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 안녕하세요 맨날 눈팅만하다가 글을 남겨보는, 올해 12학번 되는 흔녀입니다.
식상한 멘트로 첫 판을 시작하게 되는 게 아쉽지만 뭐.
어디 딱히 위로받을만한 데가 없어서 몇 자 적어봅니다.
친구를 H라 할게요
친구는 저랑 동갑이고 남자고, 초6 때 몰려다니면서 같이 놀다가 지금까지 연락한 애에요
H의 병크를 나열하자면 한도 끝도 없지만 몇 개만 써볼게요
01
제 생일날이었어요.
H가 피자X에서 밥을 사주겠다고 했죠.
그래서 약속 시간을 9시 반쯤으로 잡았어요.
근데 저는 그 날 시험이 끝나고 머리를 하러 미용실에 갔어요.
걸어가거나 버스타고 갈 수 있는데 그렇게 하면 약속시간에 도저히 못 맞출 것 같은거에요.
그래서 택시를 타고 약속 시간보다 조금 일찍 가서 기다렸어요.
그런데 그 때 제 핸드폰에 오는 H의 문자,
"나 지금 출발한다 핸드폰 놓고 가니까 기다려"
"나 지금 출발한다 핸드폰 놓고 가니까 기다려"
"나 지금 출발한다 핸드폰 놓고 가니까 기다려"
여기까진 그런가보다 했어요, 집이랑 피자X이 그렇게 멀지는 않으니까.
그리고 이전에도 H가 약속에 늦는 건 빈번했기도 하고요.
그런데 약속 시간이 10분 지나고 20분이 지날 때까지 안 오더라구요?
근데 얻어먹기로 한 건 나지, 애가 핸드폰은 없지, 할 수 없이 계속 앉아서 기다렸어요.
이 때 제 자리가 어디냐면 딱 쇼윈도우 자리,
사람 지나가는 게 다 보이는 자리에요.
슬슬 스팀받고 있는데
H가 딱! 지나가는거에요!
근데 가게로 들어오는 게 아니라
지나쳐가는거에욬ㅋㅋㅋㅋㅋㅋㅋ
아 진짜 이 때의 허탈감은ㅋㅋㅋㅋㅋㅋㅋ
ㅋㅋㅋㅋㅋㅋㅋ근데도 저는 바보같이 "아 얘가 날 못 봤나"하고 따라 나갔어요
근데 H가 온데간데없이 사라졌더라고요.
그래서 가게 주변을 빙글빙글 돌아다니다가 또 H가 딱!나타나서는
"화장실 갔다왔는데"
ㅋ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니 약속시간에도 늦었고 핸드폰도 안 가져왔으면
화장실 정도는 도착하고 나서 저한테 말하고 가는 게 예의아닌가요?
저만 그렇게 생각하는 거 아니죠?ㅋㅋ
어쨌든 저는 바보같이 이 때도 참았어요.
02
제가 H에게 책을 빌릴 일이 있었어요.
그런데 H가 책도 빌릴 겸 와서 얘기 좀 하다 가래요.
그래서 집에 갔는데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맙소샄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애가 누워서 뒹굴고 있어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이게 돌았나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심지어 부모님도 안 계셬ㅋㅋㅋㅋㅋ
그래도 전 오랜 친구니까 편해서 그럴 수도 있지 해서 잠깐 앉았어요
아니 그런데 얘기하자고 부른 놈이 TV보면서 내 말을 씹어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ㅋㅋㅋㅋㅋ뭐하자는건지 모르겠더라고요
그래도 전 또 멍청하게 40분이나 앉아있다 나왔네요?
03
H가 머리가 좋은 편이에요 그건 인정함ㅇㅇ
그래서 이번에 S대를 갔어요
H가 S대 면접을 보기 전에 제가 "H아 S대 붙으면 나 밥 사줄거야?ㅋㅋ"했는데
"ㅇㅇㅇ당연히 사줘야지 S대 붙으면 뭐라도 못 사주겠니ㅋㅋㅋㅋ"라고 했어요
그리고 H는 S대를 붙었죠.
저는 S대까지는 아니지만 서울권 대학 수시 2개가 붙었고요.
(자랑하려고 쓰는 판은 아니에요, 미안해요ㅠㅠ)
그래서 저는 H한테 "H아 밥 언제 살거야ㅋㅋㅋㅋ"라고 또 물었죠
그랬더니 하는 말이
"난 하나붙고 넌 두 개 붙었는데 네가 사지 그래?"
ㅋㅋㅋㅋㅋㅋㅋㅋ어이없어서 진짜
아니 S대랑 다른 2개가 비교가 되나요?
그리고 자기가 한 말도 있고ㅋㅋㅋㅋ
제가 밥을 안 사준 것도 아니고 한 2주 전쯤 크라X버X에서 사줬거든요?ㅋㅋㅋ
그리고 저는 더치페이가 확실한 주의여서 H에게 못 해준 건 아니라고 생각하는데ㅋㅋ
04
이건 가장 최근 일이고 제가 연끊기로 결심한 방아쇠가 된 사건이에요.
위에서 제가 H에게 책 빌렸다고 했잖아요?
그걸 돌려주러 갔어요.
그 녀석 생일 선물도 같이 들고.
출발하기 전에 전화로 간다고 알려줬어요.
H와 저희 집은 같은 동네라 5분 정도밖에 안 걸리거든요.
34분에 전화하고 39분에 도착함.
근데 안 나와요
5분...
10분...
안 나오네요
그래도 나중에 겨우 10분밖에 안 기다리고 이러냐는 불쾌한 소리를 듣느니란 생각에 기다렸어요
저도 참 바보같아요..
그리고 20분이 되는 시점.
여러분 요새 날씨 알죠?
어제 오늘 엄청 추웠죠?
그 날씨에 전 아무런 연락도 받지 못하고 밖에서 20분간 기다리고 있었어요.
저는 그 20분을 기다리면서 딱 20분 되는 시점까지 안 나오면 연을 끊겠다고 이를 갈고 있었고.
생각 정리하려고 아는 오빠한테 전화를 해서 물어보면서 울었어요.
7년이면 짧은 시간은 아니잖아요.
전 나름 챙겨주고 생각해주는 녀석이었는데.
그리고 전화를 했어요.................
..................
통화 중?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통화중이네요 통화중
ㅋㅋㅋㅋㅋㅋㅋ전 호구취급 당한거였어욬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무튼 경비실로 가서 책을 맡기고 집으로 가면서 다시 전화를 걸었어요
이번엔 받더라고요?
근데 한다는 소리가
"아 미안해 내가 중요한 전화가.."
됐고, 경비실에 책 맡겨놨으니까 찾아가던지 말던지 알아서 해라 하고 폰 껐어요.
핑계만 댈 게 분명하잖아요.
H는 저한테 BF라고 그랬었어요.
세상에 어떤 사람이 BF를 겨울에 문자 한 통도 없이 20분간 밖에서 기다리게 한답니까?
전화가 뭐 그렇게 긴박한 전화라 문자 한 통 넣어 줄 시간도 없을리가 없잖아요?
그리고 할 수 있는 건 다 했습니다.
차단, 스팸, 수신거부.....
그리고 약 7시간이 지난 현재,
어떤 사과의 말도 없습니다^^(스팸을 하더라도 스팸문자함 문자를 확인할 수 있으니까요)
끝났어요, 이제.
저 잘한거겠죠?
지금보니까 7년 동안 호구로 살았는데 전 또 그걸 미운정이랍시고 받아주고 있었네요.
무슨 말이라도 해주세요..