁아보일 수가 없대요.

 

 

 

이별의 순간에 저는 그 사람에게 고개를 떨구고 정말 확신하냐고 물어봤어요.

 

그냥 그거 뿐이었어요.

 

돌이킬 수 있으면 돌이켜 보라는 그 말에 아무 말도 할 수가 없었어요.

 

그 동안... 그녀가 그녀의 마음을 정리하는 동안에 나에게 한 행동이

 

그녀가 마음을 정리하고 있다라는걸 내가 모를만큼 아주 서서히 진행되었던 것은 아니었나봐요.

 

나도 어느정도 느낌으로 알고 있었고.. 눈치 채고 있었고.. 서운해져 있는 상태에서

 

나를 놔달라는 말처럼 들리는 그 뒷모습을 차마 붙잡을 수가 없었어요.

 

아니 붙잡고 싶지 않았고.. 내가 그만큼 그녀를 사랑하지 않았기 때문일지도 몰라요.

 

이별의 순간,

 

내가 언제나 그녀에게 준 만큼 언제나 돌려받지 못했다는 사실을

 

그때서야 깨닫게 되버렸어요.

 

그저... 달콤한 말과 행동과 몸짓에 녹아 눈멀어있던 내가

 

현실을 보고, 그 사람의 진실을 보고, 내 마음에 깊숙히 가라앉아있던 어둠을 보게되었어요.

 

 

 

 

난 그 사람을 진심으로 사랑하지 않았던 걸지도 몰라요.

 

그저 그 사람의 예쁜 몸과 입술이 좋아서.. 나를 채워주는 따뜻한 온기가 좋아서

 

나를 안아주는 그 두 팔과 그 따뜻했던 가슴이 좋아서.

 

가만 있어도 가슴 애려오는 추위를 잠시 벗어나려고

 

그저 타오르기만 할 줄 아는 사랑을 불태웠는지도 몰라요.

 

 

그녀 덕분에 이제서야 겨우 알 것 같아요.

 

그녀 덕분에 전 이제서야 현실에 눈을 뜨고 현실의 커다란 장벽 앞에 섰어요.

 

그녀는 국가고시와 졸업과 취업... 나는 군대...

 

그리고 그 벽을 충분히 넘지 못할 우리.

 

분명히.. 그 사람도 저보다 한걸음 더 먼저 이 벽 앞에 서서 이별을 생각했겠죠.

 

 

전 군대에 갑니다.

 

그 사람은 졸업을 하고.. 취업을 합니다.

 

 

전 복학을 합니다.

 

그 사람은 취업을 하여 좋은 사람을 만납니다.

 

 

전 졸업을 하고 취업을 합니다.

 

그 사람은 좋은 사람을 만나.. 행복해질겁니다.

 

 

 

우리 여기까지였나봐요.

 

나... 언제나 한걸음 느리게.. 누나 뒤에 따라가지만

 

이런 기억 선물해줘서, 소중한 추억 함께 있어줘서, 작은 행복 나에게 안겨줘서 고마워.

 

좋은 엔딩은... 그냥 우리 서로 연락 안하고.. 함께했던 추억 예쁘게 최대한 예쁘게 간직하는 걸로 하자.

 

나 때문에 너무 힘들어하지 말고, 꼭 좋은 사람 만나서 행복하게 살아.

 

언젠가 내가 너한테 얘기 했듯이...

 

 

넌 나보다 무조건 행복해야하니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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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여놓고 최대한 예쁘게 포장할려고 쓰면서 결국 눈물 흘렸네요.

 

진실만을 이야기 해도.. 참 마음속에 기억이라는게

 

그 순간 순간이 너무 아름다웠습니다.

 

달리 표현할 곳도 없고.. 말솜씨가 없어서 다른 사람에게 말해도

 

그냥 힘들다.. 그 사람이 날 싫어했나보지 뭐.. 하고 끝내기엔

 

너무 아쉬워서.. 이렇게 글 남깁니다.

 

여기라도 쓰니깐 맘 편하네요. 그 사람은 분명히 못볼테지만 그래도 속이 시원하다~!

 

 

군대가기 전에 여행이나 한번 다녀와야겠습니다.

 

차분히 앨범정리하듯이 하나하나 곱씹어보고 웃으면서 복학하고 싶습니다.

 

 

 

모든 이별남들아!!! 힘내라!!!

 

너만 겪는 특별한 일 아니다~!!! ^^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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