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크는 로마, 바이킹 등 다양한 민족에게 침략을 받았다. 그 당시 축조된 성곽이 도시를 감싸고 있다.
런던에서 기차를 타고 북동쪽으로 300㎞ 정도 달려가면 고대 건축된 성벽의 도시, 요크를 만나게 된다. 요크는 71년에 로마인이 점령한 후 요새와 성벽을 지어 도시다운 면모를 갖추게 됐다. 그 후 앵글로색슨, 바이킹, 노르만 등으로 요크의 주인이 바뀌었지만 북잉글랜드의 요지로 그 자리를 굳게 지켰던 도시다. 정복왕 윌리엄 1세가 잉글랜드 북부를 침략하기 위해 방어용 성을 2개 세웠는데 아직도 그 흔적이 고스란히 남아 있다.
요크라는 도시 이름은 867년에 덴마크인이 이곳을 점령했을 때 덴마크어 `위오르비크`에서 유래됐다. 12세기에는 영국에서 런던 다음으로 크고 중요한 도시로 성장했고, 도시 중심에는 13세기 때 건축된 영국 최대 고딕 양식의 세인트 피터 성당(요크 민스터)이 터줏대감처럼 버티고 서 있다.
조지 6세는 "요크의 역사가 곧 영국의 역사"라고 말했을 정도로 요크에는 고대와 중세의 많은 역사 유적이 남아 있다. 물론 조지 6세 이야기에는 어느 정도 과장이 섞여 있겠지만 요크는 고대 로마인이 점령과 노르만족의 침략을 경험했고 빅토리아시대의 파란만장한 변화를 모두 겪어냈다. 마치 시간의 침입을 거부하려는 듯 도시는 아직도 4㎞에 달하는 중세 성벽에 둘러싸여 있다.
고대부터 중세시대까지 영국인의 생활과 문화, 역사의 흔적이 도시를 더욱 빛나게 해 여행자들의 눈과 마음을 사로잡고 있다.
덜컹거리는 기차에서 내려 요크 구시가지로 들어서면 제일 먼저 눈에 띄는 곳이 성벽이다. 구시가지를 둘러싸고 있는 성벽은 영국에서 가장 오랜 역사와 전통을 자랑한다. 로마인이 건축한 이 성벽이 1900여 년이라는 시간이 흘렀는데도 불구하고 변함없이 도시를 굳건하게 지키고 있다. 물론 성벽의 원형이 그대로 있는 것은 아니라 증축되고 재건됐다.
2시간 남짓 소요되는 성벽 걷기는 요크 여행의 백미인데 성벽을 걸을 때마다 마치 고대 로마시대로 돌아간 것 같은 묘한 기분에 젖는다. 어쩌면 이 도시를 찾는 여행객들은 요크의 성벽 걷기를 위해 찾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성벽 걷기는 성벽의 아름다움을 감상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요크의 역사를 보고 느끼기 위해서다.
그런데 성벽과 관련된 안타까운 이야기가 있다. 1800년 요크시에선 도시 개발을 위해 많은 경비 지출에도 불구하고 유지와 보수가 어려운 성벽을 허물자는 안건을 의회에 제출했었다. 조지 3세와 성벽을 보호하려는 이들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요크시는 3곳의 요새와 4개의 성문을 무너뜨렸다. 요크의 역사와 삶의 궤적을 함께한 성벽이 무너지자 많은 시민은 성벽을 보호하려고 단체를 결성하고 기금을 마련해 성벽 복구에 안간힘을 썼다. 그 후로도 요크시에서는 성벽을 없애려고 몇 차례 시도했지만 실현되지 못했다. 이렇듯 많은 사람들의 노력으로 그나마 우리가 요크의 성벽을 볼 수 있게 된 것이다.
성벽 걷기 여행이 어느 정도 끝날 즈음이면 드디어 찬란한 중세시대의 아름다움이 고스란히 남아 있는 구시가지 중심에 이르게 된다. 그중에서도 중세의 거리로 유명한 섐블스는 시간을 초월한 듯 아주 이색적인 분위기가 거리 곳곳을 장식하고 있다. 우리에게도 아주 낯선 이름이지만 영국과 유럽에서는 중세의 거리를 가장 온전하게 보존하고 있는 거리로 유명하다.
섐블스라는 이름은 `푸줏간의 거리`라는 뜻을 가진 색슨어의 `fleshammels`에서 나온 것이다. 하지만 지금은 이리저리 꼬인 좁은 골목길로 둘러싸인 미로 같은 주변을 모두 포함해 섐블스 거리라고 부른다. 900여 년 전에 쓰인 책에 이곳이 언급된 것으로 봐서 섐블스의 나이는 적어도 900년이 넘는다고 추정할 수 있다. 좁은 거리를 사이로 주택들이 자리 잡고 있는데 건물 사이 넓이가 너무 가까워서 어떤 골목은 한쪽에서 팔을 뻗으면 다른 쪽 집을 만질 수 있을 정도다.
과거 푸줏간이 들어서 있던 곳이 지금은 관광객을 위한 음식점과 보석점, 골동품점, 상점들이 들어서 있는 요크시의 주요 쇼핑 지역 중 하나로 각광받고 있다. 아마 섐블스 거리를 걷다 보면 성벽을 걷을 때와 또 다른 분위기를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시간과 사람들의 발걸음으로 인해 거리의 바닥은 움푹 파였고, 건물 기둥은 시간의 무게 때문인지 낡고 휘어졌지만 중세시대를 거쳐 오늘날까지 그 자리를 지킬 수 있었던 것은 바로 요크 시민의 사랑이 있었기 때문이다.
좁은 거리를 배회하다 보면 골목 맨 끝에 서 있는 요크의 상징이자 영국의 또 다른 아이콘인 요크 민스터가 눈에 들어온다. 영국에서 가장 유명한 건축물 중 하나인 요크 민스터는 세계에서 가장 훌륭한 고딕 양식 건축을 재현하고 있는 성당으로 평가받고 있다.
요크 민스터로 들어서면 양 옆으로 높게 솟아 있는 기둥으로 둘러싸여 있는 넓은 예배당, 아름다운 색과 그림이 조화를 이루고 있는 스테인드글라스 창문이 만들어내는 성스럽고 신비스러운 분위기에 압도당할 것이다. 특히 서쪽 유리창의 그림이 인상적이다. 1291년 예배당 본당의 중앙을 만들기 시작해 200년이 넘는 시간에 걸쳐 지금의 모습을 갖추게 됐다. 당시 건축자들은 요크 민스터의 건물 외벽이 커다란 둥근 지붕과 높은 돌기둥을 견뎌낼 수 있도록 하는 것에 초점을 맞췄고, 지금의 모습을 갖추게 됐다. 매년 200만명 이상의 관광객과 성지순례자들이 요크 민스터를 방문하고 있다.
어쩌면 영국에서 가장 영국다운 모습이나 고대 로마인의 숨결을 느끼고 싶다면 런던이 아닌 요크로 가야 하는 이유를 이 도시를 여행하다 보면 느끼게 된다. 그리 화려하거나 세련된 도시 이미지 대신 과거의 영화로움을 밑바탕으로 온고이지신하는 요크 사람들 모습에서 새삼스럽게 영국의 힘을 다시 느끼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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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시가지에서 본 구시가지, 성문과 요크 민스터가 눈에 들어온다 ● 영국 요크! 어떻게 갈까대한항공에서 매일, 아시아나항공에서 주 5회(화ㆍ수ㆍ목ㆍ토ㆍ일요일) 인천~런던 구간 직항편을 운항한다. 비행시간은 12시간 정도 소요된다. 런던에서 요크까지는 기차를 이용하면 편리하다. 런던의 킹스크로스 역에서 스코틀랜드의 에딘버러로 가는 기차를 타면 2시간 정도 소요. 요크 역에서 구시가지까지는 도보 이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