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 중반의 가장입니다
저 혼자선 아무리 생각해도 어떻게 이걸 극복해야 될 지 몰라서
여기 계신 분들의 따끔하고 현명한 조언 듣고자 합니다
아버지는 초등학교 때 술많이 먹고 아픈 것은 기억납니다
집을 나가신 이후로는 이혼서류만 왔다갔다 한 것으로 압니다
똑같이 그닥 건강하지 않았던 엄마도 엄청 힘들었겠지요, 재혼한 것도 다 이해합니다
재혼후 저희 형제를 데려다 키웠다가 안 키웠다가, 데려갔다가 다시 버렸다가 하는 과정에서 저도 지칠대로 지쳐서 일찍이 독립했습니다
올해부터는 드디어 동생 3명 제가 다 데리고 삽니다
다행히 주위분들이 많이 도와주셔서 대학도 다니게 되고
어렸을 때 좋은 직장에 들어가 꾸준히 일하고 있었습니다
거기서 저를 좋다고 거의 1년동안 쫓아다니신 분이 있었는데,
어렸을 때부터 사람에게 데이고 살려고 아둥바둥 달려온지라 나 같은 사람한테는 사치라 생각해서
제 상황을 잘 아시지 않느냐 하고 계속 거절했었습니다.
하지만 한결같은 정성에 더군다나 같은 동네에 종교도 같아 끝내 마음을 열고
3년 좀 못되게 만났습니다. 둘다 고집도 세고 주장도 강해 많이 싸웠다 헤어졌다 했지만 나도 행복해도 되는 구나 하고 조금씩 가족이 되어가는 그 사람에 저도 적응해갔습니다.
제 전체적인 상황은 글이 길어질까봐 생략하고 제일 힘든 부분만 말씀드리겠습니다
평범하지 않은 그 사람과 제 삶에서 또 남녀사이에 얼마나 많은 일이 있는지 다 쓸 수는 없지만
결과적으로는 결혼이 큰 반대에 부딪혔고,
저의 독기나 상처를 다 감당해내지 못하는 그 사람을 보는 저도 힘들어졌고,
그래서 헤어지게 된 지 한 달정도 됐습니다
솔직히 힘듭니다 힘들어죽겠습니다
옛날에 굶어죽을 뻔한 것도 다 이겨냈는데 이거는 곱절로 힘든 것 같습니다
매일 안 보기만해도 살 거 같은데, 직장에서 성당에서 매일 봅니다
어떻게 그 사람은 저렇게 멀쩡하게 일할 수 있는 지 모르겠습니다..
사랑하는 마음은 여전하지만 되돌릴 수 없다는 것도 알고
사랑만 믿고 결혼하기엔 제가 세상을 너무 일찍 알아서
결혼하면 어떻게 될 지도 어떤 큰 고통이 올지도 너무 잘 알아서
이제 일절의 희망도 안 가지려고 정말 노력중입니다.
그런데 그 사람이 내 옆에 없는 것보다 더 힘든 건 이제 세상을 어떻게 살아가야 될 지 모르겠습니다
그 사람은 다른 사람들처럼 제 손을 놓지 않을 줄 알았는데 놓아버렸습니다
어쩌면 또 누군가와 이별을 하는 것 보단 결혼해서 힘든 것이 낫지 않을까라는 생각도 듭니다
남자는 커녕 아무 사람도 믿을 수가 없고, 이젠 웃음도 눈물도 나오지가 않네요
남들처럼 가족과 친구의 위로도 받을 수 없는 제가, 이제 다시 전처럼 이악물고 다시 힘을 낼 때까지
시간이 얼마나 걸릴지 정말 까마득합니다
남들은 한달이면 좀 낫다던데 전 아직도 잠도 못자고 밥도 못먹고
모든게 다 멈춰버린 상태입니다
어쩌면 다른 사람들이 절 버렸을 때보다 더 회복기간이 오래걸릴 지 모르겠습니다
첫사랑이었는데, 이럴까봐 그렇게 싫다고 한 건데..정말 모든 걸 다 쏟아부어 사랑했는데..
이렇게 만든 신이, 세상이 너무 원망스럽습니다
헤어지는데 서로 울며 불며 거의 5시간이나 걸렸습니다..
나를 위해서 그러는 양 우리 그 시간들은 아무것도 아닌 양 말하던 그 말들이
너무 야속해서 머리속에서 계속 되뇌어지고 미쳐버릴 것만 같아요
삐뚤어지고 나쁜 사람되서 복수라도 하고 싶은 심정입니다
그렇게 미움을 다지고 다져야 그나마 버텨집니다 ..
남자가 아닌 세상으로부터 또 상처를 받은 제가 다시 남자를 만날 수 있긴 할까요
원래 그냥 이런 건 저한테 허락이 안되는 거였는데 욕심을 내서 벌 받은 것 같고
불구가 되버린 듯한 느낌이네요...
이러면 안되는데 정말 이 고통에서 벗어날 수만 있다면 죽고 싶은 생각 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