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때
중국 여행을 알선하는 여행사가
떼 돈을 벌 때가 있었다."
너도 나도 중국 여행을 떠나는 바람에
중국에서는 넘쳐나는 것이 한국 관광객이었는데
그러다보니 여행사에서는
정원을 초과해서 관광객을 모집하는 일이 허다했다.
한국에서 중국 관광붐이 한창 일 때
서울에 있는 모 여행사에서 중국 관광객을 모집했는데
이 때도 정원을 초과 모집했다;
중국에서 "만리장성" 관광을 앞두고 숙박을 하게 되었는데
여행사에서는 경비를 아끼느라 3류 호텔을 잡아서
한 방에 두 사람씩 투숙케 했다.
관광가이드가 순서대로 한 방에 두 사람씩 배정을 하다보니
마지막으로 느리고 굼뜬 아저씨 한사람과 아주머니 한 분이 남게 되었다.
그래서 두 사람이 같은 방에 묵게 되었는데
이 아저씨 얼마나 얼띨했던지
핏대를 세워가며 환불이네 뭐네 하면서
왜 나만 여자랑 같은 호실에서 자게 하느냐며 난리를 피웠다.
무수한 남정네들의 부러운 눈길도 아랑곳 하지 않고
아주머니와 한 방에 묵었던 그 아저씨 그날 밤 한 숨도 못잤다고 했다.
왜?
내일 있을 만리장성 관광을 앞둔 설레임으로?
천만에!
그럼 왜?
난생 처음으로 다른 여자와 한방에 들어 운우지락을 나누느라?
그것도 아니었다.
그 얼띨한 아저씨가 아줌씨의 뒤를 따라
비 맞은 수탁처럼 쭈빗거리며 배정된 호텔 방에 들어서자
방에 들어서기가 바쁘게 1인용 침대에 벌렁 자빠진 아줌씨가
베개 하나를 처억 곁에 세우고는
"절대 이 베개 넘어 오지 말아욧"하고 말침을 놓는 바람에 움찔해서
밤새도록 한잠 못자고 이리저리 뒤척이며 속알이만 했다고 하는데
그러나 일은 그 다음날 벌어졌다.
관광객 일행이 만리장성에 올라 이러쿵 저러쿵 온갖 잡담들을 나누며
있는 폼 없는 폼 다 잡아가며 사진을 찍느라 난리 법석들을 피우는데
이 아저씨 어제 밤 같은 방에서 잔 것도 인연이라고
아줌씨 곁을 얼쩡거리며 서성이고 있는데
성벽을 타고 올라온 돌개 바람이
그 아줌씨 목에 어설프게 걸려 있는 스카프를 낚아 채
성벽 아래로 날려 버리는게 아닌가?
아줌씨 넋을 잃고
바람에 날려 수 길 성벽 아래로
하늘거리며 떨어지는 분홍빛 스카프를 멍하니 바라보고 있는데
아줌씨 주위를 맴돌며 서성이던 아저씨가 비호처럼 몸을 날려 스카프를 주워 와서
어눌한 웃음을 입가에 흘리며 두 손으로 아줌씨에게 바쳤는데
그러자 그 아줌씨가 냅다 아자씨의 싸대기를 갈기며 하는 말이
"만리장성은 그렇게 가뿐히 잘 넘으면서
그까짓 베게 하나 못 넘는 벼어엉시인..."했더라나 뭐라나... 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