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집에 매일 밤 11시 45분~12시 15분 사이에 옵니다.
제가 사는 아파트는 산 중턱에 세워진거라. 아파트 맞은편은 산이구요.
아파트 위, 아래로 다닐 수 있는 2차선 도로가 있습니다.
사람은 계속 다니지만 버스에서 내린 1-2명정도가 왔다갔다할 뿐 인적이 많은 곳은 아닙니다.
전 굉장히 조심성있는 성격이라. 밤에는 앞, 뒤, 옆을 확인하고 다닙니다.
인상착의나 뭘하고 있는지. 남자면 가능한 제가 뒤쪽에서 가려고 하구요.
무튼 저 길 내려올 땐 절대 딴 짓 안하고 정신 똑바로 차리고 내려와요.
특히나 2달전 폭우가 쏟아져서 산사태도 나고, 집 앞쪽에 있던 약수터도 없어지고
산이 폐허가 되었거든요.
그래서 그런지 더 무서워서 더 조심하며 옵니다. 혹시. 라는게 있으니까.
그날은 제 5-10m 앞에 가방도 없고, 손에 아무것도 들지 않고 mp3인지 핸드폰으로 노래들으며 걷는
30대남자.가 주변 사람의 전부였어요.
암튼 저 위 그림 초록색 네모가 2단지 놀이터구요.
2단지는 복도식 아파트여서 복도에 누가 나와있으면 센서등이 들어오더라구요.
원래 앞,뒤,옆만 확인하지 위까지는 안보는데,
위에서 헛기침하는 소리가 들리길래 올려다보니, 웬 아저씨가 서계시더라구요.
뭐 나와서 담배피나보다~생각하고.
정말 아-무 생각없이 제가 갑자기 빨리 걸었어요. 그냥 갑자기 빨리 집에 가고 싶길래.
근데 갑자기 제 바로 뒤에서
"퍽!!!!!!!!!!!"
하는 소리가 들려서 뒤돌아보니 1-3m되는 거리에 물이 가득든 페트병이 떨어져있네요.
경사가 있는 길이라서 물을 흩뿌리며 페트병이 앞으로 주욱 내려가는데,
진짜 아-무 생각 안나고, 나 방금 죽을 수도 있었겠구나. 라는 생각만 들더라구요.
눈물만 뚝뚝 나고.
언니한테 울면서 나오라고 무섭다고 전화했네요...
언니는 다행이라고, 얼마전에 초등학생들이 아파트에서 벽돌 던져서 어떤 아주머니 중태에
빠졌다는 얘기가 있었다고. 세상 참 무섭다고..
세상 참 무섭네요.
전 밝은 쪽에 있고, 내려오는 이는 저 하나 뿐이었는데. 사람이 움직이는 걸 모를리가 없었을텐데,
페트병 부딪히는 소리가 엄청나게 큰거로 봐선 아주 높은 곳에서 던졌다는 얘기였고,
무언가 던질 수 있는 곳은 그 아파트밖에 없었고,
센서등이 들어온건 그 아저씨가 서있던 곳밖에 없었는데.
내가 뭘 잘못했다고..
이제 위도 살피며 다녀야하는건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