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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이리의 또 다른 공간, 정치박물관 아고라

이무형 |2011.11.14 22:09
조회 1,100 |추천 1

 

 파주 헤이리 마을은 예술마을로 유명한 곳입니다. 헤이리 마을에는 서울에서는 보기힘든 아름다운 건축물 속에 분위기 좋은 카페, 화랑, 작업실 등 예술의 다양한 분야와 관련된 장소가 위치하고 있습니다. 저는 아름다운 헤이리 마을을 방문하고 왔습니다. 하지만 여러분은 잘모르실 헤이리 안에 또 다른 헤이리를 방문하고 왔습니다.

 

 하지만 헤이리에 정치박물관이 있다는 사실이 아십니까? 아마 대부분의 헤이리 방문객들은 이 사실을 모르실 것 같습니다. 또한 헤이리 마을에 왠 정치박물관인가? 라고 생각하시는 분도 많으실 것 같습니다. 하지만 정치는 아름다운 그림과 조각보다 어쩌면 더 예술적인 것일지도 모릅니다. 인간 삶을 그려내고 인간의 아름다움을 표현하는 것이 바로 예술이라면 정치는 인간 삶을 그려내는 가장 훌륭한 도구임과 동시에 인간의 모든 생각이 집약된 복잡하면서 미묘한 예술일지도 모릅니다.

 

 저는 대학교에서 정치외교학과를 전공하고 있습니다. 몇년째 정치에 대해서 공부하고 있지만 아직도 아는 것보다 모르는 것이 훨씬 많은 학생입니다. 왜 이런얘기를 하느냐? 바로 헤이리의 정치박물관을 만드신 분이 바로 제가 다니는 학교의 정치외교학과 교수님이신 신명순 교수님이시기 때문입니다. 이제 정년이 얼마남지 않으신 노교수님이시고 꼿꼿한 학자의 풍모를 풍기시는 분이십니다. 교수님께서는 미국에서 공부를 하시면서 틈틈히 모으신 정치자료와 함께 우표를 수업시간에 수업자료로 사용해오셨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정치자료를 많은 분들과 함께 나누고 싶으셔서 사재를 털어 헤이리의 정치박물관을 만드셨다고 하십니다.

 

그럼 이제 헤이리의 정치박물관으로 떠나보겠습니다.

 

<헤이리 GATE 9>

 

 저는 합정역에서 좌석버스를 타고 헤이리로 향했습니다. 지하철 2호선 합정역 2번 출구에서 2200번 좌석버스를 타면 40분 후 헤이리 마을의 <법흥3리> 정류장에 도착합니다. 이 정류장에서 하차하면 30m 전방에 GATE 9번으로 들어와서 쭉 들어오시면 오른쪽에 AGORA라고 적힌 흰색 건물이 바로 정치박물관 AGORA입니다.

 

 

<AGORA의 전경>

 

 헤이리 정치박물관의 이름은 바로 아고라 입니다. 현재 우리가 누리고 있는 민주주의의 기원이라고 할 수 있는 그리스의 직접민주주의를 의미하는 바로 그 아고라입니다.

 

<AGORA>

 

 아고라에 들어서자 저를 반겨주는 것은 수많은 정치자료와 우표들이었습니다. 아고라를 개인적으로 관람할 수도 있으나 교수님께서 직접 설명을 해주시면서 관람을 도와주신다고 하셔서 조금 기다리기로 하였습니다.

 

아고라는 3개의 층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1층 - 세계정치관

2층 - 한국정치관

3층 - 우편전시관 및 압화

 

이렇게 3개의 테마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신명순 교수님>

 

드디어 교수님이 오셨습니다!

 

 

[1층 - 세계정치관]

 

- 전자투표기 -

 

 

<전자투표기>

 

 현재 도입을 기다리고 있는 전자투표기 입니다. 직접 투표를 해볼 수도 있었는데 기존의 투표지와는 전혀 다른 터치스크린 형태의 투표방식을 보여주는 기계였습니다. 요즘 터치가 대세라고 하더니, 투표기까지 터치라... 전자투표기는 개표 과정에 있어서 투표 종료와 함께 빠른 개표가 이루어진다는 점에서도 장점을 가질 수 있는 것 같습니다.

 

 

- 미국 투표기 -

 

<미국 투표기>

 

 다음은 실제 미국 투표에서 쓰이는 투표기입니다. 한국의 경우, 투표지에 도장을 찍는 방식인데 반해 미국의 경우, 투표지를 투표기에 넣고 침으로 구멍을 뚫어서 투표를 하는 방식이었습니다. 미국은 동시에 여러 투표가 이루어지기 때문에 이러한 투표방식을 가질 수 밖에 없는지도 모릅니다.

 특히 아고라에 전시된 미국 투표기가 의미가 있는 것은 엘고어와 부시의 대통령 선거에서 문제가 되었던 바로 그 투표기이기 때문입니다. 미국 투표기의 경우, 침을 이용하여 구멍을 뚫게 됩니다. 이 구멍을 통해 컴퓨터가 투표여부를 인식함으로써 투표과정이 이루어지게 됩니다. 하지만 엘고어와 부시의 대통령 선거에서 이 투표기는 문제를 일으키게 됩니다. 투표기의 침을 이용할 경우, 완전하게 구멍을 뚫려야 하지만 구멍이 완전하게 뚫리지 않으면서 개표 과정에서 오류가 생겼습니다. 엘고어는 이러한 상황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였고, 법원의 판결에 의해 수작업으로 개표가 이루어지게 됩니다. 수작업으로 개표를 하면 할수록 엘고어에게 유리한 결과가 속속나오기 시작하였습니다. 그래서 부시의 공화당이 임명한법관이 장악한 연방법원은 개표를 금지하였고, 주법원의 판결에 의해 개표를 진행하던 양상에 제동이 걸렸습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엘고어는 판결에 승복하였고, 부시의 승리로 투표가 마무리되게 됩니다. 결국 엘고어의 승복으로 마무리되기는 했으나 끝까지 갔더라면 어떤 결과가 낳았을지는 알 수가 없었을 것입니다.

 아고아의 미국 투표기는 전세계적으로 희귀한 투표기 입니다. 왜냐하면 미 정부에서 이 투표기를 모두 폐기하였으나, 교수님께서 한국학생들에게 보여주고 싶다는 강력한 의지로 아고라에 전시가 가능하게 된 것이기 때문입니다.

 

 

- 마트로시카 -

 

<정치인 얼굴이 그려진 마트로시카>

 

 다음은 여러가지 정치 전시물이었습니다. 러시아의 정치지도자 그림이 그려진 마트로시카가 있었습니다. 안에 또다른 인형, 또다른 인형이 계속 나왔습니다. 이 전시물은 러시아의 전통 마트로시카인데 정치지도자가 그려진 마트로시카은 처음 보는 경우였습니다.

 

 

- 클린터 와인따개 -

 

<클린턴 와인따개>

 

 위의 사진은 클린턴 와인따개입니다. 클린턴은 르윈스키 스캔들로 이슈화가 되었던 인물입니다. 르윈스키와의 섹스스캔들로 문제가 되었고, 이 문제를 거짓말과 사건은폐로 해결하려고 해서 문제가 더욱 확대되엇습니다. 이 르윈스키 스캔들 문제에 휘말렸던 클린턴을 패러디하여 코르크 따개를 만든 것입니다.

 

 

- 닉슨 흉상-

 

<닉슨 흉상>

 

 위의 사진은 닉슨의 사진입니다. 닉슨은 워터게이트 사건으로 대통령직을 사임한 대통령 입니다. 워터게이트 사건에서 거짓말로 일관하였던 닉슨을 패러디 한 흉상입니다. 피노키오는 거짓말을 하면 코가 길어집니다. 피노키오처럼 거짓말을 했기 때문에 코가 길어진 닉슨의 흉상입니다.

 

 

- 히틀러 투표용지 -

 

<히틀러 이름이 적힌 투표용지>

 

 독일의 투표용지입니다. 히틀러의 이름이 적히신 것이 보이시나요? 세계를 전쟁으로 이끌었고 유태인을 학살한 히틀러를 뽑는 투표용지 입니다. 독일 국민들은 히틀러를 광적으로 지지하였습니다. 그 결과 히틀러는 절차적 과정을 거쳐 권력을 잡았고, 수권법을 통해 독재체제를 구축하였으며, 그리하여 세계는 전쟁의 포화 속으로 빠져들게 된 것입니다. 이처럼 히틀러가 등장한 것도 국민들 다수의 지지가 없었더라면 불가능한 일이였을지도 모릅니다.

 

 

- 투표용지 -

 

<사진이 들어간 투표용지>

 

 사진이 들어간 투표용지입니다. 투표를 해보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한국의 투표용지는 굉장히 간단한 모습을 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외국에서는 각국의 사정에 적합하게 투표용지를 만들고 있었습니다. 후보자의 얼굴까지 나와있는 투표용지인데, 한국과 같은 간단한 형식의 투표용지와는 큰 차이가 납니다.

 

 

- 독일 녹색당 포스터 -

 

<독일 녹색당 포스터>

 

 독일의 선거포스터 입니다. 녹색당의 포스터가 보이시나요? 남자 두명, 여자 두명이 함께 춤을 추고 있는 포스터입니다. 동성애를 지지하는 녹색당의 정당성격이 보이는데, 독일과 같은 국가에서는 동성애가 정치 이슈화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녹색당은 동성애 지지를 표명함으로써 득표를 노리고 있습니다.

 

 

- 고르바초프 패러디물 -

 

<고르바초프 패러디물>

 

 제임스 딘의 이유없는 반항이라는 영화를 아시나요? 젊음의 영원한 상징, 제임스 딘을 패러디한 포스터입니다. 고르바초프는 개혁과 개방을 통해 소련을 붕괴시킨 인물입니다. 이를 통해 냉전체제가 종식되었습니다. 하지만 소련이 붕괴하면서 러시아는 세계 초강대국에서 물러나게 되었습니다. 이러한 몰락에 상당수의 국민들이 불만을 가지게 되었고, 이러한 양상이 이러한 포스터로 나타나게 된 것입니다. 국가없는 반항이라는 문구가 적혀있습니다. 혁명을 통해 소련을 붕괴시킨 고르바초프를 패러디 한 포스터입니다.

 

 

<다양한 전시물들>

 

이밖에도 다양한 전시물이 많습니다. 직접가서 보면 굉장히 재미있고 신기한 자료들이 많습니다.

 

 

저는 2층 한국정치관으로 올라갑니다.

 

 

[2층 - 한국정치관]

 

 한국정치관에는 다양한 한국정치 관련 전시물들이 전시되어 있었습니다. 특히 그 당시의 선거포스터, 선거 관련 전시물들이 많았습니다.

 

 

- 국회의원 선거포스터 - 

 

<작대기로 기호가 표시된 국회의원 포스터>

 

 제4대 국회의원 선거 포스터 입니다. 그 당시 한국은 문맹률이 높았기 때문에 후보자 기호도 1,2,3번이 아닌, 작대기 개수로 표현해놓은 포스터입니다. 만약 10번 후보까지 나온다고 한다면 작대기가 10개나 필요한 것이죠. 투표소에 가서도 작대기 개수를 세어보고 결정했다고 합니다.

 

 

- 여야의 선거포스터 -

 

<못살겠다 갈아보자 - 갈아내면 더 못산다>

 

 

 이승만 정권 시절, 야당의 주요 선거문구는 "못살겠다 갈아보자"였습니다. 그에 대한 대응으로 여당은 "갈아내면 더 못산다"는 문구로 대응을 했습니다.

 

- 정치인 홍보 달력 -

 

<정치인 홍보 달력>

 

당시는 농업인구가 많던 사회였고, 정치인들이 홍보를 위해 달력을 배포하였습니다. 이 달력에서는 농업사회에서 필요한 절기가 기록되어있습니다. 이러한 달력을 베포함으로써 정치인들의 얼굴을 알리는 수단으로 쓰였습니다.

 

- 국회의원 배지 -

 

<국회의원 배지>

 

 많은 사람들이 그토록 달고싶어하는 국회의원 배지입니다. 국회의장까지 지내셨던 이만섭 의원님의 기증으로 전시될 수 있었다고 합니다.

 

- 대통령 및 부통령 선거포스터 -

 

<대통령 및 부통령 선거포스터>

 

 대통령 선거에 출마한 이승만 대통령과 이기붕 부통령 후보입니다. 당시 이승만 대통령은 초대 대통령이었으며 국민으로부터 국부로까지 불렸다고 합니다. 당시의 선거에서 신익희 후보는 선거 기간 중 사망하게 되어 이승만 대통령이 당선되게 되고, 이기붕 부통령 후보는 장면에게 패배하게 됩니다.

 

 

- 2층 안쪽 전시실 -

 

<2층 안쪽 전시실>

 

 안쪽 전시실에는 앞의 전시실보다 상대적으로 현대의 전시물이 많았습니다.

 

 

- 2002년 대선 포스터 -

 

<김길수 후보 포스터>

 

어린 시절 이 포스터를 보고 친구들과 키득거렸던 기억이 납니다.

 

 

- 허경영 포스터 -

 

<허경영 포스터>

 

 허경영의 사진입니다. 허경영은 판문점으로 유엔본부 이전, 결혼 장려금 1억 지불 등 현실적으로 실현 불가능한 공략을 남발하였습니다. 하지만 대통령선거의 투표결과, 허경영은 0.4%의 득표를 얻었습니다. 표로 계산하면 대략 10만표 정도가 나옵니다. 사람들이 허경영과 같은 인물이 이슈화 되고, 그 정도의 표를 얻었다는 것은, 역설적으로 우리 국민들이 정치에 대해 가지고 있는 혐오감과 동시에 정치의 중요성을 간과하는 것은 아닐까라는 생각을 해보았습니다.

 

<다양한 전시물들>

 

 

[3층 - 우표전시관 및 압화]

 

- 압화 -

 

<압화>

 

 3층에 올라가자 저희를 처음 맞이해주는 것은 바로 압화였습니다. 이 압화는 교수님 사모님께서 만드신 것입니다. 압화라는 말처럼, 꽃을 눌려서 만드는 것입니다. 실제로 이 압화를 가까이서 보면 수많은 꽃들로 이 등이 장식되어 있는 걸 볼 수 있습니다.

 

- 우표 -

 

<다양한 우표 전시물>

 

 3층에는 수많은 우표들이 전시되어 있습니다. 특히 정치관련 우표들이 굉장히 많았습니다. 특히 여성과 정치, 정치지도자의 우표가 눈에 띄였습니다.

 신명순 교수님은 실제로 우표수집에 굉장히 큰 관심을 보이고 계십니다. 그 결과 2009년에 아시아우표전시회에서 금상을 수상하기도 하셨다고 합니다. 또한 학자의 이력으로서는 독특하게 우표발행위원으로 참여하고 계시기도 합니다.

 

 

[관람하고 나서]

 

모든 민주주의에서 국민은 그들의 수준에 맞는 정부를 가진다.

- Alexis de Tocqueville -

 

 우리나라 국민들은 정치에 대한 불만이 많습니다. 정치인들에 대한 욕은 술자리에서 빠지는 일이 없습니다. 우리나라 대통령이 잘못되었고, 국회의원이 잘못되었고, 시장이 잘못되었다는 등, 늘 정치인들에 관해 욕을 합니다. 하지만 시민은 그들의 수준에 맞는 정부를 가집니다. 우리 다수의 정치적 수준이 현재밖에 안되기 때문에 현재와 같은 정치인들을 가질 수 밖에 없는 것입니다.

 

 우리가 욕하지 않고 존경할 수 있는 대통령, 국회의원, 시장을 포함한 정치인, 또 한국의 정치를 가지고 싶다면, 우리 먼저 바뀌어야 합니다. 정치에 영향을 주는 것은 정치제도일수도 있고, 미디어일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가장 근본적인 것은 바로 그들을 뽑는 우리들 각자 시민들일 것입니다.

 

 

미래에 대한 최선의 예언자는 과거이다.

- Byron -

 

 여기서 가장 필요한 것이 바로 정치에 대한 관심입니다. 하지만 이러한 관심이 올바른 관심이 되기 위해서는 먼저 아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이러한 앎은 역사를 통해 얻을 수 있습니다. 역사를 통해 우리는 우리가 어떠한 길을 걸어왔는지 알 수 있으며, 또 어떠한 길을 걸어가야 할 지 말해주는 이정표를 가질 수 있을 것입니다.

 

 사실 저는 학교에서 정치를 배우면서 늘 글을 통해 접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하지만 아고라 박물관을 통해 정치의 역사를 포스터, 우표, 여러가지 전시물을 통해 배울 수 있었습니다. 만약 정치에 관심이 있는 분이시라면 아고라 정치박물관을 한번쯤 방문하시는 것 강력하게 추천드립니다.

 

 

[아고라 정보]

 

입장료 : 성인 3,000원  대학생 2,000원  초중고생 1,000원

운영시간 : 오전 10시부터 오후 6시까지

아고라 대표 전화 031-957-5051

홈페이지 : www.agora500.co.kr / www.정치박물관.com / www.우표박물관.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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