늦추위가 기승했었던 올해 4월초에 처음 소개로 만나게됐었던 우리
처음 문자로 서로 통성명하고 당신의 말투가 맘에 들지않아 번호저장도 하지않았던 나
그렇게 소개받고 열통의 문자도 하지않고 그냥 그렇게 지내다 어느 금요일 늦은밤
자냐고 연락와서 시간괜찮으면 소주 한잔할수있냐고 하던 당신
토,일 이틀이나 쉬지만 약속 하나없었던 나는 그냥 술한잔 얻어먹자 하는 심정으로
화장끼없는 얼굴로 추리닝입고 첫만남에 나갔던 나.
같은 동네에 살아서 우린 처음만나 악수를 나누고 한 조용한 호프집에 들어가
서로에 대한 이야기를 하다 내가 화장실 다녀오니 하던말
" 이제 서로 말놓기다?"
세병의 소주를 마시고 가게를 나서는데 옷을 얇게 입어 추위에 떠는 날
옷을 벗어주고 팔짱까지 껴주었던 당신
편의점에서 난 카페라떼, 당신은 카라멜 마끼야또를 사서 근처 놀이터에서
날이 새는지도 모른체 웃고 떠들고 서로에게 관심을 표현했었던 우리
집에 가기전 사귀자고 하는 당신에게 아무말도 못했었던 나.
머리는 처음만난사람이랑 어떻게 사귀냐고 생각하고 있었지만 내 마음은 이미 설레고 있었던 나.
이튿날, 일요일 직업군인인 당신은 당직으로 부대에 출근을 했었고
나는 몸이 안좋아서 집에서 쉬고 있다니, 대신 아프고 싶다면서 걱정해주던 당신.
사귀는건지 아닌건지 몰라서 혼자 혼란스러워 하고 있는 나에게 점심먹자고 나오라던 당신.
나를 보자마자 바로 손을 잡아 이끌고 배고프다고 하는 당신.
목마르다며 편의점에서 포카리스웨터를 사러 같이 들어갔던 우리.
나 어릴때부터 계셨던 점장님은 우리를 보고 놀래시면서 정말 잘어울린다,언제부터 만났냐고 하시는 말씀에
그저 서로 쑥스러워서 웃어넘겼던 우리.
알고보니 당신도 그 곳 단골, 술먹고 나서 컨디션이나 담배를 사러 주러 갔던 편의점.
나는 고등학교때부터 그 곳에서 교통카드충전, 커피, 삼각김밥을 사먹었던 편의점.
한번은 서로 마주쳤을거라며 서로 마주보고 웃었던 우리.
밥먹으면서 사귀는건지 아닌건지 물어볼생각에 고민하고 있는 나에게 건넨 당신의 한마디.
"군인 남자친구 사귀는거 처음이야?"
그렇게 우린 사귀게 되었고 그날은 너무 설레고 두근거려서 잠도 오지 않았던 나.
직별막내에 사령부에서 근무해서 연락을 잘하지 못했던 당신.
밥먹을때조차 전화한통, 문자한통 없었던 당신에게 조금은 토라져 있었던 나를
그날 내친구와 당신동기와 소개팅 시켜주면서 풀어주었던 당신.
니가 점점 더 좋아진다고, 내친구한테도 나와 오래가고 싶다고 했던 당신.
처음으로 우리집앞까지 데려다 준 남자인 당신.
그 다음날 서로 퇴근후, 당신부대 앞 체육공원에서 커피를 사서 데이트했었던 우리.
그렇게 사소한것 하나까지도 너무나도 소중했던 나.
그리고 그게 마지막 만남이 되리라곤 생각도 못했던 나.
이튿날, 당신은 하루종일 연락되지 않았고 저녁에 이별을 말했던 당신.
이유는 지금 하는일이 너무 힘들고, 나에게 도저히 신경써줄 겨를이 없다는 너무 미안하다는 당신.
문자로 일방적인 통보에 만나서 얘기하자는 내말에 수긍했지만 나중엔 그냥 돌아가라던 당신.
당신 숙소앞에서 새벽까지 기다리던 나에게 당신동기를 대신 보내 돌아가라던 당신.
그렇게 한달이 지나 당신동기에게서 들었던 진짜 헤어짐의 이유는.
나와 만나기전 같은부대 여군을 좋아하고 있었고, 그러던중 나를 알게되어 나쁘지 않아 만났지만
그 여군이 자꾸 생각나 헤어짐을 고한 당신.
그 사실을 듣고 술먹고 오열하고 지쳐 쓰러져 잠이 든 나.
그 일이 있고 보름뒤, 당신 생각을 하며 우리가 처음갔던 호프집을 지나 새로 개업한 고깃집을
지나던 중 출입문앞에서 웃으면서 술을 마시고 있던 당신과 눈이 마주친 나.
난 바로 피했고, 나를 쳐다보며 내 이름을 부르던 당신.
그리고 또 보름정도가 지나 당신동기에게서 들은 또 다른 소식.
조만간 다른 부대로 전출가는 당신. 좋아했던 여군에겐 고백했으나 차였다는 당신.
그리고 내 번호를 수신차단 했는데 자꾸 다른번호로 전화오는데 그게 나같다고 말했다는 당신.
그날 장문으로 번호없이 내 이름을 밝혀 문자보낸 멍청한 나.
물론 답장은 없었고, 간간히 들리는 당신의 소식을 애써 모른척하고 있던 나.
그리고 한달뒤, 당신부대 행사에 참석하게 된 나.
눈은 마주치지 않았지만 부대정문에서 나를 보고 표정이 변해 바로 근무철수하고 행사에도 오지않았던 당신.
그리고 일주일뒤 아주 먼곳으로 떠난 당신.
당신이 떠나고 그 다음날, 새벽에 우리가 갔던 편의점에 커피를 사러갔던 나.
점장님이 떠나기 전날, 당신이 왔다고 말해주셨고 그말에 그냥 미소짓고 나가려고 하는데 꺼내신 말씀.
왜 헤어졌냐고, 정말 좋은 아이라고 말씀하셨더니 그 아가씨 잘 아시냐고 자주오냐고 물어봤던 당신.
헤어짐의 이유는 나에게 말했던 이유처럼 일이 너무 힘들고 밥먹었냐고 물어보는 내 문자에 답장해주기도 벅찼다고.
내가 이렇게 못해줄바엔 그냥 다른 좋은사람 만나서 행복하게 지내는게 좋을거같다고 말했다던 당신.
그리고 그 아가씨가 와서 물어보거든 그렇게 답해달라고 말한 당신.
며칠뒤 술먹고 용기를 내서 다른폰으로 당신에게 전화했던 나.
"오빠" 라는 한마디에 바로 내 이름을 불렀던 당신.
차갑게 말하려고 하는데 애써 놀랜마음을 감추지 못하는 당신.
40여분을 통화하며 울고웃고울고웃고 반복했던 바보같았던 나.
그런 나에게 울지말라고 몇번을 말하면서 이렇게 힘든건 성숙해지는 과정이라며 시간이 약이라고 달랬던 당신.
그리고 본인도 정말 힘들었다고 말했던 당신.
내 얘기 간간히 들려왔었고 자기때문에 힘들어하는것도 다 알고있었다고 하던 당신.
헤어짐의 이유에 여자문제도 있었냐고 물어보는 나의 말에 침묵을 하더니 이유는 다 말했다고 하던 당신.
그리고 니 잘못은 정말 하나도없었다고 말하던 당신.
그리고 이젠 두번 다시 전화하지말고 니 목소리 들리면 바로 끊어버린다던 당신.
며칠뒤 있었던 당신 생일.
문자로 애써 웃으면서 잘지내라고 건강하고 밥 잘챙겨먹으라고 말했던 나.
물론 답장은 오지 않았던 당신.
처음 보고 사귄 당신. 일주일 사겼던 당신.
내가 진짜 헤어짐의 이유를 알고있다는 사실을 전혀 모르는 당신.
나는 부산, 당신의 집은 서울, 당신 부대는 동해 이제 죽을때까지 마주칠수도 없는 당신.
오늘 아침뉴스에 동해에 많은 눈이 내렸다니 바로 생각나던 당신.
추위에 떨면서 카메라를 만지고 있을 당신.
그렇게 많은 상처를 주고 떠난 사람이지만, 행복했던 기억만 생각나게 해주는 당신.
어딜가든 가는 길 잘되고 행복했으면 하는 당신.
혹시나 내가 몇년뒤 정말 내 마음이 괜찮아지면 그땐 밀어내지 않았으면 하는 당신.
아직도 매일 생각나고 꿈에도 자주나오고 보고싶은 당신.
고마웠습니다. 건강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