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5월 21일에 그녀와 만나기로 했다.
하루 이른 20일에 서울로 올라와서 큰아버지를 뵈었다.
큰아버지와 간단하게 소주 한잔 하고 용돈을 받았다.
술기운이 오르자 그녀가 더욱 보고싶었다...
그녀에게 연락해서 조금 일찍 보면 안될까, 하고 넌지시 물었지만
그녀는 친구들과 술자리에 있단다.
결국 발걸음을 돌리려는데 맙소사.
지갑이 없어졌다. 큰아버지께 받은 용돈과 월급이 든 카드를 동시에 잃어버렸다.
광화문에서 명동까지 손톱을 물어뜯으며 걸어왔다.
망설이다 결국 그녀에게 전화를 했다.
나 지갑을 잃어버렸어... 갈 데가 없다.
그러자 그녀, 지하철 역에 꼼짝 말고 있어!
오후 11시, 아마 막차 시간이 다가올텐데.
걱정하면서 또 한편으로 설렜다.
역사 안의 벤치에 앉아 핸드폰만 만지작거리고 있을 때
저쪽에서 두리번거리는 그녀가 보인다.
지갑 잃어버렸다던가 그런거 까맣게 잊어버렸다.
손을 흔들어 그녀를 불렀다.
그녀는 뛰어와서 내 손을 낚듯이 잡아채고 말했다.
나 술 더마셔야겠다. 친구들이랑 소주 딱 세 잔밖에 못먹었으니까
나머진 네가 책임져라.
물론, 마음으론 백번이라도 그러겠다.
근데 내가 지갑 잃어버렸다고 말안했었나?
그녀는 나를 그녀의 홈그라운드로 데려갔다.
지하철 막차에 겨우겨우 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