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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36] 프랑스 2편 - 다시 만난 성효 형과 길거리 마술 공연 묻어가기

HK Life |2011.11.15 19:38
조회 734 |추천 2
[~D+36] 프랑스 2편 - 다시 만난 성효 형과 길거리 마술 공연 묻어가기

[4월 3일, 여행 34일차, 흐리고 비]

상쾌하게 숲에서 일어나 짐 정리를 마치고 파리로 향한다. 내가 원래 혼자 놀고 캠핑하는 것을 좋아하긴 하지만, 요즘 들어서 밤이 되면 외로워지고 사람이 그리워 지는 것은 어쩔 수 없다. 길을 달려 파리로 향한다. 비가 약하게 내리고 있는데 오늘은 민박집에서 잘 예정이니 상관없다.

 

조금 달리다 보니 큰 도시의 느낌이 나기 시작한다. 길도 넓어지고, 건물은 높아졌다. 심지어 전철공사까지 하고 있다. 드디어 파리(Paris)에 들어왔나 보다. 프랑스의 수도. 세계의 중심 중 하나로 꼽히는 문화와 예술의 도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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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철 공사로 길을 파해쳐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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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에 들어왔지만 날씨는 그리 좋지 않다.

 

일단 성효 형을 만나야 겠다. 형이 알려준 민박집 주소를 찾아 간다. 길이 조금 복잡하다. 길 이름으로 주소를 찾는 것은 익숙해져 있지만 좁고 복잡한 파리 시내의 길을 찾기란 쉽지가 않다. 조금 헤매가며 시내를 돌아다니다가 민박집에 도착한다. 그리고 런던에서 헤어진 형을 다시 만난다. 형은 아침부터 나를 기다리고 있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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곳곳에 있는 멋진 건물들. 일반 사무실 건물들이 이렇게 멋지다.

 

체크인을 한 후 짐을 간단하게 정리하고, 형이 런던에서 못한 마술 공연을 하러 가자고 한다. 지금은 12시 경으로 딱 좋을 시간이라고 한다. 어제 내린 비에 젖은 텐트만 좀 말려두고, 간단하게 사워를 하고 거리로 나선다. 어제도 거리공연이 잘 되었다고, 오늘도 잘 될 것이라고 한다. I think so!

 

그렇게 도착한 곳은 프랑스 현대미술관이 있는 봉뒤퓨 광장. 가이드북에 의하면 이곳에서는 프로 마술사가 주기적으로 거리공연을 한다고 한다. 형은 그것을 읽고 몇 일 전에 와 보았지만 볼 수 없었다고 한다. 오늘은 봉뒤퓨 센터를 보지 못한 나를 위해서, 겸사겸사 여기서 공연을 해보자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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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은 성공적이었다. 비가 조금씩 내리는 안 좋은 날씨였지만, 그럭저럭 성공리에 공연을 마친다. 몇 차례 더 공연을 하고 있는데 누군가 와서 언제까지 여기에서 공연을 할 것이냐고 물어본다. 왜 그러지? 알고보니 이 친구가 가이드북에 실려있던 이 광장의 마술사! 자신의 구역을 왜 침범했느냐는 식으로 나올까 살짝 걱정되었는데 다행히 큰 충돌이나 문제 없이 공연을 마친다. 공연 후 사진도 한 컷! 실력은? 형이 몇 수 위였다. 몇 차례 공연을 마치고서, 이 마술사 친구의 구역이기도 하고 해서 우리는 어제 형이 큰 성과를 거두었었다는 샹젤리제(Champs-Elysees)거리로 이동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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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의 흑형이 이 광장의 지역구 마술사, 오른쪽은 한국의 프로 마술사 성효형.

 

거리를 둘러보다가 적당한 자리를 찾아서 공연을 시작한다. 형은 마술 공연을 하고, 나는 옆에서 형의 공연을 보조한다. 사실 형 혼자서도 잘 하던 일이다. 당연하게도 별로 할일도 없고, 나도 신기해서 멍하니 보다가 마술쇼가 끝나면 돈을 수거한다. 그래도 한번 해봤다고 이제는 자신 있게 구경만 하고 갈라는 사람에게 모자를 내밀며 돈을 걷는다. 몇 차례 공연을 하여 꽤 많은 돈이 만들어졌다. 재주는 형이 부리고, 돈은 내가 걷고. 물론 내 돈은 아니지만. 신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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샹젤리제 거리. 우리는 거리에서 태극기를 두르고 공연을 했다. 마술 하는 컷을 정작 못 찍었다.

 

하늘이 슬슬 어두워져서 숙소로 돌아가기로 한다. 시간은 어느 덧 저녁식사 시간이다. 숙소로 돌아와 결산을 해보니, 점심에 먹은 햄버거세트 값 20유로와 지하철 비를 빼고도 상당히 큰 돈이 벌렸다. 형이 반을 내게 주려고 하지만 별로 한 것도 없는데 이걸 받을 수가 없다. 그럼 형이 술사면 되겠다고, 그거 좋은 생각이다. 그 돈으로 술과 안주를 사온다.

 

맥주와 와인 안주거리를 사고 20유로 정도를 1유로와 1유로 미만의 코인으로 계산한다. 마트 주인 아저씨가 이상하게 본다. 이 자식들 자판기라도 털었나 하는 눈빛. 술을 사와서 신나게 마신다. 먹다보니 판이 커져서 같은 방 쓰던 친구들과 옆방의 나이 많으신 형님과 누님, 민박집 아주머니까지 합류하였다. 오랜만에 시끌벅적 한 것이  기분이 아주 좋다. 간만에 취하는 느낌. 그렇게 신나게 먹다가 만취하여 내 방으로 올라가 잔다.

 

1. 이동Ecouen에서Paris2. 주행거리거리 / 시간 : 24.00 km / 1:49 h누적거리 : 2,841.11 km3. 사용경비민박 : 28유로 (빨래 3유로 포함)
술값 : 20유로
공연으로 번돈 : +35유로총 : 13.00 유로4. 잠자리Paris 파리 마리 민박. 4인실 침대5. 상태이상눈병 확실한 듯. 하지만 계속 좋아지는 듯 하여 그냥 약 안 쓰기로 결정

 

 

 

[4월 4일, 여행 35일차, 흐림에서 맑음] 

 

일어나니 머리가 흔들린다. 같은 방을 쓰는 사람들도 어제 과음을 해서 그런지 다들 못 일어나고 있다. 시계를 보니 6시이다. 어제 잔 것이 2시가 넘어서인데 평소 일어나던 시간에 일어나 버렸다. 잠도 다시 안 온다. 피곤은 한데 쩝. 눈을 감고 그냥 침대에 누워서 생각을 좀 정리한다. 대충 오후 늦게 파리를 떠나야 하니까 어제 약속한 대로 공연을 조금 하고, 오후에는 자전거로 몇 군대 돌아보고 떠나야 겠다.

 

이 생각 저 생각 하다가 아침 식사 시간이 되었다. 다들 깨워서 아침을 먹고 자전거에 짐을 다 결합 해 둔 후, 형과 함께 어제 공연이 잘 되었던 샹젤리제 거리로 다시 나간다. 어제와 같은 대박의 꿈을 안고 나가서 공연을 시작해 본다. 하지만 어제처럼 잘 되지 않는다. 형 실력은 그대로 인데, 관객 반응이 시원찮다. 볼 꺼 다 보고 돈 걷을 타이밍에 바람같이 사라지는 관객들. 갑이 야속하다.

 

자리가 안 좋아서 그런가 싶어 개선문 앞으로 자리를 이동한다. 그리고 공연을 시작 하려 하는데, 원래 자리를 잡고 있던 댄스그룹이 와서 여기는 자기들 구역이니깐 3시간 뒤에 오라고 한다. 우리는 거리의 예술가를 존중하니까 너희도 우리를 존중해 달라며. 바로 옆도 아니고 좀 떨어진 곳인데. 쩝. 존중 안해주면 그쪽 패거리도 많고, 몇 대 맞을꺼 같아서 존중 해주기로 한다. 치사한 놈들. 공연에서 질 것 같으니까….

 

어제 같지 않고 오늘은 형 인건비도 안나오는 상황. 나는 시간도 생각보다 많이 지체되어 가야 할 시간이다. 형과 함께 숙소로 다시 돌아온다. 숙소의 사람들과 인사를 나누고, 마지막으로 형과 작별인사를 한 후 길을 나선다. 이번에 헤어지면 언제 또 만날지 모르겠다. 형도 나도 유럽에는 몇 개월 더 있겠지만 과연 어떻게 될까?

 

숙소를 나와 파리를 돌아본다. 볼 것은 많고 시간은 없다. 적당한 자리를 찾아서 하루를 더 머물까 하다가 그냥 진행 하기로 결심 한다. 유럽을 다 돌기에는 내게 남은 시간도 부족하다. 남은 시간이라도 소중하게 사용하자. 파리의 중심을 둘러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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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유명한 노트르담 대성당. 명성대로 대단히 아름다운 성당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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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브르 박물관 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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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나 다 찍는 에펠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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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 중앙을 흐르는 센느 강을 기준으로 좌측은 교육기관, 우측은 정부시설이 위치해 있다고 한다.

 

전체적으로 건물들이 상당히 고풍스럽고 도시 자체가 잘 설계되어 있다. 도시를 한 바퀴 쭉 둘러보고 이제 시간은 6시경. 슬슬 잘 곳을 걱정해야 할 시간. 어짜피 남쪽으로 가야 하기에 남으로 진로를 잡고 달린다. 그 유명한 베르세유 궁전이 남쪽이라 가는 길에 들리기로 한다.

 

달리는 길에 맥도날드가 보여 저녁으로 햄버거를 사먹고 구글맵으로 검색을 해보니 베르세유 궁전 주변에 큰 호수가 하나 있다. 느낌이 좋다. 다시 달린다. 베르세유 궁전에 도착하니 8시 경이다. 이미 입장시간은 끝나있었다. 화려하다는 말은 많이 들었지만 사실 별로 관심도 없다. 아까 검색한 호수로 가보니 역시나 텐트를 칠만 하다. 텐트를 치고 간단하게 요기를 하며 베르세유 궁전을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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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르사유 궁전을 만든 태양왕 루이 14세의 동상.

 

어제 술자리에서 했던 농담이 현실이 되어버렸다. 나는 아무대서나 잘 수 있다고, 내일은 베르세유 궁전에서 텐트치고 잘까? 했었는데, 이렇게 될 줄은 나도 몰랐다. 궁전의 불 빛이 눈 앞에 보이는 데 저곳과 이곳은 다른 세상이다. 몇 백년 전 이것이 귀족과 평민의 계급 차이 었을까? 멍하니 불빛을 보고 있으니 오늘 헤어진 형 생각도 나고, 집 생각도 나고, 친구들, 친척들 다 생각난다. 헤어짐이라는 것이 참 아쉬움을 남기는 일인 듯 하다. 같이 있을 때는 좋은데 해어지니 그 빈자리가 더 커지면서 다른 외로움까지 추가로 불러오니. 혼자는 술을 먹지 않지만 맥주라도 사올 것을 그랬나 하는 생각도 든다. 어쨌든 내일부터는 다시 달려야 하니 취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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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족생활을 보는 평민의 마음.

 

1. 이동Paris에서Versailles2. 주행거리거리 / 시간 : 29.85 km / 2:34 h누적거리 : 2,870.96 km3. 사용경비맥도날드 더블치즈버거 : 2유로총 : 2 유로4. 잠자리베르세유 궁전 옆 호수가, 텐트5. 상태이상눈 점점 좋아지고 있음

 

 

[4월 5일, 여행 36일차, 흐리고 바람]

 

오늘도 상쾌하게 일어난다. 짐을 정리하고 베르세류 시내를 둘러본다. 성 안을 들어가는 것은 다시 생각해 봐도 그다지 끌리지 않는다. 베르사유의 성당을 둘러보고 근처 커피숍에서 커피 한잔을 마신다. 달려본다. 아침에 커피가 나를 부르는 것을 보니 나도 이제 된장남이 다 되었나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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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닝커피 한잔은 선택이 아닌 필수

 

물론 커피샵에서 커피를 마시는 것은 세면,양치, 대변 등을 해결 하기 위한 이유도 있다. 물통에 물도 채우고. 이 모든 일을 1.2유로로 해결 할 수 있으니 얼마나 저렴한가. 가끔 Wifi 잡히는 곳도 있고. 오늘의 목적지는 자동차 내구성 대회로 유명한 르망(Le mans)이다.

 

조금 달리다가 배가 고파져서 식사를 한다. 식빵에 잼 오렌지, 햄 등을 주식으로 삼고 있으니 된장남 치고는 먹는게 영 부실한 듯 하다. 아니, 가만. 이것도 생각해 보니 서양식으로 잘 챙겨먹는 것이니까 된장남 맞나? 사실 그냥 된장국이 먹고싶을 뿐 이다.  오늘은 날씨도 좋고 자전거 길도 있다. 도로에 턱 같은 것도 아니고 점선으로 줄 하나 그어 두었을 뿐 인데도 자전거를 타는 입장에서는 심리적으로 꽤 안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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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선 하나 더 늘었을 뿐이지만 달리는 내내 마음이 편하다.

 

오늘의 식량. 식빵에 지쳐 과감하게 고급(!) 빵인 크로아상을 사본다. 거기에 정통 프랑스 음식 으로 보이는 통조림도 하나 산다. "Coq au vin with boul pat trad" 다시 라이딩 시작. 달리다 보니 뒷 바퀴가 바람이 빠진다. 바퀴를 뜯어보니 저번에 때운 것이 약해지면서 터졌다. 다시 때우고 이동. 예비 타이어와 튜브가 없는 것이 불안 하여, 길가다 보이는 자전거 가게에서 구입한다. 나쁘지도 좋지도 않은 타이브와 튜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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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무리 좀 한다. 정통 프랑스 음식과 크로아상, 코코넛 초코바.

 

다시 달려서 Chartres 도착. 유네스코 문화 유산인 노틀담 성당이 이곳에도 있다. 노틀담 이라는 단어는 프랑스어로 성모마리아를 의미 한다고 한다. 그래서 프랑스에는 노틀담이라는 이름을 가지고 있는 장소나 성당이 많다. 성당의 안으로 들어가 보니 스테인드 글라스가 아주 예술적이다. 정말 멋지다. 밖에서 보면 그냥 유리창문인데, 참 신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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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다른 노틀담 성당. 스테인드 글라스가 정말 인상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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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스테인드 글라스가 100개 이상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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밖에서 보면 그냥 유리창일 뿐이다. 원리는 잘 알 수 없지만 안에서 보면 정말 멋지다.

 

성당을 둘러보고 다시 길을 따라 이동한다. 달리다가 Brou라는 마을에 도착하니 어느 덧 8시 이다. 해가 지기까지 아직 3~40분 여유가 있지만, 잠자리는 해가 떠있는 시간에 찾는 것이 편하다. 1시간 더 이동하는 것 보다, 편하게 쉬면서 내일을 준비 하는 것이 더 효율적이다. 목적지인 르망은 조금 남았지만 오늘은 이곳에서 잠자리를 찾아야 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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곳곳에 심어져 있던 노란 꽃. 유채화인가? 기름을 짜기 위함이라고 추측해 본다.

 

길에 보니 낚시터 표시가 있기에 한번 따라 가본다. 낚시터 표시 끝에 있던 것은 캠핑장이다. 슬쩍 가서 보니 아직 시즌 전이라 그런지 돈 받는 사람이 없고, 자동차가 통과하는 게이트는 닫혀있다. 하지만 사람과 자전거는 통과가 가능하다. 눈치를 살피고 들어가보니 샤워장에 따듯한 물도 나오고 아주 좋다. 전기까지 사용이 가능하다. 빈 공터에 텐트를 치고 샤워를 하고 온다. 기분이 아주 좋다. 유럽에 넘어오고는 계속 일이 잘 풀리는 느낌이다. 오늘도 럭키!

 

1. 이동Versailles에서Brou2. 주행거리거리 / 시간 : 110.30 km / 6:24 h누적거리 : 2,981.26 km3. 사용경비빵,햄,초코바,통조림등 식량 : 6.78 유로
커피 1.2 유로
타이어 18유로총 : 25.98 유로4. 잠자리Brou 레져 파크 캠핑장, 텐트5. 상태이상감기기운 약간, 눈은 거의 다 자연치유 된 듯 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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