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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편] 1화 너의 뒤에는 누구?

선쟈 |2011.12.07 11:57
조회 1,622 |추천 2

웃대 검은토끼님의 작성글입니다

 

 

 

 

너의 뒤에는 누구? - 낌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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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어!”


멀리 아이들이 짐을 양 손으로 든 채 서 있는 모습이 보였다. 그에- 반가운 듯 탄성을 지르며 재홍이가 손을 흔들었다. 또, 슬-슬 하고 상쾌한 바람이 재홍이의 뒷 머리카락을 이따금씩 흔들었다.


“늦었잖아?”


아이들 주변에 다다랐을 때, 예지가 날카롭게 쏘아부치며 물었다.


“아-하하! 미안, 미안. 좀 준비가 늦어져서‥‥.”


그런 예지의 태도에 무언가를 느낀 듯 재홍이가 재빠르게 핑계를 내뱉었다.


“하아- 하여간 너란 애는.. 그나저나, 여기서 버스타고 어디로 갈 거야?”


넘어간다. 라는 식으로 고개를 양 옆으로 휘저으며 예지가 되물었다.


“부산항으로 갈 거야. 배타고 여의섬으로 가려고‥. 다들 비용은 가져왔지?”

“응”


갑작스럽게 영은이가 아이들을 대표하여 말했다. 또- 때에 맞추어 버스가 도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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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쏴-아”


듣기 좋은 파도소리가 귀를 적셔왔다. 어느새- 아이들은 푸르게 펼쳐진 바다 위에 유유히 미끄러져 가고 있었다.


“꺄!- 저거봐!”


난간에 기대 바람을 쌔던 수지가 갑자기 바다를 보고 소리쳤다. 그도 그럴 것이, 맑디맑은 투명한 수면 밑으로 강하게 헤엄치는 물고기들과, 이따금씩 수면위로 튀어 오르는 날치들이 그야 말로 장관이었기 때문이다.


“이야- 이거 여행 기분 제대로 나잖아!”


혼자 선박 위 의자에 누워 노래를 듣고 있던 동건이가, 비명소리에 궁금증을 품고 다가와 광경을 보고는 탄성을 질렀다.


“그치그치? 나도 이런 여유가 있다는 게 너무도 행복하다니깐!”


그런 반응에 한 껏 활기를 더한 수지가 동건이의 등을 팍- 때리며 소리쳤다.


“아-야! 손 한번 맵네.”


동건이 쓰라린 등을 쓸어내리며 씩 미소를 짓고 말했다.


“어? 근데 재홍이는?”


그렇게 웃고 떠들던 예지가 조금 이상함을 느끼고 영은이에게 물었다. 그러고 보니, 아이들이 환호성을 지르고 바람을 즐기고 있을 즈음- 누구보다도 가장 즐거워 할 재홍이가 주위에 없었다.


“어? 그러네? 재홍이 본 사람 있어!?”


영은이가 아이들에게 큰 소리로 물었다.


“아니, 본 적 없어!”


아이들의 반응은 하나 같이 보지 못했다는 말과, 아니면 두 눈을 크게 뜨고는 고개를 휘저을 뿐이었다.


“아- 정말 어디간거야! 김재홍!”


그런 아이들의 반응에 조금 불안함을 느낀 건지, 영은이가 크게 소리쳤다. 그때-


“왜 불러!”


하고 원망스러운 화제의 주인공이 나타났다.


“너! 어디 있었어! 다들 걱정했잖아!”


그에, 즐거움이 다 가버렸다는 듯 한 표정으로 예지가 다시금 치켜 물었다.


“아, 그랬어? 미안해‥. 아까부터 자꾸만 배 뒤에 까마귀들이 서성거리길래 신경쓰여서‥‥.”


아이들이 걱정했다는 말에, 조금 기분이 좋아 보이는 재홍이가 의미심장한 말을 했다.


“까마귀? 어째서 까마귀가?“


그에 수지가 불쾌하다는 듯 눈초리를 세우며 되물었다.


“그건 나도 잘 모르겠어. 기분이 굉장히 나쁘다고- 보고 난 뒤부터.“


재홍이 또한 기분이 좋지 않은 듯 해 보였다. 그 뒤 아이들이 몰려 배 뒤로 가보니, 놀랍게도 다섯에서 여섯 정도 되는 까마귀들이 번갈아 돌면서 선착장 지하의 나무문을 부리로 박아대고 있었다.


“까-악, 까-악.“

“저리가!“


여행길에 까마귀라니, 재수가 없어도 이리 없을 순 없었다. 화가 난 듯 동혁이가 들고 있던 배낭을 까마귀 쪽으로 휘저었다. 그러나 꿈쩍하지 않고 가방을 피해 계속해서 까마귀들이 지하실 문을 부리로 찍어댔다.


“알게 뭐야! 이제 곳 여의섬인데 앞 선박으로 가서 간식이나 먹자고.“


쫓아내려고 해도 소용이 없자, 질린 듯 동건이가 새로운 제안을 했다.


“그래, 그러자고. 에잇- 퉤! 기분만 잡쳤네. 썩 꺼져!“


굉장히 더럽다는 듯 경멸하는 눈치로 까마귀를 이리 저리 훑던 동혁이가 배 위에 침을 탁- 뱉고는 아이들 뒤를 따라갔다.


“까-악.까-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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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와 다 혜원이 네가 만든 거야?“


다시 선박 앞으로 돌아온 아이들이 혜원이가 준비한 간식도시락에 눈이 꽂혀 떼질 못하고 있었다. 정말이지 어마어마한 실력이었다. 소박한 도시락 따위와는 비교도 되지 않는, 윤기와 향이 당장에 침을 쏟아내게 만들었다.


“대단하다, 역시 혜원이네!”


동혁이의 옆에 서 있던 효림이와, 예지, 영은이가 동시에 소리쳤다.


“응! 고마워! 충분히 있으니까, 많이 먹어!”


그런 아이들의 반응에 굉장히 기쁜 듯 혜원이가 봉지에 담겨있는 통들을 가리키며 말했다. 그런 양에 안심을 한 건지 배려를 저 멀리 뒤로 한 채 아이들이 둥글게 앉아 시식을 시작했다.


“쩝-쩝.”

“우와- 진짜 맛있어!”

“요리사 뺨치네!”

“나도 좀 가르쳐주라!”


시식 내내, 요리에 대한 칭찬이 끊이지 않았다. 어느새- 까마귀에 대한 불길함과 찝찝함은 아이들의 머릿속에서 서서히 잊혀져갔다. 그때-


“곧, 여의섬에 도착합니다.”


라고- 반가운 소리가 들려왔다. 그 말에, '꺄-악' 등의 환호를 지르며 배의 난간에 아이들이 주르륵- 기대 바다 건너 저 멀리 희미하게 보이는 섬을 가리키며 즐거워했다.


“자! 짐 들고 나와 다들!"


그리고, 한참 섬을 바라보고 바람을 느끼던 아이들의 뒤에서 영은이의 목소리가 반갑게 들려왔다.


“이제! 우리의 여행이 시작되는 거야!”


혜원이가 소리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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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작되어서는 안 될 여행이었지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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